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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걷는다.

2014.03.11 14:0803.11

민우는 그네에 앉아 하늘을 보고 있다. 태양은 정오에서 꽤나 지나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많이 지난 것 같지 않는 좀 애매한 위치에 있다. 짙은 구름들이 빛들 사이를 지나간다. 공원은 사람들이 별로 없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 정도 민우는 그저 하늘을 보고 있다. 멀리서 지아가 걸어온다.  민우는 알 아 차리지 못한 것 같다. 지아는 민우 옆 그네에 앉는다.


뭐 해


그냥 뭐 이런저런 것도 생각 하고


그렇쿠만 뭐 더 할거 있어


그닥 할건 없는데 왜


그냥 좀 걷고 싶어서 모처럼 이잖아


하긴 이렇게 있는 것도 꽤나 오랜만 이니까


민우는 그네에서 일어난다. 지아도 그네에서 일어난다. 지아와 민우는 발맞춰 공원을 걷는다.

민우와 지아는 아무말 없다. 그냥 같이 걷고 있다. 그래도 무척 만족스러워 보인다. 지아는 민우와 사이에 연결된 이어폰에서 나오는 노래를 흥얼거린다. 공원 길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몇걸음 걷지 않았는데 다시 공원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더 걸을 까 아니면


너는 더 걷고 싶어 아니면


나는 좀


알았어 더 걷자 남는게 시간인데


지아와 민우는 발 맞춰 걷는다. 지아는 노래를 흥얼 거린다. 공원 길은 짧았다. 몇 걸을 걷지 않아 다시 그네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지아는 멈추지 않고 계속 걸어간다. 노래도 멈추지 않는다. 민우도 지아를 따라 걷는다.  공원 길은 짧았다. 그네가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왔다. 노래는 멈추지 않는다. 민우는 지아와 발 맞춰 걷는다. 공원 길은 짧았다. 그네가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 왔다. 그리고 민우는 멈췄다. 그리고 이어폰이 떨어졌다. 지아는 민우의 손을 끝없이 잡아 당기 지만 조금 움직이고 움직이지 않는다.. 지아는 민우를 쳐다본다. 민우는 지아의 눈을 쳐다본다. 지아는 민우의 손을 놓는다.


~이제 뭐 하고 싶어 모래성이라도 쌓을 까 아니면 그네라도 탈까 우리 아직


춤추고 싶어 노래도 있고 두 다리도 있으니까


안돼 어떻게 추는지 몰라


알려 줄게 노래가 나오면


지아는 주머니에 있던 스마트폰을 힘껏 던진다 스마트폰은 공원 넘어로 날아 간다.


다른 거 하자 노래도 없잖아


괜찮아 노래야 부르면 되지


민우가 멜로디를 흥얼거리기 시작하자 지아는 민우의 입을 손으로 막는다. 멜로디는 손 틈새로 흘러 나온다. 지아는 정말 간절한 눈빛으로 민우를 쳐다본다. 그렇지만 민우는 멈추지 않는다. 지아가 강하게 누르지만 흘러 나오는 멜로디를 막을 수 없다. 지아는 고개를 아래로 떨어트린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든다. 지아는 눈에는 눈물이 서려 있다. 입에는 웃음이 서려 있다. 지아는 손을 입에서 내린다.


그래 추자 춰 대신 노래 내가 부를게 너 정말 못 부르더라 순 멜로디만 부르고


그래 불러 줘


민우는 지아의 손을 잡는다.


지아는 멜로디를 읆조린다. 멜로디만 읆조린다.  오직 멜로디만 읆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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