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중편 당신이 남긴 말 - 4장

2021.10.31 01:5710.31

동준아!

 

 

쭈나!

 

 

하람이와 은령이가 아침 일찍 동준이가 있는 창으로 목청을 높였다. 준이는 겨우내로 잠에서 일어나 눈을 부비었다. 창을 열어 두 사람에게 손을 흔든다.

 

 

우리 공터에 있을게!

 

 

꼭 와!

 

 

천진한 걸음들이 팔랑팔랑 골목골목을 노닌다. 멀어지는 둘을 보며 동준은 맥이 빠진 한숨을 내쉬었다. 그 날 이후, 누나를 본 적이 없다. 입고 있던 속옷을 던지고 바지와 셔츠를 집어 입는다. 계단을 소란스럽게 내려가며 엄마에게 할 인사도 빼놓지 않는다.

 

 

나 갖다올게!

 

 

어디 가니?

 

 

응, 애들이랑!

 

 

애들 누구?

 

 

엄마가 준이를 잡는다. 골목으로 노니며 동준이가 소리친다.

 

 

친구!

 

 

두 다리를 높게 뻗으며 두 팔을 휘두른다. 휴가로 할아버지 집을 찾기는 하지만 친구를 만든 적은 없었다. 바다를 보고, 해변에서 놀다 수박 몇 통을 먹고 나면 금방 집으로 가야 했다. 동준은 조금이지만, 아주 조금이지만 가슴이 뛰었다. 공터로 가면서도 준이는 주위로 바쁘게 고개를 돌리었다. 혹시 길을 잃고 헤매고 있을 누나를 볼 수도 있으니까. 다시 만나면 엄마에게 제대로 설명해주고 싶었다. 공터의 흙더미에 하람이와 은령이가 쪼그려 앉아 고개를 박고 있었다. 동준이도 조심스럽게 둘이 보고 있는 흙더미로 고개를 숙여보았다.

 

 

흙더미 위로 무지개 빛깔의 딱정벌레가 조심조심 돌멩이를 넘어가고 있었다. 동준은 처음 보는 예쁜 벌레에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앗.

 

 

세 아이가 채 잡을 새도 없이 벌레는 날개를 펴 멀리 날아가 버리고 만다. 벌레가 날아간 방향으로 하람이가 어깨를 으쓱인다.

 

 

날아가 버렸다.

 

 

동준은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푹 숙였다. 은령이가 준이의 어깨로 손을 올려 토닥인다.

 

 

다음에 잡으면 되지.

어차피 하람이는 벌레 못 잡거든.

 

 

하람이가 얼굴을 붉힌다.

 

 

아니야!

 

 

은령이가 짓궂은 얼굴로 동준이의 뒤로 숨는다.

 

 

저번엔 길앞잡이가 등에 붙었는데

떼어 달라고 울기까지 했다니까.

 

 

시끄러!

 

 

높은 음으로 깔깔 웃어대는 은령이. 부끄러움에 등을 돌리고 만 하람이. 동준은 멋쩍은 얼굴로 위로하였다.

 

 

나도 잘 못 잡아.

 

 

깔깔 웃던 은령이도, 삐진 하람이도 동준을 본다. 준이는 쑥스러웠지만 태연하게 말을 하기 위해 애썼다.

 

 

벌레는 징그럽잖아.

 

 

하람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응, 맞아.

 

 

은령이는 입술을 베 내밀고서 한소리 한다.

 

 

너네들은 겁도 많구나.

 

 

입술을 내밀며 엉뚱한 표정을 짓는 은령이에게 준이가 말한다.

 

 

그럼 영이가 벌레잡기 역할을 하면 되겠다.

 

 

은령이는 못마땅한 얼굴을 하였다.

 

 

그게 뭐야!

 

 

하람이도 킬킬거리며 준이의 말에 박수를 친다.

 

 

맞아, 맞아 영이에게 딱 인데.

 

 

세 아이들이 웃고 떠들며 공터를 가로지르고 담을 뛰어 넘는다. 쫓기는 쪽도 되었다가 쫓는 쪽도 된다. 신나게 놀던 아이들이 바다가 보이는 담을 올라타 바람결을 맞는다. 나무 그늘이 드리워 땀이 시원하게 벗겨진다.

 

 

그건 그렇고 이제 뭐하지.

 

 

동준이의 느긋한 말투에 하람이가 손뼉을 친다.

 

 

맞아!

 

 

뒷주머니에서 작은 수첩을 꺼낸다.

 

 

이건 내가 모아두었던 정보들이야.

 

 

준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은령이가 설명을 돕는다.

 

 

하람이가 네 할아버지에 대한 소문들을 수집해왔거든.

 

 

와아.

 

 

어린 준이는 감탄을 뱉었지만, 어린 하람이가 모은 정보는 턱없이 적은 양 뿐이었다. 그럼에도 하람이는 개의치 않은 목소리로 자신의 계획을 말해주었다.

 

 

네 할아버지의 정보를 모으면 인어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거야.

 

 

그래서?

 

 

그래서 네 도움이 필요해.

 

 

은령이와 하람이가 담장에서 내려와 뚜벅뚜벅 공터를 나간다. 준이가 둘을 부른다.

 

 

어디 가는데?

 

 

하람이가 태평한 얼굴로 답한다.

 

 

네 할아버지 집.

 

 

 

 

세 아이가 둥글게 모여 앉아 있다. 동준이의 엄마가 음료수와 간식거리를 준비하고 있고 각자의 자리에 앉은 아이들이 조용히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동준은 이번 계획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야.

 

 

우리 할머니가 이야기해 주실까?

 

 

준이의 불안한 얼굴로 하람이가 검지를 치켜 올렸다.

 

 

그건 모르는 일이야.

귀여운 손자와 그 친구들이 모이면

거절하기 쉽지 않을 걸.

 

 

귀여움 뭐?

 

 

당당한 자세를 취하는 하람이를 보며 은령이가 고개를 저었다.

 

 

하람이가 그러는데 우리 나이대의 아이가 가장 귀엽대.

 

 

준이가 황당한 표정을 지어 보이자 은령이가 설명을 덧붙여 주었다.

 

 

네가 오기 전에도 하람이 혼자서 이 집에 온 적이 있어.

인어를 보고 싶다면서.

 

 

하람이가 은령이의 말을 앞지르며 콧대를 높였다.

 

 

나 혼자서는 안 되었지만,

아이들이 셋이야.

귀여움이 배가 될 거라고!

 

 

준이와 영이가 서로 마주 보고서 고개를 툭 떨어트린다. 엄마가 다과를 모아놓은 접시를 내려놓으며 물러난다. 감사 인사를 마친 세 아이가 과자를 뜯어 입으로 넣는다. 은령이가 초코를 우물거리며 묻는다.

 

 

그런데 쭈니는 들은 거 있어?

 

 

응?

 

 

인어에 관한 거 말이야.

 

 

동준은 할아버지의 옛 이야기들을 떠올렸다. 아이들에게 신이 나서 들려주었지만 그런 이야기는 이미 마을 내에서 퍼지고 퍼진 소문들 중 하나였다. 동준이의 노력에 하람이는 한숨만을 쉬었다.

 

 

새로운 정보는 없는 건가.

 

 

하람이의 한숨에 동준이는 괜히 심술이 나 톡 쏘아 붙였다.

 

 

그럼 너는 아는 게 많나 봐.

 

 

음, 그게.

 

 

눈을 굴리고 음료수를 쪼옥 빤다. 하람이가 수첩에 쓰인 정보들을 공유한다. 인어와 놀던 상혁 할아범이 인어를 임신시켰다. 그 인어의 아이가 마을에 숨어 살고 있다. 그리고 그 인어의 아이는 사람들을 잡아먹으며 살고 있다.

 

 

말도 안 돼!

 

 

준이가 왁 소리를 치며 탁상으로 몸을 일으키고 하람이는 재미있다는 듯 킬킬 거린다. 은령이가 하람이의 팔을 때린다.

 

 

못됐어, 정말.

 

 

은령이에게 맞아 얼얼한 팔을 쥐고서 하람이는 자신 있게 항변하였다.

 

 

어른들이 이렇게 말했단 말이야.

인어랑 상혁 할아버지에 대해 아무리 물어봐도,

애들이라면서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억울한 목소리로 울먹이는 하람이의 옆으로 은령이는 바닷바람이 훤히 불어오는 거실을 휘 둘러보다 물었다.

 

 

근데 쭈니 할아버지는 어디 계셔?

 

 

동준이가 곧바로 답한다.

 

 

돌아가셨어.

 

 

은령이도 곧바로 묻는다.

 

 

어떻게?

 

 

몰라.

 

 

은령이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하람이도. 그럼 동준이도 같이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정말 몰랐으니까. 어느 날, 주말이 막 끝나가던 늦은 밤으로 자고 있던 준이는 억지로 일어나야 했다. 해도 뜨지 않은 작은 별들의 밤사이를 날으며 준이는 꾸벅꾸벅 졸고 말았다. 웅웅거리는 귓가는 사이렌 소리와 아빠의 울음소리가 한가득 번져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혼자 등을 보이는 아빠의 뒤에서 동준은 엄마를 붙잡아 물어야 했다.

 

 

아빠가 왜 그리 슬피 우는지, 울음이 그치질 못해 왜 그렇게 온통 셔츠가 젖어야 했는지. 엄마는 그때도, 그리고 지금에 와서도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러고 보면.

다른 어른들도 준이의 할아버지에 대해,

쉬쉬하는 것 같았어.

 

 

쉬쉬?

 

 

은령이가 새로 입에 넣은 비스킷을 오물거렸다. 쉬쉬하다니. 대체 왜. 아이답지 않은 어려운 단어였지만 동준은 내심 뜻을 짐작하였다. 엄마, 아빠도 할아버지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으니까.

 

 

왜 그런 걸까.

 

 

하람이가 빙글빙글 막대과자를 돌린다. 짐작 하고 있는 게 있는 듯, 신중히 단어를 고른다.

 

 

내 생각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 게 분명해.

 

 

비밀?

 

 

어리둥절한 얼굴의 동준이 옆으로 은령이가 문득 고개를 올렸다.

 

 

맞아 우리 할아버지도 비밀이랬어.

 

 

은령이가 씹고 있던 비스킷을 꿀꺽 삼키고 말을 잇는다.

 

 

쭈니네 할아버지가 혼자 죽었다고 하던걸.

 

 

우리 할아버지는.....

 

 

얘들아, 늦지 않았니?

 

 

하람이와 은령이가 말을 더 하려하나 준이의 엄마가 끼어들어 말린다. 밝은 대낮의 창을 가리키며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낸다. 동준이가 다시 엄마의 바짓단에 매달려 떼를 써보려 하였지만 엄마가 먼저 동준의 몸을 붙잡아 말하였다.

 

 

준아,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건 그냥,

오래 살아서 그런 거야.

알았니?

 

 

동준이의 팔을 꽉 쥐고서 고개를 떨어트린다. 엄마가 무서워 준이는 얼어붙고 말았다. 더 물어볼 수 있을까. 어리고 순수한 마음이 호기심을 불러오지만 어두운 그늘이 드리운 엄마의 손이 너무 차가워 입을 열 수 없었다. 도저히 입을 열 수 없었다.

 

 

동준은 꼼짝없이 집에 갇힌 채 바깥 구경만 해야 했다. 누나를 찾지도 못했고 하람이와 은령이와도 더 놀지 못했다. 우울한 동준은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로 마을 골목을 구경하였다. 점점이 켜지는 가로등으로 색색의 지붕들이 버섯들 마냥 옹기종기 모여 있다. 학습지 종이를 말아 둥근 띠를 만든다. 손장난을 치던 준이의 동그란 종이 팔찌 안으로 한 사람이 들어온다.

 

 

누나!

 

 

할아버지의 친구. 인어 누나. 동준은 반가운 마음에 번쩍 손을 들어 알은 채를 하였다. 누나가 손을 조심스럽게 들어 준이의 인사를 받았다. 동준은 방문 너머의 엄마를 생각하며 발을 동동 굴렸다. 누나와 만나게 되었는데, 나누고 싶은 말도 많은데. 안절부절 못하던 준이의 눈으로 하얀 종이컵이 들어온다. 동준은 금세 자신만만하게 마당 너머의 종이컵을 가리켰다.

 

 

누나도 종이컵을 보았는지 손에 들어 준이에게 보였다. 준이가 목소리를 가다듬고 실전화기로 말을 흘려보낸다.

 

 

누나, 그 인어 맞죠?

 

 

나 맞아, 그 인어.

 

 

듣기 좋은 목소리는 아니었다. 콜록거리고 숨이 차 헐떡이기도 하였다. 아직 목이 회복되지 않았는지 단어 하나를 말하는 것도 힘겨워 보였다. 쉰 목소리로 동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누나, 많이 아픈 거야?

 

 

아직, 익숙.... 익숙 않아.

 

 

익숙하지 않다고?

 

 

종이컵을 든 채로 누나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누나는 인간이 된 거야?

 

 

누나가 고개를 끄덕인다.

 

 

인어인데?

 

 

다시 끄덕인다.

 

 

그럼 인어로 다시 돌아가?

 

 

누나는 고개를 숙이고서 한참을 가만히 있다. 동준이가 그녀를 부르려하자 고개를 올려 힘껏 도리질 친다.

 

 

그럼 계속 인간인거야?

 

 

누나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을 덧붙였다.

 

 

잠시, 잠시야.

 

 

동준이가 누나에게로 줄곧 묻고 싶었던 것을 묻는다.

 

 

누나는 왜 인간이 된 거야?

 

 

말이 없다. 대답하기를 망설이는지 그녀는 선 채로 발끝을 향해 눈을 꼭 감고 만다. 그리고 결심에 차 준이를 향해 올려 똑똑히 이야기한다.

 

 

나 보고 싶어.

 

 

뭐, 누나 뭐라고?

 

 

온통 쉰 목소리에 어눌한 발음. 고르지 못한 호흡과 연약한 발성. 단어와 문장들이 중구난방으로 뻗쳐 멋대로 나아가고 멀어진다.

 

 

나, 나, 나는,

 

 

잔뜩 힘을 주어 엇나가는 음정으로 애를 쓴다. 마음과 소망을 담아 전하려 쉰 목소리로 고백한다.

 

 

나는 상혁이가 알고 싶어.

 

 

우리 할아버지를?

 

 

누나의 목소리가 동준이가 있는 창이 아닌 둘 사이의 불청객에 까지 닿는다. 마당으로 창을 열어 누군가가 차분한 걸음을 딛는다. 잔디 밟는 소리가 고즈넉하게 부서진다. 준이는 불청객의 등장에 몸을 반이나 빼어 창에 매달리었다. 할머니가 누나에게로 간다.

 

 

누나!

 

 

동준이가 그녀를 부른다. 누나는 그런 그의 부름에도 정면을 응시하였다. 두 손을 꼭 쥐고 가늘게 두 팔을 떨면서.

 

 

나, 나, 나아는.

 

 

어눌한 발음이 여름 바람을 탄다. 그 바람의 결로 할머니가 똑바로 누나의 앞에 선다. 누나가 혀를 눌러 마구 굴러다니는 음절들을 고정시키려 애를 쓴다.

 

 

나는 상혁을.

 

 

손이 올라간다. 동준이의 눈이 동그랗게 펼쳐진다. 다음 일을 동준, 자신이 알았다면 누나를 돌려보냈을까. 할머니를 조심하라고 경고 정도는 해주었을까.

 

 

짝.

 

 

뺨을 쥔 누나의 고개로, 할머니가 조용한 어조로 따박따박 그녀를 타일렀다.

 

 

남편은 상을 당한 지 오래에요.

더 이상 올 사람이 없다는 것 정도는 알아요.

경어도 쓰지 않고 마구 죽은 이를 부르는 건,

예의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아주시죠.

 

 

할머니가 등을 돌려 떠나자 누나가 붙잡는다. 하지만 할머니의 까만 눈가로 누나는 더 말을 잇지 못하였다. 동준이도 더는 무어라 누나를 붙잡지 못했다. 거리와 거리로, 밤과 밤으로, 바다와 파도로 걸어가는 누나에게 동준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짐작도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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