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단편 용의 알

2008.01.05 15:3701.05

모험가 테페린이  공주에게 그것을 선물했을 때, 그 선물이 그토록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오리라고는 생각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것은 모든 왕국의 분열을 가져왔으며, 낭만적인 기질의 테페린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
자아, 그리하여 왕국들은 분열하였고 모험가요, 시대를 앞서가는 거인 테페린은 자멸하고 아름다운 지혜와 총명을 가졌던 현자 공주는 비극을 맞이하였던 것이다.
사람들은 이것을 마법의 첫 시작이요, 비극의 첫장이라고들 말한다.

-마법서 제 1권 : 유니콘의 역사에 관하여-

흔히들 마법이라고 하면 한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넘겨주고 받을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태초의 시대에는 남자와 여자만이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마법이 자유분방하게 쓰이는 이 때임을 생각하면 오히려 마법의 암흑기에는 아무런 마력이 없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때에는 몇몇 재능을 타고난 자들이 성별과 관계없이 마력을 행사하던 때였다.
마법력은 무한정 있었으며, 재능있는 자들은 그 스스로를 위해서나 주변을 위해서 그 능력을 남용하기까지 했다.  
테페린과 현자 공주 디오네가 그러하였다.
현자 공주 디오네는 태어날 때부터 맹인이었다.
그녀는 눈이 먼 대신에 엄청나게 뛰어난 발상력과 기억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녀 자신은 그 사실을 잘 알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도 그녀와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말이 안 통하는 궁정인들은 그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그런 그녀를 유일하게 감싸주는 사람은 허황하다고 사람들이 무시하는 모험가 테페린뿐이었다.
아들이 아닌데다가, 막내로 태어났기 때문에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존재였던 그녀를 사랑스럽게 보아준 처음이자 마지막 사람인 그를 그녀도 좋아했다.

“테페린.”

테페린의 문제점은 그 뛰어난 행동력과 야심을 제대로 포장하지 못하는데 있었다.
그는 수많은 반도와 대륙들을 탐험했고, 탐험하려 했지만 그 당시 기술은 그것을 조금도 도와줄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항상 행운이 뒤따랐다. 수많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그는 모든 사람들이 불가능하다하는 상황에서 끝까지 살아남곤했다.
이것은 사실은 그의 마법력때문이었다.

“이것은 무엇인가요?”

공주는 사랑하는 사람인 테페린을(그렇다. 공주는 그를 사랑했던 것이었다.) 위해서 여러 가지 도구들을 고안해냈다. 눈이 보이지 않았기에 그것들 중 몇 개는 성공하기도 했지만 실패하기도 했다.
그러나 테페린은 불같은 행동력을 지닌 사람이었다. 그는 엄청난 추남이었지만 매력적인 인물이었고, 사랑을 받는만큼 돌려줄 줄도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공주에게서 받은 지혜와 통찰력을 쏟아부어 단번에 궁정에서 인정받는 모험가로 떠올랐다. 그는 조그마한 소망도 하나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왕위를 물려받을 가망성이 전혀 없는 디오네 공주와 결혼하는 것.
그는 한번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끝을 모르는 것 같았다.
그는 모든 공적을 공주에게 돌렸고, 궁정인들은 그제서야 어리석은 잠에서 깨어 디오네 공주와 테페린을 재평가했다.
그런 그들의 앞날에는 축복받는 결혼만이 있을 것 같았다...

“야명주라는 겁니다. 밤에도 밝게 빛나죠.”

공주도, 테페린도 외모에서는 항상 자신감이 없었다.
공주는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테페린은 자신이 못생긴 사람이라는 점이 항상 걸렸다.
거기다가 테페린은 미미하게 왼발을 절었다.
공주가 좀 어린 편이라면 테페린은 남자로서는 나이가 좀 있는 편이었다.
만약 공주가 눈이 보였더라면 자신에게 그만큼 잘 대해줬을지 의문인 그였다.
결혼을 앞둔 시점에서 테페린은 마지막 모험을 떠나기 전 공주에게 엄청난 선물을 안겨주었는데, 그 중에 그 문제의 물건이 있었던 것이다.

“난 앞이 보이지 않아서 이게 얼마나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약간 비꼬는 듯한 공주의 말에 테페린이 빙긋 웃었다.

“그건 공주님을 위한 게 아닙니다. 절 위한거죠. 그게 방에 있으면 밤에도 낮같이 밝답니다. 밤에 돌아올 적에 공주님 방에 빛이 가득한 걸 보면 공주님이 방에 계신다 생각하고 힘을 내어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주는 소리내어 웃었고, 그에게 말했다.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가는 곳 어디에나 이 구슬을 놓아둘게요.돌아오는 마지막까지 힘을 내줘요.”

“원주민의 전설에 의하면.”

테페린은 공주의 손을 자신의 입술에 갖다대면서 말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자신의 얼굴에 공주의 손을 올려놓을 자신감은 없었다.

“야명주에는 진실을 말하는 힘이 있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미인에게만요. 제가 그리울 때 살짝살짝 구슬에게 물어보세요.”

공주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테페린은 사랑하는 공주를 가볍게 안아주고는 작별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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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페린이 떠난 후, 갑작스럽게 왕이 사망했다.
그리고 얼마 안되어 전염병이 돌았고, 공주의 세 번째 오빠와 두 번째 언니가 사망했다.
궁정은 갑자기 침울해졌고, 침착하고 진중한 그녀의 둘째 오빠가 왕이 된 후에도 그 분위기는 변하지 않았다. 나라 안에 도는 돌림병으로 인해서 왕은 더 이상 모험에 드는 돈을 지불할 수가 없게 되었고, 그로 인해서 결혼하지 않은 유일한 공주인 그녀를 정략 결혼시켜야 하는 상황에 닥치게 되었다.
그녀는 물건처럼 여기저기에 소개되었다.
왕이라는 거죽을 쓰고 무례하게 구는 자들도 여럿 있었고, 정중하고 세련되게 대우하기는 했지만 [현자 공주]라는 별명 때문에 그녀를 싫어하는 자들도 있었다.
테페린은 항해 중이었고, 그녀는 한없이 외로웠다. 모두들 그녀에게 그 사실을 비밀로 했지만 그녀는 돌아가는 분위기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점점 그녀는 침울해졌고, 우는 일도 잦아졌다.
지혜와 총명도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이 없자 빛을 잃은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녀는 야명주를 들고 가면서 테페린을 계속 부르며 울었다.

“야명주야, 진실을 말한다는 야명주야. 그가 어디 있는지 말을 해줘...아니, 물건 따위가 그가 어디에 있는지 말해 줄리 없지...오, 테페린...”

그 날은 그녀의 정략결혼이 성사된 날이었다.
그 다음 날 마음이 황량해진 그녀가 강가에서 새 우는 소리를 듣고 있을 때 그녀를 부르는 음성이 들려왔다.

“...님.”

처음에는 약했다.

“...주님.”

그 다음은 조금 더 크고 선명하게 들려왔다.

“디오네 공주님.”

그것은 테페린의 음성이었다.

“테페린, 당신인가요?”

“네.”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나요? 당신이 벌써 돌아올리 없을 텐데...”

“공주님, 어제 절 부르는 당신의 음성을 들었어요.”

“...아...”

“힘내세요, 저는 언제나 당신을 사랑합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우선 당신을 믿고, 날 믿어요. 당신의 지혜와 나의 행동력은 어느 누구도 이겨낼 수 없으니까.”

그랬다. 디오네 공주는 어느 누구보다도 지혜로웠다.
그걸 처음 일깨워준 사람은 테페린이었고, 그 다음으로 잘 알고 있던 것이 디오네 그녀 자신이었다. 그녀는 일어나 눈물을 닦고, 사랑하는 사람이 말하는대로 자신의 지혜를 이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정략결혼의 대상이 되지 않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그 짧은 대화가 그녀에게 힘을 준 것이었다.
그녀는 그 이후에도 야명주로 그와 종종 대화를 나눴다. 야명주 안의 그는 언제나 부드럽고 강한 테페린이었다. 그러나...

“테페린.”

그날도 공주는 야명주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당신의 얼굴을 봤으면 좋겠어요.”

“...네...?”

당혹스러운 대답이 돌아왔다.

“난 항상 당신을 상상해요.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상상할 수도 없군요. 당신은 내게 검은 그림자와도 같아요. 암흑이지만 나와 떨어질 수 없는 당신...내가 당신을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말하는 그림자, 그런 존재만으로 생각하지 말고 말이에요.
난 당신의 입술의 온기말고는 아는 것이 전혀 없으니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테페린은 모험을 한 이래로 모진 고통을 겪고 있었다.
모험가, 그것은 머릿속에서만 이루어질 때 낭만적이었다.
모험이라는 것은 다른 문명에 대한 도전. 칼질, 도둑질이 될 수도 있었다.
공주도 테페린도 이것을 간과했던 것이었다.
그는 일생일대의 고난을 막 벗어난 참이었다. 그렇잖아도 못 생긴 얼굴은 상처로 얼룩져 결코 눈뜨고 봐줄 수 없는 상황에 이른 참이었다.

“상상하지 말아줘요.”

테페린이 고통스럽게 대답했다.

“어둠 그대로, 내 얼굴은 비워둔채로 날 생각해줘요.”

“...테페린...”
공주도 테페린도 간과한 사실 한가지.
야명주 안에는 용이 들어 있었다. 테페린이 모험을 한 그 땅에서 그 야명주는 불길한 물건이었다. 그것은 사실 용의 알이었다. 부화하지 못한 용의 알.
용은 사람의 말을 할 줄 알았고, 마음을 교란시키는 존재라고 한다.
그런 용의 알은 발견 되는대로 원주민들의 손에 의해서 모두 사라졌다.
그런 알을 선물한 데에는 사실 테페린에 대한 원한도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공주도 테페린도 전혀 알지 못했다. 기존에 지식에 대해서는 완전에 가까울정도로 박식했지만 미지의 대상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 날부터 테페린은 마음으로 공주의 수신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그녀에게 떳떳하게 자신의 성공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그것이 불행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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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는 수신이 끊긴 테페린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그 이후부터 테페린과는 더 이상 말을 나눌 수 없었다.
그녀가 감정적으로 혼란에 빠진 어느 순간,

“...주님.”

그녀를 부르는 테페린의 목소리가 들렸다.

“테페린?”

이번에는 그의 음성을 듣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녀는 단박에 야명주 속의 테페린에게 대답했다.

“네. 여기 와 있습니다.”

테페린이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 그랬다. 그녀가 보고 있는 한에서는.
그러나 현실의 테페린이 아니었다. 그녀가 보고 있는 테페린은 키가 크고, 깎아놓은 것 같은 미남이었다.

“아, 내 눈이...”

“보이지요. 당신이 그리는 내 모습이.”

테페린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지금, 난처한 상황에 빠져서 궁정에 모습을 드러낼 수는 없지만...공주님에게 이것을 보여드리려고 돌아왔습니다. 공주님, 제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셨지요...?이게 제 모습입니다.
제가 가질 수 있는 힘으로 공주님의 눈을 뜨게 해드렸지요...“

“아, 테페린...”

"절 사랑한다면, 이틀 후 귀국 때 절 안아주시겠습니까?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저를...“

“당연한 말이에요. 당신 외에 누구를 포옹하겠어요?지금도 당신을 안을 수 있어요.”

“아니, 지금은 안됩니다. 그때...그때 꼭 절 포옹해주세요. 그때만.”

테페린은 그녀의 손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사라졌다.
그리고, 이 장면은 그대로 마법력을 지닌 테페린에게 전송되었다. 단지, 이 장면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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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페린은 귀국 전날까지 심하게 뒤척였다.
공주는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았다. 눈도 보이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테페린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나는 실패해버렸다. 공주에게 버림받았어.]

테페린은 공주보다 더욱 강한 마법력의 소유자였다. 이때에는 마법이라는 말도 없었기에 그저 두 사람간의 비밀스런 감정을 전송한다는 느낌만 받을 뿐이었다.

[아니야. 그건 그저 환상일뿐이다. 그동안 공주와 주고받았다고 느낀 것도 환상이었을 뿐이었어.]

그가 이 걱정에 빠지지 않았더라면 야명주의 그 얄미운 계략에 빠지지 않았으련만.
그는 부하들에게 되돌아가라고 말했다가, 다시 돌아가자고 말하기도 했다.
부하들은 상관이 이렇게 변해버린 것이 이상하다고들 말했다.
공주와 사랑에 빠져 앞날을 약속했던 남자가 회의에 빠지다니...
그들은 질나쁜 무언가가 상관을 사로잡았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공주와 함께 있던 그 놈팽이는 도대체 뭐하는 놈인가...아니, 내가 모르는 사이에 공주는 다른 자와 이미 결혼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착란 상태속에서 테페린의 함선 [맹목]은 무사히 고국으로 귀환했다.
어둠의 용이 완전히 부화하기 직전인 고국으로...
드디어 마법의 시대가 열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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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부터는 익히들 아는 이야기이다.
어둠의 용은 테페린이 배에서 내려오기 직전, 야명주로 공주를 불러내어서 사람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자신을 안게 만들었다.
그러나 공주가 안은 것은 공주 스스로가 말한대로 암흑용의 그림자였고 그녀는 그대로 야명주에서 부화한 암흑용의 실체가 되었다.
테페린은 모두의 앞에서 현실화가 되어버린 그 일에 절망했고, 공주의 이름을 소리높여 불렀다.
그 이후에 테페린은 다시 모험을 떠났다. 암흑용을 퇴치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30년 후, 테페린은 어둠의 용을 제거하고 대륙의 첫 마법사가 되었다.
그가 마법사가 된 후, 대륙은 더 이상의 모험을 금지하였다.  
그가 용을 제거한 후, 공주의 시체는 그대로 한 마리 일각수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리하여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로, 마법의 시작과 끝은 항상 일각수와 여인이 시작한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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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지
댓글 2
  • No Profile
    배명훈 08.01.24 11:51 댓글 수정 삭제
    소소한 사건의 전개가 너무 빨라서 플롯이 사건 전개를 못 따라가요. 예를 들어 테페린이 최고의 모험가로 인정받는 과정. 사랑에 빠지는 과정. 야명주의 정체가 밝혀지는 과정 등. 플롯보다 너무 빠르게 변했어요.
  • No Profile
    세이지 08.01.24 12:52 댓글 수정 삭제
    앗, 명훈님이시네요.(깜짝.)
    예, 써놓고도 마냥 찜찜...하였던 부분(이라고 생각하면 올리지 말았어야 했건만.)입니다. 지적해주신 부분, 잘 새겨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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