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단편 라의 날

2006.12.23 05:2912.23

"오늘이 '리의 날'인가요?"
"아뇨, 라의 날이에요. 1년에 한 번 우리가 성별을 바꾸는 날!"
피이의 목소리는 흥분으로 반짝거리고 있었다. 창 밖에서 소란스러운 웃음과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비행선에 꽃을 뿌리는지 노란 꽃잎들이 흩어져 내렸다.
"어서 식사를 하고 광장으로 나가요. 음유시인들의 공연이 시작될 거예요.
그 다음엔 성전에 가도 좋겠지요. 저는 종교가 없지만 오늘 종교의식들은 꽤 볼만 하답니다.
와, 즐거운 라의 날!"
나는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잘 이해 안가시죠? 아무래도 성별이 없는 행성에서 오셨으니까"
"사실 궁금하긴 해요. 여성이 되든 남성이 되든 뭐가 달라지나요? 과거의 지구처럼 성별에 따른
엄격한 규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무슨 말씀을. 몸이 달라지는 건데. 게다가 섹스할 때의 느낌도 다르거든요. 여성일 때와 남성
일 때의 오르가즘이"
"호오, 그거 궁금하네요."
"저도 당신들의 오르가즘이 궁금해요"
"대강 비슷하지 않을까요? 아닌가, 전혀 다를까"
그건 우리가 서로 알 수 없는 영역이었다. 아무리 우주 내 교류가 활발해지고 언어변환시스템이
발달해도 넘을 수 없는 차이들이 있다. 이를테면 나는 피이의 외모가 예쁜지 아닌지도 알 수 없다.  
아사 행성과 우리 행성의 미의식과 감성체계는 상당히 비슷한 편임에도 말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팬레터를 보내며 친해졌다. 몇 달 전 피이가 쓴 수리철학입문서를 우리 행성의
인식프로그램으로 번역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나 뿐 아니라
우리 행성의 어느 누구도 피이의 논증과정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책의 화두를 여는 피이
의 시는 아름다웠다.
나는 그 시에 대한 답시를 썼고 그것을 내 동료가 피이에게 보냈다. 우리는 계속 연락을 주고 받았
고 나는 피이의 집으로 초청을 받았다.
"너무 들떠 있는 거 아냐? 조금 걱정되네"
털의 광택을 돕는 약을 고르고 있던 나에게 고르고 있던 나에게 동료 가우는 말했다.
"무슨 소리야?"
"마치 사랑에라도 빠진 것 같다고, 너"
나는 웃었다.
"그럴 리가"
"그렇지 않다면 이 수십 개의 헤어크림은 뭐냐. 네가 이렇게 몸단장에 신경쓰는 건처음 알았어.
내내 멍하니 정신도 없고"
나는 적절한 변명을 찾으려고 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그래... 그럴 지도 모르지"
가우는 놀란 듯 했다.
"연애감정까지는 아니더라도 반해있는 건 맞아. 피이와 알게 된 이후 주변 공기는 더 맑아지는 것
같아. 피이를 생각하면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 그리고 난, 피이와의 통신이 없으
면 마음이 안정되지 않아."
"넌 정말 대책없는 로맨티스트야."
"그래, 하지만 피이도 마찬가지야. 그 점에서 우리 잘 맞는 거 같지 않아?"

그래, 우린 마음이 잘 통했다. 그렇다면 지금, 라의 날 아침 식탁에서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피
이도 느끼고 있는 걸까?
나는 탁자 너머 피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나는 아사행성인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 아사행성도
우리 행성도 광학기계가 없는 데다가 실재의 복사 이미지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직접
본 아사인들의 팔다리는 어린 아이들의 낙서 마냥 지나치게 길었다. 아사인들은 털이 맨질맨질한
가죽만을 두르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기이하게 보이는데- 머리 윗부분에만 길게 털이 늘어뜨려져
있다!
"머리카락이 신기한 가요?"
"네, 전부터 궁금했던 건데, 혹시 그 부분만 남기고 자르는 건가요?"
"아뇨, 우리는 원래 여기에만 자라요"
"정말 신기하군요."
피이는 웃었다.
"그렇게 이상해 보이나요?"
"물론 피이의 눈에도 제 몸의 털들이 이상하게 보이겠지요?"
"아뇨, 보셨다시피 저희 행성에도 온 몸에 털이 있는 동물들이 꽤 있어요. 그래서 그렇게 낯설지
않아요. 게다가 하비님의 붉은색은 멋있는걸요. 계속 미묘하게 색이 변하는 게 아무리 보고 있
어도 싫증 나지 않아요"
쑥스러움으로 고개를 숙인 채 나는 속으로 외쳤다 - 가우, 보라구! 헤어크림 다섯통을 가져온 보
람이 있다니까!

"다 드셨으면 이제 슬슬 나갈까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거리는 온통 흥분으로 가득차 있었다. 나가자 마자 어떤 아이가 피이의 손
을 잡고 빙글빙글 돌았다. 자, 같이 춤춰요! 피이는 웃으며 그 아이를 떼어놓았다. 누군가 나에게
와서 꼭 껴안았다. 이방인님, 이 멋진 날을 즐기세요! 비행선에 탄 이들은 계속 반짝이는 별조각
같은 것을 뿌리고 있었다. 우리도 저걸 타고 날아갈까요. 그때 낮게 내려온 비행선에서 누군가 소
리쳤다.
"피이!"
"게?"
"응, 지금 광장 공연 보러 가는 거야? 그럼 어서 타! 아, 이 분은 친구분?"
비행선 안에는 다양한 행성인들이 와글거리고 있었다. 이 축제는 상당한 관광거리였던 것이다.
비행선 날개 위에서는 즉흥연주가 펼쳐지고 그 곁에서  아사인들은 전통 춤을 추고 있었다. 이
법석을 안고 비행선은 느리게 중앙광장으로 향해갔다.
"게, 넌 이번에 남성으로 바꾼다 했나?"
"으으...말 마라. 그것 때문에 얼마나 진과 싸웠는데"
"왜?"
"진이 심각하게 반대했어. 성별을 바꾸는 건 내 개인 자유고 난 이제 오 년째의 생리통이 지겹고
몸이 남성으로 바뀐다 해도 나는 나라고 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없었어."
"의외네. 진은 그런 것에 그닥 개의치 않을 줄 알았는데"
"하도 반대가 심하다 보니 날 좋아하는 건지, 단지 내 여성체로서의 몸을 좋아하는 건지 모르겠다
는 생각까지 들더라구. 아, 말하다 보니 우울하네."
"그래도 좋아하는 사람 취향의 성별을 가질 수 있다는 건 그 나름대로 좋은 일 아닐까요?"
듣고 있던 다른 행성인이 끼어들었다. 몸에 천을 둘렀을 뿐 아사인과 비슷하게 생긴 것으로 보아
지구인인 듯 했다.
"제 파트너는 남성의 몸이 보다 섹스어필하다고 느낀답니다. 물론 그건 단지 그 사람의 미적 선호
도이고, 여성인 저와 잘 지내고 있긴 히지만, 그래도 이 행성인들이 조금 부러웠어요"
게는 나에게 말을 걸었다.
"하비님은 어때요? 파트너에게 선호하는 성별이 있나요?"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글쎄요. 애초에 여성이든 남성이든 차이를 잘 몰라서요."
"휴우, 우리 진도 그렇게 생각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게, 하비의 말은 좀 다른 뜻이야. 하비가 사는 행성의 동물들은 성별이 없거든. 식물들 중 몇개
만 암수가 있지."
떠들며 노는 사이 드디어 중앙광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음료수와 마약이 솟아나는 분수가 먼저
눈에 들어오고, 머그 너머 머리카락으로 몸을 가리고 악기를 연주하는 음유시인들이 보였다. 광장
곳곳은 꽃과 색색의 천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오늘 한 번 제 성별을 바꿔볼까요? 나중에 어느 쪽이 더 나아보이는지 말해주세요"
피이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음...지금은 여성이신 건가요, 남성이신 건가요?"
피이는 웃었다.
"맞춰 보세요."

  성별을 바꾸는 이들의 의식은 어둠이 내릴 때 시작된다. 그들은 다같이 바다로 들어간다. '라'라
고 불리는 그 의식은 다른 행성인들에게는 관람이 금지된다. 본다고 딱히 무슨 재앙이 닥치는 건
아니지만 관례상 그래요. 그러니 미안, 오늘 저녁은 혼자 드세요.
  많은 아사인들이 빠져나간 거리는 한적했다. 장식용 꽃과 별조각들도 서서히 분해되기 시작했다.
약에 취한 몇몇 관광객들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지나갈 뿐 주위는 고요했다. 나도 피이가 가르쳐준
아사의 노래를 부르려 했다. 하지만 그 노래는 나의 성대와 맞지 않아 아무리 애를 써도 소음처럼
들렸다. 그때 누군가 인사를 건넸다.
"또 만났네요. 오늘 즐거우셨나요?"
피부에 문제가 생긴 아사인인가 했지만, 곧 낮에 만난 지구인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옆에 풍선
처럼 생긴 다른 행성인과 함께였다.
"이 분은 디버별에서 오셨어요."
풍선은 소리없이 독특한 향을 내었다. 그것이 인사였던 듯 했다.
"붉은 색이 멀리서도 눈에 띄어 알아볼 수 있었답니다. 정말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빛깔이지요?"
풍선은 다른 향을 내었다.
"이런 미안해요, 디버인들의 감성체계가 다르다는 걸 잠깐 잊었어요."
문득 그들에게 내가 어떻게 감각되는지 궁금해졌다. 하지만 어차피 설명해주어도 알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묵을 만한 숙소를 찾고 있어요. 혹시 그쪽도?"
나는 피이의 집에서 묵고 있다고 답했다.
"아, 역시"
"네?"
"두 분이 무척 친밀해 보였거든요."
"그게 보였나요?"
"피이님의 표정을 보면 알 수 있지요."
나는 피이의 표정에서 오로지 웃음만을 읽을 수 있다. 입술끝이 살짝 위로 올라가면서 일정한 소리
를 내면 웃는 것이라고 배웠다.
나는 충동적으로 물었다.
"피이는 어떻게 생겼나요?"
"네? 혹시.."
"아뇨, 시력은 좋아요. 어떤 인상을 주는지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지구인과 아사인의 외모는 비슷
하니까요."
"시원하고 느낌 좋지요. 아사인들은 다들 중성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피이님은 특히 그런것  
같아요"
  중성적인 매력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이 지구인은 다른 행성인과 대화하는 법을 아직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잠시 잡담을 나누던 지구인과 디버인 일행은 인사를 하고 길 저편으로 사라졌다.

  나는 잠시 배회했다. 어두워지면 이 행성 표면에서 생겨나는 '저녁의 물'이 서서히 불어나 발 밑
을 적실 때가 되어서야 피이의 집쪽으로 발을 옮겼다. 하지만 초원에 살던 나에게 지붕 있는 건물
안에 혼자 있는 것은 갑갑한 일이었다. 문 앞에 주저앉아 하릴없이 맞은 편 불꺼진 집들을 응시하
다가 가우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가우, 너의 경고가 어떤 것인지 알겠어. 나는 자만했던 것 같아. 아사인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보는 것과는 무척 다르더군.
  우주선 터미널에서 나는 피이를 세 번이나 놓칠 뻔 했어. 잠깐이라도 곁에서 멀어지면 다른 아사
인들과 구별이 되지 않았으니까. 마침내 내가 피이의 손을 꼭 잡았을 때 피이는 웃었지만 그래,
그건 피이가 생각한 것과 다른 의미였지. 난 그녀에게 손대고 싶지 않았어. 털이 없이 가죽죽만
매끈한 피이의 촉감은 사실 섬뜩하기까지 했으니까. 우주여행 내내 어서 피이를 안기를 바랬지만
그 순진했던 기대가 문득 우스워지더라.
...... 난 피이가 보고 싶었어. 그래서 여기에 온 지금, 난 과연 피이를 보았다고 할 수 있을까.
피이의 선이 날카로운지 부드러운지 단정한지 어떤 인상인지 아무 것도 모르겠어. 나에겐 피이가
해부학 시간에 보았던 내장 표본처럼 보일 뿐이야. 내가 아사인이라면 피이가 지금과 무척 다르게
보일 거라는 것은 알아. 하지만 난 결코 그 모습을 볼 수 없겠지.
.....피이의 목소리를 내가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고 있지? 현악기처럼 맑고 풍부한 음색, 마치
노래와 같은 억양. 사람들에게 들려주면서 자랑하기도 했잖아. 하지만 여기서 아사인들은 모두
같은 목소리를 가진 것 같아. 난 이제 피이의 목소리마저 잃어버린 것 같아.
  가우, 아마 나는 이 편지를 네게 보내지 못하겠지. 이건 너무 어리고 바보같은 이야기니까"
나는 망설이다가 편지를 마치지 않고 소멸시켰다. 공기는 알맞게 따스했고, 얼마간 지쳐있던 나는
피이의 집앞에서 잠이 들었다. 피이의 목소리와 똑같은 목소리들이 옆에서 소근거리면서 지나갔다.

  "하비!" 피이가 나를 흔들어 깨웠다. 아직 어두운 밤이었다. 거리는 어느새 다시 활기를 띄고 있
었다. 이 시끌벅적한 속에서 잠들어 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였다.
"곧 축제의 2부가 시작돼요. 공중에서 불꽃놀이가 벌어지지요. 이건 비밀인데, 그걸 보면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냥 여기서 볼래요? 아니면 뒤의 언덕으로 올라갈래요?"
  우리는 언덕으로 올라갔다. 섬세한 무늬를 만드는 보랏빛 식물들이 바람에 흔들리면서 마치 음악
같은 소리를 내고 있었다. 바다를 면한 그 언덕에는 막 의식을 끝내고 올라온 많은 아사인들이 자
리를 잡고 있었다.
"그런데 나 변한 거 모르겠어요?"
피이는 조금 실망한 듯 말했다. 나는 진심으로 미안해졌다.
"어쩔 수 없지요. 뭐. 아, 불꽃놀이가 시작되었어요!"
느리게 불꽃들이 기하하적인 모양을 하늘에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전체 구도의 균형을 잘 잡으며
흘러내리는 색색의 불들.
"저 불꽃들, 색깔이나 모양이나 어딘지 당신네 종족을 닮았네요."
"네, 우리들의 미인같군요."
"당신은 그곳에서 미인인가요?"
"전혀. 그냥 평범한 외모예요."
"그럴 리가. 지금 터지는 불꽃과 당신은 꼭 닮았는데요?"
  한참 하늘을 바라보던 피이는 내게 몸을 기대었다. 반쯤 졸면서 따듯하다...고 작게 중얼거린 것
같았다.
  내 눈에 당신이 아름다워 보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피이와 사랑에 빠지고 싶었지만
피이의 몸과 맞닿는 순간 그 감정은 자꾸만 미끄러져 나갔다. 나는 내 불쾌감과 맞서기 위해 피이
의 육체를 더 꼭 안았다. 자연현상을 보며 소원을 비는 풍습같은 것은 다른 행성인의 이해 못할
취미라고 나는 생각해 왔다. 하지만 식물들의 노래에 맞춰 형태를 바꾸는 불꽃을 보며 나는 어느새
불가능한 바람을 속으로 간절히 되뇌이고 있었다 - 단 하루라도 아사인의 눈으로 피이를 볼 수 있
다면. 아사인의 촉감으로 피이를 만질 수 있다면.



--------------------------------------------------------
안녕하세요.  
기말기간이라 처음으로 SF환타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동기는 우울하지만, 쓰는 동안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성별이 바뀌는 축제 '라의 날' 이야기는
주인공들을 달리하여 계속 단편 연작으로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댓글 0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수
공지 2024년 독자우수단편 심사위원 공고 mirror 2024.02.26 1
공지 단편 ★(필독) 독자단편우수작 심사방식 변경 공지★5 mirror 2015.12.18 1
공지 독자 우수 단편 선정 규정 (3기 심사단 선정)4 mirror 2009.07.01 3
360 단편 자유의 날개짓(상) 화룡 2007.01.17 0
359 단편 해충 roland 2007.01.17 0
358 단편 어떤 기차 여행1 roland 2007.01.17 0
357 단편 여우 화룡 2007.01.05 0
356 단편 저주 받은 검 : 슬픈 사랑의 수호 아키 2007.01.04 0
355 단편 [현서의 도서관] 산행山行 현서 2007.01.04 0
354 단편 신 협객전1 이니 군 2006.12.30 0
단편 라의 날 hybris 2006.12.23 0
352 단편 명조호텔 1907-8호 hybris 2006.12.23 0
351 단편 버스 refrain 2006.12.16 0
350 단편 낙원 roland 2006.12.15 0
349 단편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욱일아파트 339-2303 나비 2006.12.14 0
348 단편 무기를 부수는 자(하) 화룡 2006.12.12 0
347 단편 무기를 부수는 자(상) 화룡 2006.12.12 0
346 단편 채널(The Channel)(본문 삭제)1 Inkholic 2006.12.10 0
345 단편 선택(하) 화룡 2006.12.08 0
344 단편 선택(상) 화룡 2006.12.08 0
343 단편 마피아게임 JINSUG 2006.12.07 0
342 단편 [현서의 도서관] 카프카에게 바치는 짧은 우화 - 낙엽 현서 2006.12.07 0
341 단편 [현서의 도서관] 까마귀 기르기 현서 2006.12.07 0
Prev 1 ...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 110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