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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 기 심
                                                                                                2007년 4월 10일 날씨 맑음



나는 어릴적 동화보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 동화를  보고 독서장에 동화를 볼때마다 하나씩 체크해 나가는

독서 그래프를 올리는 재미도 있었고 다른 아이들이 보지 못한 동화세상을 나 혼자서 체험해 보았다는 특별함마저도

맛볼수있었기에 나는 도서관에 있는 동화들을 보는데 깊이 빠져있었었다.



어느날 한 동화에서 여우의 눈에 유리알처럼 투명하고 동글동글한 눈물방울이 터져 흘러내려가는 그림을 보았을때

나는 뜬금없이 머리속에서 한가지 의문점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왜 눈물방울은 왜 떨어지는 걸까? 비눗방울처럼 하늘로 두둥실 떠오른다면 너무나도 예쁘고 보기 좋을 텐데]



그래서 나는 오전 수업이 있던 어느날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가 책가방을 침대위에 올려 논뒤 어머니를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청소를 끝마치시고 거실에 드러누워 TV를 보고 계셨다. TV에선 어머니가 즐겨시청하시는 아침드라마가 거의 막바지에

이른 듯 짜라랑 짜라랑 소리를 내었고 나는 어머니의 머리맡으로 단숨에 들어앉아 말을 걸어보았다.



"어무니 어무니 , 왜 눈에선 눈물이 흐르는거야? "

한창 TV에선 남녀주인공의 키스신에 어머니는 눈을 떼지않으셧고 나의 질문에는 게의치 않으신다는 듯 짧게

"예림아 너 인터넷 좋아하잔니, 지식검색 쳐보렴."

라고  말하셨다.



나는 그 발로 부랴부랴 컴퓨터를 찾아나섰지만 이미 컴퓨터방은 장악되어있다는 사실을 알게해주는 한줄기에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큰언니의 목소리로 아마도 또 무슨 인터넷 방송인가를 들으면서 히히낙낙거리는 것일것이다.

컴퓨터방의 문을 조심스레 열어 방을 힐끔 바라보았을 때 역시 보이는 건 머리를 귀신처럼 풀어헤친 큰언니가 헝크러진 머리를

뒤로 젖히며 깔깔깔거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컴퓨터 책상에는 2주동안 그대로 방치대고 있는 언니의 속옷들과 다먹은

과자봉지들이 널부러져 내 눈살을 찌뿌리게 하기 충분했다. 나는 섬듯 큰언니에게 다가가 물어볼수없었다. 왜냐하면 큰언니가

저렇게 정신없이 방송을 듣고 있을때 내가 방으로 들어가면은 분명 자신에게 군것질 거리를 시킬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큰언니가 듣던 방송이 끝나고 내가 컴퓨터를 하게 되더라도 분명 끈적거리는 키보드와 과자부스러기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마우스, 언니의 침으로 얼룩져버린 모니터를 바라보면서 나는 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이 점점 더 거북스러워지는 것이였다.

그 때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시간이면 분명 작은 언니가 들어오는것이 틀림없다.

"기회다!!"

우리 작은 언니는 패션이라던가 미용에 관심이 많은 멋쟁이이다. 가끔씩 내가 언니 잔심부름을 도와주고 등도 밟아 주고 할때면

녹말가루라던가 오이라던가 하는 것들로 내 얼굴을 하나 씩 붙여주었는데 그 기분이 너무 좋아 나는 작은언니와는 매우 가깝게

지내곤 했었다.

"언니야 언니야, 왜 눈물은 흘러 내리는 거야??"

라고 묻자 작은언니는 부엌에 물을 벌컥벌컥 들어마쉰뒤 그 새 화장실로 들어가 10분이고 20분이고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마도 또 바로 외출을 할 모양인듯 했다. 들은 바로는 우리 작은 언니가 남자친구가 생긴 모양이였다. 전에는 그래도 나와

자주 얘기도 나누고 그랬지만 최근에는 왠지 말하는 기회도 적어지고 얼굴 보는 일도 적어지는 것이였다.

결국 나는 궁금함에 가득차 올른 "눈물이 밑으로 흘러내리는 이유"에 대한 답을 얻지 못하였다. 내 머리속에는 그 궁금함만이

가득차 마치 7대 불가사의의 신비와도같은 거대한 미스테리가 머리속에 들어있는 듯했지만 결국 그 궁금함을 해결하지 못하고

기분이 침울해져 어머니가 보고 있는 TV를 아무생각없이 같이 바라보게 되었다.



시간은 벌써 저녘을 먹을 시간이 다 되가고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어머니는 저녘준비를 하러 부엌으로 가셨고 홀로 거실에 앉아

디즈니 만화영화를 보던 내 머리속에는 아직도 그 궁금함이 남아있어 내 마음을 답답하게하였다.

[언젠가 꼭 알아내고 말꺼야.]

하면서 큰언니가 일어서면 지식검색을 할 수많은 검색어들을 머리속에서 굴러보기 시작했다.

[눈물 떨어지는 이유] [떨어지는 눈물의 원인] [눈물이 왜 떨어질까] .....



그 때였다.

"나왔어"

"왔어요"

현관문이 열리면서 정겨운 아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맞다 아빠가 있었지!]

나는 그발로 거실에서 일어나 아빠의 발치에 쫄래쫄래 달려가기 시작했다.

아빠에게서는 술냄새가 가득나 내 인상을 찌뿌리게 하였지만 내 궁금점을 해결할수있는 마지막 보루 였기에 나는

숨을 고르며 아빠의 다리품을 붙잡아 흔들었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신 아빠는 까칠한 모습이셨지만 환히 웃으면서 나를 대해주시니 점점 더 나는 궁금증을

해결할수있다는 기대감에 벅차 올라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아빠는 들어오시자 마자 줄무늬 넥타이를 껌처럼 길게 풀어 헤치셨고 옷을 갈아입기위해 안방으로 바로 걸어가셨다.

거기에 나는 뒤질세라 쪼르르르 아빠의 뒤를 따라 안방으로 같이 들어갔다.

안방으로 들어가 와이셔츠를 풀어헤치시던 아빠는 내가 눈망울을 초롱초롱 빛내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자 또 다시

밝게 웃으시며 고개를 낮추셨다.

"우리 예림이가 아빠한테 무슨 할말 있구나?"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 기대에 가득찬듯 들떠있는 모습을 눈치챈듯이 아버지는 나를 불쑥 들어올리시곤

말하셨다.

"한번 우리 예림이 고민을 들어볼까??"

술냄새에 코가 찡하였지만 나는 꾹참고 기대감에 들떠있는 입을 조그맣게 열었다.

"아빠 아빠 그거 있잔아. 눈물이 왜 밑으로 흘르는 거야?"

아빠는 내 질문에 잠시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으시더니 멍하게 웃으시다 낭랑한 목소리로 입을 여셨다.

"그건....말이지. 모든건 위에서부터 내려오는게 재밌잔니. 롤러코스터처럼 말야. 휘윅~휘윅~"

아빠는 앉고있던 나를 아래위로 흔드시며 그렇게 이야기 하시자 나는 나도 모르게 웃음보가터져 꺄르르르 웃게 되버렸다.

"자 이제 잘 알았니?"

나는 젊잔게 웃으시는 아빠를 보며 너무나도 가슴이 벅차 올랐다. 아버지의 커다란 키가 그날 따라 더욱더 크게 보이는 것이였다.

아버지와 나는 그날도 여느때처럼 조용한 밥상에 일상과 별반 다를바없는 조용한 대화를 하며 우리가족과 평범한

하루를 보내게 되었지만 나는 그때의 아버지의 밝은 미소와 아버지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머리속 깊이 되세기며 그날 밤

상쾌하고 행복한 꿈을 꿀 수있었다. 그리고 난 또 다시 엉뚱한 상상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그 밝은 웃음과 재밌는 대답을 또 다시 듣기 위해서말이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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