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방에 우기마다 수해가 지는 하천이 있었다. 어느 해, 새로 부임한 태수가 수마를 막기 위해 인부를 동원해 둑을 짓기 시작하여 2년만에 완공하였다. 둑은 하류 전체에 걸쳐 있었고 그 견고함이 대단하여 모두들 태수를 칭송했다. 태수의 공적은 황제에게까지 흘러 들어갔다. 황제는 친히 태수에게 금과 토지를 하사하고 일체 간섭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겨울날, 한 노인이 둑을 보러 왔다. 노인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먹지도 쉬지도 않고 고개를 숙인 채 둑 위를 돌아다녔다. 지켜보던 둑지기가 걱정이 되어 내려와 물었다.
"노인장께서는 무슨 이유로 이리 걷기만 하십니까?"
"내 딸이 근처에 있는데, 도무지 모습이 보이지 않는구려."
"여인이라면 몇달간 통 보지 못했습니다. 따님이 뉘신지요?"
"장하(張河)라고 하오. 지금은 여기 태수의 부인이라오."
태수의 부인은 둑을 지을 즈음에 죽었으므로 둑지기는 노인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그때 노인이 외마디 소리를 지르더니 바닥에 주저앉아 땅을 파기 시작했다. 그 기세가 대단하여 둑지기는 감히 손을 댈 생각도 못했다. 한참을 파 내려가자 둘둘 말린 뱀처럼 보이는 어른 팔뚝만한 나무조각상이 나타났다. 노인은 조각상에서 흙을 털어내고 가만히 귀를 기울이더니 잠시 후 낯빛을 환히 밝히고 둑 위로 뛰어 올라가 그것을 강에 던졌다.
한동안 아무 일도 없었다. 그러다가 물이 부글부글 끓고, 곧 새카맣고 커다란 용(龍)이 물에서 튀어 나와 하늘로 날아 올랐다. 용은 잠시 둑 주위를 멤돌다가 구름을 타고 남쪽으로 날아갔다.
둑지기는 너무 놀라 그만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노인은 용이 날아간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 방향에 누가 살고 있소?"
"태수님의 저택이 있소만‥‥‥."
노인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나마 딸이 무사하니 마음이 놓이는구려. 사위 장례식이 있을테니 난 이만 가 보겠소이다."
둑지기가 돌아보니, 노인은 온데간데 없고 새카만 비늘만 하나 떨어져 있었다.
그러던 어느 겨울날, 한 노인이 둑을 보러 왔다. 노인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먹지도 쉬지도 않고 고개를 숙인 채 둑 위를 돌아다녔다. 지켜보던 둑지기가 걱정이 되어 내려와 물었다.
"노인장께서는 무슨 이유로 이리 걷기만 하십니까?"
"내 딸이 근처에 있는데, 도무지 모습이 보이지 않는구려."
"여인이라면 몇달간 통 보지 못했습니다. 따님이 뉘신지요?"
"장하(張河)라고 하오. 지금은 여기 태수의 부인이라오."
태수의 부인은 둑을 지을 즈음에 죽었으므로 둑지기는 노인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그때 노인이 외마디 소리를 지르더니 바닥에 주저앉아 땅을 파기 시작했다. 그 기세가 대단하여 둑지기는 감히 손을 댈 생각도 못했다. 한참을 파 내려가자 둘둘 말린 뱀처럼 보이는 어른 팔뚝만한 나무조각상이 나타났다. 노인은 조각상에서 흙을 털어내고 가만히 귀를 기울이더니 잠시 후 낯빛을 환히 밝히고 둑 위로 뛰어 올라가 그것을 강에 던졌다.
한동안 아무 일도 없었다. 그러다가 물이 부글부글 끓고, 곧 새카맣고 커다란 용(龍)이 물에서 튀어 나와 하늘로 날아 올랐다. 용은 잠시 둑 주위를 멤돌다가 구름을 타고 남쪽으로 날아갔다.
둑지기는 너무 놀라 그만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노인은 용이 날아간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 방향에 누가 살고 있소?"
"태수님의 저택이 있소만‥‥‥."
노인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나마 딸이 무사하니 마음이 놓이는구려. 사위 장례식이 있을테니 난 이만 가 보겠소이다."
둑지기가 돌아보니, 노인은 온데간데 없고 새카만 비늘만 하나 떨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