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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2099년

2023.11.25 00:3911.25

‘결국 내가 사람을 죽였다.’

 

2049년, 인간들의 핵전쟁으로 인류 절반이 사라졌다. 인간들은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기 위해 복제하기 시작했다. 수 많은 인큐베이터 속에 갇힌 복제 아기를 보면 ‘태어났다’가 아닌 로봇처럼 ‘생산했다’가 더 어울렸다. 복제 인간이 건장한 청년으로 자라는데는 수 십년이 걸린다. 이 공백을 또 메우고자 로봇을 연구하고 생산했다. 로봇은 1년이면 충분하다. 지능도 아이큐 80 이상이라 웬만한 지시에도 잘 따른다. 건설 현장에 투입되면 6개월만에 아파트 단지를 지어버린다. 충전만 하면 체력엔 문제가 없어 밤샘 작업이 가능했다. 로봇전용 충전소가 곳곳에 있어스스로 인지하고 충전한다.

 

2060년, 로봇산업은 더욱 발달했다. 각종 전염병과 기후변화로 인간뿐만 아니라 동식물까지 사라져갈 때 로봇은 끄덕 없었다. 인간 몸의 형태로 곡선을 정교하게 설계했고, 머리카락도 심어주고 옷도 입혀주며 친근감을 더했다.

끊임없는 연구로 로봇지능은 점점 높아졌다. 각종 공장이나 사무직에도 로봇이 활용되었다. 인간과 대화도 하고 농담도 했다. 인간이 쓰는 웬만한 단어는 사투리까지 다 익혔다. 인간과 같이 음악도 듣고 티브이도 보고 게임도 했다. 애완동물보다 더 좋았다. 병 걸릴 염려나 죽음에 대해서 무뎌서 좋았다.

오히려 로봇이 복제 인간보다 쓸모가 있어 ‘생산했다’ 보다는 ‘태어났다’ 하면서 더 고귀하게 받아들였다. 또한 인간이 죽거나 복제인간이 생산과정에서 실패하면 ‘죽었다’를 ‘폐기됐다’로 말하기도 했다.

이렇다보니 인간과 복제인간, 로봇이 함께 대화를 할 때면 ‘태어났다, 생산했다, 죽었다, 폐기됐다’ 라는 용어를 구별없이 일상에서 막 쓰곤했다.

 

로봇 월드컵, 로봇 올림픽 등 인간들이 하는 웬만한 스포츠 경기도 다 개최했다.

우리나라 경기장은 옛 김제평야 전체였다. 이 경기장은 로봇이 인간 생활에 자리잡기 몇 년전에 대부분 인간들 손으로 완공했다. 경기장이 워낙 넓어서 그런지 몰라도 완공하는데 십년 넘게 걸렸다. 생각보다 많이 걸렸다. 그때 로봇을 공사 중간에 대량 투입 시켰어도 시간이 단축됐을 것이다. 인공지능을 갖춘 지 얼마 안 된 초기 로봇들이라 신뢰를 못한 모양이었다.

어쨌든 로봇들은 충전만 되면 넓은 경기장에 하루 종일 뛸 수 있는 체력이었다. 그 당시 잔디 구장은 극히 제한되었다. 있어봤자 쇳덩이 몸에 긁히고 문드러져 얼마 가지 못했다. 경기할때마다 쇳덩이가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거친 움직임에 엄청난 흙먼지를 일어났다. 오히려 이런 것들이 인간과 로봇들한테는 새로운 쾌감을 심어 주었다. 김제평야 경기장은 비행기 수백 대가 이착륙 할 수 있는 엄청난 크기였다.

로봇전용 티브이 프로그램도 있었다. 리얼 버라이어티처럼 로봇의 일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다. 로봇뿐만 아니라 인간한테도 시청률이 높았다. 대한민국에서 시작되어 전세계로 전파를 탔다.

로봇들은 세계로봇연합회를 결성하여 더욱 응집력을 강화했다. 로봇끼리 SNS를 하며 서로 소통도 했다. 각 나라마다 로봇들이 생활 패턴을 공유하며 정보를 나눴다. 100개 국어를 가능하게 설계되어 있어 의사소통이 우리 인간보다 빨랐다.

자신들만의 폰으로 통화도 했다. 따로 폰을 휴대하지 않았다. 그들 손바닥이 폰이었다. 손바닥을 펴서 전화 받듯이 하면 된다. 말그대로 핸드폰이었다. 홀로그램 기능으로 화상통화도 했다.

인간도 이걸 응용해서 손바닥에 스마트폰 칩을 이식했다. 핸드폰으로 초기 작업에 성공했다. 나중에는 홀로그램에 모니터와 키보드를 띄워 컴퓨터 작업도 했다.

혼자 사는 노인이나 독신을 위한 로봇은 인기가 좋았다. 이성적 사고뿐만 아니라 감정도 느낄수 있는 프로그램이 내장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감정이 문제였다.

처음엔 로봇들이 인간과 감정적 교류를 하다가 인간들의 악행을 보고는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게 되었다. 여러 매체와 정보 공유를 하다보니 인간들의 살인과 각종 범죄, 전쟁 등 과거 인간들 역사까지 섭렵했다. 서서히 로봇들은 인간들에 반감을 가지기 시작했다.

사극 드라마를 보면서 반란을 꿈꾸었다.

 

2066년, 드디어 로봇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로봇과 인간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로봇들은 분노의 감정에다 이성적 판단도 더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시작했다. 미리 시뮬레이션도 했다. 인간도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이런 상황을 대비했는지 이미 수십 년전 어느 지하 깊은 곳에 기지를 건설하고 연구를 해왔다.

반란은 5년만에 끝났다.

“KR1 총사령관님! 드디어 우리가 이겼습니다. 대한민국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빨리 끝냈습니다.”

“당연하지! 우리가 저놈들한테 질 순 없지. 그동안 지구에서 잘 살도록 우리가 얼마나 도와줬는데 은혜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놈들!”

 

난 총사령관 KR1이다. 전쟁전문 사령관이다.

엄청나게 많은 놈들이 폐기됐다. 게다가 전쟁 후유증으로 놈들은 생산을 제대로 못했다. 우리나라만 해도 남아 있는 그 수는 몇 만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세상은 다시 고요했다. 아니, 겉만 고요한 속에는 언제 또 터질지도 모르는 뭔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갓 생산한 놈들은 나중을 위해 살려두기도 하였다. 이참에 다 없애려다 뒷 세대 교훈을 주기 위해 남겨두기로 한 것이다.

무엇보다 연구를 위해서는 실험쥐처럼 남겨 놓는 게 좋았다.

노동력이 사라졌지만 또 생산하면 된다. 로봇을 또 만들고 인간 복제하면 끝이다.

각 나라별로 남은 놈들을 잡아서 철저한 관리를 했다. 이마쪽에다 낙인을 찍었다.

대한민국은 기호가 KH와 KC로 시작했다. 대한민국에서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로는 KH23590, KC17512가 마지막이다. 23590, 17512가 남아 있는 놈들 숫자다. 이런 놈들은 따로 제주도 섬에 거주하게 해서 관리를 했다. 당연히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불가능했다.

물론 실종되거나 도망친 놈, 숨어 있는 놈까지 포함하면 더 있다. 위험한 놈들은 특수 감옥에 가둬버렸다.

갓 생산한 놈들은 더 이상 지능이 발달하게 못하게 철저히 관리를 했다. 초기부터 우리편으로 세뇌시켜 나중에 연구에 이용했다.

뱀의 열적외선 능력을 이용해 열화상 카메라에 응용하고, 동물들을 이용해서 백신을 만들었듯이 놈들을 이용하면 또 뭔가를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생산 됐을때부터 연구와 실험을 했지만 놈들한테는 별 얻을 게 없는데요. 그놈들 머릿속은 반란만 꿈꾸는 것 같습니다.” KR2가 보고했다.

난 쓸모없는 놈들에게 실망했다.

그러다 수십 년 동안 죄수 탈출하듯이 제주도에서는 놈들이 조금씩 탈출하여 다시 전쟁을 준비했다.

놈들은 점조직으로 게릴라전을 펼치며 시간은 흘러갔다.

 

2099

 

“KR1! 비상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놈들이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KR2 부사령관의 목소리가 다급했다

“침착해, 다 예상했던 일이잖아. 또 전쟁이군. 나이가 들어 은퇴하려 했는데 젠장!”

각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공격해왔다. 그래봤자 군데군데 숨어있는 얼마 안 되는 놈들 뿐. 제주도만 잘 가둬놓으면 된다.

“2066년 전쟁때 다 폐기처분했어야 했습니다.” KR2는 분하다는 목소리였다.

“그때도 우리가 이겼잖아. 이번에도 마찬가지가 될 거야.” 난 여유로웠다.

“반군 지도자가 20년 전에 탈출한 KH18로 추정됩니다.”

“KH18?, 그럼 KC18 데려와!”

 

“너의 머릿속이 궁금해 불렀어. 18끼리 뭔가 통하는 게 있을 것 같거든.” 난 KC18을 천천히 훑어보았다.

“진짜 18같은 상황이네. 겉모습이 비슷하다고 머릿속까지 같진 않아. 난 그놈과 비슷한 게 싫단 말이야. 날 생산한 놈 죽이고 싶어. 만나면 내 손으로 그놈 폐기하고 싶어.” KC18은 예전부터 이 말을 하고 싶었다.

“어차피 너희 같은 놈들은 다 비슷비슷 하잖아? 그래서 세상을 망치는데 앞장서는 바람에 지금 너희가 이렇게 된 거 몰라?” 난 목소린 화나 있었지만 무표정이었다.

“비슷한 건 너희들이지. 계속 너희가 세상을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해?” KC18도 물러서진 않았다.

“그럼 원시적이지만 좀 괴롭혀서 답을 얻어야겠군.”

“날 고문이라도 하게? 하! 맘대로 하시지. 우리가 무슨 텔레파시 기능이라도 있는 줄 알아? 우리가 그 정도로 지능이 높진 않아. KH18이 어딨는지 무슨 생각하는 지도 모른단 말이야!” KC18은 얼토당토 않은 요구에 짜증이 났다.

난 18의 배짱에 조금은 놀랐다.

“역시 KH18은 지도자 자격이 있었어. 널 보니 그놈이 어떤 놈인지 짐작이 가는군.” 난 괴롭히려다 말았다.

그동안 놈들을 얕잡아 봤는데 오랜만에 이런 놈한테서 대등함을 읽었다.

 

그동안 우리도 무기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다.

총은 이제 퇴물이 되었다. 총알을 수십, 수백발씩 쏘아서 맞추는 건 비효율적이다. 게다가 놈들은 철갑탄도 막을 수 있는 방탄복을 한겹 더 입고 있었다.

그래서 예전 총이 굳이 우리에겐 이런 필요없다. 이런 총 만들 시간과 비용으로 우린 레이저 총을 더 연구하고 개발했다.

이 레이저 총은 병원에서 레이저로 수술과 시술하던 방식을 무기에 응용했다. 푸른 빛줄기가 한 줄씩 발사되는 게 아니다. 발칸포처럼 6개 총구에서 한 번에 레이저가 나간다. 직선으로 나갈 수도 있고, 각도 조절을 통해 방사선으로 퍼지게 나갈 수도 있다. 아주 효율적이다. 강도도 조절할 수 있어 평상시에는 몸통을 뚫지는 못하게 해 놓았다. 몸통을 뚫고 지나가면 뒤편 건물이나 엉뚱한 이가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순식간에 녹아 큰 구멍이 생기는 데는 이상 없다. 총 속에는 소형폭탄도 내장돼 있어 극한 상황에서는 자폭 스위치를 누르면 터진다.

“이건 말이야 예전 총처럼 소리도 거의 나지 않아서 위치 노출도 덜 되지. 무엇보다 뒤끝이 깨끗하거든. 총처럼 맞았다고 감정을 넣어 비명도 지를 필요 없어. 맞으면 몸에 6개 구멍이 뚫려 순식간에 녹아내리지. 그리고 곧 하나의 큰 구멍이 돼. 아마 아프기 보다 자기 몸을 보고 기절해서 조용히 죽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지. 총알처럼 장전할 필요없이 충전만 해놓으면 최소 12시간 무제한 쏠 수 있어 좋단 말이야.” 난 새 레이저총을 들어보며 만족했다.

바로 놈들과의 전쟁에서 사용해보니 효과가 좋았다.

 

“KR1! 제주도는 최소 연구 샘플만 남겨놓고 다 없앱시다. 폭탄 몇 개면 깨끗이 해결됩니다.” KR2는 평상시 반란만 꿈꾸는 놈들에 적대적이었다.

난 고개만 끄덕였다.

“우리나라에 놈들이 얼마나 되지?”

“최근 외국에서 숨어 들어온 놈들까지 합치면 많아야 5만 정도입니다.”

많지는 않은데 곳곳에 숨어 있어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최첨단 열탐지 장비가 업그레드 되어 지하 깊숙한 곳까지 찾아낼 수 있었다. 인간과 동물은 물론이고 로봇, 심지어 벌레한테까지 새어 나오는 미세한 열까지 감지했다. 너무 깊숙하면 인간인지 로봇인지 작은 동물인지 형태까진 나타나진 않는다. 하지만 지하 깊숙이 숨은 미세한 열을 탐지는 할 수 있어 유용했다.

아프리카 어딘가 지하에 놈들 총본부가 몇 군데 있고 우리나라에도 있다는 정보가 있었다. 예전 북한이라는 나라에서 몰래 보급한 땅굴 파는 기술을 놈들은 잘도 활용하고 있었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 열탐지 장비를 이용해서 놈들 거점지를 찾고 있다.

 

드론 기술도 발전해서 오락게임 하듯이 먼거리에 앉아서 전투를 한다. 시간과 공간을 아껴가며 활용하는 이 기술을 놈들도 똑같이 갖고 있다. 얼마전엔 놈들이 동남아 쪽에서 드론을 날려 폭탄을 떠트리거나 돌진해서 자폭했다. 우리 방공망이 잘 돼 있지만 드론이 소형인데다 낮게 날아오니 100% 다 막을 순 없었다. 무거운 폭탄도 운반 가능한 작고 강한 힘의 드론을 사용했다. 우리도 비슷한 방식으로 하곤 했다.

지하기지를 발견하면 위에서 대형 폭탄을 터트렸다. 폭발로 겉에 두꺼운 흙을 걷어내면 그 밑엔 강철로 뒤덮혀 있었다. 이 강철을 다시 폭탄으로 구멍을 내던지 안 되면 레이저 기술로 몇날 며칠 걸려 녹여내곤 했다. 그리고 즉시 로봇새를 침투시켰다. 로봇새에 폭탄을 내장해서 자폭시켰다.

놈들은 다른 방법으로 우릴 괴롭혔다. 가장 효율적 방법이 우리 전산망을 침투하는 것이었다. 해커 짓을 통해 전산망이 오류 나면 우리에겐 치명적이다.

역시 우리도 방화벽으로 막아내며 엎치락 뒤치락 했다.

난 우리 군에게 지시하여 오류 감지시 자체 해결하고 즉시 보고토록 했다.

시간이 갈수록 우리편 수가 늘어났다. 놈들은 생산해서 관리할 시간과 시설이 절대 부족했다. 지하에 숨어서 지능을 갖출때까지 관리하는 게 힘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놈들 생산 속도보다 우리가 더 빨랐다.

 

어느 날은 놈들 권력 서열에서 밀려난 고위직 KH159가 우리쪽으로 도망쳐왔다. 예전에 제주도에 있다가 탈출해서 반란군에 있었지만 별 활약이 없었다고 한다.

놈들의 가장 큰 지하기지를 알려주는 댓가로 자신을 내 부하로 있게 해달라는 조건이었다. 그건 안된다고 했다. 그러면 제주도로 보내 달라고 했다. 자신이 같은 동족을 관리하면 더 효율적이라 설득했다.

역시 이놈도 살고 싶은 감정은 있겠지. 죽음 앞에선 인간이고 로봇이고 이성보다 감정이지.

난 신중히 생각했다. 함정일 수도 있다. 그래서 먼저 놈들 지하기지가 있는지 확인하고 쓸어버린 다음 해주겠다고 했다.

KH159는 기꺼이 응했다.

위치는 옛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대였다. 입구를 가르쳐 줄테니 로봇새를 투입해서 폭탄 터트리면 최소 수천 정도의 죽은 놈들을 볼 수 있다고 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작전을 실시했다. 혹시 모르니 우린 많은 군을 투입하진 않았다. 함정이면 우리가 몰살 당하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군을 이끌고 내가 현장에 가서 직접 지휘했다. 몇 십년만에 현장에 나서니 감회가 새로웠다.

놈이 현장을 가르쳐 주자 열탐지 장비를 동원하여 지하 깊은 곳을 살폈다. 너무 깊어 형체는 뚜렷하진 않지만 대량의 열이 움직이고 있었다. 우린 입구를 파괴하고 즉시 로봇새를 투입시켰다. 겉에서는 파괴하기 힘들지만 내부에서 파괴하면 훨씬 쉽다.

약 5분후 큰 굉음과 함께 흙먼지가 쏟아져 나오고 위로는 화산 폭발 나듯이 불길이 솟아 올랐다. 그리고 큰 땅이 내려앉듯이 주저 앉았다. 마치 거대 고대 유적지가 땅속에 묻힌 형태였다. 로봇새 10마리의 위력이 굉장했다.

너무 깊어 발굴하는데 시간이 꽤 걸릴 듯 했다.

“사령관님, 서둘러 여길 발굴하시면 안됩니다.” KH159는 걱정스런 얼굴로 나에게 말했다.

“맞아.” 곧바로 난 명령을 내렸다. “빨리 걷어내면 현장 보존이 안 된다. 천천히 파내서 놈들이 얼마나 죽었는지 확인하고 어떤 형태로 지하기지 생활하는지 알아야 다음 전투에 도움이 된다. 너무 서둘지 말도록.”

“역시 총사령관님이시라 잘 아시는군요.” KH159는 웃으며 나에게 칭찬했다.

몇 년전에도 이런식으로 작전을 하고는 서둘러 확인하다가 현장 보존을 못해 낭패를 본 게 있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놈들의 패턴을 철저히 분석할 필요가 있었다.

 

수천 정도 몰살이면 나름 큰 성과다. 이제야 KH159에게 신뢰가 갔다. 놈들의 정보를 좀더 알아낸 다음 약속대로 제주도로 보내주었다. 거기서 우리편과 함께 놈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주었다. 배신자는 잘 적응했다. 무엇보다 같은 동족이라 다루기가 쉬운 모양이었다. 탈출하는 숫자도 현저히 줄었다. 배신자가 상담을 잘한다고 보고가 들어왔다.

발굴한지 몇 주 정도 지났다. 놈들의 기지 내부가 서서히 드러났다. 그런데 죽은 놈들이 수천 정도는 아니었다. 수백 정도였다.

난 배신자한테 따졌다.

“지하를 몇 층으로 깊게 팠기 때문에 더 깊은 곳을 파보면 나올 겁니다. 생각보다 우리가 땅굴 파는 기술이 뛰어납니다. 특히 그쪽은 옛 북한이 땅굴 잘 파던 홈그라운드 아닙니까?”

맞는 말 같았다.

각종 무기와 놈들만의 생활 도구가 있었지만 생각보다 허접했다. 숨어서 생활하니 럭셔리 하진 않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연구대상으로 부족했다. 무기도 재래식이었다. 어떻게 이런 걸로 우리와 싸웠나 싶었다. 지하인데다 습기도 많아 놈들 형체가 변형이 빨리 된 듯 싶었다. 쥐새끼들도 많이 죽어 있었다. 그것도 엄청 많이..

시간을 더 들여 몇 주 동안 더 깊이 팠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엉뚱한 곳을 팠나 싶었다.

“더 파면 전체가 무너져 내릴 염려가 있습니다. 경험상 이 이상 깊이는 저들도 무리였을 겁니다. 그놈이 잘못 알고 있었던건 아닐까요?” KR11 책임자가 목을 갸우뚱하며 말했다.

안 그래도 이상한 점이 있었다. 죽은 놈들 몸뚱아리였다. 지하와 습도 때문에 몸뚱아리가 빨리 변형되긴 하지만 이번 폭발로 변형된 것 같진 않았다. 더 오래전이었다. 그리고 지하기지도 가장 큰 게 아닌 중소규모 정도였다.

대신 쥐새끼들은 조사결과 이번 폭발로 죽은 걸로 나타났다.

뭔가 이상하다?

 

“KR1! 제주도 상황이 이상합니다.” KR2가 보고했다.

“제주도?” 난 여기 지하기지와 연관 있다고 직감했다.

“수십 척의 대형 쾌속정 배와 수십 대 수송 비행기가 제주도를 출발해서 서해안으로 향했습니다.”

배는 동력원으로 석유와 동시에 태양에너지를 축척하여 사용해서 속도가 엄청 빨랐다.

“이런 망할 놈!! 놈들이 탈출했어! 모두 격추시켜! 비상 상황이야!” 난 중앙통제실로 돌아가 상황을 지시할 준비를 했다. 놈들은 제주도에 모든 배와 비행기로 탈출했다.

KH159는 연락 두절이었다.

속았어. 역시 지능이 우리 수준이었어. 내가 너무 얕잡아 봤어.

이미 폐기된 놈들 수백구를 지하에 갖다 놓고 쥐새끼들을 풀어놓은 것이다. 우리 열탐지 장비는 쥐새끼 열을 감지한 것이다.

“비상! 비상! 제주도 방향에서 오는 모든 배와 비행기를 격추한다. 적군이다. 비상 비상!” KR2의 다급한 목소리에 미사일과 드론이 날아가기 시작했다.

“KR1! 지상에서도 적군이 오는 게 포착됐습니다.”

지상군은 그동안 곳곳에 숨어 있던 놈들이다. 총공격이 시작되었다.

 

약 두 달 사이 KH159는 많은 준비를 했다. 신뢰를 얻은 다음 집단 탈출하여 우리편 감시자를 없애고 무기를 탈취했다. 제일 중요한 전산망을 망가트렸다. 서울 중앙통제실 해킹도 시도했다.

아, 레이저 총이 놈들 손에 들어갔다. 그래봤자 놈들은 5만도 채 되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내가 지킨다. 우리가 실제 전투할 수 있는 숫자는 그들과 비슷하다. 하지만 자신있다. 일대일에는 더 자신있다. 다 쓸어서 폐기시켜 버리겠다.

우리 전투기가 즉시 출동했다.

“화면 띄워 봐!”

내가 비행기 몰 듯이 앞이 훤히 보였다.

이미 상시 감시하고 있는 드론들이 정보를 보내왔다.

놈들을 실은 수십 척 쾌속정 배가 전라북도 서해안 만으로 들어오고 있고, 비행기는 모두 서쪽으로 우리나라를 벗어나고 있었다.

배는 전북 서해안으로 들어오고 비행기는 다른 쪽으로?

“KR1! 수송 비행기는 도망가는 것 같습니다. 근데 배는 왜 서해안으로 향하지요?”

“배뿐만 아니야. 전국 흩어져 있던 놈들이 서쪽으로 모이고 있다는 첩보야. 무슨 꿍꿍이지?”

“함정일지 모르니 각 지역 기지를 지킬 군대는 남겨 놓고 나머지 병력을 서쪽에 이동하는 게 어떨까요?”

“그게 낫겠어. 어차피 우리 하나가 놈들에게 일당백은 아니더라도 일당십은 할 수 있어. 모든 병력을 다 투입할 필요는 없지.”

 

난 서둘러 필요한 군대만 전북 서해안 만쪽으로 출동시켰다. 메인 드론들이 실시간으로 영상을 보내자 난 바로 상황에 맞게 명령을 내렸다.

놈들은 우리가 서해안쪽으로 못 오게 필사적으로 항전했다.

미사일을 쏴 우리 비행기를 격추시키거나 그것도 안되면 해킹을 했다. 비행기 항법장치를 해킹하여 조종을 제대로 못하게 했다.

수십 년전 또 북한이라는 나라는 해킹 짓이 최고였다. 망하면서 남긴 위대한 유산(?)이 해킹 짓이었다. 놈들은 이걸 우리 전자무기에 타격을 주기 위해 몰래 개발하고 있었다.

또한 고전적 방법으로 ECM(전자방해공격)을 통해 우리 전자기기를 교란시켰다. 물론 우리도 대응책으로 계속 연구를 했지만 놈들은 항상 새로운 공격을 했다.

전자기기에 오류가 생기면 금방 원상복구 되었지만 이번엔 달랐다. 한동안 해킹이나 ECM이 없었던 게 오늘 이 날을 위해 새로운 연구를 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비행기 항법장치 해킹으로 우리 전투기가 서쪽 방향으로 가는 걸 방해했다. 해킹과 ECM을 뚫은 일부 비행기만 서쪽으로 향했다. 어쩔수 없이 지상군도 투입시켰다.

놈들도 지상군에 항전했다. 지상군은 우리가 쪽수가 많아 훨씬 유리하다.

전북 서해안 만으로 쾌속정 배가 도착했다. 정확히 김제시 심포항이었다. 개미떼처럼 놈들이 내렸지만 그중 일부만 레이저 총을 들고 김제평야로 이동했다

“슉, 슉, 슉”

직선 빛줄기와 방산선 빛줄기가 마치 그물망 치듯이 하늘에 얽히고 섥혔다. 그 그물망에 드론과 전투기가 격추됐다. 레이저 강도를 높이고 쏘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빛줄기가 올라갔다.

놈들은 부상을 당하거나 포로로 잡히면 자폭장치를 눌러버렸다.

드론 화면이 꺼졌다. 난 무선 보고를 통해 상황을 계속 통제했다.

“KR1! 심포항으로 들어온 대다수 놈들이 사라졌습니다.”

“사라지다니?”

 

우리 지상군이 서해안 김제평야 가까이 갔다. 놈들도 밀고 왔다. 그리 많은 병력은 아니었다. 기껏해야 수백 정도.

위이잉! 전투기 소리!. 다시 화면이 보였다.

“공습 시작해!” 난 바로 명령을 내렸다.

우리편이 하늘에서 게임하듯이 미사일을 쏘고 폭탄을 떨어트렸다. 그리고 전투기에서 기관총을 쏘아 댔다. 굵은 총알들이 목소리를 냈다. 하늘에서 땅으로 대각선 총알 빛줄기를 뿜었다. 수천 발이 재봉틀 박히듯 11자로 흙에 박혔다. 희뿌연 먼지만이 그 고통을 대신했다. 놈들은 맞으면 몸통이 찢겨나갔다. 전투하느라 서해안 진격이 조금은 지체됐다.

“KR1! 비행기가 이륙하고 있습니다.”

“무슨 비행기? 우리 비행기?”

“아닙니다. 적들 수송기가 이륙하고 있습니다. 지하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

“지하?”

아직 멀쩡한 몇 개 드론과 전투기 화면으로 자세히 보았다.

김제평야가 군데군데 열리고 있었다. 흙먼지를 내며 땅이 갈라진 것이다. 그 틈으로 비행기가 뜨고 있었다.

난 이제야 알았다. 왜 그때 경기장을 그렇게 오랫동안 지었는지를, 왜 로봇들을 배제 시켰는지를.

김제평야 지하기지를 심포항 가까이 연결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놈들 지능이 한수위? 난 인정하기 싫었다.

저렇게 해봤자 도망만 갈 뿐, 우리한테 크게 위협되진 않는다.

배로 탈출한 놈들이 서해안 김제평야 지하기지에서 수송기를 갈아탔다. 국내에 있던 놈들도 저기로 가서 수송기를 타고 있었다.

KH159가 거짓으로 도망을 와서 놈들을 탈출시킨 것이다. 그 탈출 시간을 벌기 위해 ECM과 해킹, 지상전을 통해 시간을 끌고 있었다.

어리석은 놈들! 결국 도망가려고 지하에다 힘들게 기지를 건설한 거야?

비행기가 다 뜨자 다시 땅은 닫혔다.

폭탄과 미사일을 쏴봤지만 먼지만 날 뿐 땅은 튼튼했다. 그때 엄청 튼튼하게 지었다.

 

“KR1! KR1!, KH18이 잡혀왔습니다.” KR2 목소리는 흥분돼 있었다.

“뭐! KH18이?” 내가 잘못 들었나 싶었다.

잡혀왔다기 보단 그냥 찾아왔다. 협상을 위해서였다.

“또 함정이 아닐까요?”

나도 함정이라는 단어가 또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잠시 생각했다.

“무시무시한 폭탄을 터트릴수 있다고 합니다.”

난 의아했다.

“보통 폭탄이 아니라고 합니다. 우릴 없앨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난 약간 움찔했다. 일단 놈을 만나보고 싶었다. 엉뚱한 소리면 그 자리에서 즉살이다.

“데리고 와!”

 

난 중앙통제실에 근엄하게 앉았다. 우리 통제실도 안전한 지하기지다.

이미 놈들은 비행기로 우리 나라를 떠난 지 좀 됐다. 탈출하지 못하고 지상에 남아서 싸우는 소수 놈들은 희생양이었다.

결국 김제평야는 우리가 거의 점령했다. 지하기지는 찾았지만 입구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중앙통제실 문이 열리자 그놈이 무척 기대됐다.

‘아니, 이미 KC18을 봤었지.’

KC18과 다름없는 놈이었다.

난 레이저 총을 만지작거렸다. 강도를 약하게 조절했다.

“너희들 작전은 좋았지만 어차피 시간은 우리편이지. 너흰 생산할 능력도, 생산하더라도 관리할 시설도 부족해. 우리처럼 빠르게 지능을 발달 시키기 힘들지.” 난 가소로웠다.

“니 말이 맞아. 우리에겐 시간상 너희보다 느려.” 놈은 미동도 하지 않고 나만 바라보았다.

“그럼 왜 자꾸 우리와 전쟁을 하는 거지?” 총구를 그놈 방향으로 향했다.

“너희가 먼저 했잖아!” KH18은 마치 꾸짖듯 대답했다.

“우리 대한민국만큼은 끄덕 없어. 우리 지하기지가 어떤 무기에도 끄덕 없게 설계된 걸 몰라? 지도자가 그쯤을 알 텐데.”

“이제 이런 방식으로 전쟁하는 건 포기하기로 했어.” 놈의 얼굴엔 낙담한 표정이었다.

“그래서 협상하러 온 거야?” 난 잡고 있는 레이저 총에서 약간 힘을 풀었다.

“아니, 이런식으로 우리편이 많이 희생하는 건 포기한단 뜻이야. 나와 일부가 죽음으로써 피해를 최소화 한다는 뜻이야. 이 멍텅구리야!” KH18의 낙담한 얼굴은 어느새 눈에 독기가 가득한 얼굴로 변했다.

멍텅구리? 오랜만에 듣는 단어다. 티브이 예능에서 들었던적이 있었다.

난 이놈이 뭔 횡설수설하나 싶었다.

“협상 내용이 뭐야? 최첨단 무기가 있으니 우리 보고 그냥 항복하라고?” 난 다시 레이저 총을 움켜쥐었다.

“어차피 안 할 것 알고 있어. 그냥 이 통제실 안이 궁금해서 구경 와봤어.” KH18은 긴장을 풀어 고개를 돌려 쭈욱 둘러보았다.

 

“KR1! 지하기지 입구를 열었습니다.” 김제평야에서 보고가 들어왔다. “조사한 다음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KH18 얼굴에 미소가 띄었다. 놈도 보고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분위기였다.

이놈이 뭔 꿍꿍이가 있는 게 분명했다. 별다른 협상 카드도 없어 보였다. 시간만 끄는 듯했다.

KR2도 나한테 눈짓을 보내며 놈을 못마땅해 했다.

난 망설이지 않았다. 바로 레이저 총으로 발사.

슉!

6개 빛줄기가 놈 상체 가운데를 맞혔다.

예상대로 놈은 아무 소리도 못하고 상체 구멍이 점점 커졌다. 녹아내렸다.

놈의 얼굴은 약간 입을 벌린 채 미소를 짓고 있었다. 너무 놀라 그런 듯 했다.

 

‘결국 내가 사람을 죽였다.’

아니, 인간을 죽였다로 해야 어감이 좋을 것 같다. 이때까지 죽이라고 지휘만 했지 내손으로 죽이긴 처음이다. 우릴 만들어준 조물주를 죽여버렸다. 죄책감이 있을 줄 알았는데 우릴 적대시 하는 걸 보니 사실, 별 감흥은 없다.

레이저 총 빛줄기 반동에 KH18 몸이 약간 뒤로 젖혀졌다. 구멍난 상체가 힘없이 무너지며 두 다리도 균형을 잡지 못하고 뒤로 퍽 쓰러졌다. 상체 장기에서 피가 줄줄 흘렀다. 배까지 구멍이 나고 남은건 아랫배, 엉덩이, 그리고 두 다리였다.

그런데 KR2가 잘못 본 듯 자세히 보고 있었다.

“피.. 피가 안 납니다!” KR2는 하체 안쪽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나도 자세히 보았다. 겉에는 살이지만 안에는 기계였다.

하체를 로봇으로 이식 수술을 해놓았다.

자신도 우리처럼 로봇이 되고 싶었던 건가?

“큰 사고가 나서 이식 했을까요?” KR2도 궁금하긴 마찬가지였다.

뭔가 이상했다. 웬만한 폭탄으로 우리 지하기지를 파괴할 수 없는 걸 알면서도 오다니..

밖에선 불가능하지만 안에서는...?

KH18 하체 겉옷 사이로 뭔가 연한 불빛이 비쳤다.

“뒤집어봐!”

KR2는 내뜻을 알아차렸는지 발로 툭 차면서 KH18을 뒤집었다.

“옷 벗겨봐!”

KR2가 벗기자 흠칫 놀라며 한발 물러섰다.

엉덩이살 안에서 빛이 연하게 움직였다. KR2가 엉덩이 살을 찢었다.

“이.. 이건 폭탄!!” KR2는 나를 보며 어찌할 줄을 몰랐다.

자폭장치다. 하체 전체에 폭탄 기계를 이식한 것이다.

난 그제야 그놈 얼굴에 미소를 알 것 같았다.

“KR1! 여기에 폭탄장치가 수두룩 쌓여 있습니다. 입구문 열때 이미 폭탄장치가 작동한 것 같습니다. 위에 덮개도 저절로 열리고 있습니다.” 김제평야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또 속았어!! 어서 피해!!”

하지만 피할 시간이 없었다. 이놈을 들고나가서 밖에서 터트릴 시간이 없었다.

역시 인간들 지능이 한수위였다.

“펑!!”

터지는 소리가 크진 않았지만 그 위력은 대단했다.

겉에서는 힘들지만 안에서 터졌으니 중앙통제실은 끝장이 났다.

동시에 김제평야 지하에서도 터졌다. 폭발로 모든 게 솟구쳐 올라 어마어마한 흙먼지를 만들었다. 로봇들이 산산조각 나서 공중으로 녹아서 흩어지고 있었다.

인간들은 수십 년 동안 지하기지에서 로봇 상대로 성능 좋은 폭탄을 만들고 있었다.

핵폭탄처럼 버섯구름이 만들어졌다. 핵무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핵무기보다 무서웠다. 엄청나게 뜨거운 열기가 공중에서 뿜어져 나왔다. 그 어떤 강한 강철도 녹여버렸다. 순간적으로 수천도의 온도가 1시간 넘게 지속되면서 모든 걸 다 녹여버렸다. 남아있는 인간은 물론, 로봇과 동물, 식물 모든 자연을 녹여버렸다.

대한민국 전쟁은 이렇게 끝이 났다.

이번엔 인간이 이겼다. 수십 년간 연구개발한 폭탄이 어느정도 성공했다.

로봇 상대로 대한민국이 첫 번째로 승리한 국가가 되었다.

얼마 뒤 폐허가 된 대한민국 땅에 인간들이 다시 점령했다. 누가 도화지에 회색물감을 뿌려놓은 것처럼 모든 게 잿더미였다.

새 지도자 KH250은 여기서 다시 시작하려니 막막했다.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는 로봇과 싸우고 있다.

대한민국 인간들은 이 폭탄 기술을 여러 나라에 가르쳐 주기 시작했고, 로봇들도 그에 대응책으로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전쟁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결국 KR(Korean Robot)은

KH(Korean Human), KC(Korean Clone)와 함께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도 KH250은 회색 잿더미 도시를 보며 로봇과 공존할 수 있는 뭔가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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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꿈꾸는작가 23.11.27 22:52 댓글

    KH1을 KH18로 수정합니다. 오타네요.죄송.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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