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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너머
(Beyond the Door)


필립 K 딕

사은 옮김



  그날 밤 그는 식탁에서 물건을 꺼내 그녀의 접시 옆에 내려놓았다. 도리스는 손을 입에 가져다 댄 채 그것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리고 반짝이는 눈으로 그를 올려다 보았다.

  “맙소사, 이게 뭐야?”
  “음, 열어 봐.”

  도리스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서 날카로운 손톱으로 네모난 꾸러미의 리본과 포장지를 찢어버렸다. 래리는 선 채 그녀가 뚜껑을 여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벽에 몸을 기댔다.

  “뻐꾸기 시계! 어머니가 가지고 계시던 것 같은 진짜 뻐꾸기 시계네.”

  탄성을 지른 후 도리스는 시계를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피트가 살아있었을 때 어머니가 가지고 계시던 거하고 꼭 같아.”

  도리스의 눈이 눈물로 반짝였다.

  “독일제야.”

  래리는 이리 말한 후 이내 한 마디를 덧붙였다.

  “칼이 도매가로 구해줬어. 시계 파는 사람을 좀 안대. 그랬으니 망정이지-”

  그는 말을 멈췄다.
  도리스가 이상하고 작은 소리를 냈다.

  “그러니까, 그렇지 않았다면 못 샀을 물건이라는 거야. 왜 그래? 이제 갖고 싶어하던 시계를 얻었잖아? 원하던 게 아니야?”

  래리는 얼굴을 찌푸렸다.
  도리스는 열 손가락으로 갈색 나무로 만들어진 시계를 꼭 끌어안은 채 앉아있었다.

  “뭐야, 뭐가 문제야?”

  래리가 물었다.

  그는 도리스가 시계를 움켜쥔 채로 벌떡 일어나 방에서 달려나가는 모습을 아연해하며 쳐다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저었다.

  “통 만족하는 법이 없어. 여자는 다 그렇다니까. 족할 때가 없지.”

  그는 앉아서 식사를 마쳤다.


  뻐꾸기 시계는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손수 만든 시계여서 연한 나무에는 무수한 격자 무늬와 자잘한 톱니 무늬, 그리고 장식이 잔뜩 세겨져 있었다. 도리스는 침대에 앉아 눈물을 닦으며 시계의 태엽을 감았다. 그녀는 손목시계를 보고 시간을 맞췄다. 곧 그녀는 시계 침을 조심스레 움직여 시계가 9시 58분을 가리키게 만들었다. 그리고 시계를 화장대로 가져가 화장대에 세워놓았다.

  도리스는 자리에 앉아 무릎에 얹은 양손을 쥐어짜며 기다리기 시작했다. 뻐꾸기가 나오기를, 정시가 울리기를.

  앉아서 그녀는 래리와 그가 한 말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자신이 한 말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다. 비난 받을 만한 말은 하지 않았다. 자기를 변호하지 않고 평생 묵묵히 래리의 말을 듣고만 있을 수는 없었으니까. 이 세상에서는 자기 나팔을 자기가 불어야 하는 법이니까.

  도리스는 문득 손수건을 눈에 대었다. 꼭 도매로 샀다는 이야기를 해야했던 걸까? 꼭 그렇게 다 망쳐버려야 하나? 그런 마음이었다면 애초에 사지 않았으면 될 거 아닌가. 그녀는 주먹을 꼭 쥐었다. 래리는 너무나 인색했다, 빌어먹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깜찍한 살창무늬 테두리를 두르고 문을 단 채 혼자 째깍거리는 저 작은 시계는 마음에 들었다. 문 너머에는 뻐꾸기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한쪽으로 고개를 갸웃한 채 듣고 있을까? 언제 나와야 하는지 알려줄 시계의 소리를 들으려고 귀를 기울이고 있을까?

  뻐꾸기는 정시 사이에는 잠을 잘까? 조만간 만나게 될테니 물어보면 되리라. 그리고 밥에게 시계를 보여줘야지. 좋아할 게 분명했다. 밥은 오래된 물건을 좋아해서 옛날 우표나 단추까지 좋아했으니까. 그는 도리스와 상점에 가는 걸 좋아했다. 물론 좀 불편한 부분도 없잖지만, 래리가 늘 사무실에만 있다는 점이 도움이 되었다. 그저 가끔 래리가 전화를 걸지만 않았으면—

  윙하고 뭔가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시계가 진동했고, 곧 문이 열렸다. 뻐꾸기가 잽싸게 미끄러지며 밖으로 나왔다. 뻐꾸기는 멈춰서 진지한 태도로 도리스와 방과 가구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도리스는 뻐꾸기가 그녀를 처음 대면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기쁨으로 미소지었다. 그녀는 일어나서 수줍어하며 뻐꾸기에게 다가갔다.

  “해봐, 기다리고 있어.”

  뻐꾸기가 부리를 벌렸다. 그리고 빙 돌며 빠르고 리듬감있게 지저귀었다. 그리고 잠시 가만히 숙고하더니, 다시 물러갔다. 그리고 문이 탁 닫혔다.

  도리스는 매우 기뻐하며 손뼉을 치고 작은 원을 그리며 빙빙 돌았다. 뻐꾸기는 훌륭하고 완벽했다! 주위를 살피며 자기를 쳐다보고 어떤 사람일지 재보는 그 태도! 그녀가 마음에 든 게 틀림없다고 도리스는 확신했다. 그리고 물론 도리스 역시 뻐꾸기를 몹시, 순전하게 사랑했다. 뻐꾸기는 도리스가 작은 문에서 나와주기를 바랬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도리스는 시계로 다가갔다. 작은 문을 향해 몸을 숙이고, 나무 가까이로 입술을 가져다대고 이렇게 속삭였다.

  “들려? 넌 세상에서 가장 멋진 뻐꾸기라고 생각해.”

  그녀는 부끄러움에 잠시 말을 멈췄다.

  “여기서 즐겁게 지냈으면 좋겠다.”

  그리고는 고개를 꼿꼿이 든 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래리와 뻐꾸기 시계는 처음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다. 도리스는 래리가 태엽을 제대로 감지 않고, 늘 반만 감아서 그런 거라고 말했다. 래리는 태엽감는 일을 도리스에게 넘겼다. 뻐꾸기는 매 15분마다 나타났고 사정없이 태엽을 풀어버렸기 때문에 언제나 누군가가 계속 신경을 써주며 태엽을 감아주어야 했다.

  도리스는 최선을 다했지만 태엽감는 것을 잊어버리고 넘어가는 때도 많았다. 그럴 때면 래리는 답답하다는 듯한 태도로 신문을 던져버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벽난로 위에 시계가 걸려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그는 시계를 벽에서 내린 후 반드시 작은 문을 엄지를 꼭 막고서 태엽을 감았다.

  “왜 엄지로 문을 가려?”

  언젠가 도리스가 물었다.

  “원래 그렇게 하는 거야.”

  도리스는 눈썹을 들어올렸다.

  “정말? 그냥 당신이 가까이 있을 때 뻐꾸기가 나오는 게 싫어서 그런 거 같은걸.”
  “어째서?”
  “뻐꾸기가 무서워서 그러나 보지.”

  래리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시계를 다시 벽에 걸고 조심스럽게 엄지를 치웠다. 도리스 몰래 그는 자기 엄지손가락을 살펴보았다.

  엄지의 부드러운 부분에는 아직도 살이 패인 자국이 남아있었다. 누가—또는 무엇이—그를 쪼은 걸까?


  어느 토요일 아침, 래리가 회사에서 중요한 특별 회계를 하고 있는 사이에 밥 챔버스가 현관에 다다라 초인종을 눌렀다.

  잠깐 샤워를 하는 중이었던 도리스는 몸을 말리고 가운을 입었다. 그녀가 문을 열자 밥이 씨익 웃으며 집안으로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집안을 살피며 밥이 말했다.

  “괜찮아. 래리는 회사에 갔어.”
  “다행이다. 오늘 아주 예쁜데.”

  가운 아래로 보이는 도리스의 날씬한 다리를 쳐다보며 밥이 말했다.
  도리스는 웃으며 말했다.

  “말 조심해! 다시 돌려보낼지도 몰라.”

  두 사람은 흥미로움 반, 두려움 반이 섞인 심정으로 서로 쳐다보았다. 이내 밥이 말했다.

  “원한다면 돌아갈께, 나는—”
  “아니, 가지 마. 문 닫아야 하니까 들어오고. 길 건너의 피터스 부인이 어떤지 알잖아.”

  밥의 소매자락을 잡으며 도리스가 말했다.
  그녀는 문을 닫았다.

  “보여주고 싶은 게 있어. 이건 본 적이 없을걸.”

  밥은 관심을 표했다.

  “골동품? 아니면 다른 거?”

  도리스는 밥의 팔을 잡고 그를 식당으로 이끌었다.

  “당신도 좋아할 거야, 바비. 좋아하면 좋겠어. 꼭 좋아해야 해. 나한테 정말 소중하거든. 나한테 너무 소중한 존재야.”

  멈춰서서 눈을 크게 뜬 채로 도리스가 말했다.

  “존재? 도대체 누구야?”

  밥이 미간을 찌푸렸다.
  도리스는 웃음을 터뜨렸다.

  “질투하는구나! 이리 와 봐.”

  다음 순간 그들은 시계 앞에서 시계를 쳐다보고 있었다.

  “몇 분 지나면 나올거야. 기대해도 좋아. 분명 아주 친해질걸.”
  “래리하고 뻐꾸기는 어때?”
  “서로 싫어하는 사이지. 뻐꾸기는 래리가 있을 때면 안 나오기도 하는걸. 제시간에 안 나오면 래리는 화를 내. 그리고—”
  “그리고?”

  도리스는 고개를 숙었다.

  “도매로 샀어도 이건 사기라고 그래.”

  그리고 밝은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난 알아, 뻐꾸기는 래리가 싫어서 안 나오는 거야. 내가 혼자 있을 때는 15분마다 꼭꼭 나오는걸. 정시에만 나와도 되는데도.”

  도리스는 시계를 올려다보았다.

  “자기가 나와주고 싶어서 날 위해 나와주는 거야. 같이 말을 해. 뻐꾸기한테 내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는 거지. 윗층 내 방에 걸어놓고 싶지만, 그러면 안되겠지.”

  현관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두 사람은 겁에 질려 서로 쳐다보았다.

  래리가 끙 소리를 내며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는 서류가방을 내려놓고 모자를 벗었다. 그리고 밥을 보았다.

  “챔버스. 맙소사로군.”

  래리의 눈이 가늘어졌다.

  “여기서 뭐하는 거지?”

  그가 식당으로 들어왔다. 도리스는 어쩔줄 몰라하며 가운을 여미면서 뒤로 물러났다.

  “저는— 그러니까, 우리는—”

  밥은 말을 멈추고 도리스를 쳐다보았다. 갑자기 시계가 윙윙 소리를 냈다. 뻐꾸기가 요란하게 지저귀며 갑자기 나타났다. 래리가 뻐꾸기에게 다가갔다. 시계를 향해 주먹을 들어보이며 그가 말했다.

  “입 다물어.”

  뻐꾸기는 부리를 다물고 후퇴했다. 시계의 문이 닫혔다.

  “훨씬 낫군.”

  래리는 말없이 서 있는 도리스와 밥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밥이 말했다.

  “뻐꾸기 시계를 보러 왔어요. 도리스가 귀한 골동품이라고 해서—”
  “개뿔. 내가 사온 거야.”

  래리가 밥에게 다가갔다.

  “꺼져.”

  그리고 도리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너도. 빌어먹을 시계도 가져가.”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턱을 쓰다듬었다.

  “아니군. 시계는 두고 가. 내 꺼니까. 내가 내 돈 주고 사온 거니까 말이야.”


  도리스가 떠난 후 래리와 뻐꾸기 시계의 관계는 이전보다 더욱 악화되었다. 우선, 뻐꾸기는 거의 나오질 않았으며, 가장 바빠야 할 때인 12시에 나오지 않는 일까지 생겼다. 그리고 이따금씩 나올 때면 한 번이나 두 번만 지저귈 뿐, 제대로 시간에 맞춰 울지를 않았다. 뻐꾸기의 울음에 담긴 부루퉁하고 비협조적인 소리는 래리에 귀에 거슬렸고, 그로 하여금 거북함과 분노를 느끼게 했다.  

  그래도 래리는 계속 시계의 태엽을 감아놓았다. 누군가 달리고 이야기하고 무언가를 떨어뜨리는 소리가 없이 너무나 고요하고 조용한 집이 신경에 거슬렸기 때문이었다. 태엽이 윙윙 돌아가는 소리가 반가울 정도였다.

  허나 래리는 뻐꾸기를 조금도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가끔 뻐꾸기에게 말을 했다.


  어느 늦은 밤 닫혀있는 작은 문을 향해 래리가 말했다.

  “이봐, 다 들리는 거 알아. 널 독일 사람들한테 돌려줘야겠어. 블랙 포레스트로 돌려 보내야겠다고.”

  그는 방을 빙빙 맴돌기 시작했다.

  “지금 뭘 하고 있을까, 그 두 사람. 책이랑 골동품을 좋아하는 그 젊은 녀석 말이야. 남자가 골동품이나 좋아하고 말이지. 그건 여자들 취미라고.”

  래리는 어금니를 깨물었다.

  “안 그래?”

  시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래리는 걸음을 옮겨 시계를 마주했다.

  “안 그러냐고? 아무런 할 말도 없는 거냐?”

  그가 다그쳤다.

  래리는 시계를 보았다. 거의 11시, 정시가 되기까지 불과 몇 초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좋아, 11시까지 기다려주지. 11시가 되면 대답을 해줘야겠어. 도리스가 가버리고 지난 몇 주 동안 너무 조용하잖아.”

  그는 심술궂은 미소를 지었다.

  “그 여자가 없으니까 여기 있기 싫은가보지.”

  그리고 얼굴을 찌푸렸다.

  “널 돈주고 산 건 나라고, 그러니까 좋든 싫든 나와야 하는 거야. 알겠어?”

  11시가 되었다. 멀리, 도시 변두리에 있는 거대한 시계탑이 졸린 듯한 종소리를 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작은 문은 닫힌 채였다. 아무 것도 움직이지 않았다. 분침은 11시를 지나쳤고 뻐꾸기는 움직이지 않았다. 문 너머, 시계 안의 어딘가에서 조용히 멀찍히 있을 뿐이었다.

  래리는 입술을 찡그리며 중얼거렸다.

  “알았어, 그럴 기분이 아니라면 할 수 없지. 하지만 불공평하잖아. 나오는 건 네 일이라고. 다들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한단 말이야.”

  그는 비참한 기분으로 부엌에 가 번쩍이는 대형 냉장고를 열었다. 그리고 술을 한 잔 따르며 시계에 대해 생각했다.

  뻐꾸기는 반드시 나와야 했다. 도리스가 있든 없든 간에 말이다. 뻐꾸기는 맨 처음 만났을 때부터 죽 도리스를 좋아했다. 둘은 친하게 잘 지냈었다. 뻐꾸기는 아마 밥도 좋아했을지 모른다—알게 될 정도로 자주 봤다면 말이다. 아주 행복하게 잘 지낼 거다, 밥과 도리스와 뻐꾸기는.

  래리는 잔을 비웠다. 싱크대의 서랍을 열고 망치를 꺼냈다. 그리고 조심스레 망치를 들고 식당으로 향했다. 시계는 벽에 걸린 채 혼자서 잘도 가고 있었다.
그는 망치를 흔들었다.

  “이거 봐. 여기 이게 뭔지 알아? 내가 이걸로 뭘 할지 알아? 우선 너부터 시작이야—첫 번째라고.”

  래리는 씨익 웃었다.

  “너희들 셋은 유유상종이야. 깃털색이 꼭 같은 새들이 모인 거 같지.”

  방은 조용했다.

  “나올 거냐? 아니면 내가 가서 끌고 나와야 하는 거야?”

  시계가 잠시 윙 소리를 냈다.

  “안에 있는 거 다 들려. 지난 3주 동안 안 한 말을 다 해야 할 거다. 내 계산에 의하면, 뻐꾸기 네가 나한테 빚진 게—”

  문이 열렸다. 뻐꾸기가 날쌔게 그를 향해 곧장 날아왔다. 래리는 생각에 잠겨 미간을 찌푸리고 바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고개를 들자, 뻐꾸기가 그의 눈을 정확하게 찔렀다.

  망치와 의자를 비롯한 모든 것과 함께, 래리는 엄청난 쿵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 뻐꾸기는 작은 몸을 굳힌 채 잠시 동안 가만히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는 집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뻐꾸기가 사라지자 문이 탁 소리를 내며 단단히 닫혔다.

  남자는 한쪽으로 목이 꺾어진 기묘한 자세로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다. 아무 것도 움직이지 않았다. 방은 완전한 침묵으로 가득찼다. 시계의 똑딱거리는 소리를 빼면.


  “그렇군요.”

  굳은 얼굴로 도리스가 말했다. 밥은 도리스의 어깨에 팔을 둘러 그녀를 붙들었다.
  밥이 말했다.

  “의사 선생님, 한 가지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물론입니다.”
  “저렇게 낮은 의자에서 떨어져서 목이 부러질 수 있습니까? 떨어졌다 해도 그렇게 높지 않았는데요. 사고가 아닌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혹—”
  “자살 말입니까?”

  의사는 자기 얼굴을 매만졌다.

  “저렇게 자살을 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사고였어요. 확신합니다.”

  밥은 벽에 걸린 시계를 올려다보며 나직히 중얼거렸다.

  “자살이 아니라 다른 게 아닐까 하는 겁니다.”

  하지만 아무도 밥의 말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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