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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밤중에 화장실이 급해서 잠이 깼다. 창문이 희끄무레하다. 집은 어두웠다. 엄마 아빠도 자는 깊은 시간이었다. 물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배를 비우고 있자니까 잠이 완전히 깨었다. 일어난 김에 양치질을 하다가 물소리 외에 다른 소리를 들었다. 나는 칫솔을 문 채 화장실 문을 열고 고개를 뺐다. 부엌의 가스 레인지 위에 난 조그만 창문으로 뭔가가 기어들어오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치약 거품을 삼켜 버렸다.


   보얗고 투명한 뱀이 창문을 통해서 미끄러지고 있었다.


   점액을 남기면서 뱀은 민달팽이같은 몸짓으로 마룻바닥을 가로질렀다. 부엌에서, 식탁을 지나, 거실로 가면서 점액이 반짝반짝 빛났다.


   나는 몹시 가슴을 두근거리면서 지켜보다가, 그대로 잠들었던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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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토피아에서 전자책 <50년 전의 연인>으로 출간하면서 삭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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