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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이터의 그 언니
 힘들고 괴로울 때, 벽장 속에 처박혀 버리고 싶을 때, 차라리 잠들 듯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 당신은 어떻게 하나요? 저는 놀이터로 가요. 거기 있는 커다랗고 동그란 터널 안에 쭈그리고 앉아 있으면, 칼에 베인 듯 아린 마음도 조금씩 진정이 되거든요. 터널 사이로 부는 바람도 십일월까지는 견딜 만해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거기에 가면 언니를 만날 수 있다는 거지요.

 언니를 처음 만난 건 중학교 일학년 때였어요. 기말고사 성적표가 나온 날이었죠. 엄마는 두 시간이나 나에게 무릎을 꿇게 하고 이마에 핏대를 세우고는 야단을 쳤어요. 대체 지난번보다 전교석차가 이십 등이나 떨어지면 어쩌자는 거니. 여즉 국민학생인 줄 알고 게으름 피우다가는 순식간에 뒤떨어 질거다. 그러길래 내가 시험 전날 TV 보지 말라 그랬지. 하지만 전 너무나 화가 났어요. 그래요. 지난 번 시험보다 이십 등 떨어졌던 거 맞아요. 하지만 그 전 시험에서는 사십 등이 올랐는데, 날더러 어쩌란 말인가요. 맨날 오르기만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집을 뛰쳐나갔지만 막상 나오고 나니 갈 곳이 없었어요. 터벅터벅 걷다보니 발맘대로 놀이터에 와 있더라구요. 그 전 해까지만 해도 학교 끝나면 구석에 책가방을 던져 놓고 해가 질 때까지 놀던 곳이었죠. 그네에 앉아 있고 싶었지만 엄마가 나와서 날 보게 되는 게 싫어서 터널처럼 생긴 놀이기구로 들어갔어요.

 거기서 무릎을 껴안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는데, 터널 입구로 누가 고개를 들이밀지 뭐에요. 전 좀 당황했지만, 그래도 나가고 싶지가 않아서 그냥 앉아 있었어요. 그 언니는 아무렇지도 않게 제 옆에 앉더니, 뭔가를 부스럭거리면서 꺼내서 먹는 거 있죠. 그리고는 담요도 뒤집어 쓰더라구요. 언니는 먹고, 나는 멍하니 있고, 그렇게 한참 지나서 내가 에취하고 재채기를 하니까 그 언니는 말없이 자기 담요를 나에게 덮어주었어요. 그리고는 묻더라고요. 많이 슬프니? 그 말에 갑자기 가슴 속이 울컥 하더니 눈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거 있죠. 난 정말 그렇게 원 없이 울어본 건 처음이었어요.

 조금 진정이 되고 나서, 전 제 이야기를 언니에게 줄줄줄 늘어놓았어요. 처음 보는 사람이었지만 왠지 언니에게는 뭐든지 말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저는 이따금씩 딸꾹거리면서 횡설수설 이야기를 했지만 언니는 잘도 들어주더라고요. 그래. 그랬구나. 알겠어. 언니는 내 하소연을 한참 듣더니, 이런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이었어요.

 나는 어떤 세상을 보았어. 그 시대에는 시간여행기가 사람들 사이에 유행처럼 퍼져 있었지.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시대에서 도망쳐 다른 시대로 갔어. 그들은 자신들의 시대를 함께 갖고 왔지. 낡은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을 그 시대에 뿌려 놓았어. 먹물에서 도망쳐 나온 먹처럼, 먼지구덩이에서 나온 먼지 알처럼.

 하지만 아무도 자신들의 시대에서 도망칠 수 없었어. 그들이 싫어했던 모든 것은, 결국 그들 자신이 만들어 놓은 것이었으니까. 그들은 자신들이 다른 시대에서 왔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했어. 시간의 흐름을 알지 못하고, 시대를 읽지 못하고, 자신들이 떠나온 시간에 머물렀지.

 과거에서 온 어른들은 아이들이 자신들보다 영리한 줄 모르고, 부끄러움도 모르고 과거의 방식으로 가르치고 있었어. 자신들이 아는 것을 모두 아는 줄도 모르고, 자신이 경험한 것이 모두 지나간 시대의 것인 줄도 모르고, 너희들의 시간을 낭비하고, 옭아매고, 어리석은 일에 시간을 들이게 만들고, 낡고 고루한 가치관을 강요하며 자신들이 너희들의 인생의 선배고 많은 것을 아는 사람인 척 했어. 자신들이 과거의 사람들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그 이야기들 듣고 나서 나는, 집에 돌아가 가만히 엄마를 지켜보았죠. 언니 말이 맞았어요. 엄마가 좋아하는 노래는 전부 칠십 년대 노래였어요. 엄마가 즐겨 입는 옷은 이십년 전에나 유행하던 옷이었어요. 엄마는 전기밥통을 싫어해서 꼭 솥에다가만 밥을 지었어요. 맨날 내가 컴퓨터 앞에 앉을라치면 불같이 화를 내면서 전기 코드를 뽑아서 어디론가 숨겨 버렸어요. 그리고 항상, 내가 좋아하는 만화도 영화도 못 보게 하고는 그저 공부하라고만 다그쳤어요.

 엄마의 비밀을 알게 된 나는 더 이상 엄마가 화내도 혼내도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엄마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 다 널 위해서 그러는 거야. 성적만 올라봐라. 니가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어. 학교 선생님도 마찬가지였죠. 그래서 나는 시키는 대로 하는 척 하고는 방에 틀어박혀 책을 읽고 음악을 들었어요. 그리고 답답하고 힘들 때면, 또 놀이터로 갔어요. 그러면 신기하게도 언니가 나타나는 거예요. 우리는 제각각 담요를 들고, 먹을 것이 담긴 검은 비닐봉다리를 들고, 별 말 없이 앉아 있다가, 느닷없이 툭 하고 말을 걸곤 했지요. 하루는 문득 궁금해졌어요. 언니는 왜 여기로 와요? 터널이 좋아요? 그랬더니 언니는 한동안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다가, 이렇게 말했어요. 여기는 우주 같이 생겼거든. 저는 어리둥절해졌어요. 무슨 소리에요, 우주가 이렇게 생겼어요? 내가 그렇게 물어보자 언니는 주머니 속에서 수첩을 꺼내 자기 일기를 보여주었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원기둥 모양이며, 가운데 축을 중심으로 4분에 한번씩 회전하고 있다. 세상이 그렇게 빨리 회전하는 이유는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 어쨌든 그 덕분에 사람은 땅에서 떨어지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이다. 절벽에서 사다리가 기울어져서 떨어지고, 지표에서 끊이지 않고 바람이 부는 것도 같은 이유다. 땅이 회전함에 따라 공기도 같이 회전하니까. 지하로 내려갈수록 중력이 커지는 이유도, 회전축으로부터 멀어져 감에 따라 원심력이 점점 커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의 모습이다.

 무슨 소린지 잘 알 수는 없었지만, 저는 그때 느꼈어요. 아, 세상엔 내가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구나. 알고 싶다, 배우고 싶다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학교가 끝나면 엄마 몰래 학원 대신 시립도서관에 가기 시작했죠. 열람실에는 시험공부하는 애들이나 고시공부하는 언니오빠들이 많이 있었지만, 서고는 항상 텅텅 비어 있어서 완전 내 차지였거든요. 거기서 나는 마음껏 책을 읽었어요. 001로 시작하는 책들부터 읽기 시작해서 540번쯤 되었을 때까지만 해도 저는 너무나 행복했죠. 하지만 저는 끝내 600번대로는 못 넘어가고 말았어요.

 고등학교에 떨어졌거든요.

 사실 전 그 학교에 가고 싶지도 않았고 그럴려고 말도 안되는 공부를 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그러니까 사실은 떨어질 줄 알았던 거죠. 근데 엄마는 철썩같이 내가 붙을 거라고 믿었던 건지 무슨 초상난 것처럼 울다가, 떨어질 리가 없다면서 내 방을 샅샅이 뒤진 거에요. 그리고는 도서관 회원 카드를 발견하고 말았던 거죠. 엄마는 도서관에 가서 내가 무얼 했는지 알아내고는 불같이 화를 냈죠. 저의 행복했던 시절은 끝나고 말았어요.

 그 뒤로는 놀이터에 가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제가 어디를 갈라치면 항상 엄마는 행선지를 물었고, 내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었고, 심지어 따라오기도 했거든요. 아마 할 수만 있었으면 위성추적장치도 달았을 거예요. 그땐 그런 게 없었기에 망정이죠.

 하지만 엄마가 계모임에 가거나 할머니 댁에라도 가는 날이면, 저는 어김없이 담요를 집어 들고 놀이터로 향했죠. 엄마가 알면 나를 아예 집안에 가둬둘 일이었지만, 나에겐 정말 중요한 거였어요. 언니를 만나지 못했다면 아마 난, 차들이 질주하는 도로로 뛰어들거나 아니면 거기까지 갈 것도 없이 우리 집 현관에서 바로 아래로 뛰어내렸을 지도 몰라요. 십삼 층이니 확실하게 죽을 수 있었겠죠. 하지만 언니를 만나고 오면 왜인지 내 머리는 시원해지고, 가슴은 따뜻해지고, 이유를 알 수 없는 의욕이 솟아나 내가 왜 죽어버리겠단 생각을 했는지 우스워졌죠.

 그래서 하루는 언니에게 물었어요. 언니, 언니는 초능력자에요? 그랬더니 언니는 황당하다는 듯 웃었죠. 그리고 말했어요. 왜 그런 생각을 했니? 그래서 나는 대답했죠. 항상 내가 여기 있으면 귀신같이 알고 찾아오잖아요. 난 처음엔 언니가 맨날 오는 줄 알았는데, 일없을 때 지나가면서 보면 아무도 없던데요.

 니가 날 불렀거든.

 나는 무슨 소린지 알 수가 없었어요. 나도 초능력자라는 말인가요. 그러자 언니는 빙그레 웃으면서, 눈을 감아 보라고 했어요. 나를 불러 보겠다고. 그리고, 난 그걸 느꼈죠. 정말 그때의 충격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거에요.

 그 순간, 심장이 뭔가에 얻어맞은 것처럼 펄쩍 뛰었다.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공기가 진동하고… 파도가 해일처럼 나를 뒤엎어 빠뜨려 놓고, 한 번 물러가더니 다시 폭풍처럼 몰아쳐 대기 시작했다. 머릿속에 망치로 두들기는 것처럼 진동하고 있었다. 내 귀로 뭔지 알 수 없는 것이 정신없이 몰아쳐 들어왔다.

 이젠 그게 무언지 알죠. 내가 언니를 부르고, 언니가 나를 위로해주고, 또 내가 엄마와 다른 어른들의 거짓을 간파하게 만들어준 것. 원래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언니나 나같은 사람들만 느끼고 또 쓸 수 있는 힘 말이에요. 하지만 언니는 나에게 힘을 숨기라고 했어요. 사람들에게 들켰다가는 정말로 이상한 애 취급을 받게 된다고요. 자칫하다간 정신개조를 당할 수도 있다고요.

 스카이돔에서는 키바의 아이들을 몇 명 데려다 교육을 시켜 보려고 했지만 이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의 지능은 너무나 뒤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스카이돔의 언어조차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들은 공부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몇 주를 견디지 못하고 울며 집으로 도망쳤다. 키바의 아이들을 교육시켜 본 학자들은 키바에 조금이나마 '똑똑한' 아이가 태어나도록 '품종개량'을 시키지 않으면 두 사회의 간극을 좁힐 방법은 없을 거라고 발표했다.

 무서운 얘기였죠. 그러면서 언니는 말해 주었어요. 이건 옛날이야기가 아니라고요. 세상에는 그런 '개량'기관들로 가득 차 있다고 말이에요. 몇 시간이나 화장실도 못 간 채 서서 웃기만 하게 만드는 기관, 하루 종일 한 자리에 앉아서 똑같은 질문에 똑같이 대답해주게 만드는 기관, 아무 의미도 없는 숫자들의 오르내림을 예언하게 만드는 기관, 사람들에게 이 세상은 지옥이라는 환상을 보여주게 가르치는 기관… 아차 하고 정신을 놓으면 그렇게 개량되어버리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라는 거죠.

 아, 조금만 더 언니와 있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제가 이제 막 저의 힘을 자각하기 시작하고, 세상을 이해하기 시작하고, 비로소 해야 할 일을 찾아낼 것만 같았는데 말이죠. 하지만 언니는 떠나야 했어요. 언니가 떠나기 전날 밤, 우리는 마지막으로 만났어요. 나는 스무 살이 되었고, 언니는 처음 만났던 모습 그대로였죠. 이제 난 가야 돼. 나는 울었어요. 왜, 왜 가야 되나요.

 2만 년이나 기다렸어. 다시 인간이 우주로 진출할 때까지. 너무 오래 걸려서, 이번에는 다시는 인류가 우주를 돌아보지 않을 줄 알았어.

 그리고 다음날 전, 명왕성으로 향하는 무인우주선 발사 소식을 뉴스에서 들었죠. 원숭이 한 마리가 타고 있었다지만, 전 분명 언니가 거기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언니는 누구였을까요. 외계인이었을까요, 천사였을까요, 초능력자였을까요?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알 수 있어요. 언니가 이 우주 어디에 있든, 아니면 우주가 아니라 다른 곳에 있든, 내가 처음 언니를 불렀던 것처럼 언제든 내 안부를 전할 수 있다고요. 그리고 저 역시, 언니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는 걸 말이에요. 이따금씩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두근거리는 느낌이 올라올 때면, 아, 언니는 잘 살고 있구나. 나도 그래야겠다. 하고 생각을 하지요.

 성하는 의자에 몸을 고정시킨 채로 우주를 올려다보았다. 여전히 검은 침묵의 우주가 펼쳐져 있었지만, 그는 우주가 영혼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은, 그의 주위를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이동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혔다. 또 언젠가 자신의 수명이 다했을 때, ― 시간의 흐름조차도 느껴지지 않는 짧은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는 것도.

 보고 싶은 언니. 전 잘 살고 있어요. 언젠가 우리 꼭, 다시 만나요. 그때까지, 안녕.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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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da 09.04.25 02:17 댓글 수정 삭제
    맙소사. 뭐라고 화답해야 할지. 앞 부분을 읽다가 놀라 눈을 깜박이며 몇 번 되돌아갔어요. 소설의 감상으로 소설을 써 주시다니..... 이런 감상을 생애에 다시 받을 수 있을까요. ... 멀리 가는 이야기뿐 아니라 다른 소설도 모두 읽어주시고. ... 이 멋진 소설에 댓글만 남기는 것이 죄송스러울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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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명훈 09.04.25 09:32 댓글 수정 삭제
    오오오. SeeReal님 한 건 하셨군요. ida 언니 깜짝 놀라셨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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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s 09.04.25 10:02 댓글 수정 삭제
    와 소설로 쓴 소설 감상이라니!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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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da 09.04.25 10:49 댓글 수정 삭제
    '스완'(...)에서 발레를 보고 난 소녀가 그 감상을 춤으로 표현하자 공연하신 분들이 그 어떤 찬사보다도 기쁘다고 해 주는 장면이 있는데... 정확히 그래요. 어떤 찬사보다도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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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희 09.04.27 23:23 댓글 수정 삭제
    정말 좋아하는 소설에 대한 정말 재미있는 리뷰. 감사합니다. ida님도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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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ereal 09.04.28 16:26 댓글 수정 삭제
    ida // 스완!! 히지리 마스미에 비교되다니!! 그럼 이제 전 그동안 어설프게 배워서 생긴 악습들을 지옥훈련 끝에 청산하고 SF와 판타지를 두루 섭렵한 후 한국 장르문학계의 신성이 되면 되는 건가요?

    아무튼 이다님, 사랑합니다.

    배명훈, as, 주희 // 이 리뷰는 사실 소설의 저자와 이미 소설을 읽은 분들을 독자로 상정하고 쓴 것이랍니다. 알아주시니 여한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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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da 09.04.28 17:42 댓글 수정 삭제
    아... 아니, 전 합평회 자리에서도 스완의 한 장면이 떠올라버렸는데. '아니, 그런 것을 순식간에 자기것으로 만들어버리다니. 그렇다면 ... 끊임없이 성장할 타입?'
    ... 그리고 그 옆에는 중심집중선과 놀라는 배경인물들과 장미꽃이 화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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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eReal 09.04.29 22:47 댓글 수정 삭제
    알렉세이...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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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da 09.04.30 14:23 댓글 수정 삭제
    컥... 알렉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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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둥실 09.07.27 23:03 댓글 수정 삭제
    굉장히 굉장히 굉장히 소설을 보고싶게 만드는 감상문이에요 T,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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