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문학동네
나는 이 책이 왜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는지 잘 모르겠다. 킹카 남자친구를 둔 물리학과 여대생이 자기보다 나이가 두 배 많은 남자 교수에게 로맨틱한 애착을 갖는 표제작은 끔찍했다. 작가가 백인 남자 교수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심너울)
위대한 침묵
해도연, 그래비티북스
해도연은 ‘세계’와 ‘사건’이 무기인 작가다. 이 책에 수록된 단편들 역시 매력적인 세계와 긴박한 사건들로 채워져 있다. 네 편 모두 유일한 단점이 짧은 분량이라고 생각될만큼 밀도 높은 완성도와 재미를 보장한다. 특히 <위그드라실의 여신들>과 <위대한 침묵>은 장편으로 확장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풀어놓은 설정에 비해 마무리되지 않는 꼭지들이 많다고 느껴졌다. 아무튼 앞으로 하드SF가 원래 어려운 장르라는 말은 하지 말자. 이 책이 완벽한 반례가 되어줄테니까. (이경희)
논픽션
글이 만든 세계
마틴 푸크너, 까치
인류 역사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한 텍스트에 대한 이야기. 각각의 이야기가 더 상세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러면 책의 볼륨이 너무 커졌겠지. 활자중독자들과 이야기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좋다. (갈원경)
SF 작가입니다
배명훈, 문학과지성사
작가 배명훈의 에세이. 그가 얼마나 SF를 사랑하는지, 얼마나 진심으로 작가라는 직업을 대하는지 알 수 있어 좋았다. 오랜 기간 한국SF를 대표해야 했던 무게감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다행이라면 지금은 무게를 나눠 짊어질 작가들이 많이 늘어났다는 점일까. 이제는 한사람의 작가 배명훈으로서 더 자유롭게 더 많은 이야기를 창조해주기를 기대한다. (이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