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
원전유서
김지훈, 지식을 만드는 지식
작가에 대한 칭찬이 대단하다. 유명한 투수나 혁명적인 뮤지션에 빗대어 지기도 한다. 지금은 뜸하지만 한 때는 연극계의 총아이자 블루칩이었다. 4시간이 넘는 분량을 시적인 언어/대사로 풀어내 희곡이다. 장광설이 특기이지만 언어는 가볍지 않고, 시적인 이미지로 가득 차 있다. 주고받는 대사도 재치가 번뜩인다. 언어가 씹히며 찰지다. 문제는 서사인데...작가의 다른 연극 작품과 항상 서사(플룻)/메시지가 비슷하다. 그리고 본 희곡의 서사문제는...대사가 장광설이고 시적이다 보니 서사 포인트를 잘 못 잡는다.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어떻게 다시 복구 되는지 포인트를 잡지 못한다. 이는 장광설이 길어 독자가 지친 탓도 있다. 두 번 읽어보니 이제야 이해된다. 아! 물론 캐릭터도 장광설 때문에 감정이 오히려 밀려나기 때문에 이입이 잘 안 된다. 희곡/연극들이 관념적이어서 유연하지 않고, 인공적인 면이 있는데 이 작품도 그러하다. (유이립)
뇌우
차오위, 민음사
중국 근대 문학 작품(희곡)중 하나로 중화권 내에서 고전이다. 고전이 으레 그렇듯 원형이 되어 영화 황후화와 그 외 작품들에 영향을 줬다. 희곡은 시나리오, 소설과 달리 정보전달이 제한돼 있다. 게다가 서사와 시, 이미지 사이에 있기에 쓰기가 매우 힘들다. 만약 주위에 등단한 희곡작가가 있다면 한 수 배울 게 많을 것이다. 이 희곡은 서사가 매끄럽고 능수능란하다. 결정적으로 희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사인데...대사의 정보전달과 캐릭터 전달이 뚜렷하다. (유이립)
사가 Vol. 1
브라이언 K. 본 글, 피오나 스테이플스 그림, 시공사
왜 표지에 명사들의 추천사를 넣었을까? 서점에 배포된 3권을 보니 비판을 수렴하여 명사 추천사는 뺀 듯하다. 브라이언 k 본을 더라스트맨 때부터 알아왔다. 나만 아는 코쟁이 작가였는데...너무 메이저가 돼서 섭섭하다; 너나 할 것 없이 호들갑스럽게 이 작품에 대해서 칭찬하지만...사실 서사나 캐릭터, 그림 등은 브라이언 k 본의 전 작품들을 봤다면 그다지 충격적이고 센세이션 하지 않다. 소재나 세계관도 마법과 과학이 뒤섞인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기시감이 있다. (유이립)
닌자 슬레이어 4
브래들리 본드, 소미 미디어
작품의 외적인 상황(?) 때문에 번역이 늦어진 걸로 추정 된다; 한 때 닌자뽕을 맞아서 열광했었나? 시간 텀을 두고 보니 처음의 신선한 체험이 많이 마모됐다. 하지만 에피소드 단위로 전개되면서 서사가 비슷하기는 해도 매너리즘에 빠져 겹치지 않는다. 노골적인 서사 재복사 없이/다양한 캐릭터 등장과 함께 길게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구성능력은 주목할 만하다. 익숙해져서 이제 더는 신선하고 충격적이지 않지만...왠지 다음 작품이 나오면 또 살 것 같다. B급의 묘미는 다 알면서도 계속 찾아가는 것이다. (유이립)
논픽션
바이오닉 맨
임창환, Mid
쉬운 글투와 다양한 예시로 '인공신체'를 다가가기 쉽게 설명했다. 사이보그에 대한 오래된 상상력이 현실에서 얼마나 놀라운 형태로 실현되었는지 SF에 대한 저자의 풍부한 지식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앤윈)
페미니즘, 왼쪽 날개를 펴다
낸시 홈스트롬 엮음, 메이데이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회주의 페미니스트들의 저작을 모아놓았다. 여성을 억압하는 구조란 무엇인지, 페미니즘의 교차성(횡단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계급정치와 섹슈얼리티는 여성들 사이에서 어떻게 구성되는지 등 다양한 쟁점들에 대해 사회주의적 해석과 전망을 내놓는다. (앤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