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
아스타틴
장강명, 에픽로그
활극처럼 묘사되다가 말미로 치닫을 수록 복제되지 않는 '본질적인 것'에 대한 이야기로 수렴된다. 젤라즈니 같은 요소가 곳곳에 보이지만, 오래 된 분위기가 또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앤윈)
저 이승의 선지자
김보영, 아작
SF는 '미래'와 '기술'에 대한 이야기지만 그렇기에 확장된다면 결국 어느 지점에서는 '종교'와 맞닿는다. 작가의 가장 큰 강점인 경이감의 영역에서 이전의 모든 한계를 뛰어넘었다. 경계가 무너지는 아름다운 이야기. (앤윈)
그레이브 디거
다카노 가즈아키, 황금가지
다카노 가즈아키는 저번에 코멘트한 13계단처럼 사회적인 소재를 제시한다. 어느 편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주제와 진정 인간을 아끼는 인본주의자이다. 그레이브 디거라는 소재를 끌어내어 주제에 맞게 기능을 결합시키는 작업은 작가가 얼마나 사회에 대해 고민했는지 느끼게 한다. (유이립)
하우스 오브 카드3
마이클 돕스, 푸른숲
어떻게든 시리즈 처음을 보면 끝을 내려 하지만 이번 편이 재미가 없어 한참 예전에 봉인해뒀다. 무엇이 이끌었는지 모르지만 다시 꺼내어 읽어보니 섣불리 판단했다는 걸 알았다. 초반에 느리게 진행되기에 재미가 없었는데 전체적으로 천천히 진행되어 주인공이 최후마저 느리게 도달하는 걸 보니 참 훌륭한 균형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권력자가 한 번에 목이 떨어지는 건 판타지다. 사방에서 고립되어 서서히 말려 죽이는 방법 밖에 쓸 수 없어야 진정 권력자라 할 수 있다. 보는 내내 주인공을 응원했다. 어설픈 선한 자들과 약한 놈들을 잡아먹고 불사조처럼 부활하라고…주인공이 최후를 준비하며 후임자를 지정하는 방식은 진정한 마키아벨리주의자라고 칭송 받을 만하다. 권력의 마에스트로의 일대기가 끝났다. (유이립)
스타 타이드 라이징
데이비드 브린, 열린책들
‘어, 여기서 끝?’이라고 느낀 게 비단 나뿐이 아니기를. 떡밥만 잔뜩 던져놓고 제대로 해결이 안 된 느낌인데…. 이왕 이렇게 된 거 열린책들은 지성화 시리즈를 더 내주기를 바람. (pilza2)
아직은 신이 아니야
듀나, 창비
의도했든 안 했든 이 배터리 세계관은 듀나의 작품 중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설정이 되었다(현재 장편도 연재중). 뒤로 갈수록 초기 듀나의 무국적 하드SF 성향이 진해져서 좋았음. (pilza2)
논픽션
문단 아이돌론
사이토 미나코, 한계레출판
비평은 세상을 보는 다양한 방식이다. 하루키를 게임 RPG에 비유하고, 무라카미 류를 신문소재 공장장으로 풀어냈다. 개인적으로 무라키미 류를 풀어낸 해석에 동의한다. 한 때 나쁜 남자로 잘 놀고, 나이 먹어서는 훈계질 하는 류는 과대평가됐다. (유이립)
시나리오 쪼개기
토드 클릭, 비즈앤비즈
시나리오 형식에 대해 공부하면 할수록 소설가들은 참 편하게 작업한다고 생각한다. 시나리오는 배우의 변덕, 예산, 제작기일, 흥행, 매체 특성상 시간 분단위로 쪼개지는 스토리 같이 외부조건에 실시간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시나리오 작가들은 많은 압박과 악의적인 방해와 여러 이기심 속에서 자신의 길을 지켜내거나 어렵게 타협한다. 그에 비해 일부 게으른 소설가들은 편하게 작업한다. 외부조건을 고려하지 않거나 혹은 너무 단순하게 고려하여 소설을 쓰고는, 작가주의나 마음이 가는 길이라 포장한다. 어떠한 제약조건이 없는 편한 작업 스타일을 동경하면서도 제약조건이 제일 악독하고 저급한 상업적인 플랫폼(웹소설 등)에 어떻게든 발을 디디려 한다. 내가 시나리오를 배운다 했을 때 아는 소설가들이 그랬다. 뭘 배울 게 있다고? 단순히 이름 쓰고 대사 쓰면 성립되는 매체인 줄 안다. 그 착각에 대한 답이 이 책에 있다. (유이립)
지름신의 사도들이여..... (애초에 유혹에 약한 자가 뻔뻔하기도 하죠)
한가한 토막에 댓글 달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