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
노바
새뮤얼 딜레이니, 폴라북스
차 타고 여행 가는데 창밖 경치는 안 보고 운전하는 분 인생 이야기만 듣는 기분. 휴고상 후보였다지만 수상하지 못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차라리 동년 수상작인 '잔지바르에 서다'가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pilza2)
코즈믹
세이료인 류스이, 비고
그간 늘 분책을 싫어한다고 말해왔지만 막상 벽돌(?)을 보니 접근하기 망설여진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술술 읽힌다. 장황한 군더더기가 많아서 노련한 프로 작가라면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을 듯. 데뷔작이라 그런지 큰 야심과 높은 이상은 느껴지지만 능력 부족으로 잘 구현하지 못했다는 느낌. (pilza2)
논픽션
장인과 닥나무가 함께 만든 역사, 조선의 과학기술사
이정, 푸른역사
새해 첫 책은 <장인과 닥나무가 함께 만든 역사, 조선의 과학기술사>. 한지를 중심으로 조선사의 여러 부분을 짚어내는 역작. 닥나무라는 환경이 미친 영향에서부터 백성들의 협상력, 실학자들의 이데올로기까지 아우른다. “근면한 이주자”라는 개념은 너무도 민중적이어서 감동. (이서영)
슈리성으로 가는 언덕길
요나하라 케이, 사계절 출판사
읽는 동안 숨을 몇 번 크게 들이쉬고 몇 번 울었다. 류큐와 오키나와에 대해 많은 걸 이해하게 하지만 무언가를 사랑해서 삶을 거기에 바치는 사람의 이야기기도 함. 올해의 첫 완독책이 이 책이라 기쁘다. (2023.2) (이서영)
사도 바울
알랭 바디우, 새물결
노조법 단식투쟁이 끝나던 날 책을 집어들었다. 너무 분했기 때문이다. 집어치우고 싶을 때 바디우는 언제나 힘이 되었다. 법은 삶을 폐하고, 삶은 혁명적 사건이며, 신은 존재를 폐하기 위해 비존재를 선택했다. 투쟁하는 우리는 신의 동역자라고. (2023.2) (이서영)
연대하는 신체들과 거리의 정치 - 집회의 수행성 이론을 위한 노트
주디스 버틀러, 창비
다정한 책이었다. 거리에 서 있는 이 비루한 몸들을 그저 몸이 아니라 거리와 연결된, 세계와 연결된, 다른 몸과 연결된, 연결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존재로 발견해 줘서 기뻤다. (2023.2) (이서영)
법의 무지
알리싸 리 존스 외 8명, 인간사랑
법철학 X 정신분석학의 싱기방기한 콜라보. 명령하는 주체로서 ‘법’의 존재가 동시에 법을 파괴하는 ’비-법‘을 담지한다는 게 희망찼으며, 수간과 동물에 대해 오래 생각했다. 역시 이런 건 안티고네를 다룰 수밖에 없나봐. (2023.2) (이서영)
격정의 문장들 - 상언에서 독자 투고까지, 여성들의 목소리를 찾아서
김경미, 푸른 역사
가로지름, 협상, 누더기가 되는 규범과 그 규범 아래 자신을 위치짓는 개인을 조망하는 게 매력이 없을 수가 없다. 사대부이자, 남인이자, 민족이자, 국민이자, 개인인 여자들. (2023.2) (이서영)
자동화와 노동의 미래 - 탈희소성 사회는 어떻게 실현되는가?
아론 베나나브, 책세상
기술과 노동에 관한 책인 줄 알았는데, 이건 미친 선동가가 쓴 미친 선동문이고 선동되고 말았다. 분석은 쌓아올려지고, 대안은 제시되며, 독자는 꿈을 꾸는데, 이게 왜 비문학인지? (2023.2) (이서영)
좌파의 길 - 식인자본주의에 반대한다
낸시 프레이저, 서해문지
분할, 의존, 책임 회피, 불안정화라는 네 개의 틀을 가지고 현재의 자본주의가 처해 있는 위기의 복잡성을 분석한 책. 노골적이지 않은 '가스라이팅적 착취', 공정을 가장하는 착취가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고, 이는 돌봄과 기후위기의 영역에까지 나아가 닿기에 매우 적절한 기준틀이었다. (2023.11) (이서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