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유린은 버스에서 내렸다.
  주위엔 같은 또래의 여자아이들이 많았다. 앳된 얼굴이었다. 그들도 막 내린 참이었다.
  유린은 통지서를 꺼냈다. 재질이 좋아 아직도 날카로움이 살아 있는 종이였다. 유린은 통지서를 다시 읽었다. 벌써 여러 번 살핀 내용이었다. 왼쪽 상단에 유린의 이름이 있고, 그 아래에 개성 없는 글씨체가 인쇄되어 있었다.

『축하합니다. 귀하는 금년도 검사 대상자입니다. 지정된 검사장에서 신체 등급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검사를 거부할 경우 받게 되는 민, 형사상 처벌은 다음과 같습니다….』

  빼곡한 처벌 항목은 발신기관명 바로 위에서 끝났다.

『……孕務廳.』

  아이밸 잉, 일 무, 잉무청.
  이 기관은 유린의 어머니가 유린만한 나이였을 때 생겼다. 결혼 및 임신을 기피하는 사회 풍토가 몇 십 년 동안 이어지자, 이 나라는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인구성장률은 수 세대 전부터 마이너스 두 자리 대를 기록했고 사회는 성장 동력을 잃었다.
  비상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범국민적 합의가 형성됐다. 그 결과 정부는 의무 임신제도를 도입했다. 잉무청은 의무 임신제를 관리하고 시행하는 정부기관이었다. 이 나라 여성은 성인이 되기 전, 주민등록증보다 잉무청 통지서를 먼저 받는다. 신체 건강한 여성이라면 누구라도 인구 생산에 동참해야 했다.
  잉무청 사람들은 열심히 일했다. 덕분에 국가는 위기로부터 탈출했다. 인구성장률은 참으로 오래간만에 음에서 양으로 돌아섰다.
  유린은 사회 수업 시간에 배운 헌법 구절을 떠올렸다.

-모든 국민은 국방의 의무를 진다.
  -모든 여성은 잉태의 의무를 진다.

  인구 생산은 국방의 중요한 요소였다. 그리고 남성에겐 불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과거, 병역의 의무가 여성에겐 불가능했듯이.
  그 시절의 헌법엔 국방의 의무 관련 조항에서 여성 대신 남성의 추가 의무가 명시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로 인해 남녀는 소모적인 논쟁을 반복했다. 하지만 전자동 방위 로봇 시스템의 완성으로 그런 논쟁들은 무의미해졌다. 남성들은 세금을 내서 국방의 의무만 다하면 됐다.
  그런데 전자동 로봇들은 임신하진 못했다. 임신은 인간 여성들만의 특권이었다. 그래서 의무 임신제에 대한 논란은, 의무 병역제가 시행되던 시기의 논란보다 기세가 약했다. 이윽고 유린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던 즈음엔 논란 자체가 사라졌다.
  신체검사장은 도로 맞은편에 있었다. 횡단보도의 불이 바뀌길 기다렸다가 유린은 길을 건넜다. 또래 여자아이들도 머뭇거리다 같은 방향으로 걸어갔다.
  검사장 입구에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잉무청의 캐치프레이즈가 적힌 현수막이었다.

『국민 감동. 안전하고 즐거운 의무 임신~♡』

  하트를 넣자고 한 건 누구의 아이디어였을까. 유린은 그렇게 생각하며 검사장으로 들어갔다.


  진행원이 여자아이들에게 설문지를 나눠주었다. 유린도 설문지와 컴퓨터용 싸인펜을 받았다. 그녀는 문항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 …당신은 성적(性的)으로 처녀입니까?   예 / 아니오
  5. 과거에 임신 경력이 있습니까?   예 / 아니오
   있다면 임신 후 결과는 어땠습니까?   1)분만  2)유산  3)낙태
  6. 음주나 흡연을 한 적이 있……』

  유린은 해당 항목들에 표시했다. 펜을 사각거리는 소리가 대기실에 가득했다.
  유린은 솔직하게 적었다. 꾸며내는 쪽이 더 힘들었다. 하지만 어떤 여자아이들은 거짓말을 잘했다. 술, 담배는 물론 마약까지 복용했다고 적기도 하고―일부에겐 거짓이 아니었겠지만―, 정신감정용 설문을 엉망으로 풀기도 했다.
  정부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임산부를 원하진 않았다. 그러나 설문에서 부적합 판정이 나더라도 철저한 검증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검증까지 통과할 수 있는 여자아이라면 아주 운이 좋거나 아주 든든한 빽이 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유린은 운도 빽도 없었다. 그리고 이 나라 여성의 의무를 저버릴 생각도 없었다. 그녀는 모범생이었다. 모범생들은 권리를 주장하려면 의무를 다해야 함을 알고 있다. 어차피 검사장에서 의무 임신 면제 판정을 받은들, 그 기록은 개인정보에 영구히 남는다. 의무 임신을 하지 못할 정도로 몸과 정신이 상한 여자를 반기는 직장은 없을 것이다. 친목 모임에서도 마찬가지다. 잉태소를 퇴소하지 않았다는 게 밝혀지면 다들 색안경을 쓰고 보기 마련이다. 빽을 썼다는 둥, 겉만 멀쩡한 병신이라는 둥. 당사자 앞에서 내색하진 않겠지만.
  진행원이 설문지를 걷어 갔다. 유린은 지시에 따라 다른 여자아이들과 함께 일어났다. 진행원은 그들을 탈의실로 안내했다.


  사촌 언니에게 신체검사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다. 사촌 언니는 병원에서 받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잉무청이 배급하는 속옷을 입어야 한다는 점만 빼면.
  유린은 농담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탈의실에서 옷을 벗은 뒤, 농담이 아니었음을 알았다. 여자아이들은 서로를 힐끔거렸다. 진행원들은 무표정했다.
  유린은 잉무청 마크가 찍힌 국방색 팬티와 브래지어를 입었다. 조그만 문구도 적혀 있었다.

『이 물품은 국민의 세금으로 제공됩니다. 다음 사람을 위해 청결히 사용합시다.』

  사촌 언니의 말대로 검사는 평범했다. 키와 몸무게를 재고 피를 뽑고 가슴둘레를 측정했다. 고등학교 신체검사와 비슷했다. 학교에선 검사대에 누워 팬티를 내릴 필요가 없었지만.
  검사관은 다리를 벌리라고 말하더니 무언가로 사이를 찔렀다. 유린은 아픔보단 놀람 때문에 몸을 움츠렸다. 검사관은 단순한 조직 채취라고 유린을 안심시켰다.
  검사관은 여자였다. 당연하다. 이 나라는 인권 국가니까.
  팬티를 올리는 유린에게 검사관이 말했다.

  “이 정도로 아파하면 잉태소에선 어쩌려고?”

  동정과 웃음이 섞인 목소리였다.

  현역 판정을 받은 여자아이들은 가족과 헤어져 잉태소로 들어간다. 그리고 20여 개월간 잉태의 의무를 다해야 했다. 평균적으로 아이 두 명을 낳을 수 있는 기간이었다.
  전자동 로봇 시스템은 임신할 수는 없지만 임신을 시킬 수는 있었다. 정부가 선별한 우량 남성들의 정자가 사정기에 장전됐다. 입소한 여성들은 6주간의 기초 체력 증진 프로그램을 거친 뒤, 사정기를 통해 XY염색체를 제공 받았다. 주입은 임신에 성공할 때까지 주기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아기가 들어서면, 의무 임신부들은 출산 전까지 잉태소 안에서 정부의 보호를 받았다. 의복과 식사가 무료로 제공되는 자애로운 환경이었다. 잉태소 외부의 사회는 태아와 임신부의 정신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이 나라는 인권 국가였기에 의무 임신부들은 몇 달에 한 번쯤은 휴가를 허가 받았다.
  출산은 잉태소 간부들의 축복 속에서 이루어진다. 정부는 신생아를 거둬 공립양육원으로 보냈다. 1차 출산을 마친 여성들은 산후 조리를 거친 다음, 다시 사정기 앞에 누워 2차 임신을 준비해야 했다.
  의무 임신 과정은 안전했다. 사고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사정기의 폭주, 혹은 자연분만 및 강제절개시의 관리 소홀로 발생하는 사망자 수는 1년에 십여 명에 불과했다. 적어도 과거, 남성이 맨몸뚱이로 병역을 수행하던 시대보단 훨씬 낮은 사망률이었다. 자살자 수는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하지만.
  의무 임신제 대신 지원 임신제를 시행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징병제가 끝내 모병제로 바뀌지 못한 이유와 같은 까닭으로 거부당했다. 이 나라는 인권 국가였지만 돈이 남아돌진 않았다. 무엇보다, 지원 임신제를 실시하기엔 주변 강대국들의 인구가 너무 위협적이었다.

  신체검사가 끝났다. 유린은 국방색 속옷을 벗어 수거함에 버렸다. 친구와 함께 온 듯한 여자아이들이 수다를 떨었다.

  “어땠냐?”

  “씨발. 짼 적 있으니까 잘 봐달라고 했는데 얄짤 없이 정상이래, 그 썅년.”

  “븅딱. 소견서로 밀었어야지.”

  유린은 묵묵히 자기 옷을 입었다. 검사관에게 찔린 곳이 화끈거렸다.

  “검사는 아무 것도 아냐. 제일 짜증나는 게 뭔 줄 아니? 퇴소하고 보니까 대학교 남자동기들은 거의 다 취직했더라구. 누군 느긋하게 해외여행까지 하고 졸업했다는데, 그냥 면상을 갈겨주고 싶더라니까?”

  사촌 언니는 그렇게 말하며 두 번의 의무 임신 때문에 늘어진 배를 주물렀다. 언니의 배엔 깊은 흉터가 있었다. 2차 출산이 난산이었단다.
  어떤 여자들은 국방의 의무가 불평등하게 적용되는 게 아니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그럼 남자들은―아직 그것도 몰랐냐고 놀라는 투로, 어른이 아이를 타이르듯이―대답했다.

  “차이와 차별은 다르지. 그리고 잉태소에 우리 세금이 얼마나 들어가는 줄 알아? 정자는 뭐 하늘에서 떨어지나?”

  “여자는 그저그저 애를 낳아 봐야 사람 되제. 의무 임신, 그거 몇 년 더 늘려뿌면 안 되남?”

  잉무청으로부터 면제 통지를 받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궁을 들어내는 것이었다. 실제로 잉태소 입소를 거부하며 적출 수술을 받는 아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유린은 그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았다. 무엇보다, 수술이라면 끔찍했다.
  다 갈아입었으면 나가라고 진행원들이 재촉했다. 오후 검사자를 받기 위해 그들은 서둘러야 했다.


  유린은 대기실에 앉아 등급 판정을 기다렸다. 함께 검사를 마친 여자아이들이 주변에 앉아 있었다. 그들은 번호가 뜨는 전광판과 다른 아이들을 두리번거렸다. 큰 불안과 작은 기대가 교차하는 시선이었다.
  대기실 앞의 대형 스크린엔 공립양육원 홍보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아이들은 의무 보모들의 품에 안겨 활짝 웃었다. 그 아이들이 자라면 정부는 불임부부 가정에 세금 혜택을 주며 입양을 유도하거나, 기피 업종에 분배하여 산업 일꾼으로 육성한다. 방위산업체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의무 병역이 사라지자 자연히 대체 복무도 없어졌다. 방위산업체는 더 이상 매력적인 일자리가 아니었다.
  전광판에서 딩동- 소리가 났다. 누군가의 번호와 함께 신체 등급이 떴다. 4급이었다. 현역인 1, 2, 3등급 보다 한 단계 아래였다. 대기석 뒤편에서 누군가의 환성이 들렸다. 여자아이들은 부러워하며 웅성거렸다.
  잉태소 생활을 해야 하는 현역들과는 달리, 4급 이하의 여자아이들은 입소할 필요가 없었다. 정부가 원하는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기준에 미달했기 때문에 그들은 의무 보모로서 대신 근무한다. 의무 보모들은 공립양육원에 온 아이들을 키우는데, 가끔 현역들에게서 추출한 모유가 부족한 경우가 생겼다. 그럴 땐 의무 보모들도 호르몬제를 투여 받고 추출에 동참해야 했다. 어쨌거나 출 퇴근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현역보다 큰 각광을 받았다.

  딩동-!

  유린의 번호가 떴다. 그녀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귀하의 의무 임신 등급은, 제 1급. 현역 입소가 결정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건강한 아기 낳으세요~♡』

  갑자기 검사관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무서워졌다. 달아나고 싶었다. 그러나 도망갈 곳은 없었다. 유린은 주문처럼 중얼거렸다.
  괜찮아, 2년도 안 돼. 조금만 참으면 돼. 거꾸로 세워도 잉태소 시계는 돌아간다잖아. 사촌 언니랑 엄마도 무사히 퇴소했잖아. 괜찮아, 괜찮을 거야.
  진행원이 등급 판정 확인서를 끊어주었다. 입소 날짜는 나중에 집으로 통보된다고 말했다.

  “혹시 대학에 들어가면 입소 연기 신청서를 내도 돼. 하지만 되도록 빨리 갔다 오는 게 좋아. 나이가 들수록 더 힘들어지거든.”

  유린은 진행원의 설명에 감사를 표한 뒤 검사장을 나갔다.


  정오의 햇살이 쏟아졌다. 하늘이 파랬다. 유린은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핸드폰이 울렸다. 동갑내기 친구 강희였다. 강희 역시 오늘이 신체검사 날이었다. 주거지가 달라서 같은 검사장엔 갈 수 없었다.

  “잘 끝났어? 나도 방금 나왔다. 무슨 놈의 검사가 그리 긴지.”

  강희는 남자애처럼 씩씩했다.

  “몇 급이냐?”

  대뜸 강희가 물었다. 유린이 대답하자, 강희는 한숨을 내쉬었다.

  “너도 재수 옴 붙었는데 나 정돈 아니다. …으휴, 난 3급이야. 혈압이 있다나 뭐라나. 아후~! 쫌만 더 핏대 올렸으면 보모로 빠질 수 있었는데!”

  유린의 위로를 듣는지 마는지 강희는 계속 말했다.

  “그냥 미군들 잉태소에나 지원해볼까? 혼혈아 낳는 게 찝찝하지만 영어는 좀 배울 거 아냐. 지내기도 훨씬 편하다는데.”

  강희의 영어 점수론 지원하기 힘들 터였다. 하지만 유린은 그 사실을 지적해 줄 힘이 없었다. 다리 사이가 아직도 화끈거렸다.

  “야, 오늘 저녁에 만나자. 기분도 엿 같은데.”

  강희가 목소리를 낮췄다.

  “우리… 딱지 떼러 안 갈래? 너도 기계한테 처녀 잃긴 싫지. 응?”



  버스가 도착했다.
  핸드폰을 넣으려다가, 유린은 코트 안의 통지서에 손을 베였다. 금세 피가 솟았다. 유린은 통지서를 구겨 길에 버렸다.
  검사장에서 나온 여자아이들이 줄줄이 올라탔다. 문이 닫히고 버스가 출발했다.

  버려진 통지서에 피가 스몄다.
  붉게.
  점점 더 붉게.

댓글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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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유 08.07.13 19:59 댓글 수정 삭제
    잘 읽었습니다. 이 글에 반대하시는 분들은 대게.. 피해 망상이 심각한 수준이신 것 같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군대와 임신을 먼저 비교하기 시작한 건 여성 폐미니스트들입니다. 특히 여성의 인권을 수호하고 여성의 입지를 대변하며 여성의 입장을 대표하는 여성부와 여성 관련 인권단체에서 나오기 시작한 말이죠. 그렇다고 거기에 대한 반발심으로 이 글을 썼다기보단,
    단순히 문학의 일부로서 발상의 역전을 꾀한 것 뿐인데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순전히 자신의 기분이 나쁘다고 해서 매도하는 것 같아 상당히 보기 안좋군요.

    솔직한 말로 그렇게 보기 싫은 글이라면 안 보면 됩니다. 소설은 어차피 엔터테인먼트고, 입맛에 맞지 않으면 어울리지 않으면 되는 게 엔터테인먼트 아닌가요? 봐 놓고선 열심히 쓴 작가분께 무안 주는 건 좀 잔인한 일이 아닐런지. 일단 예의가 아니죠.

    게다가 제가 보기엔 좋았는걸요.
    창의적인 발상입니다. 발상을 글로 옮기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확실히 역사적으로도 그런 시도 끝에 벌떼같은 사상가의 비난을 받고 매장됐던 작가들이 상당수 있습니다만..

    후대엔 명작으로 남아 있는 작품들이 많죠.
    지금 자신들이 카발리스트 같은 짓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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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앙 08.07.19 04:55 댓글 수정 삭제
    소설은 수수께끼가 아니지요... 어쨌든 반쪽의 지지는 얻은 이야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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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da 08.07.30 14:46 댓글 수정 삭제
    땅콩샌드 : 정신나간 꼴페 -> 이거 누구한테 하는 말씀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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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da 08.07.30 15:28 댓글 수정 삭제
    앞에서 한 번 썼죠.

    제가 이 글을 좋아하지 않은 까닭은 작가의 의도가 어쨌든간에 소설이 '성대결'에서 멈췄기 때문이라고요. 그러므로 이 글은 (작가의 의도가 어느 방향이든 간에) 결과적으로 '성대결을 유발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좋은 생각으로 썼다고 해도 좋지 않은 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남녀 모두의 공통된 고민이어야 할 <군대와 임신>이 '성대결'이 된 것이 우리 사회의 가장 바보스러운 비극 중 하나니까요.

    적어도 그 예상은 사실로 드러났군요. 괜히 들어왔다가 기분만 나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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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재소년 08.12.30 01:49 댓글 수정 삭제
    꽤 오래지난 글인데 엄청난 조회수에 이끌려 보다가 재미난 논쟁을 발견했네요.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제가 남자라서 혹은 아직 결혼을 안해서 이 글이 불쾌하지 않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앞으로 아이를 갖고 다시 읽어도 불쾌하지 않을 거 같군요.

    오히려 창작의 소재에 대한 비판을 넘어 작가에 대한 모욕적인 언사까지 스스럼 없이 내뱉는 몰상식한 독자들이 오히려 소재보다 더 거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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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ylock 09.12.27 20:34 댓글 수정 삭제
    우리는 아직 소설의 결말을 보지 못했다. 섣불리 단정짓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상대의 시점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페미니스트'나 '피해의식'을 운운하는 분들은 반성한 필요가 있다는 게 나의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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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윈 10.03.19 19:43 댓글 수정 삭제
    너무 논쟁적인 글인 거 같아서 안 읽고 있다가 오늘 미용실에서 염색하는 거 기다리느라 읽었네요. 그런데... 전 좋은데요? 군대와 임신을 단순 비교하는 게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당연히 생각하지만, 여성의 신체가 '기계' 취급받고 있는 건 사실이죠. 아이를 낳는 기계로, 지금처럼 낙태도 못하게 하고, 애 낳으라고 강요하는 현 상황이 극단적으로 치닫는 걸 상상한다면... 환상이 현실의 거울이라는 거울의 취지에서 봤을 때 - 분명히 경고가 될만한, 훌륭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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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7.24 23:05 댓글 수정 삭제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이 글을 쓰신 분도 임신과 군대를 똑같이 보시지는 않을 것 같아여. 사실 그렇게 보는 사람들을 향해 쓴 글인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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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c 10.08.02 11:44 댓글 수정 삭제
    정상적인 사람이면 임신과 군대를 동일선상에서 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군대 다녀온 남자들도 그렇고 안다녀온 사람들도 그렇고 이 이야기들이 꼴페미들이 차별발언이라고 임신문제 꺼내들고 나온게 시작입니다. 글 읽으면서 군신체검사 할때 하고 비슷하게 적용한걸 봐도 군대하고 임신하고 모가 같아! 하며 글로 비꼬는게 보이는데 글내용으로만 까대는건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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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쌀마스터 10.08.02 11:47 댓글 수정 삭제
    링크타고 와서 잘 봤습니다. 신선한 충격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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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상어 10.08.02 12:27 댓글 수정 삭제
    저출산 문제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계속 붉어지는 국방의 의무문제..
    그냥 재밌는 상상으로 웃어넘길 수 있는 글 같은데 왜 다들 난리지-_-
    베르나르소설읽으면 전쟁날듯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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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세포 10.08.02 12:44 댓글 수정 삭제
    아무리 봐도 이 글의 진짜 의미는 남자를 깔보는 여자들을 까는 글 이상도 이하도 아닌거 같다. 여자는 임신을 하니 국방의 의무를 질 필요 없다는 쉰내나는 떡밥, 군대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보는 꼴통들을 까기 위한 글인데. 멍청하긴. 아주 풍자적이여서 좋았습니다.
  • No Profile
    소설 잘 읽어봤습니다만, 덧글중에 눈살 찌푸리게 하는 글들이 많더군요.
    이 소설의 어디에 여성을 비판하고 성차별 운운하는 부분이 있나요?

    개념없는 여성들이 군대와 임신문제를 비교하다가
    저런식으로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글이 올라오니까 이번에는 생명경시를 들먹거리네요
    생명경시 라는 말은 함부로 하는게 아닙니다.
    여자가 저런식으로 강제 임신당하면 생명경시고
    남자가 군대가서 사고로 죽으면 진상도 제대로 안밝히고 보상도 제대로 안해주는건 생명경시가 아니고 당연한 일인가요?

    남의말은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자기주장만 내세우려고 하니까 이 싸움이 끝이 안나는겁니다
  • No Profile
    생각해라 10.08.02 14:28 댓글 수정 삭제
    저도 감상후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공수정, 정자은행, 출산률 감소, 인구의 노령화 등등을 생각해봤을때
    전혀 어이없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글의 잉무청의 모티브인 국방문제도 지금 당장 국군이 없다면 반나절내에 남한 전체가 불바다와 공산화가 되기에 존재하는것입니다.
    글의 의무임신제도 지금과같은 출산률감소가 지속될시 필요에의해 실행되게 될것입니다.

    여성분들은 이글을보고 흥분할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생각하셔야 되실겁니다.
  • No Profile
    글 잘읽었습니다~! 여러가지를 느끼게 해주는군요. 아 그리고 여기 댓글보니까 무슨 인민재판 하시네요. 맘에 안들면 안읽으면 되지 창작의 자유를 짓밟는 행위 보기 안좋네요 여기가 북한도 아니고 쩝...
  • No Profile
    분단국가 10.09.15 08:31 댓글 수정 삭제
    6.25 전쟁 발발이후 ..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것이란걸 알았고 죽음을 눈앞에서 본 인간들은 단 한명도 군대를 가려고 하지 않았다. 전쟁이 곧닥칠것같은 분위기는 조금 사그라든듯하지만 언제고 북한과남한은 서로 도발을하며 언제 몰아닥칠지 모르 전쟁이라는 폭풍에 긴장하고 있다. 결국 두나라는 징병제를 실시했고 강제로 사람들을 피비린내나는 전쟁, 그예행연습 현장에 끌고갔다. 단지 남한은 그곳이 연약한 여성이 가기에는 부적합하다고 판단. 전세계 징병국가중 유일한 남성만 군대가는 나라가되었다..
  • No Profile
    분단국가 10.09.15 08:47 댓글 수정 삭제
    이러한 상황에서 여성들이 남성에게 고마움만 표현해도 심지어 가만히만 있었어도 저 남성들은 이렇게 까지 여성들을 몰아붙이진 않았을것이다. 멍청한 일부 여자들은 점점더 발악을하며 군대,군인 모두를 비판 비하 하며 여성의 권력이 예전보다 강해짐을 울부짖어댄다.하지만 정말 똑똑하고 약아빠진 여성이라면, 나라를 위해 여성들을 대신하여 군대도 마다않는 저 멍청한 남성들을 이용했어야했다. 여성들이 고맙다고만 해줬어도 남성들은 힘을낼것인데..결국 그남성들도 화가난것이다 . 더이상 여성들이 연약해 보이질 않거든..
  • No Profile
    후후후 10.10.25 01:18 댓글 수정 삭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리고....흠.... 논쟁이 심하네요....
  • No Profile
    어휴; 10.11.09 11:16 댓글 수정 삭제
    애초에 이 글이 나오게 된건 여성들이 먼저 출산=군대 라는 공식을 펼쳐서다.
  • No Profile
    J Y LEE 10.12.22 02:51 댓글 수정 삭제
    거울이라는 곳에 처음 와본 느낌은 충격..이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대개 작품들이 다 좋았는데요, 그 중 압도적으로 댓글이 많은 글이라 들어와봤습니다.
    그저 발상의 전환이 흥미있게 적용된 글이라고 느끼는 제 입장(남성의 입장)에서 여성분들의 입장을 논리적으로 사리 판단하고 확정지을 수는 없겠지요.
    이 글이 여성분들 보시기에, 혹은 일부 남성분들이 보시기에 눈살이 찌푸려질 수 있겠지요.
    사실 글을 읽는 내내 달려있을 엄청난 양의 댓글에 긴장 반 기대 반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작의가 어찌되었건 자신이 독서 후 어떤 감상을 했건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남겨야지, 그것이 비평을 넘어선 비난이 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예상대로.. 화려하게 논쟁이 벌어지고 있었군요.
    여지껏 봐왔던 중 수준 이상의 웹이라고 판단되었던 제 시각이 조금은 무너지더군요.
    (아주 작은 한 부분으로 웹 전체를 판단하려는 것은 아닙니다만, 실망감을 없애진 못하네요..)

    덧붙여 댓글 중, 소설의 속성 중, '특정인'이 보는 것에 대해 언급하셨는데, 사실 웹이라는 매체 특성상, 마냥 '특정인'에게 향하고 있지는 않지요.
    '불특정다수'가 보는 곳에서 보기 싫으면 보지마. 라는 논리는 조금 그렇군요.
    불특정다수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웹의 특성을 무시하는 태도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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