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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작 안내 12월 심사평

2024.01.15 00:0001.15

안녕하세요. 독자우수단편 선정단입니다.

우수작으로 2차례 이상 선정되시거나 연말에 최종 우수작으로 선정되신 분께는 거울 필진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번 호 독자우수단편은 2023년 12월 1일부터 2023년 12월 31일 사이에 창작 게시판 단편 카테고리로 올라온 작품들을 심사하였습니다.

2023년 12월 독자 단편 후보작으로는 사피엔스 님의 <너희는 그저 싶었던>과 BB님의 <이 게시물은 커뮤니티 규정을 위반합니다>를 선정하였습니다. 축하드립니다.

 

홍대입구3번출구, <방방>
연인의 죽음을 두고 뒤얽히는 이야기들을 꼼꼼하게 배치한 소설입니다. 이야기들이 배치된 방식에 작가가 신경을 많이 쓴 게 느껴집니다만, 오히려 그 때문인지 결말을 예상하기가 쉽네요. 반전을 목적으로 배치된 에피소드들일 필요는 없지만, 주인공의 감정 상태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으면 이야기에 박진감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는 이야기에 고저가 크지 않습니다.

반신, <항정신병제>
서사의 맥락을 따라가기가 어렵습니다. 조현병이라는 현상, 주인공의 삶, 주변의 이야기들이 모두 따로 떠 있는 느낌이에요.

차라리, <부러진 칼날>
칼이 나왔으면 활용되어야 한다는 서사의 기본적 공식이 와장창 깨지는 글이네요. 그런데 그게 썩 유쾌하게 깨지진 않습니다.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이는 거 같다가 끝에서 갑자기 무너지는데 왜 무너졌는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꿈꾸는작가, <21세기 자린고비 시트콤>
가법고 유쾌한 필치로 쓰인 교훈적인 글입니다. 시트콤이라고 되어 있어서 대체 무슨 얘기가 나오려나 기대하면서 읽다가 뒤에 가서 김이 확 새버리네요. 쉽게 영웅이 되고, 쉽게 비난받는 세태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싶었다면 그 부분에 대해 좀 더 고민이 필요하실 듯 합니다.

쟁뉴, <시간여행자의 하루>
순차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달리 시간을 건너뛰어서 살아가는 이들의 외로움을 다루고 있는 소설입니다. 연결감을 잃어버린 이들의 외로움이 잘 형상화되어 있네요. 시간을 건너뛴다는 설정이 좀 더 구체적으로 주제와 연결될 수 있으면 더 매력적일 거 같은데, 현재로서는 외로움 이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게 조금 아쉬운 점입니다.

두영, <당신은 용사님>
슬픈 단편이지만, 그렇게 거대한 이야기는 아니네요. 단편 애니메이션 등으로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였습니다.

사피엔스, <너희는 그저 싶었던>
코로나19 이후로 전염병 소설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는데요. 역시 전염병 소설이라고 하면 좀비죠. 좀비를 단순히 끔찍한 존재로 만드는 게 아니라, 가깝고 친밀한 이들을 두려운 존재 혹은 존엄을 상실한 존재로 만드는 이야기들도 어느 순간부터 꽤 많이 등장했는데요. 서사 자체의 특별함보다는, 그 서사의 결말로 나아가는 과정이 애틋하고 아름다운 소설입니다. 반전에서부터 결말까지 이어지는 후반부는 극단적이면서도 무리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강한 정서적 터치가 매력적이네요.

BB, <이 게시물은 커뮤니티 규정을 위반합니다>
충분히 있을 법한 그림자 노동을 배경으로, 기대감이 무너지는 과정을 처절하고도 섬세하게 잘 쌓아나간 작품입니다. 중간 중간 드러나는 복선이 마지막에 가서 깔끔하게 회수되는 점도 큰 매력입니다. 다만, 도입부가 너무 아쉽습니다. 배경 설명을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어 보여요. 좀 더 직접적으로 시작부터 작품 안에 뛰어드는 게 훨씬 재미있고 기대감이 생길 거예요. 지금의 도입부는 결말이 이렇게 멋진 작품이라는 걸 너무 꽁꽁 감추고 있습니다. 설정은 작품 내에서 풀어주시고, 이야기에 풍덩 뛰어드셨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2
  • BB 24.01.17 10:10 댓글

    후보작 선정과 심사평 정말 감사합니다. 주신 피드백 바탕으로 더 풍덩! 하는 작품 만들어볼게요! 모두 즐거운 하루 되세요.

  • No Profile
    사피엔스 24.01.29 08:09 댓글

    심사평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한 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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