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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필진 고호관 작가님의 번역하신 SF중단편집 『달을 판 사나이』가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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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하인라인 중단편 전집 제1권이자 미래사 시리즈 첫 권, 전설의 시작!
첫 소설 〈생명선〉부터 미래사 시리즈 대표작 〈달을 판 사나이〉까지.

전 세계 최초 로버트 A. 하인라인 중단편 전집 간행!
로버트 A. 하인라인 중단편 59편 완역!
수록작 59편 중 국내 초역 40편, 국내 최초 미래사 시리즈 완역!

SF 3대 거장의 한 사람이자 SF의 장르적 틀과 깊이를 닦은 미스터 SF, 최고의 SF 작가에게 수여하는 공로상인 ‘그랜드 마스터상’ 제1대 수상자 로버트 A. 하인라인의 59편 중단편을 모두 모은 중단편 전집 그 첫 번째 권.

1939년 〈어스타운딩 사이언스 픽션〉에 투고한 첫 소설 〈생명선〉에서부터, 원자력 발전과 그를 기반으로 한 달 탐사, 그리고 철도 노조 파업에 이르기까지 1970년대까지 미국의 굵직굵직한 역사를 1940년대에 미리 앞서서 본 듯한 미래사 시리즈의 초기 걸작들이 담겨 있다.

“하인라인은 미국 최고의 SF 작가일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SF 작가이다.” — 스티븐 킹

“하인라인만큼 자주, 그리고 그 정도로 나를 흥분시킨 작가는 없다.” — 딘 쿤츠

SF는 미래를 예언하지 않는다

영어든 한국어든 ‘미래’와 ‘역사’라는 두 단어를 결합할 때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모순에는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SF라는 장르명이 더해지면 이 모순은 금세 설득력으로 변신한다. 조금만 시간을 들여 곰곰이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모순될 일이 없는 결합이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역사란 인간, 또는 거창하게 말해서 인류가 거쳐온 궤적과 그 기록이다. 한편, 모든 이야기는 각색을 통해서든 상상을 통해서든 사건과 삶과 감정을 기록이라는 형태로 전달하는 허구다. 그것이 현재 우리가 사는 이 행성에서 벌어질 법한 일이든,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든, 아직 일어난 적 없고 앞으로도 (아마) 일어나지 않을 일이든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동일한 인류를 미래에 데려다놓고 펼쳐지는 이야기에 역사라는 명칭을 붙이고 즐기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발표 당시 로버트 A. 하인라인의 특정 이야기들을 묶어 ‘미래사’라고 칭한 것은 상업적인 이유에서였다. 작가 본인이 처음부터 미래사 시리즈의 일부로 기획한 작품도 있다. 하지만 발표 후 70년이 넘어가는 지금 우리가 미래사라는 명칭을 받아들이려면 두어 가지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둘 이상의 작품에 있어 사건과 배경에 연속성이나 연계가 있어야 하며, 둘째, 등장인물들이 공유하거나 배척하는 사상에도 마찬가지다. 물론 그런 연속성은 작품에 따라 꽤 느슨할 수 있다. 심지어 특정 인물이 언급되는 것만으로 표현될 수도 있다. 대략 이와 같은 기준을 두고 미래사 중단편 묶음에 포함된 하인라인의 작품들을 일순하면, 하인라인의 미래사 세계는 대략 다음과 같은 특성을 지닌다.

— 인류는 제3차 세계대전을 겪었다.
— 1970년대 이후(미래사에 속하는 작품 대다수가 1940년대에 발표되었음을 기억하자) 인류는 종교에 기반한 야만의 시대를 지나 궁극적으로 이성을 존중하는 사회를 이루었다.
— 인류는 원자력을 첫 발판으로 삼아 우주로 진출하는 길을 연다. 또한 원자폭탄이 무기로 사용된다(실제 역사에서 맨해튼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 1939년,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것이 1945년이다).
— 태양계에는 인류 외의 지적생명체가 존재한다.
— 인류는 태양계 밖에서 독자적으로 진화한 외계지성체를 만난다.
— 미래사 전반에 걸쳐 자연과학, 사회과학, 기술발전이 인류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

가상의 역사를 그리기 위한 연속성과 별개로, 미래사에 속하는 하인라인의 작품을 관통하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그의 이야기에는 기술과 이성에 대한 신뢰가 빠지지 않는다. 이는 당시 활동하던 상당수 SF 작가들에게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공통점이다. 다만 그와 같은 생각을 펼쳐나가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 아마 작가 본인의 활동 이력과 관련이 있겠지만, 미래사 작품들 대부분은 주로 기술자, 과학자, 항해사, 군인의 눈을 통해 세계를 묘사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미래의 사회형태와 통치 방식, 처절하면서도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우주여행 등의 주제로 이어진다. 또한 하인라인이 초기 작품에서 자주 주장하는 개인주의와 자유주의 신념이 강하게 부각된다. 표현을 바꿔보면 하인라인의 미래사는 미국식 개척과 탐험과 확장의 역사다. 거기에 1940년대 미국의 백인 남성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라는 요소가 더해지다 보니 이 시리즈에는 초기 주류 SF의 장점과 더불어 일부 한계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셈이다.

(...)

많은 사람이 SF를 ‘미래를 예언하려는 시도’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오해다. 그런 일을 시도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나 적어도 SF 작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SF 작가는 과학과 추론을 첫 계단으로 삼아 세계와 그 안에 사는 인물을 구축하고, 자신이 만든 생태계가 모순 없이 아름답게 작동하도록 만들 따름이다. 하인라인의 미래사는 거기에 여러 작품을 꿰뚫는 시간축을 추가한 하나의 소우주이고, 그렇기 때문에 영미권 고전 SF에서 커다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SF의 속성과 장점을 즐기는 독자라면 이 우주가 품고 있는 매력을 쉽게 알아채고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김창규, 소설가/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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