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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옷을 입은 신부

2010.09.25 00:4409.25

검은 옷을 입은 신부

코넬 울리치, 홍연미 옮김, 페이퍼하우스, 2010년 9월



코넬 울리치의 대표적인 걸작
블랙 시리즈의 서장을 여는 [검은 옷을 입은 신부]


우리나라에는 ‘윌리엄 아이리시’라는 필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서스펜스의 거장 코넬 울리치. 느와르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명성에 걸맞게, 울리치의 작품은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문체와 흡인력 있는 스토리를 갖추고 있다. 또한 그의 작품은 언제나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두르고 있는데, 이는 불행했던 자신의 삶에서 흘러나온 음울함이 작품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밤’과 ‘두려움’이라는 이미지로 요약되는 그의 작품들의 분위기는 느와르 영화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가장 존경하는 작가로 코넬 울리치를 꼽은 까닭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이번에 소개되는 [검은 옷을 입은 신부]는 후에 ‘블랙 시리즈’라고 불리는 울리치 일련의 작품들 중 그 서장을 여는 첫 작품으로, 이 작품을 기점으로 추리소설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된다. [검은 옷을 입은 신부]는 코넬 울리치를 최고의 서스펜스 작가의 위치에 올려놓은 작품이기도 하며, 그 명성에 걸맞은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
프랑스 영화의 거장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이 영화로도 제작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비련의 신부>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이후 공중파TV를 통해서도 여러번 소개되어 더욱 독자들에게 친숙할 듯하다.

도시의 밤과 짙게 깔린 어둠, 서스펜스. 코넬 울리치를 규정하는 모든 요소는 이른바 블랙 시리즈의 서장 격인 《검은 옷을 입은 신부》에서도 유감없이 진가를 발휘한다.
―역자 후기 중


‘어둠’과 ‘도시적인 우수’의 작가 코넬 울리치
그가 보여주는 첫 번째 ‘블랙’, 죽음을 부르는 농밀한 밤의 이야기


코넬 울리치가 쓴 첫 번째 ‘블랙’의 이야기는 마음속에 어둠을 품고 있는 한 여인에게서 시작한다. 한때는 줄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제는 그 이름마저 버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여행을 떠나는 여인.

그리고 화려한 도시의 밤. 직장에서도 성공을 이루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도 앞두고 있는 한 청년이 있다. 이제 자기 인생에는 창창하고 확고한 미래만이 기다리고 있다고 믿고 있는 청년. 그러나 약혼식 날 밤, 그는 17층 테라스 아래로 추락사한다. 살인사건인지 아닌지 조차 명확하지 않은 이 사건에서 또 한 가지 모호한 것은 정체불명의 여인. 그날 이전에 그녀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고, 그녀를 아는 사람도 없다. 그녀의 정체를 밝힐 만한 흔적도, 그녀를 찾을 길도 없다. 마치 환상처럼 나타났다 사라져버린 여인. 결국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뒤이어 전혀 관련이 없는 듯한 사람들이 하나둘 살해당한다. 싸구려 호텔에서 묵으며 하루하루를 빠듯하게 살아가는 실업자, 아내와 아이 하나를 둔 평범한 가장, 적당히 인기를 얻고 있는 화가…….
그리고 이런 일련의 살인이 아닌 것 같은 살인사건의 담당 웬저 형사는 그들 모두의 죽음에 나타나는 유일한 공통점이 바로 정체불명의 한 여인이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아무런 공통점도 보이지 않는 이들을 죽음으로 이끄는 여인은 과연 누구일까? 그녀는 어째서, 아무 연관도 없는 사람들을 차례차례 죽여 나가는 것일까?
도대체 어째서 이런 악마 같은 여인이 태어난 것일까?

정체도 알 수 없고 흔적도 남기지 않는 매혹적인 여인과, 그녀의 뒤를 쫓는 웬저 형사의 집요한 추적. 웬저의 추적을 따라 과거에 묻혀버렸던 어떤 사건이 모습을 드러낸다. 희생자들의 목숨을 빼앗으며 여인이 남긴 수수께끼 같은 말은 과연 어떤 과거와 연결되어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한때는 한 남자의 신부였고, 영원히 그 자리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 한 여인에게는 대체 어떤 비밀이 감춰져 있는 것일까?

연쇄 살인에 숨겨진 가슴 아픈 진실과 놀라운 반전. 마침내 모든 전말이 밝혀지는 순간, 독자들은 인간에게 때로 너무나 처절하고 잔인한 ‘운명’이라는 얼굴을 마주함에 경악할 것이고, 여인의 처연한 마지막 말에서는 안타까움과 씁쓸함에 차마 눈을 거두지 못할 것이다.


목차

추천사(임지호/북스피어 편집장)

제1부. 블리스
   제1장. 여인
   제2장. 블리스
   제3장. 블리스의 사후 보고

제2부. 미첼
   제1장. 여인
   제2장. 미첼
   제3장. 미첼의 사후 보고

제3부. 모런
   제1장. 여인
   제2장. 모런
   제3장. 모런의 사후 보고

제4부. 퍼거슨
   제1장. 여인
   제2장. 퍼거슨
   제3장. 퍼거슨의 사후 보고

제5부. 홈즈, 마지막 인물
   제1장. 여인
   제2장. 홈즈
   제3장. 회상 : 모퉁이의 작은 관
   제4장. 닉 킬린의 사후 보고

역자 후기(홍연미)


줄거리

젊은 증권업자 켄 블리스는 결혼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약혼식 파티에서 전혀 모르는 아름다운 여인이 그에게 접근하고, 심지어 블리스의 친구 코리가 관심 두는 것을 냉정히 잘라내면서까지 블리스와 이야기하길 원한다. 결국 두 사람만 남게 되고…… 잠시 뒤 블리스는 17층 아래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루 웬저 형사는 블리스의 죽음을 수사하면서 발코니에서 블리스와 마지막까지 있던 여인을 조사한다. 사고라면 그 여인이 나타나 오해를 풀 터였다. 그러나 그 여인은 나타나지 않았고, 여인의 흔적은 도시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날 이전에 그녀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고, 그녀를 아는 사람도 없다. 그녀의 정체를 밝힐 만한 흔적도, 그녀를 찾을 길도 없다. 마치 환상처럼 나타났다 사라져버린 여인. 결국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그 이후 서로 아무런 관련점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연달아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수법은 모두 다르지만, 그 사건들에는 특이할 만한 점이 있다. 하나같이 사건의 시작에는 정체불명의 아름다운 여인이 등장하고, 그들이 죽은 뒤 그 여인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더욱이 그 여인은 죽은 사람들과는 서로 아는 사이조차 아니라는 점이다.
웬저는 다른 경찰들과 달리, 그 모든 사건이 별개가 아니라 한 사람이 저지른 살인이라고 확신한다. 죽은 사람이 아닌 그 여인에 집중해서 조사를 시작하는 웬저. 그리고 마침내 그 여인이 등장하는 끔찍한 살인 사건의 단서를 잡게 되는데…….


작가 및 역자 소개

우리에게는 ‘윌리엄 아이리시’라는 필명으로 더욱 잘 알려진
‘누아르의 아버지’, ‘서스펜스의 거장’ 코넬 울리치!!!


드러나는 삶의 이력으로 섣불리 한 인간을 규정해서야 안 되겠지만,
불우했던 삶과 깊은 고독으로 점철된 작가의 생애는
그의 작품들에서 느껴지는 이미지, 즉 ‘밤’과 ‘두려움’으로 요약되는 정서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한다.


저자 코넬 울리치 Cornell Woolrich, 1903~1968.
윌리엄 아이리시의 본명.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광산기사인 아버지와 함께 남미에 가서 살다가 뉴욕으로 돌아와서 어머니와 살았다. 1926년 우연한 기회에 처녀작 [요금]을 발표해 인세 수입을 얻게 되었고, 이후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한때 피츠제럴드와 견줄 만한 명성을 얻었으나, 37살인 1940년에 [검은 옷을 입은 신부]를 시작으로 해서 추리소설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1930년대 중반부터 [블랙 마스크]를 비롯, 추리소설사적으로 중요한 여러 잡지에 100여 편이 넘는 작품을 기고했으며, 1940년대에 이르러 추리소설 작가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어두운 분위기 속 서스펜스를 추구하는 그의 작풍은 추리소설 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다.
작품 중 1940년부터 1948년까지 쓰인 것들이 가장 우수한 작품들로 평가된다. 그가 남긴 미완성 소설이 [오늘 밤, 뉴욕 어딘가 Tonight, Somewhere in New York]라는 제목으로 출판되기도 하였다.
대표작으로는 후에 ‘블랙 시리즈’라고 불리는 [검은 옷을 입은 신부], [검은 커튼], [상복의 랑데부] 등이 있으며 윌리엄 아이리시란 필명으로 발표한 [환상의 여인]은 동서고금을 통틀어 항상 추리소설 베스트 10 안에 뽑힌다. 1968년 뇌졸중으로 생을 마쳤다.

역자 홍연미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출판 편집과 기획 일을 하다가 지금은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밀리언즈], [나보코프 블루스], [붉은 땅의 기억], [블랙 뷰티]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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