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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필진 전혜진 작가님이 단편 「바이센테니얼 비블리오필」로 참여하신 소설집 『연결하는 소설』이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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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소통하시겠습니까?
미디어를 테마로 한 단편 8편을 엮은 『연결하는 소설: 미디어로 만나는 우리』가 출간되었다. 소설집에는 미디어의 본질부터 미디어를 통한 소통, 미디어 리터러시까지, 김애란, 구소현, 오선영, 서이제, 김혜지, 임현석, 김보영, 전혜진 작가가 그려 낸 미디어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오늘도 우리는 미디어로 세상과 만난다. 아침 등굣길 혹은 출근길에 보는 영상과 뉴스, 점심 메뉴로 어떤 것을 먹을지 동료와 나누는 메신저 대화, 유독 맛있게 느껴진 음식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SNS의 사진과 해시태그 그리고 잠들기 전 잠깐 시간을 내서 읽는 책까지. 때론 나의 스토리를 드러내기도, 타인의 스토리를 엿보기도 하며 우린 24시간 누군가와 연결된다.
일상 속에 당연하게 자리 잡은 ‘미디어’이기에 그 단어조차 진부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나 미디어는 생각보다 그리 단순하지도, 가볍지도 않은 소재이다. 숨 쉬듯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미디어인지라 우리는 이를 좀 더 현명하게 활용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연결하는 소설』을 읽어 가며 우리가 미처 깊게 고민해 보지 못했던 미디어의 또 다른 모습 그리고 놓치고 있던 미디어 사용자의 의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시대가 바뀌면서 미디어는 단순히 정보만 전달하는 역할에서 더 나아가 사람과 사람을 잇는 역할까지 맡게 되었다. 직접 만나지 않아도 또는 경험하지 않아도 미디어만 있다면 서로를 이해할 수 있고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지금도 어디에선가 미디어를 사용하고 있을,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게 더 이상 낯설지만은 않은 청소년과 2030 독자들에게 미디어를 향한 새로운 시선과 깊이 있는 공감을 선사한다. 더불어, 미디어를 소셜 미디어와 매스 미디어 등에 국한해 생각해 왔던 독자들이, ‘말’, ‘글’ 그리고 ‘책’이라는 원시적 미디어의 존재도 다시금 떠올리며 “미디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물음까지 던질 수 있게 돕는다.


어느 날, 당신이 세상 그 누구와도 대화할 수 없다면?
유령처럼 맴돌며 연결에 목말라 하는 이들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만 늘어놓아도, 남의 이야기만 듣고 있어도 뭔가 석연치 않다. ‘진정한 대화’는 상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의 이야기도 공유할 수 있을 때 성립되지 않을까. 언제 이토록 온전한 대화를 나눠 봤는지 떠올려 보며 다음 작품들을 감상하면 좋겠다.
김애란의 「침묵의 미래」는 사라져 가는 언어의 마지막 화자들만을 전시한 ‘소수 언어 박물관’을 배경으로 한다. 세상에 나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모두 사라지고 그 누구와도 소통할 수 없다면 어떨까? 몹시 막막하고 공포스러울 것이다. 마치 “누구든 세상에 홀로 남겨질 수 있고 마지막 화자가 될 수 있지만 그게 하필 ‘나’라는 걸”(19쪽) 한탄하면서 말이다. 작품 속 ‘나’는 “세계에서 하나의 언어가 사라진 순간, 그 말에서 빠져나온 숨결과 기운들로 이뤄진 영靈”(16쪽)이다. 이런 ‘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언어로 얘기하다 하나뿐인 죽음”(17쪽)을 맞이한 노인이자 자신의 마지막 화자를 떠올린다. “자기 삶의 대부분을 온통 말을 그리워하는 데”(34쪽) 썼던 그 노인은 눈 감기 전, “자기 말을 알아듣는 누군가가 한 명쯤 곁에 있길”(18쪽) 간절히 바랐다. 내가 세상과 연결되어 있음을 실감케 하는 그 ‘말’을 그리워하는 감정은 과연 어떤 느낌일까? ‘말’에 담기는 내용의 적절성보다 ‘말’이라는 미디어의 부재가 불러일으키는 불안이 더 크게 다가온다.
구소현의 「시트론 호러」는, 십 년 차 유령 ‘공선’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 ‘책’에 갖는 남다른 애정을 보여 준다. 공선은 유령이기에 “무엇이든 할 수 있었고, 어디든 갈 수 있었지만 아무도 그녀가 뭘 하는지 몰랐고, 어디에서도 목격”(45쪽)되지 않는다. 이렇게 서럽고 쓸쓸한 유령일지라도 ‘책’을 읽을 때만큼은 “모든 글자가 온전히 본인에게만 말을 걸고”(46쪽) 있음을 느낀다. “오랫동안 사람과 대화하지 못한 그녀에게 독서가 주는 자극은 생각 외로 컸”(46쪽)던 것이다. 공선은 어느 대학생 소설 창작 모임을 관심 있게 지켜본다. 해당 모임 멤버들이 ‘효주’의 창작 소설을 합평할 때는 “허공에 떠드는 건 그만하고 대화에 참여”(55쪽)하고 싶어 한다. 단 한 번이라도 ‘글’과 ‘책’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마주해 본 적이 있는 이들이라면, 이토록 애타게 소통하고자 하는 공선의 마음에 더욱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표정·몸짓 같은 비언어적 표현을 파악할 길 없는,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소통 수단에서는 예상치 못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신중하고 섬세한 대화가 요구되기 마련이다. 임현석의 「무료나눔 대화법」 속 ‘나’는 중고 거래 어플로 무료나눔을 한 뒤 소통 방식의 변화를 겪게 되는 인물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연락해 오지만 조건은 단 하나뿐이었다. 직접 와서 가져가야 한다는 것. “조건이 맞지 않는다면 대화를 그만둬야 한다”(141쪽)고 생각하는 ‘나’에게 무료나눔 대화란 “가능하세요? 가능합니다.”(141쪽)처럼 건조하고 간결해야 했던 것이다. ‘나’는 나눔 물건을 가지러 온 젊은이들과 차근차근 대화를 시작해 나가며 처음으로 진정성 있는 대화를 경험하게 된다. 평소 가족들에게도 무심한 대화법을 일삼았던 ‘나’는, 무료나눔 후 지금 당장 대화할 사람이 필요함을 느낀다. “이젠 그때 흘려들었던 아내 이야기도 듣고 싶어”(159쪽)진 것이다. 소통에서의 작은 변화를 일구어낸 ‘나’의 모습을 보며, 우리 역시 우리를 단단히 감싼 것들을 한 꺼풀 벗겨 낸 채 그 어떤 편견과 꾸밈이 없이 투명한 대화를 한 번쯤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 싶다.
전혜진의 「바이센테니얼 비블리오필」은 “인공 지능의 보좌에 거의 모든 것을 맡긴 채 살아가는 사람들”(205쪽)로 가득한 미래, 2194년을 배경으로 한다. 23세기를 앞둔 시대에는 더 이상 “읽지 않고, 쓰지 않고, 생각하지 않고, 매사에 이미 남들이 반응하는 대로만 반응하며 그저 검색할 뿐인 사람들”(205쪽) 뿐이다. 전문 사서 ‘윤현’은 어느 날, 앎을 향한 집착으로 의체에만 의존해 생명을 200년 이상 연장해 온 ‘황재윤’을 만난다. “인간의 수명이 80세라면, 나는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을까”(230쪽)라고 물으며, 눈으로 행간을 읽어 내는 독서법을 고집하는 황재윤은 그 모습이 너무나 기괴하여 윤현에게 공포감을 준다. 그러나 “책들의 세계를 쌓아 올리고 가꾸어 나가는 수많은, 지적이고 총명하며 위대한 생각들을 만나고, 함께 일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216쪽)는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느껴 왔던 윤현은 황재윤의 모습에서 잠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은 세상에서 ‘책’으로부터 앎과 배움을 얻으려는 윤현과 황재윤은 닮은 부분이 많아 보인다. 의체에 의존해 있기에 더 이상 인간의 형상과는 거리가 먼 황재윤일지라도 ‘책’으로 더 넓고 다양한 세상과 접촉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 태도 만큼은 미디어를 통해 계속해서 연결되고자 하는 우리에게도 어딘가 낯익은 모습처럼 보인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싶은 요즘
눈 크게 뜨고 ‘미디어’ 다시 볼 준비되셨나요?

가끔은 두 눈으로 똑똑히 본 것조차 믿기지 않을 때가 있다. 그렇다면, 누군가에게 전해 듣고 무언가를 통해 본 경우는 말해 무엇할까.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정보를 접한다. 직접 경험으로 얻은 정보도 있지만, 대부분은 간접 경험을 가능케 하는 정보이다. 우리가 쉽고 빠르게 수용하는 그 정보가 얼마나 믿을 만한 것인지 궁금했던 적은 없는가?
오선영의 「후원명세서」 속 ‘윤미’는 한때 TV 프로그램으로 후원을 받던 후원 아동이었으나 현재는 아동 복지 재단에 근무하고 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좋아했던 중학생 윤미는 방송 전, 좋아하는 소설과 관련된 질문에 “『키다리 아저씨』를 답하라고 주문”(78쪽) 받는다. 어린 윤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프로그램의 방향이 정해졌다. 프로그램 관계자는 “윤미의 교복 치마가 반질반질 닳아서 반짝일수록, 운동화 뒤축이 납작하게 눌릴수록”(78쪽)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후원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성인이 된 후 복지 재단에서 근무하던 윤미는 자신과 달리 감정에 솔직하고 스스로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어떤 후원 아동을 만나고 나서 혼란스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이런 윤미의 이야기는 미디어가 얼마나 그럴듯해 보이는 것을 위해 진실을 숨기고, 우리 역시 얼마나 그럴듯해 보이는 것에 눈 감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만든다.
‘고민은 배송만 늦출 뿐’. 온라인 상품을 구매할 때 한 번이라도 골머리를 앓아 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법한 문구다. 우리는 온라인에서 ‘비교적’ 합리적 소비를 하기 위해 원하는 상품을 다른 상품들과 비교하기도 하고 상품의 여러 유용성을 따져 보기도 한다. 그러다 얄미운 알고리즘의 속삭임에 불필요한 물건까지 사 버리는 것이 문제겠지만. 서이제의 「위시리스트 ♥」 속 ‘나’의 온라인 장바구니는 비어 있을 날이 없다. 사실 가득 찬 장바구니 자체로는 문제 될 것이 없다. 장바구니에 담은 모든 것을 구매하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끊임없이 무언가를 담는 행동은 결국 스스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모른다는 사실과 무언갈 계속해서 채우고 싶은(그것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심리적 결핍감을 증명하는 것 아닐까. 작품 속 ‘나’가 문득, 무언갈 소비하는 “‘그 순간’만큼은 필요하지 않은 것을 필요하다고 느끼고, 부족하지 않은 것을 부족하다고 느끼는”(106쪽) 행동 자체가 참 충동적인 것 같다고 생각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아주 사소한 물건을 살 때조차 ‘추천’, ‘추천’, 또 ‘추천’을 외치는 미디어로부터 영영 자유로워질 순 없는 것인지 고민해 보게 만든다.
김혜지의 「지아튜브」는 아빠와 함께 인기 어린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지아’가 한때 채널 작가였던 ‘희진 언니’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어린 지아는, 희진 언니가 “‘유명 키즈 유튜브 채널, 지아튜브의 진실을 고발합니다.’라는 글”(125쪽)을 인터넷에 올림으로써 친구들의 눈빛도, 부모님과의 관계도 이전과 달라졌다며 원망한다. 의도와 꾸밈으로 가득한 유튜브 영상을 찍으며 힘든 날도 있었지만 “연기를 잘하면 아빠가 좋아하니까, 조회 수랑 구독자 수가 쑥쑥 올라가고 그럼 엄마까지 신이 나니까”(128쪽)라는 생각으로 지아는 영상 촬영을 그만둘 수 없었다. 그런 지아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걱정해 주던 희진 언니는, 지아가 원치 않은 촬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터넷에 폭로한다. 어린 지아가 영상의 수익 창출을 위해 매일같이 불특정 다수의 시선과 평가를 받고,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도 지나치게 타인을 의식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1인 미디어’의 이면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초등학교 복도에 ‘뛰지 마시오’라는 팻말을 붙이면 아이들은 정말로 뛰지 않을까? 김보영의 「고요한 시대」는 아이들이 팻말에 관심도 두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다. “아이들이 청개구리 기질이 있거나 말썽꾸러기라서가 아니라, ‘뛰지 않고 뭘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170쪽)이라며 말이다. “부정문은 전달되지 않”(170쪽)고 결국 강조하지 않으려는 표현만 도리어 강조하게 되는 모습이다. 인지 언어학자인 ‘신영희’는 대선을 앞두고 여당의 어느 의원으로부터 “‘어떤 놈을 떨어뜨릴 문구 하나만 만들어 달라’라는 의뢰”(168쪽)를 받게 된다. 신영희는 해당 인물의 “있는 결점과 없는 결점을 다 들쑤”(190쪽)시며, “혐오만을 주는 맥락 없는 텅 빈 언어를 양산”(190쪽)하기 시작한다. 미디어에 실린 언어가 확대·재생산되며 결국 논란이 논란을 만드는 꼴인 것이다. 무심코 지나쳤던 사회 속 이슈들이 어떤 맥락에서 화제가 된 것인지 궁금해진다. 누구보다 언어의 힘을 믿기에 언어를 강조하고 또 조합하는 신영희가, 과연 대선에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지 작품을 끝까지 읽으며 확인해 보길 바란다.

엮은이의 말

소설은 개인의 삶과 시대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반추하도록 하는 ‘미디어’입니다. 다양한 미디어 속 정보 읽기와 활용 능력을 교육하는 사서 교사인 우리는, 교과서적인 ‘가르침’보다는 ‘이야기’의 힘을 믿고 있습니다. 여덟 편의 이야기를 읽은 많은 이들이 마음의 울림에 따라 스스로 고민하며 길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미디어 없는 삶을 상상하기 어려운 현재를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이 책에 실린 ‘나’와 ‘타인’ 그리고 ‘세상’을 연결하는 여덟 편의 이야기가 앞으로의 더 나은 삶을 향한 하나의 물꼬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미디어로 둘러싸인 세상 속에서 결코 미디어에 잠식되지 않고 슬기롭게 해석하고 생산하며, 책임감 있게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길 응원합니다. 나아가 때로는, ‘미디어’라는 창문을 열고 타인의 삶 속으로 기꺼이 들어가 진실된 소통으로 연대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가 되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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