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필진 이서영 작가님의 단편 「반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가 리디북스 우주라이크소설에 게재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싸움을 함께하기로 한 동지입니다”
탈법적 저항자들을 돕는 인공지능, ‘반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
음모, 해킹, 테러… 과연 그것을 넘어서는 반역을 꾀할 수 있을까?
돌봄 예산 삭감에 맞서 사이버 1인 시위를 계획하던 나연. 소문으로만 듣던 데모-GPT ‘반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 이름하여 ‘반우공’에 가까스로 접속하게 된다. 시위를 하든 무얼 하든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하라는 말만 귀가 따갑게 듣던 사회운동가들에겐 이보다 속 시원한 지원군이 없을 터. 그런데 막상 이 인공지능과 대화를 시작해보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투쟁 목표가 뭐냐며 꼬치꼬치 캐묻는 건 기본이고, 왜 남들 손을 빌려 싸움박질을 하려 드느냐는 둥, 인공지능까지 찾은 걸 보니 편들어줄 사람 하나 없는 것 아니냐는 둥 은근히 비웃는 것처럼 느껴진다. 꾹 참고 대화를 이어가던 나연은 어느새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게 뭐지…?
이른바 신문물인 챗GPT가 낡고 빛바랜 줄로만 알았던 ‘동지’라는 단어를 내뱉는다. 인공지능과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저항 방식을 꿈꾸는 어느 평범한 노동자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