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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필진 강엄고아 작가님의 장편소설 『귀신님의 완벽한 복수』가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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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죽인 그 사람을 똑같이 죽여서 원수를 갚는 거예요.
어때요, 정말 공평하지 않나요?”

법으로 해결되지 않는 범죄 피해자들의 억울함은 누가 달래주는가?자극적이고 통쾌한 복수극에서 ‘진정한 정의’를 고민하다

제10회 네오픽션상 공모전 수상작!

“귀신 여러분의 원한을 풀어주는 신당, ‘명당’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귀신들의 사연을 들어주는 곳,
명당에서 펼쳐지는 살인 사건의 진실

타로와 사주를 봐주는 점쟁이들과 신내림을 받은 무속인들이 모여 사는 사주 골목. 그곳에서 돈도 제일 많이 벌고 인심도 후하다며 사주 골목 사람들끼리 엄지를 치켜세우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신당 ‘명당’의 주인, 채명이었다. 퇴마 의뢰가 들어왔다 하면 검은색 외제 승용차가 데리러 오는 것은 예삿일이며 의뢰가 끝나면 사주 골목 사람들에게 거하게 한턱을 쏘니 명은 자연스럽게 유능한 퇴마사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하지만 명에게는 비밀이 있었다. 사실 그녀는 인간 고객이 아닌 귀신 고객을 받고 있었다. 억울하게 죽은 귀신들의 원한을 풀어주는 것이 명의 일이었다. 원한을 풀어주는 대가로 귀신들로 하여금 적당한 부잣집에서 깽판을 치도록 한 다음 짜고 치는 퇴마를 해서 부잣집으로부터 돈을 받으며 살고 있었다.
그동안 이 일을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귀신들이 벌이는 일이니 인간 세상에 소문이 퍼질 일도 없거니와 가짜 퇴마 행위에도 빈틈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형사 두 명이 명당에 들이닥친다. ‘명이 살인을 도왔다’는 의심을 품고서. 명은 그날부터 살인 사건에 휘말려 형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 시작한다.

『귀신님의 완벽한 복수』는 사람이 아닌 귀신의 원한을 풀어준다는 독특한 설정에 ‘살인 사건’이라는 흥미로운 전개를 더한다. 아무 일 없이 살아왔던 명에게 무슨 일이 닥친 것일까? 명은 정말 살인을 도운 것일까, 아니면 누명을 쓴 것일까? 사건은 명의 과거에서부터 시작되어 천천히 진실을 드러낸다.

완벽해 보이는 복수의 비밀
“과연 살인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

『귀신님의 완벽한 복수』는 언뜻 보면 힐링 판타지 소설처럼 보인다. 귀신의 슬픈 사연을 들어주며 원한을 풀어주고 성불시키는 아름다운 이야기 말이다. 하지만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이 소설에는 ‘복수’라는 무시무시한 장치가 깔려 있다. 여기서 복수란 바로 ‘나를 죽인 사람을 똑같이 죽인다’는 뜻이다. 즉, 명은 귀신의 원한을 살인으로서 풀어주는 것이었다.

“증거나 증인을 충분히 남겨주세요. 이왕이면 CCTV에 잘 찍히는 곳에서 복수하시면 좋고요. 그래야 지금 들어 계신 홍재광이 교도소에 오래 갇혀 있을 수 있거든요. 그 정도 증거면 신 회장도 손쓸 방법이 없을 겁니다. 복수가 끝난 후에는 안주머니에 있는 부적을 태워서 없애셔야 합니다. 부적이 빙의된 몸에서 떨어지면 고객님도 그 몸에서 떨어져 나오지만, 부적 안에 고객님의 모든 기억이 들어있기 때문에 태워 없애지 않으면 고객님 영혼은 아무런 기억도 없는 떠돌이 잡귀가 되니까요.”
_P.57~58

명이 복수를 돕는 일은 간단하다. 우선 수많은 전과를 저지른 악질 중의 악질 범죄자에게 원혼을 빙의시킨 후 여러 수행을 거친다. 그다음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되면 CCTV가 잘 보이는 곳으로 가서 ‘살인’을 저지르도록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원혼은 빙의할 때 몸에 지녔던 부적을 태우고 현장을 유유히 빠져나간다. 범죄자는 현장에서 기억을 잃고 멀뚱거리다가 그 자리에서 붙잡혀, CCTV라는 너무나도 명확한 증거물로 구속된다.
자신을 죽인 놈도 죽이고, 범죄자도 잡고, 일석이조의 일이 아닌가. 명 나름대로의 정의였다. 하지만 이를 마뜩잖아 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명의 오빠이자 경찰 공무원인 채민이다.

“사람을 죽이고 싶을 만큼 깊은 원한인 건 나도 알아. 네가 사고를 당했을 때 나도 그놈을 죽이고 싶었으니까. (…) 원한이란 그런 거야. 전후 사정을 정확히 따져보기 전에 내가 알고 있는 정보만으로 판단하는 거야. 박춘만 손에 죽은 사람도 한별이라는 원혼을 죽이는 데 얼마만큼 책임이 있는지 모르잖아. 주범이었는지, 옆에서 거들기만 했는지, 정말 사건을 사고사로 덮었다던 그 장교가 맞는지…….”
_P.114~115

민은 명과 원혼이 해왔던 복수가 과연 진정한 복수가 맞는지 의문을 품는다. 명이 도왔던 원귀들의 진짜 사연, 엇갈린 복수 등 일이 복잡해지는 가운데 명 역시 지금껏 지켜왔던 생각이 흔들린다. 어렸을 적 자신의 얼굴을 괴물로 만든 사람을 기억하며 원혼들의 마음에 십분 공감해왔던 명이었다. 그런 명에게 한 가지 의문이 깊이 파고든다. “살인은 정당화될 수 있을까?”

아직도 성행하는, 죄질에 비해 너무나도 가벼운 형량
피해자들의 억울함은 누가 풀어줘야 할까?
‘사적 복수’로 이루고자 했던 ‘정당하고 완벽한 정의’

뉴스를 보면 아직도 죄질에 비해 가벼운 형량을 받고 나오는 범죄자들이 있다. 초범이라서, 반성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정신이 온전치 않아서……. 게다가 피해자의 신상은 공개하면서 범죄자의 신상은 마치 들키면 큰일이라도 나는 듯이 꼭꼭 감춰주는 언론들까지. ‘이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절로 분노가 끓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이 소설은 피해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며 ‘사적 복수’로밖에 이루지 못하는 정의에 대해 꼬집는다. 명과 같은 히어로가 아니면 범죄자를 제대로 벌할 수 없는 세상, 현재의 법과 범죄를 저지르기 너무나도 쉬워진 세상을 향해 소리친다. 피해자의 억울함은 대체 누가 풀어줘야 하냐고.

“내가 대충 요약해서 얘기한 걸 들은 게 다잖아. 그래놓고 다 아는 양 그들의 원한을 폄하하지 마. 사람을 죽여야 풀릴 만큼 깊은 원한이야. 그들은 그렇게 깊은 원한 때문에 편하게 죽지도 못하고 구천을 떠돌고 있는데, 그들을 죽게 만든 놈들은 죄가 세상에 알려지지도 않거나, 변호사 잘 만나서, 아니면 권력이 있어서 가벼운 처벌로 끝나. 죽은 사람들과 그 가족들은 영원히 아픔을 안고 사는데, 죄지은 놈들은 앞날이 창창해서 감형, 반성문을 많이 써서 감형, 부양가족이 있어서 감형. 감형해줄 이유도 많고, 무슨 날이면 특사까지 해줘. 그건 원혼을 두 번 죽이는 일이고 유가족들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이야. 같은 일을 당한 나라도 도와야지.”
_P.113~114

하지만 이야기는 그것에서 그치지 않고 ‘사적 복수’의 오류에 대해 지적한다. 명이 했던 방식은 진정한 복수가 아니라 결국 또 다른 살인이었다. 이 소설은 법이 강해지고 범죄가 줄어드는 세상을 위해서는 우리부터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실제로 범죄에 따른 형량은 점점 늘고 있다. ‘사적 복수’가 아닌 정당한 고발로써 우리가 가해자를 향해 올바른 정의를 내세우고 피해자를 보듬는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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