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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필진 아밀(「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 이서영(「월담하려다 접천」), 정보라(「무르무란」) 작가님이 참여하신 『SF 보다 Vol.2 벽』이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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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없이 놀라운 S, 끝없이 새로운 F
무한하게 펼쳐지는 S-F의 세계

독자의 환상적인 사유를 자극하는 특별 기획, 『SF 보다―Vol. 2 벽』이 출간되었다. 한국 SF문학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온 문학과지성사는《SF 보다》를 통해 문학의 스펙트럼을 한층 더 넓혀나가고자 한다. 동시대를 관통하는 주제를 바탕으로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들의 눈부신 상상력을 가득 담은 이 시리즈는 테마와 다각도로 연결되는 하이퍼-링크와 여섯 편 이상의 단편소설, 장르 전반을 아우르는 크리티크로 구성되며, 상반기와 하반기에 나눠 1년에 두 권 출간된다. SF 스토리텔링의 선두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작가 문지혁, SF를 향한 애정으로 국내외 작품들을 누구보다 꼼꼼하게 읽고 쓰는 SF 평론가 심완선이《SF 보다》의 기획위원으로 함께한다.
『SF 보다―Vol. 2 벽』에는 ‘벽’을 테마로 한 듀나의 「아레나」, 아밀의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 이산화의 「깡총」, 이서영의 「월담하려다 접천」, 이유리의 「무너뜨리기」, 정보라의 「무르무란」 총 6편의 단편소설이 묶였다. 또한 시작과 끝에 붙은 하이퍼-링크와 크리티크는 제재와 장르에 대한 통찰을 더함으로써 독자의 사고를 너르게 확장한다.
SF 쓰기가 인간과 물질과 시공간을 둘러싼 미지의 잠재성을 실현시키는 일이라면, SF 읽기는 그 세계의 예측 불가능성을 경험하는 일이다. Science, Space, Speculative, Society 등의 수많은 ‘S(story)’와 Fiction, Fantasy, Fabulation, Future 등의 다채로운 ‘F(frame)’가 열어 보이는《SF 보다》의 독서 공간에서 독자는 ‘낯선’ 경험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

벽을 넘어 밀려오는 상상력의 개벽!

분리되고 연결되는 여섯 가지 세계
마침내 허물어지는 안과 밖의 경계

《SF 보다》시리즈 두번째 책의 주제는 ‘벽’이다. 벽은 공간의 둘레를 막는 데 쓰이는 건조물이며, 극복하기 어려운 한계나 관계 등의 단절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표현으로도 사용된다. 이처럼 무언가를 차단하고 제한하는 것이 벽의 쓰임이지만, 상상의 영역에서만큼은 그 반대의 역할을 수행한다. 상상력은 겉으로 나타나지 않는 부분, 무언가에 의해 가려진 이면, 경험해본 적 없는 미지의 일에 의해 자극되기 때문이다. 벽을 마주한 이는 그 ‘너머’를 궁금해하기 마련이고, 나아가 안과 밖, 이쪽과 저쪽, ‘너’와 ‘나’를 가름하는 기준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상과 의문은 역설의 틈을 파고들고 사유의 벽을 넘어뜨리며 새로운 세계를 열어젖힌다.

벽은 나누고 막고 제한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인류의 유구한 역사가 이를 증명하며, 어쩌면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그러나 벽은 반대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스토리텔링 이론에서 영웅의 여정hero’s journey은 몇 단계로 압축된다. 그중 중요한 단계는 영웅이 현실에서 비현실로 넘어가는 순간인데, 우리는 이 지점을 문지방threshold이라 부른다. 현실과 비현실, 일상과 모험 사이에는 언제나 (비록 문지방처럼 야트막할지라도) 벽이 세워져 있고, 이를 넘는 행위는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을 의미한다. 문지방 너머에는 새로운 세계, 주인공을 필요로 하는 낯선 우주가 기다리고 있다.
―문지혁, 하이퍼-링크 「넘을 수 없는, 넘어야 하는」에서

한국 SF문학 현장에서 눈부시게 활약하고 있는 여섯 작가(듀나, 아밀, 이산화, 이서영, 이유리, 정보라)가 『SF 보다―Vol. 2 벽』과 만나 다채로운 이야기를 펼친다. 오랜 옛날의 바위 벽, 인공적으로 세워진 장벽, 격리와 구분을 위한 가상의 벽, 마음의 벽, 시공간과 차원의 벽 등 다양한 형태의 벽들이 여섯 개의 특별한 세계를 창조한다. 벽을 응시하고, 두드리고, 부수고, 마침내 뛰어넘는 소설 속 인물들은 독자를 또 다른 가능성의 지평으로 데려다줄 것이다.
단편들과 함께 실린 문지혁의 하이퍼-링크 「넘을 수 없는, 넘어야 하는」과 심완선의 크리티크 「벽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세 가지 일」은 벽이라는 제재가 문학의 영역에서 어떤 모습으로 그려져왔는지 이야기한다. 벽으로서의 벽, 문으로서의 벽, 성으로서의 벽, 나아가 세계로서의 벽을 톺아보고 그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되짚어봄으로써 벽이 환기하는 분리와 연결의 감각을 지금 여기로 불러온다.

듀나 「아레나」
“끝나지 않는 프로레슬링, 격투장을 둘러싼 보이지 않는 거대한 벽들. 우린 언제까지 이곳에 갇혀 살아야 하는 걸까.”

도시철도 공사장의 진홍색 젤리 지층에서 시작된 적사병. 이로 인해 남한은 물리적으로 고립된 쿼런틴 상태에 놓이며, 적사병을 일으킨 프로스페로 생태계는 생존자 일부를 초능력을 지닌 알파히어로로 만든다. 알파히어로들이 팀을 꾸려 활동하기 시작하고 그에 따라 비밀이 늘어나면서 진실은 “수십 개씩 쏟아져 나오는 이야기 속에서 이렇게도 저렇게도 쓰일 수 있는 재료”로 전락한다. 격리의 장벽으로 둘러싸인 이 땅은 오락처럼 전투가 펼쳐지는 가공과 조작의 ‘아레나’다.

아밀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
“모든 사람의 지문이 다르듯 모든 피아니스트는 저마다 다른 연주를 한다. 그 당연한 사실을 이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다양한 화음, 유려한 강약 조절, 정확한 터치…… 손이 작은 피아노 전공생 ‘나윤’에게는 전부 어렵기만 하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던 나윤은 우연히 ‘차원의 마녀’를 만나고, 이내 4차원의 존재가 되어 필요에 따라 손의 좌우를 반전하고 손가락의 배치를 바꾸며 자유롭게 건반을 누를 수 있게 된다. 신체적 한계를 넘어선 나윤은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쥐고 각국 언론의 조명을 받지만, 계속될 듯했던 탄탄대로는 곧 끊기고 만다. 나윤에게 진정 “넘을 수 없는 벽이란 무엇이었을까”.

이산화 「깡총」
“라일리의 귀는 이전까지 간과했던 지극히 사소한 무언가를 포착하기 시작했다. 돌아오지 않는 토끼들이 깡총 뛰는 순간, 섬광과 함께 어디선가 반드시 들려오는 희미한 메아리였다.”

토끼는 수천 킬로미터 길이의 울타리도, 섬과 바다도, 황무지의 장벽도 뛰어넘는다. ‘깡총’이라는 말로 형용할 수 있는, 이 사뿐하면서도 힘찬 도약 덕에 토끼의 개체 수는 어마어마하게 늘어났으며 그에 따라 인류는 초토화된 농지와 대기근을 맞닥뜨린다. 한편 어떤 토끼들은 시간마저 뛰어넘어 순간의 빛과 ‘찰박’ 소리만을 남긴다. 허공으로 사라진 토끼들이 닿는 곳이 어디든, 그로 인해 인간에게 어떤 일이 닥치든, 이는 그저 “오로지 토끼인 채 끝까지 깡총깡총 뛰어 도망쳐 온 결과”일 뿐일 것이다.

이서영 「월담하려다 접천」
“연경의 눈에는 모든 현정이 아름답게 빛났다. 현정은 달렸고, 춤췄고, 노래했다. 사랑하기도, 아이를 낳기도, 여러 가지를 꿈꾸기도 했다. 현정의 시간선 하나하나에 손을 댈 때마다 그 위의 현정이 꽃잎처럼 생생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모든 네트워크가 절멸한 세상. ‘연경’은 운 좋게도 방패님의 가호 아래 방패막이 둘러쳐진 서울에 산다. 그러나 친구 ‘현정’은 서울 바깥에 인터넷이 남아 있다는 말을 남긴 채 사라져버리고, 연경은 그를 찾기 위해 두려움을 무릅쓰고 방패님의 뜻을 거스르며 인터넷 접속을 시도한다. 그렇게 방패막이라고 믿었던 공고한 벽과 여러 겹의 차원을 넘어서다 하늘에까지 닿아버린 연경은 끝없이 펼쳐진 수많은 시간선과 그 속의 현정들을 마주한다.

이유리 「무너뜨리기」
“그러던 와중 시원하게 방귀. 범선이 내는 뱃고동 소리 같은 우렁찬 방귀가 울려 퍼진 것이다. 심지어 저녁 식사 시간에.
그것이 뱃고동이라면 분명 항구를 떠나는 소리일 거야, 하고 수정은 생각했다.”

부부로서 7년을 함께 지내온 ‘수정’과 ‘정진’ 사이에 흐르는 기류는 사랑보다는 차라리 우정이나 의리에 가깝다. 이에 정진은 수정에게 마음의 벽을 쌓아 올림으로써 잃어버렸던 감정을 되찾아준다는 리빌딩rebuilding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익숙하게만 느껴지던 서로가 “벽 너머의 저 사람”이 되면서 이들의 가슴은 새롭게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그동안 품고 있던 관계에 대한 회의감은 그렇게 일단락되지만, 갑작스레 집으로 들이닥친 두 괴한이 또 다른 물음표를 던진다. 다시 세워진 마음의 벽은 설렘의 재건일까 안정의 함락일까.

정보라 「무르무란」
“죽은 사람을 쳐다보아서는 안 된다. 검은깃털은 축제 행렬 끝에서 기괴하게 몸을 비틀던 형체를 떠올린다. 양손으로 배를 감싼다.”

신석기 시대의 바위 벽은 후손에게 세상을 보여주고 설명하는 창구다. 사냥 도구를 만들고 사용하는 법, 동물의 짝짓기와 출산 시기 등을 벽에 기록하는 일은 사냥에 능한 사람에게만 허락되며, 특히 임신한 자의 그림은 사냥 실력을 새로운 생명에게 불어넣는 행위로 간주된다. 이 바위 벽에 그림을 새길 자격을 얻은 ‘검은깃털’은 어느 날 축제 행렬 끝에서 거무레하고 낯선 무언가를 발견한다. 죽은 자가 돌아왔으니 이제, 무르무란을 부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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