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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과 비평.

askalai님의 “감정세공인”

편집자님에게(왠지 호칭이 어색.) 이뿜을 받기위해. 이렇게 어정쩡한 감상을 써서 올립니다.
사실 이 얘기가 나왔으니깐 말씀드린다면 전업 작가도 전문 작가도 아니지만 그래도 글을
쓰는 저로썬 다시 남의 글을 읽고 비평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이중적인 인격이 필요한 일
입니다. 너무 지나친 비유가 아니냐? 할 수도 있겠지만. 타인의 글에 대해 비판적인 지적을
할 때 늘 내 글은 어떤가를 돌아보게 되고 그것은 꽤나 스트레스입니다.
(저처럼 또 꽤나 소심한 사람에겐 말입니다.)
그러나 역시 이뿜을 받아야 함으로……. (<- 그러니깐 결론은 뭐냐?)
비평에서 존대로 표기하지 않겠습니다.

감정세공인의 제목부터 심상치 않는 글이다. 감정을 세공한다란 생소한 느낌 때문이겠지만.
늘 느끼는 것이지만 askalai님의 글은 이런 세련됨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비단 제목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글 전체적인 주제나 소재들 까지 이야기하는 것이다.
흔히들 환상소설은 특정한 소재를 즐겨 사용한다. 그것은 약간은 외형적인 것에 치우쳐 있는데.
이를테면 요즘은 환상소설에 마법사의 마법은 마치 총에서 발사된 총탄 같은 느낌이라는 것이다.
정신적인 혹은 비(非)물질적인 것에는 도통 관심이 없는 것 같은 인상이다.

askalai님의 글을 쭉 읽다보면 때론 지나치게 감상적이란 느낌도 들지만 외형적인 것보다는
좀 더 정신적인 부분을 많이 다룬다는걸 알 수 있다.
(물론 웹진 ‘거울’에서 askalai님의 단편을 다 볼 수 없다. askalai님의 홈페이지로 가면 된다.)
이 단편의 소재는 매우 세련되고 문장도 탄탄하다. 문장을 쭉 읽다보면 건조하고 간결하며
거의 군더더기를 찾을 수 없다.
약간 특이한 점은 서술부분에서 현재 진행형 문장과 과거형문장을 함께 사용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뭐뭐한다. 뒤에 바로 뭐뭐이었다. 등의 문장들이다.
이 부분에 대해선 솔직히 이렇게 쓰여도 될지 혹은 둘 중 하나는 바꿔야 할지 나도 잘 모르겠다.-_-
하지만 전부터 쭉 느끼는 거지만 좋은 소재와 주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꾸미는 것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소설은 좋은 소재를 설명하고 주제를 들어내는데 사건을 잘 이용한다. 그리고 인물들을 부각시키고
알맞은 배경을 설명하고 여러 가지 기교를 부린다.
어쩌면 우리는 소설을 읽으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소재나 주제보다는 이런 소설다운 사
건과 인물들이 엮기는 과정일 것이다.
이런 식으로 본다면 ‘감정세공인’은 지나치게 건조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 읽고 나서 약간 설명조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좀 더 재미난 이야기와 사건들로 이루어졌으면 좀 더 소설적인 방법을 풍부하게 사용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 같은 거말이다.

단점을 더 많이 지적했지만 ‘감정세공인’은 무척 장점이 많은 소설이다. 누누이 지겹게 말해서
더 이상은 듣고 싶지도 않은 환상소설의 소재의 획일화, 뻔한 주제의식 따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지만.
이제 막 환상소설을 읽고 쓰려는 혹은 지나치게 똑같은 환상소설에 지친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덧. askalai님 글 잘 읽었어요. 파이팅~!!!(-_-)
* mirror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01-30 21:2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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