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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할머니 나무

2003.10.06 13:5910.06

치매에 걸린 노인이 집에 있다면 어떨까요.
치매는 걸리지 않았더라도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집에 있고, 모두 보살펴야 하는 상황이라면요.
아마도 할머니 나무에서 나온 상황처럼 아름답지는 않을 겁니다.
이 글의 가치는 그 점에 있습니다.
이 글은 오래 전에 쓰인 글이고, 다른 곳에서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물론 현실을 지나치게 미화시켰다는 비판도 가능합니다.
전 미화라기 보다는 바램이라고 봅니다.
화자는 이제 곧 나무가 될 운명에 처한 노인입니다.
그 증거로 거동이 불편해지고 치매가 오고 혈관에서 뿌리가 돋아날 테니 외모도 점점 추해지겠지요.
처음에 화자는 두려워합니다.
사실 나무가 된다는 것과 죽음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죽음이라는 것이 인간이 지금 모습에서 다른 형태로의 변화라고 본다면 나무가 된다는 것과 죽음이란 그 구체적인 변화과정과 결과물이 눈에 보인다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차이일 뿐이지요. - 뿐이라고 썼지만 눈에 보인다와 보이지 않는다의 차이는 엄청나겠죠. -
죽음의 다른 형태일 수도 있는 나무로의 변화는 생각하기에 따라 또 다른 형태의 삶을 열어주는 것일 수도 있지만, 천천히 자신의 인간으로서의 생명이 사라져가는 것을 느끼는 것은 공포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행운을 가지는 자 과연 얼마일까요.
할머니 나무는 노인의 치매와 죽음을 나무로 변화는 것으로 - 즉, 축복받은 것으로 - 변화하고 그 속에 가족의 화합을 부드럽게 융화시켰습니다.
일견 뻔한 가족드라마처럼 보일 수 있는 이 이야기가 힘을 얻는 건 화자의 연하면서 곱게 늙은 할머니의 이미지와 감수성을 시종일관 따뜻한 시선으로 잘 잡아냈다는 점도 일조하는 것 같습니다.
* mirror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4-01-30 21:27)
해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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