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경부터 텀블러에서 유행해서 지금은 지속적으로 유행하는 베이퍼웨이브(vaporwave)라는 장르입니다. 8090년도에 대한 향수가 특징인데 음악적 장르이기도 하고 디자인적 장르이기도 합니다.
음악에 관해서는 8090년대의 일본 팝이나 광고 음악을 이리저리 몽환적이게 샘플링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디자인적 특징으로는 디지털 문화 초기에 대한 향수를 드러내려고 주로 보라색이나 자주색, 분홍색을 자주 이용하고 90년대 버블 경제시대의 일본 광고를 짜깁기하거나 조악한 3D그래픽을 이용합니다. 이 과정에서 한글을 차용하는 아티스트도 있더라고요. 한글 쓰는건 우리 눈에 묘하게 촌스러워보이지만 한국인이 영어가 쓰인 티셔츠를 아무 생각없이 멋지다고 입는 것과 비슷한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베이퍼웨이브 뮤지션 '2814'가 롤링 스톤지에서 '2015년 꼭 알아야 하는 10대 아티스트'에 선정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장르인데 어째서인지 한국에서는 가끔 베이퍼웨이브의 요소를 차용한 몇몇 인디 뮤지션만 눈에 밟히지 장르 자체가 인기를 끌지는 않더라고요.
저는 2014년 즈음에 봤었습니다. 처음에는 '와 이런 장르가 있었다니...'라는 충격만 가지고 음악만 가끔 들었는데 베이퍼웨이브라는 장르가 가지고 있는 디지털에 대한 향수가 SF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 같아 최근에는 그런 정서를 지닌 소설을 쓰려고 생각 중입니다. 우리가 흔히 추억이나 복고하면 아날로그 감성이라는 말을 많이 쓰잖아요? 그런데 베이퍼웨이브가 그걸 깨고 있는 것 같아 인상 깊더라고요. 주는 정서가 워낙 독특해서 앞으로도 계속 활용되고 발전할 장르라고 생각됩니다.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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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pickas.so/features/vaporwave--
https://en.wikipedia.org/wiki/Vaporwave
첫 번째 영상을 보니 구글번역기의 발전에 대해 격세지감이 느껴지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