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레인 해리스의 Ice cold grave. 하퍼 코넬리 시리즈 3부이다. 1년에 한 권씩 시리즈를 내는 작가의 책이 3부가 나왔다는 건 벌써 3년...... 세월 왜 이리 잘 가나. 흑흑.
셜레인 해리스는 우리나라에도, 미국에도 서던 뱀파이어 시리즈가 훨씬 더 유명하지만, 실은 미스테리 작가이다. 오로라 티가든 시리즈, 셰익스피어 시리즈 등등은 이미 역사가 깊다. 예전 작품을 봐도 전부 미스테리였고. 오히려 서던 뱀파이어 쪽이 외도라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두워지면 일어나라"라고 1권만 나왔다. (후속권이 나올 계획은 있는 걸까...)
여튼 하퍼 코넬리 시리즈는 벼락을 맞은 이후 시체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된 여주인공이 의붓오빠와 함께 의뢰를 받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실종된 시체를 찾거나 죽은 원인을 찾아주고 돈을 받는 이야기... 라고 하면 좋겠지만 그 와중에 언제나 작은 마을의 끔찍한 범죄에 휘말리는 이야기이다.
셜레인 해리스는 작은 마을 공포증이 있는지... 대부분의 경우 미스테리가 전부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마을의 치부라든가 인종차별, 성차별, 빈부격차 등등으로 인한 범죄에 대해 묘사한다. 그나마 작가가 나이가 들며 좀 유해지긴 했지만, 셰익스피어 시리즈의 릴리 바드가 당했던 성폭행이라든가, 그보다 더 초기작인 프라임 크라임 시리즈라든가... 으으, 미국의 작은 마을 무섭다니까. 하퍼 코넬리 시리즈는 어쨌든 초기작들에 비하면 훨씬 수준 낮은 범죄(...)이다. 보기도 편하고.
이번 권에서는 드디어 대망의 로맨스 라인이 펑 터졌다. 아싸 좋구나! 2권부터 하퍼가 의붓오빠 톨리버에 대해 애정을 자각하고서 "안 돼 숨겨야 돼" 하고 있었는데, 드디어는 톨리버마저 "난 네 오빠가 아니야" 그러고 덮쳐버렸다. 으하하! 질다가 말했던 것처럼 "In the day of ice, you'll be happy" 랄까.
하지만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하퍼는 얻어맞아 두개골에 금이 가고 왼팔이 부러졌으며, 다시금 범죄자에게 쫓기며 두개골의 금은 더 커지고, 팔도 덧나고, 염증까지 생기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 시리얼 킬러가 마을의 애들을 몇 년에 걸쳐 거의 열 명 가까이 죽였고, 죽이고, 그 와중에 범죄를 밝히기 위해 자기 목숨을 내던지는 어리고 불쌍한 영혼까지. 정말이지 "난리도 아니었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꽤 인기였던 한나 스웬슨 시리즈 같은 코지 미스터리는 "너무 가벼워서" 도저히 읽을 수가 없다. 취향이 아닌 거긴 한데, 닭살이 돋을 지경이랄까. 아니 사람이 죽었는데 다들 아무렇지 않게 수다 떨고 있어! 쿠키를 굽고 있어! 무슨 짓이야!
반면 셜레인 해리스는 어딜 보나 코지 미스터리스러운 설정을 갖고 상당히 하드한 서스펜스물을 써주어서 나의 취향을 99퍼센트 만족시켜준다. 하퍼의 대사를 인용하자면 이런 거다. "영화에서는 여주인공이 간호사를 다른 데로 불러낸 다음 저 안에 들어가서 서류를 찾아본다. 하지만 간호사를 도대체 어떻게 불러낼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그 사이에 어떻게 서류를 보고 나올 수 있는 걸까. 나는 형사가 아니다. 그러니까 그런 짓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 현실에서는 그런 일이 가능하지 않다. 좀 더 나은 영화 극본가를 쓸 필요가 있다." 그럼그럼. 대체 문외한인 쿠키 굽는 여자가 도대체 무슨 살인사건을 해결하겠다고 펄떡거리고 다니는 건지 나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다니까. (그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어쩌겠어-)
물론 이번 권에서는 하퍼도 쓸데없는 짓을 꽤 많이 했지만, 시리얼 킬러였으니까 넘어가주자. 아무 이유 없이 강력범죄에 휘말려 고문당하고 죽은 십대 소년들이 그렇게 줄줄이 많았으니 숨어 있던 정의감이 약간 솟구칠 수도 있는 법 아니겠는가. 게다가 톨리버와의 로맨스 라인이 나의 마음을 충족시켜 주었으므로 모두 다 용서해 줄 수 있어. 으하하.
가끔 내가 좋아하는 책을 다른 사람도 좋아해서 같이 꺄아꺄아 떠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러다 정말로 내가 좋아하는 책이 번역되어 나와 남들도 다 알게 되면 왠지 기분이 이상해질 때가 있다. 우씨, 내가 먼저 좋아했는데! 라는 느낌이랄까...
이 시리즈, 나름 요즘의 코지 미스터리 출간 붐에 힘입어 번역할 만한 데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앞부분 열심히 번역해 돌린 몇 군데 출판사에서는 답이 없다. 흑. 썩히기도 아까우니 조금 한가해지면 앞부분 번역한 거라도 올려볼까...
셜레인 해리스는 우리나라에도, 미국에도 서던 뱀파이어 시리즈가 훨씬 더 유명하지만, 실은 미스테리 작가이다. 오로라 티가든 시리즈, 셰익스피어 시리즈 등등은 이미 역사가 깊다. 예전 작품을 봐도 전부 미스테리였고. 오히려 서던 뱀파이어 쪽이 외도라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두워지면 일어나라"라고 1권만 나왔다. (후속권이 나올 계획은 있는 걸까...)
여튼 하퍼 코넬리 시리즈는 벼락을 맞은 이후 시체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된 여주인공이 의붓오빠와 함께 의뢰를 받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실종된 시체를 찾거나 죽은 원인을 찾아주고 돈을 받는 이야기... 라고 하면 좋겠지만 그 와중에 언제나 작은 마을의 끔찍한 범죄에 휘말리는 이야기이다.
셜레인 해리스는 작은 마을 공포증이 있는지... 대부분의 경우 미스테리가 전부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마을의 치부라든가 인종차별, 성차별, 빈부격차 등등으로 인한 범죄에 대해 묘사한다. 그나마 작가가 나이가 들며 좀 유해지긴 했지만, 셰익스피어 시리즈의 릴리 바드가 당했던 성폭행이라든가, 그보다 더 초기작인 프라임 크라임 시리즈라든가... 으으, 미국의 작은 마을 무섭다니까. 하퍼 코넬리 시리즈는 어쨌든 초기작들에 비하면 훨씬 수준 낮은 범죄(...)이다. 보기도 편하고.
이번 권에서는 드디어 대망의 로맨스 라인이 펑 터졌다. 아싸 좋구나! 2권부터 하퍼가 의붓오빠 톨리버에 대해 애정을 자각하고서 "안 돼 숨겨야 돼" 하고 있었는데, 드디어는 톨리버마저 "난 네 오빠가 아니야" 그러고 덮쳐버렸다. 으하하! 질다가 말했던 것처럼 "In the day of ice, you'll be happy" 랄까.
하지만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하퍼는 얻어맞아 두개골에 금이 가고 왼팔이 부러졌으며, 다시금 범죄자에게 쫓기며 두개골의 금은 더 커지고, 팔도 덧나고, 염증까지 생기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 시리얼 킬러가 마을의 애들을 몇 년에 걸쳐 거의 열 명 가까이 죽였고, 죽이고, 그 와중에 범죄를 밝히기 위해 자기 목숨을 내던지는 어리고 불쌍한 영혼까지. 정말이지 "난리도 아니었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꽤 인기였던 한나 스웬슨 시리즈 같은 코지 미스터리는 "너무 가벼워서" 도저히 읽을 수가 없다. 취향이 아닌 거긴 한데, 닭살이 돋을 지경이랄까. 아니 사람이 죽었는데 다들 아무렇지 않게 수다 떨고 있어! 쿠키를 굽고 있어! 무슨 짓이야!
반면 셜레인 해리스는 어딜 보나 코지 미스터리스러운 설정을 갖고 상당히 하드한 서스펜스물을 써주어서 나의 취향을 99퍼센트 만족시켜준다. 하퍼의 대사를 인용하자면 이런 거다. "영화에서는 여주인공이 간호사를 다른 데로 불러낸 다음 저 안에 들어가서 서류를 찾아본다. 하지만 간호사를 도대체 어떻게 불러낼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그 사이에 어떻게 서류를 보고 나올 수 있는 걸까. 나는 형사가 아니다. 그러니까 그런 짓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 현실에서는 그런 일이 가능하지 않다. 좀 더 나은 영화 극본가를 쓸 필요가 있다." 그럼그럼. 대체 문외한인 쿠키 굽는 여자가 도대체 무슨 살인사건을 해결하겠다고 펄떡거리고 다니는 건지 나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다니까. (그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어쩌겠어-)
물론 이번 권에서는 하퍼도 쓸데없는 짓을 꽤 많이 했지만, 시리얼 킬러였으니까 넘어가주자. 아무 이유 없이 강력범죄에 휘말려 고문당하고 죽은 십대 소년들이 그렇게 줄줄이 많았으니 숨어 있던 정의감이 약간 솟구칠 수도 있는 법 아니겠는가. 게다가 톨리버와의 로맨스 라인이 나의 마음을 충족시켜 주었으므로 모두 다 용서해 줄 수 있어. 으하하.
가끔 내가 좋아하는 책을 다른 사람도 좋아해서 같이 꺄아꺄아 떠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러다 정말로 내가 좋아하는 책이 번역되어 나와 남들도 다 알게 되면 왠지 기분이 이상해질 때가 있다. 우씨, 내가 먼저 좋아했는데! 라는 느낌이랄까...
이 시리즈, 나름 요즘의 코지 미스터리 출간 붐에 힘입어 번역할 만한 데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앞부분 열심히 번역해 돌린 몇 군데 출판사에서는 답이 없다. 흑. 썩히기도 아까우니 조금 한가해지면 앞부분 번역한 거라도 올려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