쥘 베른 컬렉션 03 / 15소년 표류기
원제를 번역하면 2년 동안의 휴가, 이나 일본에서 15소년 표류기, 로 번역해서 출간했고,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에서 출간된 걸 가지고 번역을 하면서 15소년 표류기로 정착되었다고요. 해설에서 번역자(김석희)는 원제로 번역하는 걸 고민했지만 15소년 표류기가 이미 친숙해진 제목이기에 그대로 따랐다고 썼습니다. 음... 저도 15소년 표류기가 좋아요. 2년 동안의 휴가라니, 방학맞이 여행이 예기치않게 길어진 거니 나름 의미가 있는 제목이지만, 제목부터가 스포일러며, 번역자 말대로, 2년 동안...을 제목으로 했다면 다른 책으로 생각했을 거예요. 거기에 더해 섭섭했을 지도요. 반지의 제왕, 이라는 제목은 이제 슬슬 익숙해졌지만, 그래도 반지전쟁이 왠지 더 좋은 것처럼...
15소년 표류기, 어릴 때 읽은 기억도 있고, 해저 2만리가 다시 봐도 넘 좋아서 기대를 좀 많이 했나, 생각보다 단조로웠어요. 갈등 구조도 너무 명확하고, 선악 구도도 뻔하고, 아이들은 너무 착하고... 네,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건 청소년 도서로 생각하고 썼다면 그럴 법 했을 지도요.
쥘 베른은 로빈슨 크루소를 몹시 좋아했다는데, 몰래 여행 가려다가 아버지에게 딱 걸려 단단히 혼나고, 상상 속에서만 여행을 해 온 그가 가장 동경할 만한 캐릭터인 것 같아요.
저도 로빈슨 크루소를 읽으며 콩닥콩닥했었습니다. 15소년 표류기, 셀 같은 소설을 읽다 보면, 모든 질서가 파괴되고 나면, 무인도에 떨어지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 잠시 책장을 멈추고 공상의 나래에 빠지기도 하니까요. 나무를 마찰시켜 불을 피울 때는 산소가 필요하다던가(무한도전 무인도 편에서는 아마 그 점 때문에 실패했던 듯), 같은 것들을 괜히 되새기며... 배나 비행기를 탈 때는 맥가이버 칼은 필수야, 하기도 하며... 크크
책 속에서 만나는 게 안전하겠지요. 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