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3월호 특집기사로 로맨스에 대한 이야기가 실렸다고 해서 내심 기대했다. 뭐라고 해도 나는 로맨스로 밥을 벌어먹고 살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장르문학 전문지에 드디어 로맨스 소설에 관한 이야기도 실렸다는 사실에 고무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오늘, 기사를 보고서 알았다.
지인 W씨는 이 기사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로맨스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기자가 대충 자료 모아서 보고 쓴 것 같은 기사야."
아니, 사실 이 기사를 쓴 사람은 판타스틱 기자가 아니고 로맨스 소설 전문 출판사의 사장님이다. 말하자면 청탁 기사인데, 이건 에러다. 에러고 말고.
업계 사람에게 업계를 비평하는 글을 맡겨서는 안 되는 거다. 그것도 작가도 아닌 "출판사 대표"에게. 입장상 이 분들은 비난하는 말을 할 수도 없고, 자기 일과 연관된 예민한 부분에 대해 자세하게 언급할 수도 없다. 차라리 작가라면 낫다. 작가는 어차피 글 쓰는 게 직업인 사람이고, 자기 눈으로 본 세계를 얼마든지 비평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다른 출판사의 도마에 오를 수 있는 입장의 사람에게 기사를 맡긴 건 분명 판타스틱 측의 잘못이다.
덕택에 기사는 짧은 번역 로맨스의 역사로 점철되었고, 정작 중요하게 다뤄졌어야 하는 요즘 국내 로맨스에 대해서는 맛보기조차 안 되는 수준이 되었다. 신영미디어의 공모전 이야기 약간, 그리고 현재 출간물이 홍수다, 검증 안 된 책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등의 이야기가 전부이다. 그렇게 화제가 되었던 "커피 프린스"라든지 "김삼순" 같은 책에 대한 이야기는 일언반구 없다. 로맨스 소설과 미디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한 마디도 없다.
이 기사는 판타스틱 기자가 썼어야 했다. 주요 로맨스 출판사 몇 군데를 돌며 이야기를 듣고 자료를 받아와서 기자가 직접 보고 들은 걸로 쓰는 게 가장 좋았을 것이다. 할리퀸의 역사에 대한 자료는 신영미디어에 취재 요청을 하면 얼마든지 줬을 것이다. 국내 출판사도 많다고는 하지만 대형 출판사 서너 곳만 돌면 충분하지 않은가. 기사 쓰기 그렇게 어려운 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최소한 로맨스 소설에 관심을 가진 프리랜서 기자에게 의뢰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그러면 좀 더 깊이 있는 기사가 나왔을 것이다.
판타스틱 측에서 로맨스 소설에 자사 기자를 쓸 마음이 없었든지, 아니면 지식이 전혀 없다는 이유로 미뤄버렸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으로 아쉬웠다. 이 기회에 기자님들께서 로맨스 소설에 대한 지식을 좀 쌓으셨어도 좋았을 텐데. 장르 전문지가 되려 한다면 장르에 차별을 둬서는 안 되는 거잖아? 로맨스는 여자들만 보는 거다 운운 해도, 결국 엄청난 수의 여성 독자를 둔 장르문학이란 이야기다.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다음에 다시 로맨스에 대한 기사가 실릴 일이 있다면, 그 때는 소속 기자님들께서 직접 뛰어주셨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말하고 싶어서 길게 글을 썼다.
p.s 물론 이 기사가 청탁이 아니라 투고로 들어온 기사라면 할 말 없다.
그리고 오늘, 기사를 보고서 알았다.
지인 W씨는 이 기사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로맨스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기자가 대충 자료 모아서 보고 쓴 것 같은 기사야."
아니, 사실 이 기사를 쓴 사람은 판타스틱 기자가 아니고 로맨스 소설 전문 출판사의 사장님이다. 말하자면 청탁 기사인데, 이건 에러다. 에러고 말고.
업계 사람에게 업계를 비평하는 글을 맡겨서는 안 되는 거다. 그것도 작가도 아닌 "출판사 대표"에게. 입장상 이 분들은 비난하는 말을 할 수도 없고, 자기 일과 연관된 예민한 부분에 대해 자세하게 언급할 수도 없다. 차라리 작가라면 낫다. 작가는 어차피 글 쓰는 게 직업인 사람이고, 자기 눈으로 본 세계를 얼마든지 비평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다른 출판사의 도마에 오를 수 있는 입장의 사람에게 기사를 맡긴 건 분명 판타스틱 측의 잘못이다.
덕택에 기사는 짧은 번역 로맨스의 역사로 점철되었고, 정작 중요하게 다뤄졌어야 하는 요즘 국내 로맨스에 대해서는 맛보기조차 안 되는 수준이 되었다. 신영미디어의 공모전 이야기 약간, 그리고 현재 출간물이 홍수다, 검증 안 된 책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등의 이야기가 전부이다. 그렇게 화제가 되었던 "커피 프린스"라든지 "김삼순" 같은 책에 대한 이야기는 일언반구 없다. 로맨스 소설과 미디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한 마디도 없다.
이 기사는 판타스틱 기자가 썼어야 했다. 주요 로맨스 출판사 몇 군데를 돌며 이야기를 듣고 자료를 받아와서 기자가 직접 보고 들은 걸로 쓰는 게 가장 좋았을 것이다. 할리퀸의 역사에 대한 자료는 신영미디어에 취재 요청을 하면 얼마든지 줬을 것이다. 국내 출판사도 많다고는 하지만 대형 출판사 서너 곳만 돌면 충분하지 않은가. 기사 쓰기 그렇게 어려운 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최소한 로맨스 소설에 관심을 가진 프리랜서 기자에게 의뢰하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그러면 좀 더 깊이 있는 기사가 나왔을 것이다.
판타스틱 측에서 로맨스 소설에 자사 기자를 쓸 마음이 없었든지, 아니면 지식이 전혀 없다는 이유로 미뤄버렸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으로 아쉬웠다. 이 기회에 기자님들께서 로맨스 소설에 대한 지식을 좀 쌓으셨어도 좋았을 텐데. 장르 전문지가 되려 한다면 장르에 차별을 둬서는 안 되는 거잖아? 로맨스는 여자들만 보는 거다 운운 해도, 결국 엄청난 수의 여성 독자를 둔 장르문학이란 이야기다.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다음에 다시 로맨스에 대한 기사가 실릴 일이 있다면, 그 때는 소속 기자님들께서 직접 뛰어주셨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말하고 싶어서 길게 글을 썼다.
p.s 물론 이 기사가 청탁이 아니라 투고로 들어온 기사라면 할 말 없다.
판타스틱이 전반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썼다'는 느낌이 강해요. 너무 많은 장르를 포괄하다보니 일어나는 현상인 것 같은데, 외부전문필진을 좀 더 많이 영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필름2.0이나 씨네21처럼 '우와, 진짜 매니아들이다!' 느낌까지는 아니라도... '공부 많이 했구나'의 느낌까지라도 갔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있는 게 감사한 잡지라 칭찬해줘야 하는데... ,(아, 또 분열중.) 그래도 최근에 좀 나아졌다고 생각해요. 초반에는 정말로 내부에서만 소화했는데, 점점 외부필진을 늘리고 있어서요.
ida/ 으흠 전반적으로 그렇다니, 그러면 장르 전문 잡지로서는 꽤나 치명적인 결점 아닌가요? 독자층을 이미 장르를 좋아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일반 독자로 잡고 장르문학을 알리겠다- 라는 취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그게 도대체 잡지로서 어느 정도의 이득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판타스틱 주 구매층은 이미 장르를 좋아하고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독자들일 텐데요. 그 어느 쪽 독자도 만족 못 시켜주는 상황이 아닌가 싶어요.
확실히, 외부 전문 필진은 확보가 되어 있어야지요. 다만 출판사 사장님처럼 직접적인 상업적 관련이 있는 분은 아니라면 좋겠습니다... 뭐랄까, 왠지 출판사 사장, 편집장, 이런 분들이 쓰시면 왠지 모르게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되는 수가 생겨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