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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하 ( t i m e 2 d i e @ n a v e r . c o m )


목아 박물관을 다 둘러보고 차도 한잔 하고 떠나려는 순간 녀석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야옹거리면서 단 한걸음도 망설임 없이 성큼성큼-


그 작고 예쁜 발로 성큼성큼-


녀석은 몸을 비비고


만져 달라고 야옹거렸다.


앞서 나가기도 하고 우리의 걷는 발 사이에 착착 감겨서 떠나는 걸 방해하는 것 같았다.


제발 가지 말고 나와 놀아줘-


나는 사랑이 더 필요해.


떠나가지 말아줘-


하지만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잖니. 너는 그저 아주 잠시 동안 외로웠던 거야. 그래서 우리는 서로 그렇게 몸을 비볐고
쓰다듬어 줬고 부드럽게 핥아 줬던 거야.

너는 거기서 발걸음을 멈췄구나. 따라 오지 않는구나. 아주 잠시 슬픈 표정을 지을 뿐이구나.

너는 참 예쁜 아이이고 널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단다. 그 사람이 잠시 자리를 비웠을 뿐이란 것도
곧 그 사람이 나타나면 너는 그 사람의 무릎 위에 올라앉아서 포근한 낮잠을 잘 수 있겠지.

한참 시간이 지난 뒤에 나를 기억할 수 있을까?
너를 바라봤던 내 사랑스런 시선도, 나의 부드러운 손길 따위를……. 너는 기억할 수 있겠니?
다음에 또 나를 봤을 때 그 작은 발로 성큼성큼- 망설임 없이 나에게 다가와줄 수 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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