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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 hermod ( shiderk@yahoo.co.kr  http://german.banpo.or.kr )



<<헤임스크링라>> 제1부 <윙링아사가> 제30장

제30장 에길과 툰네에 대하여

  에길 Egil은 ‘늙은 온 왕’의 아들의 이름이며, 아버지의 사후에 뒤를 이어 스웨덴의 왕이 되었다. 그는 전사가 아니어서 집에 조용히 머물렀다. 툰네 Tunne는 늙은 온 왕의 조언자이자 보물지기였던 노예의 이름이었다.
  온이 죽었을 때 툰네는 많은 보물을 땅 아래 묻었다(주1). 에길은 왕이 되자 툰네를 다른 노예들 가운데 두었고, 그는 매우 아프게 되어서 다른 노예들과 함께 도망쳤다. 그들은 툰네가 감추어 두었던 보물을 파내었고, 그는 그것들을 그들에게 주고는 그들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후에 많은 악한들이 그에게 모여들었다 ; 그들은 숲속에 은거하며 이따금 마을로 내려와 약탈하고 사람들을 죽였다. 이 소식을 들은 에길왕은 군사를 이끌고 그들을 추적했다 ; 어느 밤, 그가 야영지를 설치하고 있을 때, 툰네가 부하들을 이끌고 와서 예기치않게 왕의 군대를 기습하여 많은 사람을 죽였다. 소란을 깨달은 에길왕은 즉시 방어 준비를 하고 깃발을 세웠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를 떠났으니, 툰네와 부하들이 너무도 대담하게 공격해 왔기 때문이며, 에길왕은 도망칠 수 밖에 없음을 알게 되었다. 툰네는 숲속으로 도망자들을 추적한 뒤에, 거주지로 돌아와 저항없이 그곳을 약탈했다. 툰네는 자기 손에 들어온 것을 모두 그의 사람들에게 주었기 때문에 유명해지고 강력해졌다. 에길왕은 다시 군사를 모아 서둘러 툰네에게 싸움을 걸었다. 그러나 또다시 툰네가 승리했고, 에길왕은 많은 사람을 잃은 채 도망쳤다. 에길과 툰네는 여덟 번 싸웠고, 언제나 툰네가 승리했다. 그러자 에길왕은 국외로 도망쳐 덴마크의 제알란드로 가서, 대담한 프로디 Frodi the Bold에게 도움의 댓가로 스웨덴인에게 세금(주2)을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이 소식을 들은 툰네는 그를 만나기 위해 갔다; 큰 전투가 있었다. 거기서 툰네는 죽었고, 에길은 왕권을 회복했으며, 데인인들은 돌아갔다. 에길왕은 매년 프로디왕에게 훌륭하고도 막대한 선물을 보냈으나, 데인인들에게 세금은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에길과 프로디 사이의 우정은 단절없이 계속되었다.
  툰네가 죽은 뒤 에길은 3년동안 왕국을 다스렸다. 스웨덴에서, 희생제의용으로 예정된 늙은 황소 한 마리가 너무 커져서 사람들에게 위협적으로 되었다. 사람들이 잡으러 갔을 대 소는 숲으로 도망쳤으며, 매우 격노해서 숲속에 오래 머물며 나라에 큰 손해를 끼치고 있었다. 에길왕은 대단한 사냥꾼이었고, 야생동물을 사냥하러 자주 그 숲에 가고는 했다. 어느 때인가 그는 부하들과 함께 숲으로 사냥하러 갔다. 왕은 어떤 동물을 오랫동안 추적하여, 그 동물을 따라 숲속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부하들에게서 떨어지게 되었다. 그는 마침내 그것이 바로 그 황소인 것을 확인하고는, 그것을 죽이기 위해 달려갔다. 갑자기 황소가 뒤로 돌았고, 왕은 창으로 찔렀다 : 그러나 황소는 상처 밖으로 창을 튕겨냈다. 이제 황소는 그 말의 옆을 뿔로박았고, 즉시 그 왕을 땅에 눕혀버렸다. 왕은 벌떡 일어나 칼을 던졌고, 소는 왕의 가슴을 향해 곧장 뿔을 박았다. 왕의 부하들이 달려와 그 소를 죽였다. 왕은 곧 죽었으며, 웁살의 무덤에 묻혔다. 이에 대해 퇴돌프가 노래한다 :

  오딘 일족의 아름다운 머리칼의 아들,
  격노한 툰네의 얼굴 앞에서 도망친그 자는
  동쪽 숲을 어슬렁거리던
  악마같은 동물에 의해 죽었다.
  그 영웅의 가슴은 야생 황소의
  덥수룩한 정면의 뿔에 받혔다 ;
  영웅의 심장은 무시무시한 거인(Joetun)의
  창 같은 뿔에 의해 갈기갈기 찢겼다.


주1) 땅 속에 묻은 보물이라는 발상은 게르만 신화 전설에 빈번히 등장한다. 일례로 <<베오울프>> 제32장 2231-2270행을 인용한다. “땅 속의 그 집(드래곤의 집을 가리킨다 - 역자 주)에는 이와 같은 많은 옛 보물들이 있었으니, 이것들은 옛날에 어떤 사람이 (자기의) 고귀한 종족의 막대한 유산, 귀종한 보물을 그곳에 조심스럽게 감춰뒀던 것이었다. 옛날에 죽음이 그들 모두를 빼앗아 가버렸다. 그러나 그때 아직도 거기서 가장 오래 살아 남은 그 백성 중의 유일한 고참병은 (그 보고의) 보관인이 되어 (죽은) 자기 친구들을 슬퍼하며 (그들에게 일어난 것과) 같은 것 - 즉, 그도 오랫동안 모은 이들 보물을 잠시밖에 즐길 수 없다는 것 - 이 (자기에게도 일어나리라고) 예상했었다. 해파(海波)에 접근한, 평지에 마련된 무덤이 있었으니, 이는 갑(岬)가에 새로이 마련된 것으로 (사람들이) 접근 못하도록 교묘한 기술로써 견고하게 만들어진 것이었다 ; 금고리 보관인은 보관할 가치가 있는 재물과 판금(板金)을 그 속에 운반하고는 몇 마디 말했다 : “대지여, 지금 사람들은 귀인들의 재산을 보관할 수 없으니, 이제는 당신이 보관하시오. 볼지어다, 옛날 이들 용감한 사람들은 이것을 당신에게서 얻었노라; 전사(戰死), 무서운 죽음의 해악은 회관의즐거움을 맛본 후 이세상을 작별한 모든 백성들, 사람들을 빼앗아 가버렸다. 나에게는 검을 찬 어떤 용사도 없으며, 판금의 찻종, 귀중한 술잔을 닦을 자도 없다; 고참병들은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금으로 장식된 견고한 투구의 금판이 떨어져 나가버렸다; 투구를 닦아야 할 사람은 자고 있다; 또한 전투에서 방패가 부서진 후에도 검의 타격을 받아낸 쇠사슬 갑옷도 용사와 함께 썩고 있다. 또한 고리를 엮어서 만든 흉부갑옷도 용사들 옆에서 대장(隊長)을 따라 멀리 갈 수 없었다. 기쁜 목관(木管)의 환락, 하아프의 즐거움도 없으며, 회관 내에 날아다니는 훌륭한 매도 없고, 궁전 안뜰을 짓밟고 다니는 신속한 말도 없도다. 불길한 죽음이 많은 인종들을 내쫒았도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 중에서 혼자 남은 슬픔에 잠긴 그는 (자기의) 슬픔을 비탄하면서 밤낮으로 쓸쓸하게 지내다가 마침내 죽음의 물결이 그의 가슴에 부딪쳤다. (이상 김석산 역<<베오울프>>(탐구당, 1991) 206-208쪽)

주2) Skatt : 세금, 조공. 토지세이며, 왕에게 돈, 맥아주, 고기, 곡식가루를 바쳤다. 왕의 즉위시에 의회인 팅 Thing에 의해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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