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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총알목걸이

2005.03.26 17:4303.26

총알목걸이

By - 蚩尤天王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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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랜만에 난 밖에 나왔다.
오랜만에 나온 바깥세상은 마치 찜통같았다.
사람들은 모두들 손으로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있지도 않은 나의 왼쪽 다리에서 땀이 흐름을 느꼈다.


사람들이 나의 철제 의족을 바라본다.


전쟁이 내게 남겨준 가장 큰 고통이였다.
국가유공자로 지정된 나는 그나마 매월 들어오는 보조금과
조그마한 시계 가계에서 들어오는 돈으로 쉽게 살아갈 수 있었지만
사람들의 눈빛은 도저히 피해내지도 못하고 참아내지도 못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사람들은 호기심과 경멸이 담긴 눈초리로 내 철제 의족을 바라본다.
언제나 그렇듯이 나는 죄인인양 고갤 푹 숙인다.

"쯧쯧. 애들 눈에 뵈기 안좋게..... 긴 바지라도 입고나오지"


나에 비해 시퍼렇게 젊은 회사원이 가시박힌 말을 꺼냈다.
내심 아무나 저 회사원을 나무라주기를 바란 나는
몇몇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기가 죽어 고개를
더욱 푹 숙였다.

힐끗 바라본 그 회사원의 가슴팍엔 " 00전자 0000부 부장 000" 라고 적혀있는 푸른색 바탕의 명찰이 꽃혀있었다. 가슴속에 욱한 뭔가가 느껴졌다.

"엄마"
"왜"
"있잖아.."
"뭐어어"
"저 할아버지는.. 왜 다리가 없어?"
"몰라. 일하나 잘렸나보지. 엄마 바쁘니까 부르지 마"

두번째로 나의 가슴을 후벼판 것은 자그마한 꼬마와 신경질적인 꼬마의 엄마였다.


"내가 아니면 우리나라는 벌써 ‥‥‥"

라고 호통을 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부질없는 짓임을 알기에
난 그맘을 접고 조용히 버스나 가다렸다.

그랬다.
그런 것 이였다.
나의 고통을 이해해줄 사람은 53년전 그 꼬마아가씨 뿐이였다.
새삼스래 옛 기억이 되살아났다.

2
그 전투는 나에게 있어 최후,최악의 전투였다.
너무나 끔찍해 내 기억속엔 전투의 모든 장면이 생생히 담겨있었다.


"돌격해라"
"타타탕 탕 타탕"


먼저 부대장이 소리지름과 동시에 총성이 울러퍼졌다.
우리는 언덕 아래에 숨어있다가 인민군이 뭣 모르고 다가오자 일제히 튀어나왔다.

우리는 튀어나오지 마자 장전된 총의 방아쇠를 힘껏 당겼고, 그건 우리를 본 인민군도 마찬가지로 방아쇠를 당겼다.

콩 볶는듯한 총성이 계속해서 들려왔고, 총성과 더불어 비명소리도 계속 울려퍼졌다.
여기저기서 비명과 함께 핏물이 뿜어져 나왔다.
권총을 쏘며 앞선 부대장은 이미 몸에 총탄이 잔득 박힌 채로 쓰러졌다. 무식함이 탈이였다.
(물론 사기를 높히고 병사를 보호하자는 부대장의 뜻은 모든
병사들이  알고 있으리라.)

그 후 내 앞줄에 있던 아군 병사들도 하나하나 쓰러져갔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때 난 맨 뒤쪽줄에 배열되서 단 한발도 맞지 않고 낙옆같이 쓰러지는 동료들의 모습을 계속해서 보았다.

아군 병사들이 팔이나 다리, 몸통을 부여잡고 쓰러지는 모습을 볼때마다 나는 인민군을 향해 더욱더 강하게 방아쇠를 당겼다.

총구에서 뿜어져 나온 흰 연기가 전장을 가득 메울쯤 이제 모두들 방아쇠를 당기는 대신 엉겨붙어서 총검을 휘둘르고 찔렀다.

"타탕타탕"
"푸슉"
"아아아아악"

이따끔씩 총소리가 울렸지만 이내 총검이 살을 파고드는 소리와 비명소리에 묻혀버렸다.

"타아아악"
"푸슉"
"까아아아악"

그때 난 처음으로 나에게 칼을 휘두르며 다가온 인민군을 개머리판으로 머리를 냅따 내리친 후 총검을 등에 찍어 내리 꽃았다.

난 아직도 그때 그 병사의 비명이 생각난다.

여하튼 여기저기서 비명과 살 찌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초록빛 풀들은 이미 붉게 물든지 오래였다.

그러나 진짜 지옥은 그때까진 아직 보이지 않았다.

총검으로도 모자라 발과 주먹까지 써가면서 남은 아군 열댓과 인민군 열댓이 개싸움을 방불케하는 '전투'를 벌이고 있을 즈음 첫 포성이 울려퍼졌다.

"콰아아아앙"

나와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먼지가 일었지만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감싸고 몸을 땅에 묻었다. 내 앞의 인민군도 나와 같은 행동을 하였다. 포탄이 내 쪽으로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아직도 고개를 파묻고 있던 인민군 하나를 발로 찬뒤 가슴팍에 총검을 찔러넣고 다시 빼어 옆에서 살기어린 눈빛을 뿌리며 달려오던 인민군 하나의 머리를 총탄으로 박살내어써다. 총의 반동을 이겨내고 옆을 돌아봤을때 그 광경은 지옥의 모습이였다.

아마 그 첫 인상때문에 이 전투가 지옥으로써 내 머리속에 들어있으리라..

걸레같이 너덜너덜 찟어진 피투성이의 '육신 조각'들이 널려있었다.
직격당한 병사 셋 주위에서 싸우던 예닐곱명도 파편에 의해 피투성이가 된채 쓰러져 있었다.
나의 눈을 더욱 의심케 한 것은 포격에 의해 쓰러진 네명의 인민군이였다.
포성이 들린 방향을 보아 인민군의 포격임이 확실한데.. 아군을 저렇게 죽이다니.. 난 그때 말세라고 생각했다.

"차앙"
나의 본분을 일깨워준것은 한명의 인민군이였다.
그의 총검과 나의 총검이 부딪히며 날카로운 소리를 내었다.  
"콰아앙"
또다시 포성이 울렸다.
그러나 아까와 달리 이번에 나는 포탄이 멀리 떨어진 곳에 떨어졌다는 사실을 일찍 파악하고 허둥대고 있는 내앞의 적의 가슴팍을 정확히 찔러 굳게 박아넣었다. 총검을 빼자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와 옷과 얼굴에 붉은 반점들을 만들어 냈다. 두번째 포격이후 살아있는 자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인민군 넷과 나 하나였다.
그들이 굶주린 범처럼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들의 눈에 비친 전쟁의 광기에 소름끼친 나의 몸이 한차례 떨렸다.

"콰아아앙"

나를 구해준 건 다름아닌 적의 포격이였다.
고개를 숙이지 않고 나를 향해 다가오던 인민군 넷은 모두 피투성이가 되며 살이 파편에 의해 포가 떠졌다. 핏빛 풀 깊숙히 숙인 고개를 들어 처참한 그들의 사체를 보자 구역질이 나왔다.

이제 이 전장에는 갈색 구덩이 셋과 수십,아니 백여구에 이르는 처참한 시체들, 그들의 피를 뒤집어쓴 붉은 풀들, 그리고 유일하게 살아 움직이는 유일한 생명체인 내가 있었다.


나는 바로 남쪽으로 걸어갔다.
아버지의 선물이자 나의 보물 1호인 은색 나침반은 내게 살아남을 방향을 알려줬다.

난 여기저기 잔상처가 난, 오랜 수면부족과 잦은 전투로 인해 극도로 피곤해진 몸을 이글고 계속 걸었다. 폐허가 되어 회색 연기가 피어오르는 꽤 큰 마을이 내 눈앞에 보이자 그때가서야 나는 쓰러져버렸다.

얼마나 쓰러져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눈을 떠보니
폐허가 된 빛바랜 기와집에 난 누워있었다.

" 아저씨.. 일어났어?"

열살쯤 먹었을 꼬마 여자애가 내 얼굴앞에 자기 얼굴을 들이대며 물었다.

그게 나의 고통을 알아줄 유일한 사람과의 첫 만남이였다.

3
그 아이는 내게 밥도 해주고 물도 주며 날 간호해 줬다.
이 전시에 무슨 쌀이 있었냐고 내가 묻자 그 아이는 이 기와집 지하의 쌀 창고에 쌓여 있다고 말했다. 이집의 원래 주인이 부자였다는 보충설명까지 섞어가며 말이다.

얘기를 들어 보자하니 그 아이는 피난을 가다 잊어버렸는지, 아니면 고의로 때어놓고 갔는지는 몰라도 부모님이 놓고 가버렸단다. 하긴 여기가 38선에서 얼마나 떨어져있으며, 요즘 이 부근에서 힘겨루기가 한창 벌어지고 있음을 감안했을때, 아이 부모의 행동에는 약간의 근거가 있었다.
그러나 이건 부모된 도리가 아니였다.
이 전장 한가운데 떨고있는 이 여자애를 보라..

마치 생선 상인 앞에서 떨고 있는 고양이 같았다.
전쟁이란 생선 상인은 아무 이유도 없이 고양이를 괴롭혔다.


여하튼 이 소녀는 내가 이 마을 앞에서 쓰러질 때까지 인민군이 언제 들이닥치고 포탄이 언제 떨어질찌 전전긍긍하며 이제까지 이 폐 기와집에서 살고 있엇다.

난 몸이 꽤 회복되자 소녀를 데리고 남쪽으로 이동하기 위해 준비하였다. 소녀는 남쪽으로 가자는 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제 나름대로 준비를 하였다.

마지막 전투 후 3일째 되는 날
나와 소녀는 남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끼니는 생쌀로 대우고
하루 10여시간을 걷는 힘든 나날이 계속됬지만 우린 포기하지 않았다.

몸이 꽤 회복됬다 하지만 전과 같지 않은 몸인데다 조그만 여자아이까지 있으니 그 속도는 매우 느렸지만 말이다.

우린 하루하루를 희망을 그리며 살았다.
우린 하루하루를 내일을 그리며 살았다.

소녀도 나도 걷는데만 정신이 팔려 인민군의 남진을 생각치 못했다.

여하튼 오랜시간 걸으며 난 소녀와 퍽 친해졌다.
당시 20살이였던 나였지만 왠지 모르게 소녀와는 뭔가가 잘 맞는 것 같았다.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하며 긴 피난의 지루함을 달랬다.

"콰아아아앙"

포성이 어디선가 들려왔다.
갑자기 내 왼쪽으로 수십걸음 떨어진 곳에 먼지기둥이 생기며
구덩이가 생겼다.

"뛰어-!"

포성이 내게 악마의 존재를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그러나 이미 악마는 우리의 숨통을 죄고 있었다.

"콰아앙"

겨우 우리 둘을 잡으려고 포탄을 날리는 것은 역시 아니였다.
눈앞에 아군의 부대가 있었다.
(당시 난 군복 색깔만으로 적과 아군을 판단했다)
순간 난 고민되기 시작했다.
만약 무턱대고 저 부대에 진입했다가는 '빨갱이'로 몰려 죽임을 당할수도 있었다. 내가 있었던 부대에서도 적진에서 달려온 인간은 모두 빨갱이로 처리해 죽였었다. 내가 봐도 내 군복은 흙과 피로 물들어 그 색을 구분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날 잡으려는 악마의 손처럼 따라오며
계속 날아오는 포탄들이 내 고민이 어리석다는 것을 깨우쳐 주자 나는 소녀의 손을 굳세게 다잡고 더욱 빠르게 달렸다.

"콰아아아앙"

순간 포탄이 상당히 크게 들렸다.
바로 나는 소녀를 멀리 던져버리고 엎드렸다.
그리고 그 동시에 뜨겁다 못해 녹아내릴듯한 고통이 습격해왔다.
다리에 힘이 빠지며 난 앞으로 꺼꾸러졌고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10여초후 정신을 일었다.
쓰러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내가 본것은 눈물을 글썽거리는 소녀의 얼굴과 아군 병사들이 우르르 몰려오는 광경이였다.

5
다시 눈을 떳다.
역시나 소녀는 날 간호하고 있었다.
허기진 배가 소녀가 내준 생쌀을 빨아들였다.
내 생전 이렇게 맛있는 쌀, 아니 음식은 처음이였다.

순간 나는 뭔가가 허전함을 느꼇다.
왼쪽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소녀가 자신의 옷으로 붕대를 감아놨긴 했지만 아무 느낌도 안나고 아무 힘도 주어지지 않았다. 괜스레 내 눈에 소녀가 다리에서 빼냈으리라 생각하는 핏빛의 포탄 파편이 들어왔다.
난 끝났다는 생각이 소리없이 엄습해왔다.
두 팔과 오른쪽 발로 낑낑대며 경겨우 한바퀴를 돌아 아군이 달려나갔을 방향을 쳐다보았다. 검은 연기만 솟을 뿐 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확실한 것이 있다면 더이상 '총성'은 들리지 않았다.

난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내 보물 2호인 '행운'의 총알목걸이를 꺼내 눈물가득한 커다란 눈망울로 날 바라보는 소녀의 목에 걸어주었다.
달랑달랑 흔들리는 총알에 햇빛이 깃들자 총알이 맑게 빛났다

"아저씨"
난 피식 웃으며 소녀에게 말했다.
그러나 내 겉모습과 달리 난 속으론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넌 가라. 난 글렀어. 다리가..."
"나도 알아요. 다리가 안움직이잖아요. 커다란 철조각이 종아리를 반은 자른걸요. 하지만.. 하지만..."
소녀는 끝까지 날 데려간다고 고집을 피웠다.
목숨을 건 고집이기에 어떻게든 소녀를 보내기 위해 나는 계속 설득하였다.
그리고 설득을 하다가 나는 남자 몇명의 목소리가 들었다.

"저거 뭐야"
"꼬마애와 아군인가 본데?"
고맙게도 아군병사는 흙과 피로 얼룩진 나의 군복색을 알아봐줬다.

"아저씨, 그럼 이건 다시"
소녀가 다시 나에게 목걸이를 내밀었다. 허나 난 그 손을 밀어내었다.
"고마움의 선물이야.. 언제나 걸고다녀..행운의 목걸이야"

그 직후 두명의 아군이 나와 소녀에게 달려왔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줄줄이 총든 아군이 달려왔다. 소녀는 부대 끝쪽에 서있었던 한 병사의 손을 잡고 나만 멀뚱이 쳐다보고 있었다.

"잘가라. 꼬마아가씨"

그게 내가 소녀에게 한 마지막 말이였다.

6
"취이이익"
이크, 옛 생각을 하는 도중 버스가 왔나보다.
늙은 나의 정신력으로는 보기와 생각하기를
동시에 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았다.
사람들이 계속 올라탄다.
등치 큰 젊은이들의 행렬에 목발짚은 외발늙은이는
끼어들지도 못한다.

버스 계단
이거 나에겐 오르기 참 힘든 존재다.
오르려고 낑낑댄지 채 20초도 지나지 않았건만, 사람들의 불만섞인 눈초리가 내게 내려 꽃힌다.
도와줄 생각은 하지도 않고 말이다.
"아 짜증나. "
젊은이 하나가 대놓고 투정부린다.
당황스럽다. 그냥 다음 버스를 탈까하는 생각이 몰려온다.

"내가 도와줄께요. 할아버지. 가만히 있어 봐요."
구세주의 등장이다. 빨간 티셔츠를 입은 할머니 하나가 내게 다가와 날 위로 올려준다. 내가 경로석에 앉자, 그 할머니는 웃으면서 버스에서 내린다.
정말 오랜만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정.. 정이란 걸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본다.
움직이기 시작하는 경로석옆 차창밖으로 날 도와준 할머니가 보인다.
그 할머니는 아직도 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그리고

내 눈에 그 할머니의 목에서 흔들리고 있는 총알목걸이가 보인다.



눈에 익은 낡고 녹슨 총알목걸이가,..


------------
다른 사이트에 올렸던 것을 약간 손봐서 올려봤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곳에는 처음이군요.

반갑습니다. ^^;;

(--) (__) 꾸벅

p.s - 반가운 분들이 몇분 보이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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