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보넷은 잔뜩 표정을 구겼다. 주인의 편지들을 받아왔다니. 그런 건 있을 수 없어. 왕자는 꼬박 한 주가 걸렸고, 더 지나 한 달이 걸려서야 왕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물론 그의 누나도 함께.

 

자, 여러분 편지를 받아요!

 

왕자가 소리친다. 그가 누나와 함께 인 보따리가 잔뜩 종이들을 가득 담아 출렁인다. 편지들이 날리는 왕자의 곁으로 성과 마을의 아이들이 몰려든다. 나도, 나도. 저마다 손을 뻗으며 외친다. 그런 시끌벅적함 사이로 소녀가 당차게 외친다.

 

먼저 편지를 쓴 숲의 아이들부터!

 

성으로 남아 있던 숲의 아이들이 빼곡이 둘을 둘러싼다. 두 사람이 장난감들과 동물들 사이로 편지지들을 나누어준다. 우와, 우와. 아이들로 감탄이 터진다. 보넷은 참다못해 아이들을 밀쳐 두 사람에게로 선다.

 

이게 다 뭡니까!

주인들의 편지요, 그 많은 나라를 갔다오셨다고요?

 

보넷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두 눈이 먼 고양이의 귀가 잔뜩 열이 올라 바짝 올라가 있다. 이런 건 있을 수 없다. 불 보듯 뻔하지 않은가. 분명, 분명.

 

당신들이 애들을 속였어!

 

화가 잔뜩 난 기사단장 고양이로 소녀가 마주 선다. 연이 선다. 그녀가 말한다.

 

보넷?

 

보넷이 버럭 소리지른다.

 

왜 그러시죠?

까발려지니 겁이 나나 보군요!

 

연이 말한다.

 

할아버지는 잘 있으셔.

 

뭐?

 

보넷의 목소리가 찢어진다. 연이 꿋꿋이 이야기한다.

 

할아버지는 아직 그 집에 사셔.

그리고 딸이 되시는 분도 돌아오셨지.

 

거짓말 하지 마!

 

보넷의 고성에 어느샌가 홍감 기사와 자상한 아오씨가 나타나 연을 감싼다. 연은 그런 둘을 물리고서 보넷과 정면으로 섰다. 이 아이에게도 전해주자. 싸움이 아닌 화해를. 지나는 시간으로 자라날 희망을. 작지만 조금씩 틔울 바람을.

 

할아버지가 날 살리셨어.

그리고 아주, 아주 큰 목소리로 고함을 치셨어.

물론 그 분은 외국어로 말씀하셔서 모르지만.

분명, 분명.

 

연이 보넷에게 전한다. 주인의 살아있음을 전한다.

 

꼭 행복해지라고 외치신 걸거야.

죽지 말고 살아라, 살아서 꼭 행복해지라고 말이야.

 

말도 안 되는 소리.

 

보넷의 뺨으로 가득 물방울이 떨어져 한없이 적셔진다. 물방울들이 그녀의 온 갈기와 수염을 적신다.

 

말도.... 말도 안 되는 소리.

 

연은 보넷을 안고서 이야기해 주었다. 처음 그곳으로 떨어졌을 때 맡았던 적양파 밭의 냄새와 나무 울타리의 삐걱거리는 소리. 근처 해변가로 들려오던 어느 가족들의 웃음소리와 파도 내음. 오래된 나무 마루와 촌스런 무늬의 식탁보. 저녁 햇살로 가을 향을 품던 호박 스프와 할아버지의 흔들의자까지. 그리고.

 

아직도 기운차게 고성을 치더라.

정말 기운이 넘치시던걸.

 

끄윽. 끄윽.

 

울음을 목구멍으로 삼키던 보넷이 훌쩍이며 말한다.

 

비가 오지는 않았나요?

비가 오면 그 분은 무릎을 많이 아파하세요.

그런데도 마루에 자고 있는 저를 위해.

벽난로를 피우러 밤중에 내려오신답니다.

 

연의 손등이 자꾸만 따뜻하게 덥히어 간다. 연이 고개를 끄덕인다. 연이 역시 그런 노인의 보살핌으로 죽으려 했던 자신을 구원 받았다. 그리고 그가 마구 소리쳤다. 언어가 달라 고성 밖에 들리지 않던 순간들. 하지만 연은 분명 그 말들이 자신을 위한 것이라 꼭 짐작은 하고 말았다. 그리고 어쩌면 노인, 당신 자신을 위해서도 아닐까. 연이 답한다.

 

맞아, 나를 위해 불을 피우러 내려오셨어.

꼭 나를 위해 오셨어.

 

보넷은 마음껏 자신을 내려놓고서 울음을 터뜨렸다. 다행히도, 다행히도. 묶어놨던 것들을 풀고서. 보넷은 꼭 자신의 주인을 보고파 하였다. 연이 자신의 동생에게 이르었다. 정한은 연의 눈짓을 받아 나머지 편지들을 나누어 주었다. 숲의 아이들이 저마다 소리를 치며 웃고 떠든다.

 

이것 봐, 내 주인이 편지를 보냈어!

 

내 주인은 아직도 날 사랑한대!

 

여기 봐, 날 기억하고 있어, 날 기억한대!

 

보넷이 정중히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기사단장 고양이가 다시 본래의 엄격한 모습으로 돌아가 병사들에게 외치었다.

 

다 함께 편지들을 나누어라!

 

병사들이 연과 정한을 도와 편지지들을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퍼졌고, 들뜨는 분위기에 성과 마을로 축제 노래가 연주되었다. 아이들의 소란스러운 틈바구니로 연은 프랑스 강아지, 망젤을 찾아 나섰다. 그녀는 화상 자욱을 간직한 채 얌전히 주인들의 편지를 받는 아이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조금은 편안하면서도, 씁쓸한 얼굴이었다. 연은 그녀의 주위로 살며시 다가갔다.

 

어머, 결국 성공하셨군요.

 

망젤이 활짝 웃어 보인다.

 

그래, 덕분에 잘 되었어.

 

후훗.

 

연은 얼른 맘이 바뀌기 전에 망젤에게로 편지 한 장을 건네었다. 웃고 있던 그녀가 의아한 얼굴로 연을 바라보았다. 연은 쑥스럽게 말하였다.

 

열어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녀가 편지지를 뜯어 편지를 읽는다. 그녀가, 연이 어학당의 가브리엘과 함께 쓴 편지. 주인을 잃은. 먼저 주인을 떠나보낸 그녀의 말들. 살아, 살아 망젤. 연은 꼭 그녀에게 해주고픈 말을 그 편지로 적어 내렸다.

 

어때?

 

깜짝 놀란 얼굴을 하고 있을까, 아니면 고맙다고 인사를 건넬까. 아니면 그저, 그저. 연이 망젤의 얼굴을 확인하려 하였다. 망젤, 얼굴에 화상 자국이 나 볼품없는 얼굴을 가지게 된 강아지, 망젤. 집으로 화재가 나 주인을 먼저 떠나보낸 강아지. 자신의 주인이 자신을 밀어내며 들었을 말들.

 

‘Vive! Vive!'

 

살아, 살아!

 

그리고 꼭은 아이들의 왕국으로 남아 주인을 그리워하고 있는 강아지. 그녀의 주름진 눈가가 편지지들을 훑는다. 그리고 조용히 눈을 감는다. 그리고는 톡. 빗줄기 하나가 망젤의 위로 우연찮게 떨어져 빗금을 긋는다. 그녀는 웃으며 화답하였다. 그리고 한 발짝씩 걸음을 떼어 들을 걸었다.

 

망젤, 망젤 어디 가!

 

연의 외침으로 망젤이 몸을 돌려 인사를 건넨다. 허리를 숙여 감사를 전하고, 고개를 숙여 고마움을 전한다. 바람이 날린다. 망젤은 곧이어 마을을 떠났고 숲으로 돌아가 다시는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어디로 갔을까. 기사단장 고양이처럼 마음껏 울 장소가 필요했던 걸까. 언젠가 정한이 물어온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 강아지에게 뭐라고 편지를 쓴 거야?

 

그의 머리칼을 헤집으며 연은 이리 말했다.

 

고맙다고 했어.

주인의 말을 듣고 잘 살아줘서.

너무 고맙다고 했어.

 

그래, 어쩌면 망젤은 먼저 떠나간 자신의 주인을 찾으러 여행을 떠난 건지도 모른다. 어딘가 있을 아이들의 천국처럼. 주인들이 모여 있는 천국으로 먼 여정을 떠난 게 분명하다. 그렇게 믿고 싶었다. 정말.

 

우리 가족은 돌아왔다. 멀고 먼 길을 돌아와 겨우내로 돌아왔다. 그것은 분명 증오와 두려움을 이겨낸 각자의 용기와 용서에 있을 것이다. 서로에 대한 용서가 아닌, 자신에게 건네는 용서를, 그리고 용기를. 상대의 용서를 기다리는 그런 용기를. 용서는 자신이 아닌 상대가 건네는 것이기에. 그 순간을 오래도록 견딜 수 있는 용기를 말이다. 연이 기운차게 말한다. 날씨가 맑다. 언제나 맑은 날씨의 왕국이지만. 오늘따라 잃어버린 아이들의 왕국이 더욱 맑아 보인다.

 

아.

 

왜 그래, 누나?

 

이젠 잃어버린 아이들의 왕국이 아니다. 그래 아니다.

 

나중에 돌아가서 엄마, 아빠한테 맛있는 거 먹자고 조르자!

 

연의 외침으로 정한의 얼굴이 맑게 갠다.

 

응!

 

그래, 그리운 아이들의 왕국이다. 주인들을 그리워하고 기다리고 있는, 아주 즐거운 왕국 말이다. 당신도 편지를 써보아라. 당신을 그리워하고 있을 아이를 그리며 그 아이의 이름을 적고 하고픈 말을 전해보아라. 분명, 분명 닿을 것이다. 세상의 혼자로 남은 아이를 그리워하듯, 혼자일 당신을 그리워할 누군가가 분명은 있을 테니. 함께로, 함께로 살아보자.

 

 

이봐, 이게 다 무슨 일이지?

 

홍감기사가 등을 돌려 아이 하나를 맞는다. 그 아이는 잔뜩 눌리고 누렇게 바랜 지저분한 쿠션이었다. 홍감기사는 그런 그에게 친절히 설명하여 주었다.

 

주인분들이 편지를 써왔네.

아이들이 보낸 편지에 답장을 써왔어.

 

답장이라니, 주인분들이라고?

 

그래!

자네도 주인이 있을 거 아닌가.

 

흠.

 

지저분한 쿠션은 고개를 저었다.

 

그게 난 주인이 딱히 기억이 나지 않아.

항상 주인이라는 애는 날 껴안고 울기만 했거든.

그 애 목소리도 들어본 적이 없는 걸!

 

쿠션이 과장되게 몸을 움직였다. 홍감기사는 그런 그에게 어깨를 으쓱거렸다.

 

뭐, 그래도 주인은 자네를 기억하고 있을 지도 모르지.

한 번 떠올려봐, 자네의 주인은 어떤 분이신가?

 

글쎄, 정말 없어.

없다고!

 

알겠네, 알겠어.

 

홍감기사가 날뛰는 지저분한 쿠션을 두고서 활짝 피어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을 반긴다. 모두가 즐거워하고 있다. 반짝반짝 빛이 나는 크림색의 벽돌 길로 쿠션은 귓가로 가득이 퍼지는 노래를 들었다. 그는 잠시 잠기었다. 그리고 곧 궁금해졌다.

 

저기, 자네.

 

응?

 

다시 홍감기사를 부른다. 지저분한 쿠션이 말한다.

 

정말 주인을 만날 수 있나?

그 애를 볼 수 있나?

 

그럼!

 

홍가기사가 기쁘게 웃으며 알려준다.

 

간절히 바라면 만날 수 있다네.

그 애를 생각하며 마음속으로 편지를 쓰게.

그 주인분을 향한 말을 써보게.

 

지저분한 쿠션이 눈을 감는다. 어느의 밤과, 또 어느의 밤 그리고 마지막의 밤으로. 돌아간다. 빙글빙글. 쿠션의 잔뜩 눌린 자국과 푹 젖은 눈물 자욱들. 쿠션은 그 아이의 울음소리로 편지를 썼다. 글을 마음으로 새겨 그 아이를 불러보았다. 아이들의 틈으로, 축제의 틈으로. 마을이 지나는 그 맑은 시간들의 아래로. 어리둥절한 얼굴을 짓는 아이 하나.

 

어.

 

얼굴이 잔뜩 밤으로 지워져 울음만이 남던 그 아이. 아빠와 엄마가 떠나 혼자로 집을 지키던 아이. 쿠션이 어색하게 인사한다.

 

안녕하신가.

 

쿠션의 목소리로 아이가 주저앉듯 달려와 쿠션에게로 달려가 안긴다.

 

이봐, 무거워!

 

아이의 품으로 쿠션은 기우뚱 몸을 추스른다. 넘어질 듯 일어서며 아이를 안아든다. 쿠션의 눌린 자국으로 아이의 얼굴이 꼭 맞게 들어가고, 그 아이의 눈가로 눈물 자욱이 들어맞는다. 쿠션은 그녀를 안으며 인사하였다.

 

자네가 내 주인인가?

 

아이가 아무 말고 없이 자신을 안고서 흐느껴 운다. 무릎을 꿇고서, 잔뜩 품안으로 끌어당기고서, 울음으로 또 한 번 가득 젖으며.

 

진짜였어, 그 애의 말이 사실이었어.

 

아이가 중얼거린다. 쿠션이 제 솜 귀퉁이를 흔들며 묻는다.

 

뭐?

 

아이가 고개를 젓는다. 그녀가 쿠션으로 웃음을 짓는다. 미소를 띄우는 그녀로 방울방울 눈가가 바다로 젖는다. 다행이다. 그리고는 그렇게 말을 하였다. 아이가 눈가를 닦으며 일어난다. 쿠션에게 손을 뻗는다. 그녀가 정식으로 인사한다.

 

안녕, 난 하란이야.

네가 나의 아이니?

 

쿠션 역시 몸을 가다듬고서 정식으로 인사한다. 다시 한 번.

 

난 솜 쿠션이오.

따로 이름은 없지.

그래, 내가 그대의 아이입니다.

 

쿠션과 하란이 손을 맞잡는다. 아빠와 엄마가 없던 수 백의 시절로, 그런 계절들로 매 밤을 지새웠던 자신으로, 꼭 곁에 있던 하나의 존재. 누군가는 쓰레기로 보일 그런 존재. 그 존재가 자신을 생각해 왕국으로 발을 디뎠다. 하란을 불렀다. 쿠션이 여전히 어색한 채로 말을 이었다.

 

근데 미안하오.

나는 그렇게 간절히 바라지 않았거든.

그리고 그렇게 예쁜 아이도 아니라오.

 

쿠션이 낡아빠진 제 모습을 보이며 살짝 민망하다는 듯 말한다.

 

이런 모습이라 미안하오.

그리고 그대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해 미안하오.

 

하란이 그의 말로 몸을 숙인다.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그의 품으로 머리를 기댄다. 하란이 말한다.

 

괜찮아, 간절하게 빈 건 나였으니까.

내가 널 보고파 했으니까.

그러니까 괜찮아.

 

내가 이런 모습인데도 말이오?

 

하란이 웃으며 답한다. 울보 쿠션에게 말한다.

 

그럼!

 

이름이 없다던 그에게 하란은 몰래 별명을 붙여주었다. 울보 쿠션. 자신의 울음을 곁으로 아주 받아 몸이 잔뜩 젖어버린 고마운 존재. 그런 아이에게 울보라니 짓궂은가. 하란은 웃으며 크림색의 벽돌 길을 따라 걸었다. 그럼에도 부디 저 아이가 자신이 지은 별명을 좋아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란은 바랐다. 하란이 축제 사이를 돌았다.

 

저기 얘, 나에게 마을을 소개시켜주겠니?

 

울보 쿠션이 당당히 가슴을 내민다.

 

나도 모르네, 나의 주인이여.

함께 돌아보면 어떻겠는가.

 

반뜩 눈을 뜨며 하란은 간만에, 정말 간만에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그래, 고개를 끄덕이며 함박으로 꽃을 피웠다. 왕국은 끊임없이 꽃들을 뱉었고, 맑은 날씨는 영원토록 계속될 것이었다.

댓글 0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수
공지 2024년 독자우수단편 심사위원 공고 mirror 2024.02.26 1
공지 단편 ★(필독) 독자단편우수작 심사방식 변경 공지★5 mirror 2015.12.18 1
공지 독자 우수 단편 선정 규정 (3기 심사단 선정)4 mirror 2009.07.01 3
2796 장편 잃어버린 아이들의 왕국(현실편) - 91 키미기미 2023.01.14 0
2795 장편 잃어버린 아이들의 왕국(현실편) - 8 키미기미 2023.01.14 0
2794 장편 잃어버린 아이들의 왕국(현실편) - 7 키미기미 2023.01.14 0
2793 장편 잃어버린 아이들의 왕국(현실편) - 6 키미기미 2023.01.14 0
2792 장편 잃어버린 아이들의 왕국(현실편) - 5 키미기미 2023.01.14 0
2791 장편 잃어버린 아이들의 왕국(현실편) - 4 키미기미 2023.01.14 0
2790 장편 잃어버린 아이들의 왕국(현실편) - 31 키미기미 2023.01.14 0
2789 장편 잃어버린 아이들의 왕국(현실편) - 2 키미기미 2023.01.14 0
2788 장편 잃어버린 아이들의 왕국(현실편) - 1 키미기미 2023.01.14 0
2787 장편 잃어버린 아이들의 왕국 - 다음 장으로 키미기미 2023.01.14 0
2786 장편 잃어버린 아이들의 왕국 - 8 키미기미 2023.01.14 0
2785 장편 잃어버린 아이들의 왕국 - 7 키미기미 2023.01.14 0
2784 장편 잃어버린 아이들의 왕국 - 6 키미기미 2023.01.14 0
2783 장편 잃어버린 아이들의 왕국 - 5 키미기미 2023.01.14 0
2782 장편 잃어버린 아이들의 왕국 - 4 키미기미 2023.01.14 0
2781 장편 잃어버린 아이들의 왕국 - 3 키미기미 2023.01.14 0
2780 장편 잃어버린 아이들의 왕국 - 2 키미기미 2023.01.14 0
2779 장편 잃어버린 아이들의 왕국 - 1 키미기미 2023.01.14 0
2778 단편 종말의 마라토너 정우지 2022.12.28 0
2777 단편 궤도 위에서 임희진 2022.12.27 2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147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