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정한은, 왕국의 왕자는 생각보다 더 이른 날로 돌아왔다. 그는 자신이 왕국에서 모아온 편지들을 보리 자루에 담아 낑낑거리고 있었다.

 

모든 아이들의 것은 아니에요.

일단 숲의 아이들 것만 들고 왔어요.

 

편지의 양은 어림잡아 몇 백장은 되어 보였다. 아빠가 숨을 삼키며 물었다.

 

그런데 그 아이들은 여러 다른 언어를 쓰잖니.

이 편지도 그렇다면 어떻게 하지?

 

정한이 편지를 쏟는다. 집안으로 한가득 물결이 친다. 편지들로 잔물결이 이는 마루. 그곳엔 아빠의 걱정대로 갖은 언어로 된 편지들이 가득하였다. 아빠가 편지 몇 장을 집어 펼친다.

 

이건 스페인어구나, 또 이건 불어야.

이건 영어이고.

 

자신만만하게 돌아온 것 치고 알 수 없는 글자들로 가득한 편지들에 정한의 표정 역시 당혹스러움이 물결쳤다.

 

어쩌죠?

 

정한이 망연하게 편지지들을 내려다보았다. 연 역시 편지지들을 집어 보았다. 한자들이 빼곡히 적힌 편지가 있다. 아무래도 정말 읽을 수가 없다. 이래선, 이래선.

 

걱정 마렴!

 

아빠가 두 팔을 걷어붙인다. 그가 자신 있게 소리친다.

 

이래 뵈도 내가 어학강사였잖니.

지금은 내가 그만뒀지만,

동료 강사분들이 도움을 줄 수 있으실 거야.

 

그가 휴대폰을 꺼내어 연락처를 훑는다. 그가 몇몇 사람들에게 연락을 넣는다.

 

그래, 그래 꽤 많은 양이야.

그게 세계 각국의 어린이들이 쓴 편지야.

그 편지에 대한 답장이 필요해.

그래, 알겠어.

 

그가 다시 번호를 눌러 다른 곳으로 연락을 넣는다. 다시 접고 다시 펼친다.

 

그래, 봉사활동의 일환이야.

맞아,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야.

아니, 내 아들 실종 때문은 아니야.

그래, 꼭 좀 도와줘.

 

그가 연락을 접고는 꼿꼿이 허리를 펴 외친다.

 

일단 다행히 도와주겠다는 곳이 생겼어.

금아 어학당이야.

거기에 외국인 학생분들이 우리를 도와주겠대.

 

와.

 

정한이 두 손을 모아 환성을 터뜨린다. 연은 아직 그런 밝은 분위기가 익숙치 않아 손가락만을 꼬물거렸고, 엄마는 한 편으로 그저 고개만을 숙이고 계신다. 연은 그런 그녀의 모습이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어쩌란 거지. 삐뚫어진 마음이 낫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그런 연의 속내 위로 아빠가 손가락을 치켜들고서 지시를 내린다. 곧게 허리를 펴 편지들을 가리키는 모습이 어째 왕국의 기사단장 고양이 보넷처럼 보인다.

 

먼저 편지들을 분류하자꾸나.

일본은 일본끼리, 스페인은 스페인끼리.

그리고 한 쪽에 같은 종이들 끼리 정리해줘!

 

아빠는 연신 힘을 주어 말하였다. 그것이 꼭 얼어붙은 공기를 녹이기 위해 힘껏 입김을 쐬는 것 같아 연은 괜시리 불편하였다. 그렇게 애를 써도 되지 않아도 되는데. 정한이 먼저 자리를 잡아 편지들을 살펴보았다. 그는 아리송한 얼굴로 아빠에게 물었다.

 

뭐가 뭐죠?

 

아빠가 앉은 자세 그대로 정한을 부른다. 그가 자신의 아들에게 특별한 임무를 맡긴다.

 

그럼 정한아 너는 내가 분류한 종이들을,

보기 예쁘게 정리해주면 좋겠구나.

할 수 있겠니?

 

정한이 기쁘게 답한다.

 

네!

 

아빠가 편지지들을 일일이 펼쳐 언어 별로 분류를 해둔다. 그럼 정한은 아빠가 분류한 편지지들을 품안 가득 집어 보기 좋게 쌓고 정리하였다. 연은 편지지 한 장을 집어 펼쳐 보았다.

 

‘Vous m'entendez-vous ?’

 

연이 아빠에게 슬쩍 편지를 밀어 보인다. 연은 작은 목소리로 어색하게 말을 붙였다.

 

이건 무슨 언어예요?

 

아빠가 연을 본다. 그 역시 조금 놀란 눈을 한다. 그러고는 최대한 어색하지 않게 편지를 받아 들어 글씨를 들여다보았다.

 

이건.

 

아빠가 눈가를 찌푸리며 말을 잇는다.

 

아마 불어 같구나.

 

불어?

 

그래 프랑스 언어야,

이건 정말이지.

 

아빠가 채 정리되지 않아 널브러져 있는 편지지들을 보았다. 수북하게 밀려온 아이들의 말들이 보글보글 잔뜩 올라오고 있다. 아빠가 중얼거린다.

 

이 편지들이 그 왕국의 아이들이 쓴 거니?

 

정한이 답한다.

 

맞아요.

 

아빠가 정한과 연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그가 다시 말한다.

 

저 많은 아이들도 모두 부모를 잃었니.

 

한 쪽으로 고개를 숙인 채 숨을 죽이고 있던 엄마가 몸을 흠칫거리며 떤다. 정한은 담담히 답하여 주었다.

 

맞아요, 모두 주인, 아니 부모를 그리워하고 있어요.

 

정한이 말한다.

 

모두, 모두 그리워하고 있어요.

 

아빠가 조금 고개를 떨구고서 중얼거린다.

 

그래, 그래 그렇구나.

 

방울방울. 곧이어 그가 힘 있게 외친다. 아주 약간은 물기를 담고서.

 

좋았어, 어서 정리하고 가자꾸나!

분명 답장을 왕창 얻을 수 있을 거야!

 

좋아요!

 

두 사람이 신나게 편지지들을 분류하고 정리한다. 연은 불편한 몸짓으로 두 사람의 장단에 맞추려 하였다. 정한이 몸을 들어 아빠를 본다.

 

저기.

 

정한은 아직 아빠라는 단어가 낯선 듯 하였다. 아빠가 고개를 갸웃한다. 정한이 나직이 말하였다.

 

아이들에게 답장을 줄 수 있죠?

 

아빠가 웃으며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우리가 지금 하고 있잖니.

 

정한은 우물쭈물 발을 틀고는 더욱 작게 물었다.

 

약속해요.

 

아빠가 정한을 본다. 연도 정한을 본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엄마가 귀를 쫑긋 연다. 정한은 몸을 배배 꼬며 말하였다.

 

약속해요, 꼭 모든 아이들에게 편지를 써주겠다고.

꼭 왕국의 이야기들을 잔뜩 들어주겠다고요.

 

아빠가 난처한 얼굴이 된다. 이런 편지들을 매일. 그런 아빠의 머뭇거림으로 연이 벌떡 손을 든다.

 

약속할게.

 

연이 아빠를 본다.

 

꼭 약속할게.

 

아빠는 그제야 웃으며 답하여 주었다.

 

그래, 꼭 도와주마.

 

아직은 서툴고 삐걱거리는 네 사람의 위로 햇살이 부서진다.

 

정리한 편지지들을 줄에 묶고 봉투에 각각 나누어 담았다. 봉투는 대 여섯 개 정도 되었다. 어학당으로 봉투를 들고 가는 건 아빠 혼자해도 될 일이었지만 정한이 고집을 부렸다. 다 같이 가자고, 함께 쌩쌩 달리는 저 장난감을 타고 달려가자고. 그저 신이 나 방방 뛰면서 말이다. 정한이 졸라대는 탓에 아빠와 엄마, 연과 정한은 다시 함께 있기로 하였다. 자동차가 부르르 몸을 떨었고 쥐색 아반떼가 볕을 가로질러 도로 위를 달렸다.

 

누나!

 

정한이 하늘을 가리킨다. 그리고 사람들을 가리킨다. 거리와 빌딩들로 가득한 인파와 빵빵 거리는 소음들을 정한은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그는 신이 나 흥얼거렸다. 어딘가 들어본 음이 낯설게 귀로 와 닿는다. 연은 무심히 창으로 고개를 박았다. 아무 말도 없었지만 쥐색 자동차로 볕은 따사롭게 빛나고 있었다.

 

금방 오마!

 

아빠가 편지지들이 담긴 봉투들을 바리바리 들고서 도착한 어학당으로 열심히 들고 간다. 연과 정한은 차례로 자동차에 나와 낮 햇살을 맞았다. 엄마는 차 안으로 가만히 남아 묵묵히 아래만을 보고 있었다. 처음 그 자세 그대로. 그런 그녀의 모습이 연은 참으로 고까웠다. 연은 불쑥 어학당안을 구경하기로 한다. 아빠가 돌아오실 때까지만.

 

누나!

 

연의 팔을 끌며 정한은 복도를 가로질러 나아간다. 점잖아 보이는 중년 여성이 연을 알아본다.

 

어머, 연이 아니니?

 

네?

 

중년 여성이 또각또각 똑바로 다가온다. 그녀는 반갑게 연을 맞아주었다. 여성이 알은 채에 연은 불편한 기색으로 살짝 몸을 틀고 만다.

 

네 아빠가 오랜만에 연락을 했단다.

글쎄 세계의 어린이들에게 편지를 받았다나.

 

여성의 눈으로 정한이 닿는다. 그녀가 얼빠진 얼굴이 된다. 여성이 정한의 어깨를 잡고서 무릎을 굽힌다.

 

저기, 얘는.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연을 본다. 연은 무심하게 말하였다.

 

맞아요, 정한이에요.

실종되었던 내 동생.

 

여성이 안도의 미소를 짓는다.

 

아이고, 그렇구나.

아이고.

 

여성의 뺨으로 물이 흐른다.

 

그래, 그래.

 

여성이 웃으며 참으로 많은 물들을 쏟는다.

 

그래, 정말 다행이다.

 

연은 그녀의 눈물을, 그녀의 미소를 못 본 척 고개를 돌려버렸다. 이런 친절 역시 연은 익숙하지 않았다. 여성은 두 아이를 한 교실로 안내하였다. 갖은 나라의 국기가 걸린 교실이었다. 게시판엔 한국어 시험 일정이 적혀있었고, 교내 말하기 대회 포스터도 붙어 있다. 교실의 탁상들이 정 가운데로 모여 있고, 그 위로 간식들이 준비되어 있다. 개 중 만두도 있었다. 찐만두들이 접시에 담겨 있다. 이미 식은 듯 하였다. 여성은 친절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여기서 아빠를 기다리렴.

그리고 여기 간식들은 전부 먹어도 된단다.

 

연은 올려져 있던 만두 접시를 가리켰다. 단순한 쿠키와 초콜릿들 사이로 쌓아올려진 만두 접시는 단연 돋보였다. 여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먹어도 된단다.

우리 학당 학생이 만들었단다.

만두가 다양한 속재료를 품고 있는 것처럼,

이 학교도 만두처럼 다양한 학생들을 담고 있다나.

 

여성이 떠나면서 자신을 가리켜 보였다.

 

필요하면 나를 부르렴.

바로 옆 교실에 있을 거야.

 

그리고 역시 미소 또한 잊지를 않는다. 여성이 떠나고 정한은 탁상으로 놓아둔 페트병 음료를 마시더니 금방 죽을 것 같은 얼굴로 연을 불렀다.

 

누나, 나 화장실!

 

뭐?

 

연이 못말린다는 얼굴로 정한을 끌어 복도로 나온다. 근처 화장실로 정한을 데리고 가 문 앞으로 그를 기다려준다. 연은 품에서 숨겨둔 편지 한 장을 꺼내어 펼쳤다.

 

‘Vous m'entendez-vous ?’

 

아빠는 이 문장이 불어라고 하였다. 연은 자꾸만 얼굴에 화상 자국을 입은 검은 숲의 강아지 망젤이 떠올랐다. 연은 편지를 들여다보며 생각하였다. 그래서 주인을 찾으면, 그리고 진짜로 편지를 받는다면. 그런다고 뭐가 달라질까. 괜히 풀이 죽는다. 연은 편지를 구겨 팽개치고 싶었다. 진짜도 아닌데 뭘!

 

아.

 

까무잡잡한 흑인 한 명이 연의 옆을 지나쳐 가다 놀란 눈을 한다. 연이 제 손을 본다. 저도 모르게 손으로 편지지가 구겨져 있었다. 이건, 이건. 연의 울먹이는 눈으로 흑인이 인사를 건넨다.

 

안녕, 나 가브리엘.

 

연은 무뚝뚝하게 서서는 고개를 홱 돌렸다. 가브리엘이 난처한 표정으로 연을 달래려 한다.

 

왜 그래요, 아파?

 

연은 더욱 고개를 꺼트리고서 몸을 움츠렸다. 가브리엘이 어쩔 줄 몰라하다 연의 손에 쥔 편지지를 본다.

 

Vous m'entendez-vous ?

 

유창한 발음. 연이 저도 모르게 고개를 올린다. 가브리엘과 연의 눈이 마주본다. 가브리엘은 연의 편지지로 손가락을 펼쳤다. 그가 말한다.

 

저 글 내 나라.

나 알아요.

 

가브리엘이 손을 펼친다. 까만 손바닥이 연을 본다. 연은 머뭇거리다 편지를 그의 손에 건네어 주었다. 연에게 편지를 받아든 가브리엘은 한 번 쓱 훑어보고는 턱을 쓸며 호기심 어린 눈이 되었다. 연은 수줍게 물었다.

 

알겠어요, 그 편지?

 

가브리엘이 편지를 보인다.

 

이거?

 

그리고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응, 알아.

 

가브리엘이 연에게로 허리를 굽혀 재잘거렸다.

 

나 한국어 못하지만,

말해줄게요, 이거.

 

크흠, 크흠. 목을 가다듬는다. 가브리엘이 편지 낭독을 위해서 허리를 폈다. 그의 낭랑한 목소리가 복도로 퍼진다.

 

들려요, 내 말?

나 당신의 강아지 망젤, 반가워요.

집에 불이 났어요, 크게!

당신 나 구했어요.

그래서 아파요, 내가, 내가 아파요.

당신 말했어요, 살아, 살아 망젤.

당신 어디 있어요?

당신 들려요?

당신 정말 나 보여요?

당신, 당신 내 주인.

난 당신의 강아지 망젤.

항상 기억해요.

 

연의 눈가로 가브리엘의 서툰 한국어가 다가와 붙는다. 자꾸만 붙어 눈을 뜰 수 없었다. 가브리엘이 망젤의 기억을, 그녀의 추억을 입 밖으로 내보인다.

 

항상 사랑해요.

나의 주인.

 

으아아아앙. 울음을 터뜨린 연이. 가브리엘이 팔다리를 휘두르며 당황하였고, 교실들로 외국인 학생들이 고개를 내밀고, 교문으로 나와 기웃거린다. 어느새 오줌을 다 싸고 온 정한은 울고 있는 누나를 따라 소매를 잡고서 같이 울음을 터뜨렸다. 당황한 가브리엘이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고, 멀리로 두 아이를 맞아준 중년 여성이 뜀걸음을 뛰었다.

 

어머, 얘들아!

 

난장판이 된 학당의 복도로 강아지 망젤의 편지지가 아주 조금 정도는 밝게 개화해 꼭 햇살을 받고 만다.

 

아빠는 그런 소동이 있고 얼마 안 있어 달려왔다. 아빠는 연에게로 가 물었다.

 

괜찮니, 무슨 일이니?

다친 거야?

 

함께 복도로 있던 학생 가브리엘이 무언가 설명을 하려 했지만 연이 불쑥 일어나 눈가를 닦는다.

 

괜찮아요, 그냥 울었어요.

그게 다예요.

 

당혹스러운 얼굴의 아빠에게로 중년 여성이 속삭였다.

 

여기 가브리엘이 연이 준 편지를 읽어주었대, 그리고.

 

아빠가 고개를 숙인다.

 

죄송합니다, 이런 실례를.

 

가브리엘이 손사래를 치고 중년 여성이 아빠에게로 말한다.

 

어찌되었든 축하해.

그럼 자네 가족은 이제 완전히 다 모인건가?

 

불쑥 교실을 나간 연과 그 뒤를 쫄래쫄래 좆아가는 정한. 아빠는 숨을 길게 내쉬며 답하였다.

 

아직이에요, 아직.

 

아직?

 

중년 여성이 되묻는다. 이제 정한이 돌아왔으니, 다 모인 거 아닌가. 그런 그녀에게 아빠는 옅게 미소를 지었다. 어색하고 힘에 겹지만 분명 희망에 찰 미소를.

 

정한이는 돌아왔지만, 연이는 아직 돌아오지 못했거든요.

 

뭐?

 

이제 저랑 아내 둘이서 힙을 합쳐야 해요.

 

아빠가 말한다.

 

연이를 집으로 돌아오게 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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