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잊어버리셨나요?

Q.12 『겨울왕국(Frozen, 2013)』의 주인공 자매 『엘사』와 『안나』는 친자매가 아니라는 소문이 사실인가요?

 연년생 두 딸을 키우고 있는 평범한 주부입니다. 얼마 전에 겨울 방학이 시작되었는데 말 그대로 하루하루가 지옥이나 다름없습니다. 첫째가 독감에 걸려서 병간호에 매달리느라 장을 못 봐서 집에는 간식이라고는 팥빵이 딱 하나 남아 있었는데, 그걸 서로 먹겠다고 자매가 싸우다가 둘째가 홧김에 첫째를 2층 침대에서 밀쳐서 응급실에 다녀왔네요. 응급실에서 언니와 엄마를 기다리는 동안에 대학 병원 카페에서 외할아버지한테서 마카롱과 빙수를 배불리 얻어먹어서 좋았다고 둘째는 해맑게 웃더라고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저는 둘째에게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Frozen, 2013)』을 보여주면서 자매는 사이좋게 지내야 하는 것이라고 훈육했습니다. 장래희망이 공주인 둘째는 그걸 보고는 지난 과오를 뉘우치면서 언니와 극적으로 화해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에 첫째의 상처 치료를 위해서 병원을 재방문했습니다. 환자 대기 줄이 길어서 칭얼대는 둘째에게 평소에는 절대로 안 보여주는 스마트폰을 쥐어줬습니다. 그랬더니 둘째가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디즈니 관련 영상을 시청하더니 갑자기 「엘사와 안나는 친자매가 아니다」라는 소리를 하는 겁니다. 제가 검색해보니 인터넷에도 실제로 그런 검색 결과가 많이 뜨더군요. 교육적인 메시지를 담은 건전한 영화라고 생각하고 아이들에게 보여줬던 것인데... 실상은 패밀리 무비의 탈을 쓴 아침 드라마인 건가요?

(익명의 주부, 20대)


A. 네. 사실입니다. 안나는 『아렌델 왕국』의 왕과 왕비 사이에서 태어난 정통 왕녀인데 반해 엘사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 2018)』의 프레디 머큐리와 같은 선조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엘사와 프레디 머큐리, 두 사람이 폭발적인 가창력을 지닌 것도 같은 조상한테서 뛰어난 재능을 물려받았기 때문입니다.

 자매의 혈연관계의 진위 여부를 의심하는 자들은 엘사의 머리카락 색을 근거로 삼고 있습니다. 자매의 아버지인 국왕의 머리색은 진한 금발 머리색을 지녔고, 어머니인 왕비는 흑갈색의 머리색을 지녔습니다. 그리고 엘사의 머리색은 백금발로 불리는 플래티넘 블론디입니다. 유전학적으로 봤을 때 엘사의 머리색은 절대로 나올 수 없는 것이죠.

 그러나 저희 『디즈니 미스터리 연구회』가 주목하고 있는 건 엘사가 지닌 마법 능력입니다.

 영화 초반부를 살펴보면 엘사는 분명히 어릴 때부터 마법을 부릴 수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안 국왕 부부는 트롤 부족을 찾아가서 마법을 다루는 딸을 어떻게 키우면 좋을지 상담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국왕 부부가 마법에 관해서 무지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왕족 일가, 아니 『아렌델 왕국』에서는 엘사만이 마법을 사용하는 존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엘사의 얼음 마법에 관해서 심도 있는 탐구를 하기 위해서는 다른 디즈니 영화로도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본작과 세계관이 연결된 영화로는 『라푼젤(Tangled, 2010)』이 있는데요. 실제로 『겨울왕국(Frozen, 2013)』의 무도회 장면에서는 『라푼젤』의 주인공 라푼젤이 카메오로 등장합니다. 아마 두 왕국이 수교를 맺고 있었기에 왕실 행사에도 초대받은 걸로 추측됩니다. 『라푼젤』에서 등장하는 마법적 요소는 사람을 젊게 만드는 힘이 있는 전설의 꽃뿐입니다. 꽃을 제외하고 나면 마법의 물건도 마법사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즉, 『아렌델 왕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동시대에 마법사는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엘사는 말 그대로 유일무한 비범한 존재인 것이죠.

 디즈니 영화를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엘사와 유사한 능력을 지닌 인물을 한 명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크레더블(The Incredible, 2004)』에서 주인공 미스터 인크레더블의 동료로 등장하는 프로존이 그러하죠. 그도 엘사처럼 얼음과 눈을 자유자재로 만들어내고 조정할 수 있죠. 그의 대사에 의하면 공기 중에 있는 수분을 빙결시키는 원리로 능력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실제로 건조한 공간에서는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핸디캡을 지니고 있죠. 또한 그는 싸우는 도중에 체력이 고갈되면 얼음길을 만드는데 버거워하는 기색을 보이기도 합니다.

 프로존과 달리 엘사는 언제 어디서든 능력을 마음껏 사용합니다. 게다가 나중에는 나라를 통째로 얼려 버리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하죠. 즉, 그녀의 능력치는 무한대입니다. 프로존과 달리 엘사가 이렇게 만능인 이유는 어쩌면 『겨울왕국(Frozen, 2013)』자체가 페미니즘적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네요. 실제로 엘사는 여동생 안나에게 「오늘 처음 본 사람과 결혼을 약속하는 건 말도 안 돼」라고 말하면서 기존의 디즈니 프린세스 영화가 구축해놓은 공주의 스테레오타입을 대놓고 비판하고 있죠. 그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엘사 자체가 기존에 존재했던 유사한 능력을 지녔던 남성 캐릭터보다 월등히 뛰어난 「Girls can do anything」을 몸소 증명하는 상징적 인물이라 볼 수 있겠죠.

 장황한 설명을 늘여놓았지만, 저희가 말하고 싶은 바는 엘사라는 인물이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비범하다는 겁니다. 이를 단순히 유전적 돌연변이라고 칭하는 건 무리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엘사의 먼 조상 중에 얼음 마법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었던 걸까요?

 

 이 문제를 논하기 위해서는 먼저 『음펨바 효과』에 대해 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용어가 생소하다고 해서 본인의 언에듀케이티드함을 탓할 필요는 없습니다. 2008년에 일본의 공영 방송 NHK의 교양 프로그램에서 『음펨바 효과』에 대해서 다뤄졌을 때 일본의 유명 과학자는 「이런 건 처음 듣는다. 이건 결코 물리학적으로 인정될 수 없는 개념이다. 학계에서 공식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걸 진리인 마냥 포장하여 방영하다니 무책임한 것 아닌가」라고 힐난했을 정도로 아직까지 보편적인 개념은 아니니까요.

 1936년 탄자니아의 중학생이었던 에라스토 음펨바는 학교에서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실습을 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우유와 설탕을 섞은 용액을 충분히 식힌 다음에 냉장고에 넣어서 아이스크름을 만들여야 했죠. 그런데 음펨바는 실수로 식히지 않은 용액을 냉장고에 넣었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아이스크림이 다른 것보다 빨리 얼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즉, 특정한 조건하에서는 뜨거운 것이 차가운 것보다 빨리 언다는 것이었죠.

 이 이야기를 들은 주변인들은 「음펨바만의 물리학이군」하면서 비아냥거렸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펨바는 굴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학교에 강연을 하러 온 물리학자에게 자신의 발견을 설명했습니다. 물리학자는 음펨바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줬고 대학교에서 실험을 진행하여서 그의 가설을 증명해냈습니다. 『음펨바 효과』라는 명칭은 이처럼 지적 호기심이 넘치는 중학생 소년의 이름에서 비롯된 겁니다. 이로써 정말로 음펨바만의 물리학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겁니다.

 어쩌면 엘사의 초인적인 마법(애초에 마법 자체가 초인적인 개념이기는 하지만)에는 『음펨바 효과』가 숨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녀가 지니고 있었던 건 단순히 인크레더블(The Incredible, 2004)』의 히어로 프로존처럼 얼음을 만드는 능력만이 아닙니다. 자신의 몸에서 열기를 뿜어내어 주변 수분을 뜨겁게 하고는 그걸로 단기간에 대량의 얼음을 형성하는 것이 그녀에게 가능했던 게 아닐까요? 몸에서 열을 발생시키는 능력, 그것은 『화(火)의 마법』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만일 엘사에게 『화(火)의 마법』의 피가 흐른다면 이 모든 것이 설명됩니다.

 『화(火)의 마법』의 기원을 찾을 수 있는 곳은 탄자니아입니다. 탄자니아의 부족 마시아족은 불을 잘 다루는 걸로 유명합니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단기간에 불을 지펴내는 훈련을 받습니다. 불을 이용해서 사냥감을 조리하고, 밤에는 짐승을 내쫓을 수 있도록 집 밖에 불을 피웁니다. 이들은 불을 지핌으로써 가족을 지키기에 흔히 『불의 전사』라고도 불리기도 하죠. 이들에게 있어서 단순히 불은 생활을 영위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것이 아닌 영혼 그 자체라고 합니다. 이들은 불과 영혼을 나누고 민족 행사에는 불을 꼭 지핍니다. 만일 『화(火)의 마법』의 실존한다면, 그 능력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일 높은 건 마사이족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엘사 여왕이 다스리는 『아렌델 왕국』이 정확히 어떤 나라를 염두에 두고 구상되었는지는 디즈니 측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바는 없습니다. 하지만 왕궁의 건축 양식으로 미뤄보아 18,19세기의 스칸다니비아 반도로 보인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그렇다면 동시대의 탄자니아의 상황을 살펴봅시다. 당시 탄자니아는 유럽 강대국의 식민지가 되어서 국민들은 유럽에 노예로 끌려가 고통을 받았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역사입니다만 객관적인 상황만을 살펴보자면 엘사에게는 『화(火)의 마법』을 사용하는 탄자니아인의 피가 흘렀을 가능성이 확인됩니다. 만일 국왕이나 왕비가 식민지 국민과의 정을 통해서 딸을 낳았다면 떳떳하지 못한 일이므로 엘사의 생물학적 부모를 숨기려고 했던 이유도 이해가 되고요.

 여기서 여러분은 하나 의문이 들 수가 있습니다. 여러분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탄자니아인은 흑인일 겁니다. 눈처럼 하얀 피부를 지닌 엘사에게 흑인의 피가 흐른다고 생각되기는 어렵겠죠. 하지만 탄자니아의 인종 구성을 살펴보면 95%가 아프리카 토종 흑인이고 나머지 5%는 아랍인과 인도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음악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 2018)의 실제 주인공인 프레디 머큐리 역시 탄자니아 출신입니다. 그의 아버지는 인도 출신인 파르시(*인도에 거주하는 조로아스터교 신자, 이란계로서 백인 계통에 속해 있기에 프레디 머큐리 역시 백인과 유사한 외모를 지녔다)였는데, 나중에 탄자니아에 정착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탄자니아에서는 9세기부터 아랍인들에게 있어서 무역의 거점이었기에 아예 조상 대대로 아랍인이 탄자니아에 거주하는 경우도 흔했습니다. 한마디로 탄자니아에 거주하고 있던 백색 피부를 지닌 자가 노예무역으로 활발했던 시기에 유럽으로 건너가서 엘사를 낳았다는 것이 저희의 주장입니다. (아무래도 노예 무역선을 비롯한 많은 배가 유럽으로 떠났으니 유럽으로 가는 교통편이 급격히 발달했을 테니까요.)

 또한 탄자니아에는 저희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전래동화가 한 편 있습니다.

 

옛날 옛적에 한 남매가 살았습니다.

 부모님은 남매에게 많은 재산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첫째인 아들은 혼자서 재산을 다 가지고 여동생에게는 한 푼도 남겨주지 않았답니다.

불쌍한 여동생은 호박을 팔아서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그 돈마저도 심술궂은 오빠한테 빼앗겼답니다.

여동생이 숲속에서 울고 있었는데 다른 나라 왕자님이 다가왔습니다.

여동생과 왕자님은 사랑에 빠졌고 둘은 아이를 낳았습니다.

여동생이 다른 나라 왕자님과 결혼했다는 소문을 들은 오빠는 왕궁으로 향했습니다.

질투심 많은 오빠는 임금님과 왕비님에게 여동생은 사실 사악한 마녀라고 거짓말했습니다.

임금님과 왕비님은 왕자가 여행을 간 틈을 타서 며느리와 아기를 내쫓아버렸습니다.

여동생은 숲속에서 아기와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곳은 뱀들의 왕국이었습니다.

뱀 임금님은 여동생과 아기를 잘 돌봐주었습니다.

한편 여행을 끝나고 돌아온 왕자님은 처자식이 없어진 걸 알고는 깊은 슬픔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다행이도 뱀 임금님이 여동생과 아기를 무사히 데려다줘서 가족은 행복한 재회를 할 수 있었답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시부모님께 쫓겨난 며느리가 다시 시댁에 컴백했다는 이야기죠. 실제로 시부모 입장에서는 금이야 옥이야 키운 왕자가 숲속에서 만난 근본 없는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했으니 얼마나 기가 찰 노릇이었을까요. 하지만 며느리가 이미 아기까지 낳은 상황이니 쫓아낼 수는 없었겠죠. 그런데 며느리가 마녀라는 소리를 들었으니 옳거니! 하고는 곧바로 며느리를 내쫓은 걸겁니다.

 여러분이 추측하시는 것처럼 저희는 ‘여동생=엘사의 친모, 왕자님=엘사의 친부, 다른 나라=아렌델 왕국’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게 시댁 살이인 것을, 쫓아낸 며느리가 다시 되돌아왔다고 해서 온전한 가정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었을 까요? 그것은 엘사의 마법이 현대 세계에서 재현되는 것만큼이나 불가능합니다. 쫓아낸 며느리가 돌아왔으니 시부모의 자존심은 퍽 상했을 겁니다. 게다가 뱀 왕국을 다녀왔다니요? 평범한 인간이 뱀 왕국에 가는 게 가당키나 합니까? 며느리가 마녀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더욱 증폭되었을 겁니다. 아니, 여동생은 마녀가 맞았을 겁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엘사의 친모는 얼마 가지 않아서 또 한 번 왕실에서 쫓겨났을 겁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여왕의 자리를 꿰찬 게 우리가 흔히 자매의 엄마로 알고 있는 안나의 친모였던 것이죠.

 여러분은 의문이 풀리기는 더더욱 혼란스러울 겁니다. 엘사의 어머니는 탄자니아 출신 백인이다. 엘사는 마사이족은 아니다. 고로 엘사에게는 『화(火)의 마법』의 피가 흐르지 않는다. 이런 논리가 되어버리니까요. 그러면 이쯤에서 우리는 마시이족의 영혼의 원천이 어디인지 확인해보겠습니다.

 지금 현대 사회는 지구온난화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문명의 이기로 빚어진 재앙은 탄자니아에게까지 손을 뻗었습니다. 탄자니아의 이천 년이 넘은 바오밥나무는 이상 기후와 물 부족으로 인해서 하나 둘씩 눈을 감고 있는 실정입니다. 마시아족에게 있어서 바오밥나무는 영혼 그 자체입니다. 그들은 바오밥나무에서 나오는 영기가 부족을 지켜주고 있다고 믿고 있거든요. 실제로 몇몇 주술사들은 바오밥나무가 죽은 이후에 자신들이 지닌 주술의 힘이 약해졌다고 탄식합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주술과 같은 신비로운 힘은 민족성이 아닌 바오밥나무에서 나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굳이 마사이족이 아니더라도 바오밥나무의 영롱한 힘을 오랫동안 받은 자라면 백인일지라도 『화(火)의 마법』의 힘을 지닐 수 있다는 것이죠.

 세상에는 엘사의 비범한 능력 이외에도 또 하나의 미스터리가 존재합니다. 『음펨바 효과』가 왜 이리 오랫동안 발견되지 않았던 것일까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음펨바 효과』를 최초로 발견한 건 음펨바가 아닙니다. 아리스토렐레스도 뜨거운 물이 빨리 어는 현상에 대해서 기록으로 남긴 바 있습니다. 하지만 물리학이 발전되는 동안에 아무도 이 자연현상에 대해서 심도 있게 연구하지 않았습니다. 탄자니아를 비하하려는 의도는 결코 없습니다만, 일반적으로 탄자니아를 과학 선진국이라고 칭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탄자니아에서 어느 날 갑자기 비전문가에 의해서 현상이 재발견이 된다는 건 평범한 일은 아니죠. 왜 우리는 이러한 단순한 진리를 오랫동안 외면해왔던 걸까요? 어쩌면 우리는 발견하고 싶어도 발견할 수 없던 게 아닐까요?

 저희는 이 미스터리에 관한 해답도 바오밥나무에서 찾을 수 있다 확신합니다. 『음펨바 효과』가 발견되었던 건 탄자니아에서 산업화가 활발히 이뤄지기 시작되었을 때입니다. 해외 투자가 활발히 유치되었고 공업 시설들이 우후죽순으로 세워졌습니다. 이는 탄자니아의 웅장한 대자연이 파괴되었다는 걸 의미하죠. 수많은 나무가 베어졌고, 그중에는 이천 년 동안 자연을 지켰던 바오밥나무도 포함되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바오밥나무의 목숨과 함께 그그것이 지니고 있던 마법의 힘도 사라졌을 겁니다.

 여기서 잠깐, 엘사가 가장 두려워했던 걸 떠올려봅시다. 엘사는 자신이 남들과 다른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걸 숨기기 위해 은거를 선택했습니다. 비록 『겨울왕국(Frozen, 2013)』은 그러한 내적 갈등이 해소되어 엘사가 마법의 힘을 본인의 아이덴터티로 인정하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립니다. 그러나 한 국가를 통치하는 여왕이 마녀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희가 여기서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더라도 유럽에서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마녀가 위협적인 존재로서 탄압받아 왔는지 아실 겁니다. 게다가 19세기 유럽은 크나큰 전쟁의 불길에 휩싸이기 시작했습니다. 국가가 외교를 펼쳐 나가는 데 있어서 조금이라도 책잡힐 일이 있는 건 유럽 사회에서 치명적이었을 겁니다. 이러한 세계 흐름 속에서 엘사는 자신의 힘을 숨겨야만 했을 겁니다.

 『겨울왕국(Frozen, 2013)』의 내용을 다시 한 번 살펴봅시다. 영화 초반부에 안나는 엘사의 얼음 마법을 맞고는 머리가 얼어버립니다. 트롤 부족은 본인들이 지닌 치유 능력으로 안나의 머리를 치료할 수는 있지만 그로 인해서 안나의 머릿속에 남아 있던 ‘엘사가 마법을 쓴다’는 기억은 잃어버릴 것이라 경고합니다. 한마디로 엘사의 마법으로 타인의 기억을 조정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죠. 엘사는 본인이 지닌 힘을 이용해서 전 세계인의 머릿속에서 마법이라는 개념을 지워버렸을 겁니다. 그러다보니 탄자니아에서 오랫동안 전수되어 왔던 『화(火)의 마법』도 사라졌겠죠. 엘사의 초인적인 마법의 바탕이 된 『음펨바 효과』와 함께 말입니다.

 하지만 탄자니아 곳곳에 마법의 기운을 전파해왔던 바오밥나무가 생을 다하자 엘사가 걸었던 마법의 힘 역시도 퇴색되었을 겁니다. 그로 인해서 그녀가 걸었던 기억 조작의 마법이 탄자니아에서부터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겠죠. 그리고 마법이 풀려서 처음으로 『음펨바 효과』에 맨 처음으로 눈을 뜬 것이 평범한 중학생이던 음펨바였을 겁니다.

 이밖에도 전 세계에서 오랫동안 봉인되어 있던 마법의 기억들이 하나둘씩 풀리기 시작했을 겁니다. 어쩌면 디즈니 애니메이터의 머릿속에 『겨울왕국(Frozen, 2013)』 스토리가 번뜩 떠오른 것은, 우리들의 DNA 속에 내재되어 왔던 아렌델 왕국의 숨겨진 역사의 기억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일 겁니다.

 여러분의 심정이 어떠한지는 대충 짐작이 갑니다. 혼란스러우신 것도 황당하신 것도 이해합니다. 어쩌면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읽느라 인생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했다면서 이 책을 다시 서점에 환불하러 가실 지도 모르죠. 그러나 『음펨바 효과』 역시도 처음에는 아무도 믿지 않았습니다. 허구의 이야기로만 치부했죠, 하지만 이윽고 그것은 진리로 밝혀졌습니다. 저희도 오늘 밝힌 가설이 지금 당장 인정받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언젠가는 진실로 밝혀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댓글 0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수
공지 [공고] 2020년 독자우수단편 심사위원 명단 mirror 2019.12.31 0
공지 단편 ★(필독) 독자단편우수작 심사방식 변경 공지★5 mirror 2015.12.18 0
공지 독자 우수 단편 선정 규정 (3기 심사단 선정)4 mirror 2009.07.01 0
2604 장편 포츈 팰리스: 더블린 기적의 밤 1화 세레나 23시간 전 2
2603 장편 꿈속의 숲8. 준비 ilo 2020.05.21 0
2602 단편 마음의풍경 2020.05.16 0
2601 단편 외상 김성호 2020.05.15 0
2600 중편 용의 아이 강엄고아 2020.05.15 0
2599 단편 엄 씨 김성호 2020.05.15 0
2598 단편 스포일러 거우리 2020.05.14 0
2597 장편 꿈속의 숲 7 - 이별 4 ilo 2020.05.11 0
2596 중편 마법사의 원 거우리 2020.05.09 0
2595 단편 퍼즐조각들 독스 2020.05.06 1
2594 장편 꿈속의 숲 6.- 이별 3 ilo 2020.05.03 0
2593 단편 황월영전(黃月英傳) (SF) 김달영 2020.05.02 1
2592 단편 사내계명 거우리 2020.05.01 0
2591 단편 A3008-2036-5-3-confused2 리내 2020.04.30 0
단편 렛잇고 보헤미안 랩소디 마피아책방 2020.04.30 0
2589 단편 마약의 오메가 니그라토 2020.04.30 0
2588 단편 광고 버전 창능 2020.04.30 0
2587 단편 아웃백 아메리카흰꼬리사슴 2020.04.29 3
2586 단편 생명의 오메가 니그라토 2020.04.28 0
2585 장편 꿈속의 숲-5. 이별 2 ilo 2020.04.26 0
Prev 1 2 3 4 5 6 7 8 9 10 ... 13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