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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구원자 - 6.활극

2019.09.09 18:3409.09

-활극-


 

사격장 사무실 안쪽에 숨겨진, 재키의 무기 밀매 창고에 들어온 효진. 

창고 가운데 놓인 커다란 책상 위로 재키가 이런저런 총과 폭탄이 가득 담긴 더플백 두개를 올려 놓는다. 더플백 안에서 수류탄 하나를 꺼내들고 신기한듯 만져보는 효진. 

 

"..이정도믄 빌딩 하나 박살내는디 문제없을 것이여.. 근디 요거슨 미친늠처럼 사람죽이고 할 얼굴이 아닌디.. 정말 이늠이 확실 혀?"

 

휴대형 패널에 띄워놓은 유태식의 사진을 효진에게 보이며 확인하는 재키.

 

"맞아요. 그놈이 테러용의자로 검거되는걸 뉴스에서 확실히 봤어요."

"알았으. 서울 동상에게 부탁하믄 이늠 찾는건 일도 아닝께~ 응. 고것은 몸에 둘러서 가지고 다니다가 필요한 곳에 붙여서 터트릴 수 있는 폭탄이여."

 

네모난 C4 폭탄 대여섯개가 줄줄이 달려있는 벨트를 들어올려 보고있는 효진에게 용도를 설명해주는 재키. 

 

"이거. 폭발 스위치 접지부분을 가슴쪽에 붙여서 제 몸에 둘러주세요." 

"왜? 자폭이라도 허게?"

"네. 제 가슴 안쪽에 심장 제세동기가 들어있어요. 만약 일이 잘못되서 제 심장이 멈추면, 작동되는 전기 충격으로 폭탄이 터지게 하려구요."

 

잠시 놀라서 말을 잇지 못하는 재키. 그러나 자신을 쳐다보는 확고한 효진의 눈빛을 보고, 이해한 듯 순순히 요구를 들어준다. 

 

"그려~ 원하는 대로 다 해줄탱께, 죽은 뒤에 나 원망하지만 말어~" 

 

건너편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효진. 

재키의 손으로 상체의 맨살 위에 폭탄 벨트가 둘러지고, 폭탄에 연결시킨 폭발 접지선을 가슴쪽에 테이프로 단단히 붙여 마무리한다. 

완성된 폭탄 벨트를 보다가 자신의 머리쪽으로 시선이 가는 효진. 

듬성듬성 빠진 머리를 쓸어 올려 묶으려 하던 효진이 재키에게 묻는다.   

 

"혹시 털깎는 기계도 있어요?"

 

*

 

밤 하늘에 거의 보름달에 가까워진 둥근달이 환하게 떠있다.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서울로 차를 타고 달려가는 재키와 효진. 무기밀매업자 재키의 서울쪽 거래선인 한 폭력조직의 간부로부터 태식이 자신들의 업장에 와있다는 정보를 받고 그쪽으로 가는 중이다.   

아무 말없이 조수석에 앉아 창밖을 응시하는 효진. 머리를 삭발한 그 모습에서 결의가 느껴진다. 

 

고급 카펫이 깔린 널찍한 복도 끝에 있는 호텔 방 문을 두드리는 재키. 

객실 안에서 건장한 사내 한명이 문을 열고 재키와 효진을 안으로 들인다.

 

따라 간 안쪽 거실에는 20개정도 되는 모니터 스크린이 켜져있고, 

재키의 서울 거래선인 조폭 간부, 방양기 본부장이 의자에 앉아 호텔의 카지노 업장 구석구석을 지켜보고 있다. 재키를 보고 인사하는 양기.    

 

"오셨습니까 형님!"

"어 동상 오랜만이네~"

"물어보신 타겟이 업장 VVIP인데, 저녁 9시쯤 들어와서 새벽 5시까지 게임하고 갑니다. 저기, 13번 테이블 화면 보세요."

 

양기가 가리키는 화면에는 카지노 테이블에 앉아 바카라 게임중인 유태식의 얼굴이 잘 보인다.

 

"화면엔 안보이지만 항상 두명의 중국인 경호원이 같이다녀서 제압이 쉽지 않을겁니다. 삼합회 쪽과 연결돼 있는 것 같구요."

"저 늠은 오늘 여그서 나가기 전에 꼭 잡아야되야~ 나가 오죽하믄 동상헌티 부탁을 허것능가? 나가 부탁 들어주는 사람이지 부탁 헌적 있었는가 동상?~" 

 

빤~히 자신을 쳐다보는 재키의 시선에 양기가 마지못해 대답을 한다. 

 

"알겠습니다 형님.. 이걸로 전 이제 형님한테 빚진 거 다 갚았습니다!"

 

*

 

한 게임이 끝나고, 딜러가 테이블 위에 배팅된 칩들을 정리하는 모습.  

하품을 하다가 손목에 찬 시계를 한번 보는 태식. 새벽 5시가 된 걸 확인하고는 자신의 칩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러자 어디선가 나타난 경호원 둘이 태식의 옆으로 다가와 태식과 함께 걸어간다.  

 

카지노를 나와 주차장을 향해 걸어가던 태식이 화장실로 들어간다. 

경호원 둘 중 한명은 화장실 문밖에 남고, 다른 한명이 태식을 따라 화장실로 같이 들어오자 소변기가 아닌 변기칸 안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은 채 소변을 보는 태식. 

 

'피육.'

 

화장실 변기칸 안에서 소리없이 나와 소음 권총으로 화장실 안의 경호원을 제거하는 조직원 1. 동시에 화장실 문 밖에있던 다른 경호원도 조직원 2의 총에 맞아 쓰러져서 화장실 안으로 끌려 들어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태식이 들어있는 변기칸을 여는 조직원들. 태식이 새하얗게 질린채 한쪽 구석에 몸을 붙이고 떨고있다. 

 

*

 

허머 뒷자리에서 양 손이 몸 뒤로 묶인 태식을 효진이 추궁한다. 

 

"오늘 오후 4시에 인천공항 상하이편으로 출국하려던 당신이 사이버 테러를 일으킨 용의자로 잡히는 걸 내가 똑똑히 봤어. 당신이 범인이 아니라면 적어도 서울 폭발에 대해 뭔가 알고있을 수 밖에 없어." 

 

뭔가 생각하듯 말이없던 태식. 결심한 듯 말을 꺼낸다. 

 

"..난 아니야. 하지만 짚이는 데가 있어. 내 집무실로 데려다 주면 너네한테 보여줄께 있어."

"우리는 잃을긋이 없으~ 너 허튼 수작비리믄 바로 그자리에서 아~주 고통시릅게 죽여븐디~"

 

재키와 눈을 마주치며 태식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재키가 시동을 걸어 차를 출발시킨다. 

 

태식의 집무실이 있는 강남역 테트라 체인 본사. 지하 주차장에 도착한 허머에서 재키와 효진 그리고 양손을 묶인 태식이 내린다.

 

태식의 등에 권총을 찔러넣고 앞장 세우는 재키. VIP전용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한 태식이 재키를 돌아보며 손을 풀어달라고 묶인 손을 내민다. 

효진을 보며 동의를 구하는 재키. 효진이 고개를 끄덕 하자 칼을 꺼내 태식의 손에 둘둘 묶여진 강력 테잎을 잘라낸다. 

 

보안 카메라 앞에 서서 얼굴을 갖다대고 음성인식을 진행하는 태식. 그러자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린다. 

태식을 앞세워 엘리베이터에 함께 올라타는 재키와 효진.  

 

아무 버튼도 없는, 엘리베이터에 탄 사람의 모습만 비추는 거울에 둘러싸인 엘리베이터 공간이 위를 향해 올라간다.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낀 재키가 태식의 머리에 총을 겨누며 위협한다. 

 

"너, 이긋이 뭔 수작이여?!" 

 

갑자기 뒤 돌아서 총을 겨눈 재키에게 손가락으로 총 모양을 만들어 마주 겨누는 태식. 

 

"빵!~"

 

태식의 한마디에 재키가 머리 위쪽에서 자신에게 쏘아진 전기충격을 받고 그자리에 쓰러진다. 

재키가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기겁해서 손을 머리위로 들어 올리는 효진. 

 

"제발! 나한텐 쏘지마!"

"알았어. 총 줘~"

 

조심스럽게 손에 든 총을 태식에게 건네는 효진.  

 

"빠악!!"

 

총을 건네 받자마자 총을 휘둘러 효진의 머리를 세게 내리치는 태식. 효진이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러진다. 

 

*

 

누군가 뺨을 때리고 있다. 서서히 정신이 돌아오며 깨어나는 효진. 

자신의 눈 앞에 쪼그려 앉은 문신한 갈색 야생원숭이처럼 생긴 사내, 삼합회 조직원 1이 다시 한번 뺨을 때리려고 손을 들어올리다, 깨어난 효진을 보고는 낄낄댄다. 태식의 뒤를 봐주는 중국계 국제 폭력조직. '삼합회'의 일당들이 갑작스래 벌어진 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온것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강남 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테트라 체인 본사의 최상층에 위치한 태식의 집무실이다. 

책상 뒤로 앉아있는 태식이 자신 쪽을 쳐다보고 있다. 

재키와 효진이 정신을 차리자 삼합회 조직원 1이 태식을 보며 중국 말을 한다. 

 

"코웨이 솰레 타멘?" (이제 얘네 죽여도 돼?)

"뀌안 진." (계속 해)

 

챙겨온 가방에서 날카로운 생선 손질용 칼을 꺼내는 삼합회 조직원 1. 

그리고 효진이 묶인 채 앉아있는 의자 아래. 효진의 발목 뒤쪽을 바라보는 삼합회 조직원 1. 

 

그때. 태식에게 전화가 온다. 멀티 안경을 착용하는 태식.

안경창에 발신자 식별 불능 표시가 보이자 반사적으로 긴장하는 태식. 자신의 숨겨진 동업자이자 테트라 블록체인 사업의 설계자인 영훈의 전화다.   

 

"..네?"

"형. 난데, 한 삼십분 뒤면 서울이 전부 폭발할 거야." 

 

음성이 변조되어 미친 살인귀같이 일그러진 영훈의 목소리에 태식이 뼛속깊이 한기를 느낀다. 

 

"형 지금 사무실이지? 거기 있으면 형도 죽을지 몰라? 난 경고했다." 

 

그리고 갑자기 전화가 끊어진다.

 

"팅!" (멈춰!)

 

태식의 외침에 효진의 아킬레스건을 자르기 직전 멈추는 삼합회 조직원 1. 

태식이 자리에서 일어나 효진에게 와서는 자신의 자가용 드론 키를 준다. 

 

"청담동 펠리스 호텔 옥상이 그 새끼 아지트야. 위에서 드론 타고 빨리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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