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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아내의 미소

2019.06.06 23:2906.06

나는 죽은 아내와 아들을 생각하며 많이 울었다.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 아내와 아들의 장례를 동시에 치르는 동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당시의 내 상태가 어땠는지 떠올려보면 그저 참담할 뿐이었다. 나는 눈이 붓고 목이 멘 상태로 장례식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며느리와 손자를 한 날에 잃은 아버지는 이따금 내 손을 부여잡으며 티슈로 눈가를 찍어냈다. 술에 전 상태로 장례식장에 도착한 장인어른은 차마 음식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질 않는다며 밥 대신 술만 들이켰다. 장인어른부터 멀찌감치 떨어진 테이블 앞에는 아내의 유일한 형제였던 처제가 앉아 있었다. 화장기 없는 처제를 본 건 처음이었다. 처제의 눈은 붉게 충혈이 되어 있었고, 입은 꼭 다물려서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꿈쩍도 안하는 처제를 대신해 내 누나가 괜스레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일을 거들었다. 한 구석에 자리한 아내와 아이의 영정 사진이 이 모든 풍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사진 속 아내는 웃는 듯 마는 듯 애매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함께 대학교에 다니던 시절, 아내를 처음 본 순간부터 나는 그 미소를 참 좋아했었다.

아내는 참 예쁘게 웃는 법을 알았다. 아내의 미소는 천박하지 않았고, 여배우들의 것처럼 우아하고 단아했다. 웃는 듯 마는 듯 애매한 미소였다. 생전의 아내는 그 미소를 자주 보여주었다. 내가 처음 고백했던 날, 결혼하자고 청혼했던 날, 갓 태어난 재우를 안겨주며 기분이 어떠냐고 물어봤던 날에도 아내는 그 예쁜 미소를 보여주었다.

죽은 날 아침에도 아내는 그렇게 웃고 있었다. 아니, 아니었다. 아내는 웃고 있었지만 평소와는 다른 미소를 짓고 있었다. 배웅을 하러 나온 아내는 가지런한 하얀 치아가 보일 정도로 활짝 웃고 있었는데, 무척 유쾌해보였다. 그때 나는 왠지 모를 불쾌함에 사로잡힌 채 현관문을 열고 출근길에 나섰다…….

생각해보면 그 불쾌함은 그날 아침 이후로 내내 가신 적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러나 왜 그토록 오랫동안 불쾌했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단지 아내가 죽었기 때문인가? 아내는 무척 그녀다운 죽음을 맞았다. 죽던 날 아침, 나를 배웅한 아내는 아들과 함께 장을 보러 가기 위해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만 엄마의 손을 놓친 아들이 선로로 떨어졌고, 아내는 망설임 없이 몸을 던졌다고 한다. 때마침 선로로 들어오던 전철이 아내가 다시 몸을 날릴 새도 없이 아내와 아들을 치고 지나갔다. 기자가 찾아와 사고 당시 목격자들의 진술까지 담긴 작은 신문 기사를 냈고, 아버지가 그 신문을 가져다주었다. 헤드라인에 '아들을 구하기 위해 선로로 뛰어든 모정'이라고 박혀 있었다. 나는 신문을 끌어안고 다시 눈물을 흘렸다. 어린 시절에 어머니를 암으로 잃은 나는 내가 새로 꾸릴 가정에 대한 걱정이 컸다. 아내가 내 어머니처럼 나와 아이를 두고 먼저 세상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스러웠다. 그러나 아내는 아들을 구하려다 죽었다. 감동적인 모정이었다. 불쾌한 구석이라곤 전혀 없는 사건이었다. 나는 신문 기사를 오려내 가족사진 옆에 붙여두었다. 나와 늙은 아버지뿐인 집안에 오직 벽에 걸린 가족사진만이 아내와 아들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사진 속 아내는 항상 스물일곱에 머물러 있을 것이다. 내 얼굴에 주름이 잡히고 머리엔 새치가 늘어나도, 사진 속 아내는 조금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거실에 혼자 서서 가족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아내가 더욱 그리웠다. 나는 홀로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아버지의 방을 지나쳐 안방으로 갔다. 24평 아파트의 방 두 칸 중 하나는 아버지가 쓰셨고, 다른 방은 안방으로 썼다. 그 안방은 부부의 침실이기도 했고 내 서재이기도 했다. 아내는 주로 거실 앞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거나 책을 읽었다. 나는 책장에서 앨범 하나를 꺼내 첫 장을 펼쳤다. 대학생 시절 연애하던 시절의 사진들이 빼곡하게 담겨있었다. 사진 속 벚꽃나무에 기댄 스무 살의 아내는 젊다 못해 앳된 얼굴로 애매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사진을 뒤집어보니 4월 즈음 꽃놀이를 갔던 때에 찍힌 사진인 것 같았다. 나는 당시 여자 친구였던 아내에게 요리 솜씨 좀 보여 달라고 졸라댔고 마침내 소풍날 아내는 직접 만든 도시락을 싸왔다. 나는 김밥을 하나 넣고 씹어보았다.

"맛있어. 어머니한테서 배운 거야? 솜씨가 좋으신가봐."

그 말에 여자 친구의 미소가 흐려졌다. 젓가락 포장을 찢던 여자 친구의 손이 멈추더니 물병을 꽉 움켜쥐었다.

"엄마가 해주신 음식 맛이 어땠는지 기억이 안 나. 일찍 돌아가셔서."

나는 김밥을 꿀꺽 삼켰다.

"…….어떻게 돌아가신 건데?"

여자 친구가 몸을 뒤틀더니 웃는 듯 마는 듯 애매한 미소를 지었다.

"아, 소풍날인데 이런 얘기 꺼내기 뭐하다. 너무 어렸을 때라 잘 기억은 안 나는데, 달리는 지하철로 뛰어드셨대."

여자 친구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당시의 나는 여자 친구가 어떤 기분일지 아주 잘 안다고 생각했다. 위로를 해줄 순 없었지만, 공감이라도 표하고 싶었다.

"우리 엄마도 일찍 돌아가셨어. 암에 걸리셨거든."

여자 친구의 표정이 변했다. 제 어머니에 대해 생각하다가 내 어머니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여자 친구의 손이 내 손을 잡았다. 따뜻한 손이었다. 나는 화제를 돌렸다.

"정말 맛있다. 맨날 누나가 해주는 음식 먹다가 이 김밥 먹으니까 좋은데."

"많이 해봐서 그렇지."

"우리 누나도 요리 많이 해. 맨날 밥을 해도 실력 안 느는 사람은 안 늘어."

여자 친구가 웃었다. 앨범 속 사진은 아마 그 날 찍은 사진이었던 것 같았다. 옷이며 배경이 같았다. 어릴 적에 어머니를 잃었다는 동질감 때문이었는지, 여자 친구는 그 나들이 이후로 내게 가족 이야기를 더 많이 하기 시작했다. 아내가 죽고 홀몸이 된 아버지, 아버지를 도와주기 위해 시골에서 올라와 손녀들을 돌보는 할머니, 그리고 여동생이 있었다. 여자 친구의 아버지는 술을 좋아했다. 술이 들어가면 죽은 아내를 욕하고 여자 친구를 욕하고 여자 친구의 여동생을 욕하곤 한다고 했다. 할머니는 술을 즐기지는 않았지만, 욕 하는 솜씨는 아들에 뒤지지 않았다. 여자 친구는 여동생만 의지하고 자라왔다고 했다. 가족 이야기를 하던 여자 친구의 목소리가 떨렸고, 나는 그런 여자 친구를 끌어안고 등을 도닥여주었다. 여자 친구의 어깨에 얼굴을 묻자 부드럽고 기분 좋은 냄새가 났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품에 파묻혔을 때 맡을 수 있었던 냄새였다.

나는 앨범의 페이지를 넘겼다. 사진 속 아내는 내가 좋아하는 미소를 짓고 있다. 결혼식 사진에서도 여지없이 웃는 듯 마는 듯 애매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임신한 상태로 허겁지겁 치른 결혼식이라 그랬는지, 기억 속 아내는 결혼식 날짜가 다 되어서도 도통 이제 결혼한다는 걸 실감하지 못했다.

임신했다는 걸 알게 된 건 내가 본격적으로 취업을 준비하던 가을 무렵이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던 여자 친구가 유학을 가겠다는 말을 꺼낸 건 그 몇 달 전인 여름이었다.

"지금 아니면 못 갈 것 같아서 가볼까 해."

내 자취방 책상 앞에 앉아있던 여자 친구는 들뜬 표정으로 표지에 꽃이 그려진 노트를 만지작거렸다. 어렸을 때부터 집 나오는 게 꿈이었어. 외국 가서 공부하다 취업하고 자리 잡으면 여동생도 이민 올수 있게 할 거야. 아버지랑 할머니 없는 나라로 가서 둘이 즐겁게 살 거야. 귀는 열려있었고 여자 친구의 목소리도 똑똑히 들렸지만 마치 말이 뇌를 거치지 않고 곧장 다른 쪽 귀로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듣고 있지만 의미를 이해할 수 없었다.

"같이 갈래?"

여자 친구가 내 어깨를 톡 쳤다. 나는 그제야 정신이 들었고, 잠시 후 대꾸했다.

"아니. 난 유학 가고 싶은 생각 없어."

여자 친구가 한동안 나를 쳐다보더니, 그렇구나. 하고 아쉬운 목소리로 한마디를 했다.

여자 친구는 대학 다니는 동안 아르바이트와 과외를 쉰 적이 없었고, 그 덕에 제법 돈을 모았다고 했다. 유학을 끝마칠 때까지 쓸 돈으로는 충분하지 않지만 앞으로 몇 학기 정도는 해결될 것 같다고 얘기했다. 나는 외국으로 이민 간 여자 친구를 상상했다. 어떤 꼴이 펼쳐질지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여자 친구는 예뻤고, 누구에게나 인기가 많았다. 외국에서 자리 잡는 일은 여자 친구의 예상만큼 오래 걸리지 않을지도 몰랐다. 남자 하나 잡아서 결혼하면 훨씬 간단해질 일이었다. 나는 지갑에 끼워둔 콘돔을 꺼내려고 애를 쓰며 앞으로 벌어질 모든 일에 대해 생각했다. 가죽 두 겹 사이에 찰싹 달라붙은 것을 끄집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겨우 꺼낸 콘돔의 포장을 벗겨내는 동안 속에서 불이 이는 것 같았다. 구멍이나 나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나는 손톱으로 콘돔 표면을 신경질적으로 긁어댔다. 여자 친구는 그런 내 행동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한 것 같았고, 옷을 벗으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피임약까지 먹으면 더 안전하다는데, 먹어볼까.

내가 대꾸했다.

"나중에 아이 가질 때 힘들대. 약은 먹지 말지."

몇 달 후 여자 친구가 울상이 되어 자취방을 찾아왔을 때 나는 그리 놀라지 않았다.

"어떡하지. 콘돔에 문제가 있었나봐."

여자 친구가 좁은 자취방 안을 빠른 걸음으로 왔다 갔다 했다.

"좀 앉아봐."

간신히 침대에 앉히자 여자 친구는 울 것 같은 얼굴로 입술을 깨물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에는 어딘가 신경질적이고 묘한 구석이 있었다. 여자 친구가 정신없이 말을 쏟아냈다.

"피임약 먹으라는 말을 들었는데 내가, 내가 말을 안 들었어, 다 내 탓이야. 이렇게 쉽게 임신이 될 줄 몰랐는데. 지금 임신하면 안 되는데. 난 왜 이렇게 바보 같지?"

여자 친구가 울기 시작했다. 휴지 한 장 없이 웃옷 소매로 눈물을 닦아내고 있었다.

"거기 가봐야 할까봐. 동생이 알려줬는데, 자기 친구들한테 들어서 아는 병원이 있대."

여자 친구가 말을 뚝 끊더니,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직 몇 주 안 되었다니까 괜찮을 것 같아. 동생이랑 같이 가서……."

나는 여자 친구의 말을 멈추게 하려고 손을 움켜쥐었다. 긴장해서 그런지, 여자 친구의 손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낳자. 내가 책임질게."

여자 친구의 눈빛이 흐리멍덩해졌다.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눈치였다. 그러더니 손사래를 치며 다시 말을 이으려고 했다.

"아냐, 명재야. 나……."

"괜찮아. 애 떼지 않아도 돼. 나랑 결혼하면 되잖아."

내가 얼른 대꾸했다. 여자 친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결혼? 지금? 너무 빠른데."

"어차피 결혼하자고 말하려고 했었어. 나 이번에 바로 취업할 수 있도록 해볼게. 그러면 우리 둘, 아니 셋 먹고 사는 데엔 한동안은 크게 문제없을 것 같아."

나는 여자 친구를 달래주기위해 그녀의 딱딱하게 굳은 몸을 끌어안고 농담을 던졌다.

"넌 시어머니랑 싸울 일은 없겠다."

여자 친구가 품 안에서 몸을 뒤척였다. 아마 웃음이 났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결혼을 약속하고 상견례 자리까지 갖게 되었다. 나는 아내의 가족들을 그 때 처음 보았다. 아내의 아버지는 몸집이 크고 유쾌한 성격의 호인이었다. 나와는 처음 만나는 것인데도 사람 좋게 말을 건네고 이야기를 끌어나갔다. 예전에 들려준 아내의 이야기처럼 자기 부인을 자살할 정도로 몰아붙일만한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아내와 아내의 여동생은 꿔다놓은 보릿자루마냥 말이 없었다. 아내는 필요할 땐 몇 마디를 하고 미소를 짓기도 했지만, 아내의 여동생은 시종일관 못마땅한 얼굴로 앞만 쳐다보고 있었다. 테이블 맞은편에 사람이 없어서 천만다행이었다. 말로만 들어봤던 여동생은 제 언니와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언니는 늘 수수하지만 단정하게 입고 다녔고, 검은 생머리를 느슨하게 묶고 다녔다. 여동생은 제 언니보다 한참 어려 보였지만 얼굴에 화장 떡칠을 하고 있었고, 귀에도 귀걸이가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주홍빛으로 염색한 짧은 머리카락은 빗어볼 시도도 안했거나 빗으려고 노력했지만 잘 안된 것인지 사방으로 뻗쳐 있었다. 표정을 보아하니 빗어볼 시도도 안 해본 것이 틀림없었다.

내가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러 자리를 떴을 때, 복도까지 따라온 누나가 귀에 대고 속삭였다.

"어쩜 저렇니. 쟤 손톱은 봤어?"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쟤랑 결혼하는 것도 아닌데 뭘."

자주 볼 일은 없을 거라며 누나를 안심시키려 했지만 누나는 여전히 불안한 표정이었다. 갑자기 피로가 몰려들었다. 상견례를 위해 자리 잡은 길쭉한 테이블 반대편에 앉아있는 사람들 중에 딱 한 사람만 데려와서 결혼할 수는 없는 건가 싶었다. 양가 사람들이 다 모인 자리라는 게 번거롭기 그지없었다. 신혼집에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진 않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위안이 되었다.

결혼식을 끝내고, 신혼집을 마련했다. 유학을 포기한 아내의 자금이 유용하게 쓰였다. 아내는 얼마 후에 아들을 낳았다. 누나와 아버지가 아기를 안아보며 나 어렸을 적과 똑같이 생겼다고 감탄했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아기의 이름은 재우가 되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재우를 보는 일이 즐거웠다. 아들은 정말로 나를 많이 닮은 것 같았다. 아버지는 아기였던 내가 늘 엄마 품에 달라붙어 떨어질 줄을 몰랐다고 얘기하곤 했다. 재우도 아내의 품에서 떨어지려고 하질 않았다. 울고 있는 아기를 안아서 달래주고 다시 눕혀놓으려고 하면 맹렬히 울어댔다. 아내는 점점 녹초가 되었다. 저녁에 집에 들어오면 불이 꺼져있는 거실 소파에서 정신없이 잠들어있는 아내를 보는 일이 많아졌다. 가스레인지도 식어있었고, 빨래 통엔 빨래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요새 아내가 너무 곤히 낮잠을 자서 점심에 라면을 끓여먹는다고 난처하게 웃는 아버지를 보고 참을성이 바닥난 나는 결국 아내에게 최대한 부드러운 어조로 불만을 표시했다.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꽃이 그려진 노트에 손을 얹고 있던 아내는 버석한 낯으로 가만히 이야기를 듣다가 차분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미안해, 너무 피곤했어. 어제 밤새도록 재우 우는 거 달래느라 잠을 설쳤더니, 아버님 점심 챙겨드리는 일도 잊었네."

내가 점잖게 대꾸했다.

"잊을게 따로 있지."

내 말에 아내는 아무 말 없이 미소를 지어보였다.

파출부를 부를 여유는 없었기 때문에 나는 아내가 방학을 맞은 처제를 신혼집에 들여놓는 걸 허락했다. 제일 바라지 않았던 일이었다. 나는 아내의 여동생을 싫어한다는 티를 내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썼다. 그러나 처제는 내 그런 노력을 다 부질없다는 듯 노골적으로 무시하기 일쑤였다. 나는 처제가 왜 그렇게 나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없었다. 분명한건 나를 싫어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도 않는 사람을 싫어하지 않기란 힘들다는 사실이었다. 처제는 제 조카에 대해서도 전혀 애정을 보여주지 않았다. 아내가 재우를 안고 있으면 나를 볼 때와 같은 눈빛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람 아닌 물건을 보는 눈초리로 재우를 빤히 쳐다보곤 했다. 처제는 재우에게 손도 대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주로 설거지나 청소, 빨래를 해주는 방식으로 아내를 도왔다. 처제가 청소기를 밀며 내 곁을 지나갈 때면 독한 담배 냄새가 훅 코끝을 스쳤다. 아내의 것과는 전혀 다른 역겨운 냄새였다. 아버지도 처제를 그다지 반기지 않는 눈치였다. 아내만 제 여동생에게 매우 고마워했다. 잔고가 바닥을 향해 기어가는 제 통장에서 굳이 돈을 인출해 처제에게 쥐어주며 맛있는 것이라도 사먹으라고 얘기하곤 했다. 아내는 그렇게 이야기하며 매우 행복한 얼굴로 웃었다. 나는 그 미소가 묘하게 낯설다고 생각했다.

나는 처제에 대한 아내의 애정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내와 처제는 전혀 다른 부류의 인간이었다. 그러나 아내는 처제와 함께 있을 때 편하게 지내는 것 같았고, 그래서 나는 처제를 참아낼 수밖에 없었다. 처제는 집에서 담배를 피우진 않았지만 밖에서 피우다 들어오는 건지 현관에 들어서면 담배 냄새가 퍼졌다. 언젠가 아이 가질 몸인데 자제를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웃는 낯으로 타이른 적이 있었는데, 처제는 무슨 소리냐는 듯 멀뚱하게 나를 쳐다보더니 저는 아이 가질 생각은 없어요, 하고 가볍게 대꾸하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이야기는 좀처럼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처제에 대해 못마땅한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유독 신경 쓰인 것은 '네일'이었다. 상견례 이후로 처제와 마주칠 일이 없었기 때문에 누나가 말한 손톱을 자세히 들여다 볼 기회를 얻은 것은 최근의 일이었다. 처제의 손톱은 길었고, 매니큐어를 칠한 정도가 아니라 그 조그만 손톱 위에다 아예 그림을 그려놓은 수준이었다. 처제와 아내는 그 매니큐어 칠해놓은 손톱을 '네일'이라고 불렀다. 매니큐어칠과 네일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나로선 도통 알 길이 없었고, 처제가 지나갈 때면 담배와 매니큐어가 섞인 냄새에 돌아버릴 것 같았다.

내가 폭발한건 어느 주말이었다. 오전에 벨이 울리자 아내는 졸린 얼굴로 재우 곁에서 조심스레 일어나 현관문을 열러 나갔다. 나는 그런 아내를 따라 거실로 나가보았다. 현관 앞에는 처제가 서 있었다. 검지와 엄지로 등기봉투 다발을 집은 채였다. 처제는 싱글싱글 웃으며 아내에게 등기봉투 다발을 흔들어보였다.

"어제 밤에 아무도 안 들고 올라간 것 같길래 내가 들고 왔지."

"잘 왔어. 아침은 먹었어?"

아내는 현관문에 매달려 꾸벅꾸벅 졸았다.

"잠을 한숨도 못 잤나보네."

처제가 그렇게 말하며 아내의 어깨를 툭툭 쳤다. 나는 가능한 활짝 미소를 지으며 처제에게 걸어갔다. 처제는 걸어오는 물건을 보는 눈빛으로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실내였지만 아침 공기는 싸늘했다. 나는 츄리닝 상의를 여미며 아내와 처제를 바라보았다. 아내는 어제와 똑같이 헐렁한 상의에 츄리닝 바지를 입고 있었다. 반면 처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외출하기 위한 차림새를 하고 있었다.

"남자친구 만나려고 예쁘게 입었나보네?"

내 말에 처제는 제 옷차림을 처음 본다는 듯 훑어보았다.

"밖에 나갈 땐 항상 이 정도로 차려입어요."

나는 이를 악물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래? 언니는 항상 가볍게 입더라고."

"저는 뭐 무겁게 입었단 말씀이세요?"

처제가 웃음을 터뜨렸다. 붉게 칠한 입술이 가로로 길쭉하게 늘어났다.

"농담이에요. 언니는 차려입을 여유가 없으니까 그렇죠."

갑자기 터진 재우의 울음소리가 반가울 지경이었다. 아내가 방으로 달려가자 처제는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피임약 먹으라고 할 때 말 안 듣더니."

나는 귀를 의심했다. 안방에선 재우가 우는 소리만 들렸고, 아버지의 방에선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걸 보니 아직 깨어나지 않은 모양이었다. 나는 목소리를 낮춰 처제에게 속삭였다.

"처제, 언니 듣는 앞에서 그게 할 소리야?"

"명재 씨, 괜찮아. 난 기분 안 나빴어."

용케 들었는지 아내의 목소리가 따라왔지만 나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당신뿐만 아니라 재우도 듣고 있었어. 처제, 사과해. 조카 앞에서 그게 무슨 말이야? 애한테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는 말을 한 거야?"

"쟤가 벌써 피임약이 뭔지 알아듣는다고요? 아빠보다 피임이 뭔지 먼저 배운 거예요?"

처제가 엄지와 검지로 등기봉투를 집은 채 손톱 끝에만 검정 매니큐어 칠이 된 셋째 손가락으로 안방 쪽을 가리켰다. 그 때 나는 아버지가 잠들어있다는 것도 잊고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아내가 달려 나와 처제에게 다가가는 나를 막으려고 애썼다. 재우의 울음소리가 점점 더 높아졌다. 나는 아내를 팔로 밀어냈다.

"당신은 재우 돌봐. 처제랑 얘기 좀 해야겠어."

처제는 전혀 동요한 기색 없이 정면으로 내 눈을 바라보았다.

"왜 이렇게 화를 내시는지 모르겠어요. 아빠란 말보다 피임약이란 말을 먼저 배운 걸 신기해하면 안돼요?"

아내는 놀랍게도 처제를 감쌌다. 현관문을 활짝 연 아내는 처제의 등을 밖으로 떠밀었다.

"수진아, 오늘은 그냥 가. 다음에 또 보자."

"다음 언제?"

나는 아내의 뒤통수 너머로 잘 보이지 않는 처제의 귀에 들릴 정도로 큰 소리로 말했다.

"당신 앞으로 처제 만나지 마. 아니, 만나도 내 집에선 만나지 마."

아내가 재빨리 현관문을 닫았다. 한숨 소리가 들렸다. 나는 미간을 찡그렸다.

"한숨 쉬고 싶은 건 나야.“

아내는 꿈쩍 않고 현관문에 기대어 서있었다. 재우가 우는 소리가 점점 커졌다. 나는 짜증을 누르려고 애썼다.

“애 좀 봐.”

“당신이 좀 봐줘. 나 한숨도 못 잤어.”

“주말인데 난 쉬지도 못하나?”

아내는 내가 얼마나 참아왔는지 모르고 있었다. 결혼생활의 불협화음인 처제를 지금까지 참아 온건 전부 아내를 위해서였다. 나는 눈에 힘을 주고 아내를 노려보았다. 헝클어진 머리에 멍청한 무표정까지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아내를 내 눈 앞에서 치워버리고 싶었다.

“평일 내내 일하다 이제 좀 쉬는 거야. 나 좀 놔둬.”

아내는 대꾸할 말이 없었는지 안방으로 들어갔다. 재우의 울음소리가 멎었다.

처제를 집에 오지 못하게 한 후로 아내의 낮잠 시간은 더욱 길어진 듯 했다. 현관문을 직접 열고 들어와 소파 위에 웅크린 채 잠든 아내를 흔들어 깨우는 일이 전보다 잦아졌다. 아내는 늘 아기를 돌보거나 소파 앞에 앉아 테이블에 놓인 꽃무늬 노트에 무언가 쓰고 있었고, 아니면 멍하니 텔레비전을 보곤 했다. 그러나 텔레비전에 집중하는 것 같진 않았다.

"제발 정신 좀 차려. 예전엔 안 이랬잖아."

나는 소파 위에 웅크리고 있던 아내를 깨우려다 흠칫했다. 아내는 잠들어있지 않았다.

"난 항상 이랬던 것 같은데."

아내가 지친 목소리로 대꾸했다. 한동안 가만히 누워있던 아내는 부스스 일어나더니 분유를 타러 갔다. 보행기를 타고 있던 재우가 제자리에서 팔짝팔짝 뛰었다.

아내는 조금씩 변해가고 있었다. 어쩌면 처제의 영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아내의 상태가 이상하다고 한탄을 늘어놓았다. 누군가가 그거 산후우울증 아녜요? 하고 대답했다. 내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거 애 낳은 직후에 걸리는 우울증 아니야? 우리 애는 벌써 걸어 다녀."

재우는 보행기를 떼고 어느새 걷기 시작했다. 손을 잡아주면 귀찮다는 듯 떨쳐내고 제 발로 걸어갔다. 아내는 재우를 보는 일을 점점 버거워했다. 주말마다 아이를 봐달라는 아내에게 시달리느라 지친 나는 점점 휴일을 밖에서 보내기 시작했다.

"잠깐만 놓쳐도 저만큼 가 있다니까. 무조건 직진이야. 앞에 뭐가 있는 줄도 모르고 간다고."

그 말을 하며 아내는 울먹였다. 나는 당황해서 아내를 돌아보았다. 친구들과 약속했던 당구 게임을 하러 나가려던 참이었다. 나는 아내의 등을 감싸 안고 다독였다.

"일단 나 나갔다 올게. 내일 병원에 같이 가보자."

아내는 더 말을 잇지 못하고 우물거리다가 웃는 듯 우는 듯 애매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정신과 의사는 아내의 상태를 우울증이라고 진단했다. 우울증에 걸린 지 꽤 오래된 상태라고 했다. 나는 의사의 말을 듣고 무척 놀랐다. 아내는 나를 만나기 전부터 우울증에 걸려있었다고 했다. 잘 웃고 상냥한 아내가.

"환자분이 대학생 땐 바쁘게 생활하셨다고 하셨죠, 그 땐 상태가 좀 괜찮았나요?"

내가 대답했다.

"괜찮았어요. 이 사람은 그때 성적도 좋았고 아르바이트나 동아리 활동도 열심이었는데, 주변에서 인기도 많았고요."

내 말을 들은 의사가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렸다. 뭐라 말을 하려고 입을 달싹거리던 아내는 결국 입을 꼭 다물고 나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대학교 때처럼 바깥에서 생활을 해보시는 게 어떨까 싶어요. 직장을 다닌다거나."

"맞아, 당신 요새 집에서 너무 늘어져 있었어."

내가 아내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아내는 그저 가만히 앉아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아내의 기분을 띄워주기 위해 자꾸 말을 걸었다.

"병원에서 진단받은 약 먹고 지내면 좀 괜찮아질 거야. 자꾸 재우 데리고 산책도 나가고 해봐. 재우가 아직 어린데 봐줄 사람은 없으니까 몇 년 만 기다렸다가 직장도 잡아서 나처럼 직장 생활도 해보고……."

"죽고 싶어."

아내가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푹 떨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황급히 주변을 돌아보았다. 우리는 횡단보도 한 가운데에 서 있었고 녹색 불은 끝나기 일보 직전이었다. 나는 아내의 손을 잡아끌었다.

"여기선 안 돼. 일단 이거 다 건너고 얘기해……."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왜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어. 이제 무서워. 그만두고 싶어."

"여보, 일단 건너자니까."

차들이 우리 앞뒤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지나다니기 시작했다. 내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병원까지 다녀왔는데 왜 이래. 당신 죽고 싶다는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 당신 어머니가 어렸을 때 자살하셔서 힘들게 자랐다며. 우리 재우도 그렇게 컸으면 좋겠어?"

아내는 대답하지 않았다.

"재우 생각해서라도 마음 단단히 먹어. 혼자 죽어버리겠다는 생각은 정말 이기적인 거야……."

아내가 고개를 들었다. 눈은 젖어있었지만 입 꼬리는 올라가 있었다. 웃는 듯 우는 듯 묘한 표정이었다.

"지금 우리 엄마가 이기적이라서 자살했다고 하고 싶은 거야?"

나는 당황해서 대꾸했다.

"누가 그렇대? 여보, 일단 제발 건너자니까."

아내가 내 손을 뿌리쳤다. 어느새 신호등은 다시 녹색 불로 바뀌어 있었다. 아내는 나를 두고 횡단보도를 먼저 건너가 버렸다.

며칠 후, 아내는 언제 정신과에 다녀왔냐는 듯 말짱한 얼굴로 아침 식사를 차려주었다. 돼지고기가 잔뜩 들어간 김치찌개였다. 아내는 내가 아침식사를 끝낼 때까지 앞에서 기다려주었다.

"다녀올게."

현관을 나서며 나는 아내에게 인사말을 건넸다. 아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하얀 치아가 드러날 정도로 환하게, 활짝 웃어보였다. 나는 잠시 굳었다. 곧 승강기가 도착했고, 나는 1층에 도착할 때까지 나는 방금 전에 보았던 아내의 미소를 생각해보았다. 좀 전의 아내가 낯설어 보였던 것은 꽤 오랜만에 웃는 낯을 보았기 때문일 것이었다. 아내가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나의 상냥하고 예쁜, 살아있는 아내를 본 것은 그게 마지막이었다. 그 날 낮에 아내는 지하철에 떨어진 아들을 구하려다 숨을 거두었다. 나는 승강기에 있었을 때처럼 아내의 마지막 미소를 다시금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그러나 승강기에 올랐던 나는 그게 아내의 마지막 미소라는 것을 몰랐다…….

갑작스레 오한이 밀려와 나는 몸을 떨었다. 아내가 낯선 사람처럼 느껴졌다. 내가 아는 아내는 밝고 부드러운 사람이었다. 나를 사랑하고 아들을 사랑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내가 마지막으로 보았던 아내는 내 아내가 아니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이었다. 나는 안방으로 달려가 다시 앨범을 뒤적거렸다. 아내는 늘 똑같은 얼굴로 웃고 있었다.

아내의 모습을 담은 게 사진 말고 다른 것은 없나? 아내가 자주 있던 장소는 어디였지? 아내는 늘 거실 소파에 앉아있었다. 소파 옆에는 테이블이 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아내가 늘 들고 다니는 꽃무늬 노트가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노트가 없었다. 언제부터 노트가 없어진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황망하게 거실을 두리번거리다가, 장례식이 끝나고 처제가 아내의 유품 일부를 가져갔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아마 노트도 가져간 모양이었다.

나는 핸드폰 속 전화번호부를 뒤져 처제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끝나고 처제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

처제의 대답은 짧았다. 나는 허겁지겁 물었다.

“처제, 혹시 꽃무늬 노트 가져갔어?”

짧은 침묵이 흘렀고, 처제는 순순히 인정했다.

“네, 제가 가져갔어요.”

“그걸 왜 가져가? 나한테 말도 안 하고.”

“언니가 저한테 가져가라고 문자했는데요.”

처제가 간단히 대꾸했다. 나는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언니가……. 언제…….”

“죽기 전날에요. 모르셨어요?”

나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냈다. 왜 그걸 처제에게 넘겨줬지? 아내와 처제, 전혀 닮지 않은 두 사람 사이에 무슨 대화가 오갔던 건가. 처제의 목소리는 딱딱하고 건조했다. 어떤 노래를 거꾸로 재생하면 들린다는 섬뜩한 메시지처럼, 처제의 말 하나 하나를 해체하면 콘크리트 속 철사와 같은 것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조롱당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아니, 알고 있었어.”

생각을 거치지 않고 튀어나온 대답이었다. 그러나 맞는 말 아닌가? 나는 아내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처제는 눈앞에 있었다면 고개라도 끄덕여 줬을 거라는 투로 대답했다.

“그래요. 그러시겠죠.”

그러나 이상했다. 속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 리가 없었다. 만약 이 모든 것이 속임수라면? 아내는 정말 지하철에 치인 걸까? 아니면 아내가 지하철을 쳤나. 나를 속이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나를 속여 온 사람은 누구였나?

“그럼 언니 일기장은 제가 계속 갖고 있을게요.”

처제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무심결에 고개를 끄덕이다 소리를 내어 대답했다. 대체 죽은 아내를 두고 무슨 상상을 했었나.

전화를 끊은 후에도 한동안 핸드폰을 귀에 대고 있었다. 그러다 별안간 눈물이 솟았다. 참을 수가 없었다. 나는 죽은 아내와 아들을 생각하며 많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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