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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용돌이 학교

2018.06.20 11:4206.20

- 소용돌이 학교 -

 

  휘이익!

  갑작스레 세찬 바람이 몰아쳤다.

  지각이가 막 교문 안으로 들어서던 순간이었다. 지각이는 몸을 낮추고 운동장을 딛고 선 발에 힘을 주다가 으악하고 비명을 질렀다. 힐끗 학교를 올려다봤는데 건물이 위 아래로 물결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정말이었다. 지난여름에 바다에서 보았던 파도처럼 학교건물 전체가 크게 출렁였다.

  그렇게 아주 이상한 하루가 시작되었다.

 

  이날이 처음부터 달랐던 건 아니다. 어제나 그제 아침과 하나 다름없이 이날 아침에도 지각이는 느릿느릿 학교 갈 준비를 했다. 지난주나 지지난 주와 똑같이 아침 내내 엄마는 , 오늘도 늦을래? 빨리빨리 안 해? 자꾸 한 눈 팔지 말고 바로 학교로 가. 공부에나 신경 쓰고.”하고 다다다다 잔소리를 쏟아냈다. 그러나 어쩌랴. 어제 그제와 그그저께, 그그그저께, 그그그그저께와 마찬가지로 지각이는 학교로 바로 갈 수가 없었다. 눈길을 끄는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지각이는 아파트 현관을 나선 다음 겨우 세 발도 떼지 못하고 바로 걸음을 멈추었다. 아파트 벽에 붙어 있는 좁은 화단의 나무와 풀 사이로 개미들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지각이는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네 마리........ 개미들이 다 똑같이 움직이는 것 같아도 자세히 보면 조금씩 달랐다. 풀 사이의 흙길을 열심히 걸어가다가 문득 멈춰 서서 더듬이를 이리저리 움직이는 개미도 있고 해를 쳐다보는 것처럼 고개를 드는 개미도 있었다. 먹이를 입에 문 개미는 배를 땅에 끌면서 걸어갔고 어떤 개미는 자신을 쫓아오다 뒤에 처진 친구개미를 데리러 되돌아왔다.

  지각이는 개미들이 흙 사이 구멍으로 다 사라진 다음에야 옆에 놓인 기다란 나뭇가지를 집어 들고 일어섰다. 길쭉하고 뾰족하고 우둘투둘 모양이 제각각인 돌멩이 몇 개, 그 옆에 놓인 마른 나뭇잎, 흙속에 반쯤 묻혀 썩어가는 축축한 나뭇잎과 흙도 한 주먹 집어 나뭇가지와 함께 가방에 넣었다.

  지각이는 신주머니를 빙빙 돌리며 다시 걷기 시작했다. 하늘을 쳐다봤다. 연회색과 하얀색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였고 노랑과 주황색이 섞인 햇빛이 쏟아지고 있었다. 지각이는 다시 멈춰 서서 양과 고양이와 개미 모양을 한 구름들을 한참 쳐다봤다. 얼굴 위에 쏟아지는 따가운 햇살을 한 모금 들이마시고 후우, 하고 크게 숨을 내뱉었다.

  “후아후아후하!”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상한 소리를 내며 서 있는 지각이를 흘낏 흘낏 쳐다보았지만 지각이는 아랑곳 않고 숨 들이쉬고 내쉬기를 반복 했다.

  “후아후아후후 후히히히우

  날마다 이렇게 길에서 소리 내며 숨쉬기를 반복하지만 매일 똑같은 숨은 아니었다. 바람 부는 날은 우후후후오’, 햇빛 쨍쨍한 날은 하아하하앗하’, 몹시 추운 날은 호오오오후우우’, 미세먼지 많은 날은 우해해해 후잇후힛’.

  이 날은 바람이 많이 불지도 햇빛이 너무 강하지도 아주 춥지도 미세먼지가 많지도 않은 날이었다. 이렇게 평범한 날은 더 다양한 숨쉬기를 한다. 심심한 날을 맛깔난 날로 바꾸는 방법이다.

  “후이후이 후우우우 하호호호히후핫!”

  너무도 평범하여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던 이 날 아침, 지각이가 많은 일들을 하고나서 겨우겨우 학교에 도착한 시간은 당연히 오전 아홉 시가 훌쩍 넘어간 다음이었다. 어제도 그제도 그 전날도 그 전전날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휘이익!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억센 바람이 불더니 이상한 일이 시작된 것이다. 학교 건물이 움직이는 걸 본 지각이는 TV에서 본 지진인가보다 생각하며 온몸에 힘을 꽉 주고 긴장했다. 하지만 세상은 금세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도로 말짱해졌다. 바람도 멈췄다. 학교 건물은 거짓말처럼 튼튼한 상자모양 그대로 돌아와 있었다. 가로세로 똑같은 모양의 네모들로 이루어진 교실 창문들도 어찌나 똑바른지 시치미를 떼는 것처럼 여겨질 정도였다.

  지각이는 고개를 갸웃하다가 창조가 혹시 있나 운동장을 한번 쓱 돌아보았다.

  “벌써 올라갔나보네.”

  창조는 지각이의 유일한 친구다. 늘 지각한다고 지각이, 창조적으로 논다고 창조. 누가 그렇게 자신들을 부르기 시작했는지 모른다. 어느 순간부터 모두 창조를 창조로 지각이를 지각이로 부르기 시작했고 본인들도 서로를 그렇게 부른다.

  창조는 달리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학교운동장의 트랙을 따라 똑바로 달리는 적이 없다. 운동장을 덮은 우레탄을 여기저기 조금씩 헤집어 망가트리거나 지각이가 들고 오는 나뭇가지나 흙, 밧줄이나 가방, 신발 같은 걸 이용해 매일 다른 길을 만들어 달린다. 옆구리 터진 동그라미 길, 세모처럼 보이는 네모 길, 돌다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길, 발길 닿는 대로 맘대로 길. 창조는 그렇게 날마다 새롭게 달렸다. 아침에 일찍 학교에 와서, 쉬는 시간마다, 점심을 후딱 먹고 나서, 그리고 학교가 끝나 다들 집으로 돌아간 다음에까지도 하루에 몇 시간씩 틈만 나면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렸다. 지각이는 운동장에 앉아 그런 창조를 지켜보기를 좋아했다.

  창조는 아침에도 학교운동장에서 달리지만 수업시작 종소리가 나면 후다닥 교실로 올라간다. 그래서 아침 등교시간에는 서로 마주칠 일이 별로 없는데도 지각이는 학교에 도착하면 날마다 운동장을 둘러보며 창조부터 찾았다. 이미 수업시작 종소리가 나고도 한참 지난 다음에 도착했으니 창조가 있을 리 없었다. 더구나 이날 아침에는 아빠의 새 등산밧줄을 자신의 가방에 챙겨 넣기까지 했다. 그 덕에 엄마의 잔소리도 배로 들었으니 다른 날보다 늦기는 더 늦었을 것이다.

  지각이는 어깨를 한번 으쓱해 보이고는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학교운동장을 어슬렁거렸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바닥에 떨어져있는 크레파스 조각들과 부러진 자와 흙이 잔뜩 묻고 구깃구깃해진 종이를 발견했다. 지각이는 그것들을 집어서 바지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빨리 오지 않고 뭐하냐?”

지각이가 마침내 학교 현관 안으로 들어서는데 밖에서 무시무시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나이 든 어른의 굵고 갈라진 목소리였다. 지각이는 깜짝 놀라 실내화를 꺼내다 말고 멈춰 섰다. 그 목소리가 어딘지 익숙하다고 느낀 건 다음 소리가 들렸을 때였다.

  “이 게으름뱅이 녀석아! 지금이 몇 시냐? 주머니에 든 건 뭐야? 네가 유치원생이야? 정신 차려! 여긴 학교야, 학교! 전체 질서를 흩트리는 놈! 이 지각생 녀석!”

  누가 이렇게 시끄럽게 떠드나 싶어 지각이는 실내화를 바닥에 팽개쳐두고 두어 걸음 현관 밖으로 나왔다. 무심코 학교 건물을 올려다보다 깜짝 놀랐다.

  “규칙을 지키란 말이닷!” 

  고함을 지르는 건 놀랍게도 학교였다. 학교는 커다란 건물 전체를, 사람이 얼굴 근육을 움직일 때처럼 씰룩대며 심술궂게 소리쳤다.

  “일사분란! 질서 확립! 규칙준수!”

  지각이는 귀를 막고 후다닥 현관 안으로 도로 뛰어들었다. 학교건물이 말을 하다니, 턱이 덜덜 떨릴 정도로 무섭긴 했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몹시 궁금하기도 했다. 지각이는 밖에서 신던 신발 그대로 계단을 뛰어올랐다. 급히 오르다 2층 계단참에서 발을 헛디뎌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오호호호........” 

  누군가 요란스레 웃어댔다.

  지각이는 가까스로 난간을 붙잡고서 소리가 나는 곳을 쳐다봤다.

  “거기, ! 독서퀴즈 책은 다 읽었니? 퀴즈대회가 내일이야. 이 책, 저 책, 요 책, 조 책 읽어! 딴 데 눈 돌리지 말고 어서 이것들만 읽어. 읽으라고!”

  2층 도서실이었다. 도서실은 길쭉한 미닫이문을 입처럼 열었다 다물었다 쾅쾅대며 지각이를 향해 날카롭게 떠들어댔다.

  지각이는 기가 막혔다.

  “, 정말! 오늘은 더 이상해.”

  학교가 기이하게 여겨지는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긴 했다. 안 가르쳐주고는 다 알지?”라고 하질 않나, 만날 똑바른 네모와 매끄러운 동그라미, 완벽하게 뾰족한 삼각형만 반복해서 알려주려 들고 허구한 날 지치지도 않고 작은 바늘이 9에 이르는 시간에 대해서만 말하며 화를 냈다. 학교는 늘 그런 식이었다.

  ‘제대로 아는 게 없어. 바보!’

  대놓고 말은 안 했지만 지각이는 학교를 볼 때마다 답답했다. 자신이 아침마다 만나는 세상엔 학교가 말하는 것처럼 똑바른 게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아침마다 주워서 호주머니나 가방에 넣는 돌멩이는 모두 조금씩 모양과 색깔이 달랐다. 학교 가는 길에 일주일에 두어 번씩 보게 되는 거미줄은 중간이나 끄트머리 어디쯤 엉겨있어 선이 삐뚤빼뚤해져 있기 일쑤였다. 길가 나무의 가지들도 다 제멋대로 삐죽 튀어나왔거나 뾰족하고 아님 다 다르게 뭉툭했다. 아홉 시에 맞춰 움직이는 개미는 길에서나 화단, 학교운동장 어디에서도 만나본 적이 없었다.

  ‘그래도 이렇게 까지 학교건물이 출렁거리고 도서실이 시끄럽게 떠들어댄 적은 없는데......’

계단참에 서서 잠깐 망설이던 지각이는 일단 교실까지 올라가보기로 했다.

  “어서 안 들어오고 뭐 해?”

  지각이가 3층 자신의 교실 앞에 서자마자 안에서 바로 고함소리가 터져 나왔다. 앞뒷문이 스스로 벌컥 열렸다.

  “반듯한 삼각자 가져왔어? 똑바른 각도기는?”

  “쓰고 또 고쳐 쓰고 또 고쳐 쓴 수학 오답노트는 가져왔어? 이번 달 나라사랑 표어와 효도 글짓기 숙제는?”

날마다 듣던 담임선생님 목소리와 똑같은 음성이 막 쏟아졌다. 뒷문을 통해 교실 안을 들여다보던 지각이는 순간 숨이 멎는 것 같았다. 교실 안 모습이 너무나도 놀라웠기 때문이다. 교실에 가득하던 책걸상은 물론 마룻바닥조차 사라지고 한 가운데에 검회색의 시커먼 소용돌이만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다. 아이들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 , ........”

  지각이의 온몸이 냉동실 얼음처럼 딱딱하게 굳어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교실은 입이 두개 달린 괴물처럼 앞뒷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번갈아 소리를 질러댔다.

  “만날 딴 짓하다 늦게 오는 게으름뱅이 녀석아,”

  “빨리 들어와서 똑바로 앉으란 말이야.”

  “구구단 3단 다 외웠냐? 그럼 4단을 외워. 5단도 외워. 6단은 언제 외울래? 외워. 빨리 외워.”

  “삼국시대 다음은 무슨 시대? 외워라 외워. 서울, 천안, 다음엔 어디? 외워라 외워. 이것도 외우고 저것도 외워. 시키는 대로 외우고 또 외워,”

  간신히 정신을 차린 지각이는 부들부들 떨면서 조금씩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다 몸을 홱 돌려서 아래층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뒤에서 계속 교실이 소리를 질러댔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발만 정신없이 움직여댔다.

  “거기 서지 못해?”

  “말 안 들을래?”

  지각이가 정신없이 계단을 내려가는데 교실과 도서실이 번갈아가며 목소리를 높였다.

  “필독서 읽으라니까.”

  “감히 네 맘대로 하겠다는 거냐?”

  그러면 그럴수록 지각이의 마음은 급해졌다. 2층으로, 1층으로, 1층 현관 밖으로 지각이는 마구, 마구 달렸다. 아니, 달리려 애썼다. 평소에 느릿느릿 움직이기만 했기에 달리는 게 여간 힘들지 않았다.

  “헉헉헉헉

  숨이 너무 차서 현관 앞에 주저앉아 버렸다. 간신히 힘을 내 다시 일어서서 학교 밖으로 나가려는데 뒤에서 뜻밖의 부드러운 음성이 들리며 지각이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가지마아.”

  더할 나위 없이 친절한 목소리였다. 지각이가 뒤를 돌아보니 어라, 이게 웬일인가. 마냥 성질만 내던 학교가 입가에 어울리지 않는 미소까지 지으며 애원하듯 자신을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지각아, 우리하고 같이 있자.”

  달라진 학교의 목소리는 부드럽다 못해 간드러졌다.

  “?”

  지각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학교는 몇 개의 교실 창으로 이루어진 큰 눈을 껌뻑이며 순진한 아이처럼 굴었다. 잔뜩 긴장했던 지각이의 마음이 저도 모르게 스르르 풀렸다.

  “부탁이야. 가지마.”

  학교는 TV 사극에 나오는 간신배처럼 목소리를 배배 꼬기까지 했다.

지각이는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가까스로 참으며 학교가 어쩌나 보려고 짐짓 교문 쪽으로 향해 나가는 시늉을 해 보았다.

  “싫어. 갈 거야.”

  “안 돼, 안 돼. 지각아.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게 해줄게. 가지마.”

  학교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정말?” 

  지각이의 눈이 다시 둥그레졌다.

  “정말이고말고. 이제 학교엔 너만 남았어. 학생이 하나도 없으면 학교는 없어지게 된단 말이야.”

  “정말 내 맘대로 해도 된다고?”

  지각이는 학교의 말이 미심쩍으면서도 귀가 솔깃했다.

  “정말 나한테 소리치거나 방해하지 않을 거지?”

  지각이가 다시 한 번 다그치자 학교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렴. 물론이지.”

  지각이는 좀 의심스럽긴 했지만 마음이 흔들렸다. 학교를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니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창조부터 찾아야지.’

  창조와 함께 학교를 재미있게 만들어볼 생각에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창조라면 제일 먼저교무실로 들어가 선생님들의 책상과 의자를 이리저리 옮기고 쌓아 장애물 달리기코스를 만들 것이다.

  ‘도서실 책으로는 미로를 만들겠지.’

  지각이는 책으로 만든 미로 사이를 달리는 창조를 상상하며 미소를 지었다. 교실의 책상과 의자와 대걸레와 청소 빗자루를 가지고는 또 어떻게 다른 길을 만들어 달릴지 궁금했다.

  “좋아. 그럼.”

  지각이는 환히 웃으며 학교건물 안으로 다시 들어섰다. 지각이의 신발엔 운동장의 먼지가 잔뜩 묻어 있었다. 학교는 그런 지각이를 보고 얼굴을 찌푸리며 뭐라 뭐라 입을 열었다 닫았다 쫑알대긴 했지만 아까처럼 큰 목소리는 아니었다.

  지각이가 2층으로 올라서니 도서실이 문을 쾅 열고 날카롭게 외쳤다.

  “, 거기 너, 필독서 읽어. 열 권 다 읽기 전에는 못 나가!”

  “시끄러우니까 조용히 좀 해. 안 그러면 학교에서 나가버린다.”

  지각이는 단호한 태도로 도서실을 꾸짖었다.

  “? 그건 안 돼. 안되지, 안 돼.......”

  도서실은 조용히 문을 닫고는 거짓말처럼 금세 얌전해졌다.

  지각이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도서실에게 물었다.

  “아이들 다 어디 있어? 너희, 뭘 어떻게 한 거야?”

  “아니야. 그냥 아이들이 무섭다고 다 도망가 버렸어.”

  도서실이 복도로 난 창문 눈을 아래쪽으로 내리깔면서 시치미를 뗐다.

  “거짓말! 날 똑바로 보고 말해. 교실 안의 소용돌이는 뭐야? 아이들이 사라진 거하고 무슨 상관있는 거 맞지?”

  지각이가 도서실을 노려보자 도서실은 어떻게 알았냐며 창문 눈을 껌뻑였다.

  “사실은.......” 

  도서실은 공연히 문을 조금씩 열었다 닫았다 하며 쩔쩔맸다.

  “사실은? 어서 말해.” 

  지각이는 도서실을 다그쳤다.

  “나도 몰라. 아침에 갑자기 소용돌이가 생겨났어. 눈 깜짝할 새 아이들을 다 삼켜 버렸어.”

  “너희가 그렇게 한 거지? 학교와 도서실, 교실 너희들 말이야.”

  “, 아니야. 난 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니야? 거짓말 마.”

  “아니란 말이야. 교실한테 물어봐.”

  지각이는, 도서실 벽 전체를 흔들며 고개를 저어대는 도서실을 그대로 두고 3층 교실로 올라갔다.

  “교실, 네가 그랬니? 아이들을 빨아들이려고 소용돌이를 만들어낸 거야?”

  “아니야, 아냐.”

  “학교가 시킨 대로만 했을 뿐이야.”

  교실 앞과 뒤의 문은 번갈아가며 잡아떼기 바빴다. 교실 안의 소용돌이는 여전히 위협적으로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학교, 넌 왜 그랬어? 아이들이 없는데 이게 학교야? 소용돌이가 너희까지 집어삼키면 어쩌려고 그랬어?”

  “내 탓이 아니야. 나는 내 의무를 다했을 뿐이야. 내가 해야만 하는 지시를 내렸고 내가 하기로 되어 있는 일들을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해왔어. 그랬더니 오늘 아침, 교실에 소용돌이가 생겨난 걸 나보고 어쩌란 말이야?”

  지각이가 교실 창문 밖에 대고 소리 질러 학교를 나무랐지만 학교는 오히려 그 창문들을 온통 덜컥대며 큰 소리로 화를 냈다.

  “다 자기 잘못이 아니라면 도대체 누구 때문이라는 거야?”

  지각이가 못마땅한 얼굴로 교실과 창문 밖을 번갈아 쳐다봤다.

  “교실, 넌 자기 안에 소용돌이가 생기는데 아이들이 다 말려 들어가도록 보기만 했어?”

  지각이가 교실에게 따졌다.

  “글쎄 말이야. 왜 그랬지, 내가?”

  “내가 생각해도 난 참 이상하다, 이상해.”

  교실이 풀이 죽어서 앞뒷문 입을 다 조그맣게 벌리고 우물거렸다.

  “그럼 도로 토해놔.”

  지각이가 교실과 학교를 향해 말했다.

  “도로?” 

  “도로?”

  “?” 

  교실과 학교가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모두 원래대로 돌려놓으란 말이야.”

  “, 그게.......”

  “, 글쎄.........”

  교실이 말을 더듬었다.

  “소용돌이를 거꾸로 돌리면 되잖아. 아래에서 위로 솟구치도록. 그럼 원래대로 다 돌아올 거 아니야.”

  “, 그런 방법이 있구나.”

  “, 그럼 되는구나.”

  교실이 앞뒷문을 끄덕이기까지 하며 얼이 빠진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학교가 바로 핀잔을 주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니? 빙글빙글 한 방향으로만 도는 게 소용돌이야. 거꾸로 돌리다니. 말도 안 돼.”

  “에이 참. 학교는 만날 안 된다는 것투성이야. 그럼 이거로 끌어낼래.”

  지각이가 가방에서 긴 줄을 꺼냈다. 아빠가 어제 새로 장만했다고 보여주며 자랑했던 등산밧줄이었다. 지각이 가방에는 교과서와 학교준비물만 빼고는 없는 게 없었다. 집에서든 학교 가는 길에서든 무언가 새롭거나 신기하거나 재미나게 여겨지는 걸 보면 다 가방에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그만 둬. 그런 줄로는 기껏해야 한 명 밖에 못 끌어올린다고.”

  학교가 창문을 통해 퉁명스레 소리쳤다.

  “우선 한 명부터. 어서!”

  지각이도 지지 않고 소리를 지르자 학교가 한숨을 쉬었다.

  “딱 한 명이다. 근데 말이지, 누굴 선택하지? 그걸 판단할 시험문제가 필요하겠는 걸.”

  “아휴, 학교, 넌 참. 이런 데까지도 시험문제냐?”

  지각이가 혀를 찼지만 학교는 완강했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나도 어쩔 수 없다고. 나는 학교야. 내가 하기로 되어있는 일을 해야 한다니까. 그래도 이번 시험문제는 지각이, 네 마음대로 내게 해줄게.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지.”

  “문제라.........” 

  지각이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 그래. 이 문제가 좋겠어. 우리 어린이들이 어른들에게 가장 바라는 게 무엇인가.”

  “난 알아. .”

  교실 앞문이 자신 있게 소리쳤다.

  “나도 알아. ‘사랑이잖아. 너희가 가장 바라는 거.”

  교실뒷문도 질세라 함께 외쳤다.

  “아니거든.”

  지각이는 고개를 옆으로 저었다.

  “? 틀렸다고?”

  “이게 답이 아니면 뭐가 답이라는 거야?”

  교실 앞뒷문이 불만스레 입을 삐죽여댔다.

  “아휴, . 그러니까 너희 교실과 학교가 우리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거야.”

  지각이는 어이가 없었지만 학교는 오히려 혀를 차대기만 했다..

  “쯧쯧쯧, 철없는 아이들이란....... 할 수 없지. 문제를 네 마음대로 내라고 했으니까. 교실, 어서 지각이가 낸 문제를 소용돌이 안에 넣어.”

  학교의 말이 끝나자마자 교실은 지각이가 잡은 줄의 다른 끝을 소용돌이 아래로 내려보냈다.

  “기다려. 답을 맞힌 아이가 위로 올라오게 될 거야.”

  교실이 말하는 소리를 들으며 지각이는 침을 꿀꺽 삼켰다. 소용돌이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눈을 떼지 않았다.

1, 2분 정도 지났을까, 지각이가 잡고 있던 줄이 팽팽해졌다. 힘을 주고 줄을 잡아당기자 소용돌이 위로 누군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 창조였다.

  “, 어지러워.”

  소용돌이에서 복도 위로 튀어 오른 창조는 바로 서지를 못하고 휘청거렸다.

  “괜찮아, 창조야? 저 아래는 어때?”

  지각이가 얼른 창조의 어깨를 잡아주었다.

  창조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중심을 잡고 서서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정말 끔찍해. 모두들 상자로 변하고 있어.”

  “상자라니?” 

  지각이의 눈이 둥그레졌다.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묻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다. 교실의 소용돌이가 슬그머니 세력을 넓혀 지각이의 발을 휘감았기 때문이다.

  “왜 이래?”

  지각이가 넘어지며 소리를 지르자 학교가 크하하하 웃어댔다.

  “모두 빨리빨리를 원하잖아. 지각이 너도 그렇지? 그래서 우리가 찾아낸 방법이야. 기가 막히지 않니? 얼른 소용돌이 안으로 들어와. 그럼 너도 빨리 네모상자가 될 수 있어.”

  “난 아니야. 난 네모 되기 싫어.”

  지각이가 소리쳤지만 이미 소용돌이 안으로 끌려들어 가는 중이었다.

  “헛소리 하지 마! 네모 안 되면 엉망진창이 되는 길 뿐이야. 아휴, 창조, 저 문제아는 아래서도 계속 뛰어대니 상자로 만들 수 없었지만. ! 소용돌이, 얼른 지각이를 삼켜. 한 명이라도 더, 조금이라도 빨리 네모상자로 만들어야 해. 그게 우리 일이야. 얼른!”

  학교가 마구 소리를 질러댔다.

  창조가 지각이를 향해 팔을 내밀었지만 닿지 않았다.

  “아휴, 창조, 저렇게 소화 안 되는 애는 질색이야, 질색. 흐흐흐흐.”

  “너 덕분에 골칫덩어리 문제아를 도로 토해냈어. 고맙다, 지각아. 킬킬킬킬.”

  교실 앞뒷문이 번갈아가며 교활하게 웃어댔다.

  “날 이용한 거였구나. 나쁜.......”

  지각이는 소용돌이 속에서 이를 갈았다.

 

    “네모는 네모만 좋아해

    네모는 네모를 낳고

    네모는 네모를 만들지

    네모를 만드는 게 우리의 의무

    네모로 다듬는 게 우리의 사명

 

  학교와 교실과 도서실은 기뻐하며 함께 큰 소리로 합창을 했다. 교실의 소용돌이는 그 노래소리에 맞춰 윙, 윙 하고 위협적으로 바람소리를 냈다.

  “지각아!”

  창조는 지각이가 자신을 구하는 데 썼던 줄을 집어 들고 소용돌이 속에서 빙빙 돌기 시작한 지각이에게 던졌다.

  “어서 지각이를 삼켜! 더 속도를 내란 말이야!”

  밖에서 학교가 큰 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소용돌이 속에서 지각이는 간신히 오른 손을 뻗어 창조가 던진 줄을 잡을 수 있었다. 창조는 줄을 잡아당겼다. 그러나 소용돌이가 더 빠른 속도로 휙휙 도는 바람에 지각이는 자꾸 더 아래로 아래로 휩쓸려 내려가기만 했다.

  소용돌이 안에서 정신을 차리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각이는 어떻게든 숨쉬기에 집중하려 애를 썼다.

들숨, 날숨, 들숨, 날숨. 후하 후하하 후하하하

  아침마다 해온 거라 아주 어렵지는 않았다.

  “후우핫!”

  지각이는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는 줄을 잡지 않은 손을 바지 호주머니에 넣었다. 학교운동장에서 주운 크레파스 조각들과 부러진 자와 흙 묻은 종잇조각들이 손에 잡혔다. 한 주먹에 움켜쥐고 꺼내서 소용돌이 안으로 던졌다.

  “이걸 받아랏!”

  소용돌이가 비명을 지르며 멈칫 했다.

  “앗 따가워. 아이 아파. 이게 뭐야?”

  지각이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어깨에 짊어진 가방에서 나뭇가지를 꺼내 교실 창틀 모서리를 콱 짚고 힘을 줘 소용돌이 위로 펄쩍 튀어 올랐다.

  “야압!”

  지각이가 다시 소용돌이로 빠져들지 않게 창조도 얼른 줄을 잡아당겨주었다. 가까스로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온 지각이는 교실 옆의 복도 바닥에 몸을 굴렸다.

  “후유....... 못된 소용돌이 같으니라고.”

  지각이는 복도에 주저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며 교실을 매섭게 노려보았으나 계속 그러고 있을 수가 없었다.

  “잡아!”

  학교의 고함소리와 함께 소용돌이 구름이 교실의 벽과 문까지 삼키면서 지각이와 창조를 향해 다가왔기 때문이다. 까딱하다간 또 소용돌이에 휘말릴 지경이었다.

  “가자!”

  “어서 뛰어.”

  창조와 지각이는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창조는 구르듯이 계단 아래로 뛰어 눈 깜짝할 새 1층까지 내려갔지만 지각이는 영 걸음이 더디었다.

  교실의 소용돌이는 금세 지각이를 쫓아왔다. 소용돌이의 시커먼 구름이 지각이 다리를 다시 붙잡으려는 순간, 창조가 얼른 지각이를 잡아당겼다. 지각이를 도와주려 도로 계단을 뛰어올라온 것이다. 창조는 지각이의 손을 잡고 함께 계단 아래로 달리기 시작했다. 도서실인지 교실인지 학교가 창조는 삼키면 안 돼.”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소용돌이는 창조를 비켜 지각이 쪽으로만 속도를 냈다. 다시 한 번 소용돌이가 지각이를 붙잡으려는 순간, 지각이는 돌아서서 자신의 가방을 던졌다. 가방이 뒤집어 지면서 지각이가 아파트 화단에서 주워 넣었던 나뭇잎, 흙과 작은 돌멩이들이 소용돌이 속으로 쏟아져 내렸다. 소용돌이가 다시 비명을 지르며 기침을 해대는 사이 창조와 지각이는 아슬아슬하게 1층 현관 밖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 겨우 정신을 차린 소용돌이는 미친 듯이 화를 내며 계단참과 계단을 모두 삼키고 2층 도서실도 한 입에 꿀꺽하더니 학교 건물 전체를 차례로 삼켜 버렸다.

  꽈르르 쾅쾅! 꽈광쾅!

  학교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기둥이 부서지고 천장이 내려앉았다. 지각이와 창조는 서로 손을 꼭 잡고 운동장 한가운데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렸다. 이제는 소용돌이가 문제가 아니었다. 자칫하다간 건물에 깔릴 지경이었다. 지각이와 창조는 숨도 쉬지 않고 죽을힘을 다해 달렸다.

  “, , , .”

  “, , , .”

  지각이와 창조는 학교 운동장 한가운데 주저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 저기 좀 봐.”

  한참 숨을 고르던 창조가 학교 건물 쪽을 돌아보다 소리를 질렀다. 창조가 가리키는 곳을 본 지각이도 하고 비명을 질렀다. 학교 건물이 있던 자리엔 감쪽같이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학교 현관도 교실도 도서실도 학교 건물도 소용돌이구름조차 다 사라지고 없었다. 먼지구름마저 조금씩 가라앉고 있는 그 자리엔 네모반듯한 상자들만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저게 다 뭐야?”

  지각이는 믿을 수 없어 계속 눈을 비벼댔다.

  “쯧쯧쯧, 결국 모두 네모상자로 바뀌었구나.”

  창조는 혀를 끌끌 찼다.

  “그럼 이젠 저 상자들 말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거야?”

  “바보 학교 같으니라고. 자신까지 상자가 돼버렸잖아.”

  둘은 말없이 네모 상자들만 한참 바라보았다.

  잠시 후, 허탈한 마음을 훌훌 털어버리려는 듯 지각이가 땅을 박차며 벌떡 일어섰다.

  “뛰자.”

  “너도 운동장 달리려고?”

  지각이를 쳐다보는 창조의 눈이 반짝 빛났다.

  “.”

  “좋은 생각이다. 열심히 달려서 다져놓았더니 여긴 멀쩡하잖아.”

  창조가 학교 운동장을 둘러보며 미소를 지었다.

  “아까 그 문제, 네가 낸 거 맞지?”

  창조는 허리를 굽혀 신발 끈을 매고 있는 지각이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소용돌이 아래에 낸 문제 말이지? 창조, 넌 답을 맞힐 줄 알았어.”

  지각이도 환하게 웃으며 함께 어깨동무를 했다.

  “우리가 어른들에게 가장 원하는 게 뭐냐. 답은 어른들 맘대로 우리를 만들려 하지 말고 제발 그냥 놔둬달라는 거잖아. ‘사랑이라고 답하는 애들이 많더라고, .”

  “? 사랑한다면서 어른들이 우리를 얼마나 못살게 구는데.”

  지각이가 어이없어하자 창조는 상자들을 가리켰다.

  “그러니 다 저렇게 됐지.”

  창조는 한숨을 쉬며 일어났다.

  창조가 발목을 풀며 달릴 준비를 하자 지각이도 옆에서 함께 따라하며 물었다.

  “오늘은 어떤 모양으로 달릴 거야?”

 “아까 그 나뭇가지 모양? 아니면 부러진 자 모양?”

  창조가 한쪽 눈을 찡긋해 보였다.

  “마른 나뭇잎 모양이나 찢어진 종이 모양도 좋고.”

  늘 느릿느릿 걷기만 하던 지각이가 앞서 운동장을 박차고 나가며 외쳤다.

  “이런 모양, 저런 모양, 모든 모양, 아무 모양 다 좋지, 좋아.”

  창조도 지각이의 뒤를 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달려! 발길이 닿는 대로. 마음이 가는 데로.”

  둘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함께 학교운동장을 돌았다.

  지각이와 창조는 길게 뛰다가 둥글게 달리고, 뾰족하게 뛰다가 뒤로 뛰기도 하고, 옆으로 뛰다가 물구나무서서 세 걸음 걷고 일어나 토끼걸음으로 뛰고 캥거루 걸음으로 달리고, 그렇게 달리고 뛰고 또 달렸다. 숨이 차면 운동장바닥에 몸을 굴리며 숨을 고르기도 했다. 창조 혼자 달릴 때보다 더 여러 가지 재미난 모양을 많이 만들며 달릴 수 있었다. 어떻게 달려도 무얼 해도 함께 하니 기분은 최고였다. 운동장엔 둘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하하하하

  “깔깔깔깔

  막혔던 가슴이 뻥하고 터질 때와 같은 시원하고 힘찬 웃음이었다. 그 소리는 운동장 구석구석은 물론 학교건물이 있던 자리에 쌓인 상자들 안으로까지 퍼져 들어갔다.

  상자하나가 그 웃음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라 투둑하는 소리를 냈다. 미끄러질 듯 완벽하게 매끈했던 옆구리가 툭 터져 버리는 소리였다. 맨 위에 놓여 있던 상자 둘은 그 투둑소리에 놀라 자신도 모르게 움찔 했다. 그 바람에 서로 쾅, 하고 부딪혀 균형을 잃고 아래로 떨어졌다.

  “툭 타닥 타다다다 닥탁.”

  정확히 90도 각도로 반듯하던 모서리들이 모조리 찌그러지고 말았다. 아래쪽에 있던 상자 넷은 그 소리에 겁을 잔뜩 먹고는 투두두두두 두다다다다하고 몸을 떨었다.

  완벽 정확히 네모반듯하던 상자들은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망가져갔다.

  “툭타닥, 투두두둑, 투다다다다타닥 투두두두두 툭탁탁........”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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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mzak 18.06.27 02:06 댓글

    전체적인 분위기가 역동적이라서 뮤지컬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개성있고 메세지가 강한 소설이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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