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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훈 천상열차

2010.05.28 23:3405.28

    무식이 탄로났다! 아니, 어떻게 그럴 수가. 손에 든 책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틀림없었다. 잘못 본 게 아니었다.
    ‘天象列車分野之圖(천상열차분야지도).’
    분명히 그렇게 씌어 있었다. 확인하고 말 것도 없었다. 내가 그렇게 썼으니까. 내가 쓴 원고 그대로 인쇄되어 나온 책이니까.
    그런데 그때는 왜 몰랐을까. 교정지를 두 번이나 확인하고 마지막에 PDF 파일까지 받아서 다시 한 번 확인했는데, 왜 그때는 저게 눈에 안 띄었을까.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列車라니. 왜 列次라고 쓰지 않고 列車라고 썼을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거지? 아니, 애초에 왜 저걸 굳이 한자로 쓰려고 마음먹었던 걸까. 그냥 한글로 천상열차분야지도라고 쓰고 말았으면 좋았을 것을. 그랬으면 실수 같은 건 일부러 하고 싶어도 못했을 텐데.
    다 그놈 때문이었다. 나쁜 놈. 팬도 아닌 주제에, 2년 전부터 인터넷 서점 사이트며 이름 있는 블로그며 다닐 수 있는 데는 다 찾아다니면서 내 이미지에 대해 욕을 하고 다니던 인간. 그리고 최근 8개월간 사이언스 픽션 저널 지면을 통해 나와 논쟁을 벌여 온 내 인생 최대의 적.
    논쟁의 시작은 1년쯤 전에 내가 사이언스 픽션 저널(SFJ)에 기고한 〈세계관 전환과 SF의 미학〉이라는 칼럼에 관해 SFJ 객원기자인 그가 똑같은 지면에 반론을 실으면서 시작되었다. 물론 나는 그 다음달에 곧바로 반론을 실었고, 그 역시 다음달에 나의 반론에 대한 재반론을 실었다. 격월로 이어진 그 논쟁의 최대 수혜자는 물론 논쟁 당사자가 아니라 잡지사였다. 그리고 그 다음이 그 인간이었다. 사실 나는 논쟁 당사자라기보다는 피해자에 불과했다. 그는 나의 칼럼과 반박문들을 맞춤법 하나까지 따져가면서 아주 시원하게 씹어 댔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다보니 서로가 아주 사소한 것까지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는데, 그게 오히려 화근이었던 것이다.
    결정적인 도화선은 그 인간이 누군가의 블로그에 싸질러 놓은 댓글이었다. 그걸 보고 눈이 확 뒤집어졌다가 다시 돌아오는 바람에 쓸데없이 어깨에 힘이 들어간 탓이었다. 그의 비난은 대강 이런 식이었다.
   
    명문대만 나오면 다 지적인가. 그러면 명문대 들어가서 1학년 시작하자마자 연예인 한답시고 맨날 방송국에나 출석체크하다가 남들 아무도 안 가는 입학식, 졸업식 날에만 학교라는 걸 한번 가 보겠다고 그것도 방송국 카메라 대동하고 나타나는 애들도 다 지적이게. 그렇게 좋은 학교 나왔으면 지 친구들은 다 좋은 직장 들어가서 한 자리씩 하고 있는데 왜 지 혼자만 소설가랍시고 저러고 사냐. 지 입으로 자기는 치열하게 문학해야 한다는 말이 듣기 싫다는 인간이, 그게 그렇게 같잖아 보였으면 다른 직업이 있든지. 글이라도 안 팔아먹고 살면 그냥 동네 백수인 주제에.
   
    씹어 먹어도 시원찮은 놈. 배울 만큼 배웠다는 인간이. 다 그것 때문이었다. 괜히 그런 걸 보는 바람에 오버한 게 틀림없었다. 당시에는 전혀 자각하지 못했지만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그랬던 게 분명했다.
    하지만 이렇게 된 마당에 원인 같은 걸 알아서 어디에 쓴단 말인가. 그런 걸 알아 봐야 이미 탄로난 무식은 주워 담을 수가 없었다. 열차라니. 아예 기차라고 쓰지. 그 생각을 하자 다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뻘게진 얼굴색이 촉각으로도 느껴질 지경이었다.
    “당신 갑자기 표정이 왜 그래? 멀미 나?”
    “아니. 멀미는 무슨.”
    마드리드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 순간 나는, 당장이라도 비행기 창문을 깨부수고 뛰어 내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더는 내색을 할 수가 없었다. 아내는 물론이고, 세상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난감한 상황이었다.
    ‘탄로 나는 데 얼마나 걸릴까. 내일쯤 서점에 깔린다고 했으니까 빠르면 일주일? 늦어도 한 달? 하지만 그놈이라면.’
    그 순간부터 나는 그야말로 말 못할 고민에 빠져들고 말았다.
   
    문제의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천문도였다. 조선 태조 4년에 돌에다 새겨 만든 별 그림인데, 제작연대로만 따지면 중국 것보다 뒤지지만 고구려 때 제작된 석각천문도를 따라 만든 물건이라니 담겨 있는 내용으로 따지면 세계에서 제일 오래 된 밤하늘 지도인 셈이다. 다시 말해, 한국어로 SF를 쓰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군침을 흘려봄직한 물건이라는 뜻이었다.
    물론 누구나 노리고 있는 소재이니만큼, 까딱 잘못했다가는 괜히 다른 사람과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소재를 다룬 글을 발표해서 쓸데없이 누구 작품이 더 낫네 하는 상대평가의 덫에 걸리게 될 위험도 있었다. 오히려 너무 빤한 소재였달까. 그런 소재를 다루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그 소재가 다른 경쟁자들의 기억에서 사라질 때까지 아무 관심 없는 척 기다리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 오래 기다렸다가는 낭패를 볼 가능성이 있었다. 누군가 나와 똑같이 관심 없는 척 기다리고 있는 인간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정답은, 아무 내색도 하지 말고 미리 준비하고 있다가 적절한 때가 왔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에 재빠르게 해치우는 것, 그것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나의 최신작, 《석기창비록: 오래된 우주의 기억》의 탄생 비화이기도 했다.
    옛날 옛날 어느 섬나라에 3천 년 동안 한 번도 끊이지 않고 왕통을 이어왔다고 주장하는 황당한 왕국이 있었는데, 어찌나 오래된 왕국인지 거슬러 올라가 보니 시조가 대략 신석기 시대 사람쯤 된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내려온 제도랍시고 도성 안에 석기를 취급하는 관청을 두었는데 그 관청의 이름이 바로 석기창이었다. 아마도 후대에 날조된 게 분명한 기록에 따르면, 원래는 돌화살촉이나 돌칼 같은 무기를 만들던 곳이었는데, 왕조가 3천 년 가까이 이어져 오면서 서서히 동기창이나 철기창 같은 곳으로 무기 생산 기능이 옮겨졌고, 석기창은 차차 왕명을 출납하고 역사를 기록하는 등 재미없는 곳으로 변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석기창 지하 문서고에 수백 년간 햇빛을 보지 못하고 땅 속 깊숙한 곳에 묻혀있도록 지정된 비석들이 있었으니, 이것이 바로 고대의 X-파일, 석기창비록(石器廠秘錄) 시리즈의 핵심 설정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석기창비록 시리즈에 등장하는 석판과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엮어서, 나야말로 이 소재를 다루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인상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내가 생각해도 천재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었다. 천상열차분야지도는 이제 나의 저작인격권과 직접 연결돼 버린 것이다.
    나는 우리의 영원한 주인공 은경이를, ‘쓸데없는 호기심으로 똘똘 뭉친 좌충우돌 무대책 고고학자’로 대충 설정한 다음 시놉시스를 만들어 몇몇 기획자들에게 보냈다. 그러자 곧바로 반응이 왔다. 생각했던 대로였다. 계약서를 쓰고 착수금이 들어오자마자 나는 누가 가로채기라도 할세라 부랴부랴 집필에 들어갔다. 그리고 예정보다 한 달이나 빨리 탈고를 했다. 어찌나 서둘렀던지 지켜보던 아내가 깜짝 놀랄 정도였다.
    “살다 살다 당신이 뭔가를 열심히 하는 꼴도 다 보네. 그동안 주말도 없이 일했는데 책 나오면 어디 놀러나 갔다 와요.”
    “그래. 책 나오면.”
    책이 나오자마자 나는 아직 서점에 깔리지도 않은 따끈따끈한 책 한 권을 가방에 쑤셔 넣고 마드리드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고 비행기가 완전히 이륙한 다음 흐뭇한 마음으로 책을 꺼내 펼쳐 들었다. 물론 책은 재미있었다.
    아, 신이시여, 제가 정말로 이 글을 썼단 말입니까. 아직 다섯 페이지밖에 안 봤는데 도저히 눈을 못 떼겠나이다.
    진심이었다. 나는 눈으로 책을 술술 훑어 나갔다. 참으로 거침없는 문장이었다. 여섯 번째 페이지에서 드디어 은경이가 등장했다. 매력적인 성격, 간결한 대사, 언제나 그렇듯 독자의 눈을 끄는 솜씨가 일품인 캐릭터였다. 그리고 열두 번째 페이지. 바로 이 대목에서 독자의 눈을 완전히 사로잡기 위한 비장의 무기가 등장할 예정이었다.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겼다. 두둥. 거기에는 그동안 아끼고 아껴 온 내 비장의 무기가 이런 이름으로 소개되어 있었다.
    天象列車分野之圖.
    젠장.
    머리가 띵했다. 아니, 저건 또 왜 하필 한자를 먼저 쓰고 한글을 괄호 안에 넣은 걸까. 가뜩이나 거슬려 죽겠는데, 그나마 어디 숨어 있는 것도 아니고 당당하게 본문에 머리를 디밀고 있으니.
    “그렇게 좋아? 전에는 안 그러더니 이번 책은 가는 데마다 들고 다니네.”
    마드리드에서 똘레도로 가는 열차, 아니 기차 안에서 아내가 그렇게 말했다.
    “어? 어. 그만큼 공들였잖아.”
    “그런가? 아무튼 보기 좋아요. 전에는 완성되고 나면 거들떠보지도 않더니. 그게 더 순수해 보여.”
    나는 순수해 보이는 미소를 떠올리려고 했으나 어쩐지 근육이 굳어서 표정을 마음대로 지을 수가 없었다. 내 머릿속은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아니, 편집자 이 양반은 도대체 뭐 한 거야? 꼼꼼한 척 하더니 이런 것도 못 걸러내고 말이야.’
    물론 편집자를 욕해서 될 일이 아니었다. 황도를 열두 개의 별자리를 기준으로 구분해서 일종의 좌표체계를 만드는 방식을 列次라고 표현한다는 거야 어차피 평소에 알고 있기도 어려운 지식이고, 게다가 그런 류의 소설을 읽다보면 그런 물건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아닌지 헷갈릴 때도 있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그런 이름의 경우 작가가 그렇게 써 놨으면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는 게 오히려 더 상식적인 반응일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列次는 몰라도 列車는 알았어야지. 1395년에 만든 물건에 列車라는 이름이 붙은 게 도대체가 말이 돼, 말이? 딱 보면 그냥 이상하잖아. 애매하면 물어보기라도 했어야지. 네 번이나 봤다면서 이건 왜 못 본 거야? 나 참!’
    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자기, 무슨 생각 해?”
    “어? 아니. 나는 아직 배 안 고픈데.”
    “뭐래?”
    문제는 그 인간이었다. 그 씹어 먹어도 시원찮은 놈. 사이언스 픽션 저널(SFJ) 객원 기자인가 뭔가 하는, 어디서 물어오다 만 개뼉따귀 같은 인간. 똘레도 성 안이 한눈에 들어오는 빠라도르 데 똘레도의 전망 좋은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 동안에도 나는 내내 그 돼먹지 못한 인간이 온 인터넷 구석구석에 싸질러 놓을 말들을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누가 이 인간 보고 SF계의 석학이라더니, 알고 보니 碩學이 아니고 石學이었던 모양이다. 석기창비록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순 돌판 가지고 공자왈 맹자왈 하는 이야기던데, 이거야말로 그 석학이 그 석학이라는 증거 아닌가.
   
    天象列車九九九.
    천상열차는 무슨 하늘나라에서 타고 다니는 코끼리 열차냐…….
   
    젠장. 역시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또한 절대 피할 수도 없고 그리 멀지도 않은 운명 같은 미래이기도 했다.
    “우리 그냥 한국 돌아가지 말까?”
    그러자 아내가 물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근데 그러면 우리는 뭐 먹고 살아? 내가 가서 또 소처럼 일해야 당신도 먹고 살고 다음에 또 여행도 오지.”
    “내가 대박내면 되잖아.”
    “어이구, 어느 세월에. 소설질 한다고 바가지 안 긁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인 줄 아세요. 당신 사주에 젊어서 대박 나는 건 여복밖에 없을걸. 당신 뭐 고민 있어?”
    “고민은 무슨. 아, 날씨 좋다.”
    비가 내렸다.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나는 고뇌하고 고뇌하고 또 고뇌했다. 그러다 열반에라도 들 지경이었다. 그러나 고민한다고 해답이 나올 일이 아니었다. 내 놓은 책을 다시 회수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직 안 나간 책을 가져다가 列車 부분에 일일이 스티커를 붙여서 수정하기라도 했다가는 “바로 이 대목에서 무식이 탄로나고 만 것입니다!” 하고 광고하는 꼴이 될 테니 그것도 안 되겠고. 결국 재쇄를 찍을 때 수정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어차피 손쓸 방법이 없으니 고민도 함께 그만두는 게 나을 법도 한데, 그것만은 도저히 뜻대로 되지가 않았다.
    그리고 그대로 가다가는 내가 곧 열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아내가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당신 정말 무슨 문제 있는 거 아니야? 여기까지 와서 그게 뭐야. 놀지도 않고 계속 딴 소리만 하고. 계속 왜 그래? 나 몰래 바람피웠어?”
    산골 도시 아빌라의 거대한 중세성곽 앞에서, 나는 이사벨라 여왕에게 포로로 잡힌 무어인 전사처럼 대꾸 한마디 못하고 일방적으로 혼이 났다. 지나가던 크리스천 관광객들이 불쌍한 듯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나는 결국 이실직고를, 以實直告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식이 탄로났다고. 이제 모든 게 다 끝장나고 말았다고.
    그러자 아내가 말했다.
    “에이, 난 또 뭐라고. 됐어. 걱정하지 마. 그런 거 아무도 안 봐요. 그 책, 어디 초판이나 다 나가겠어? 그런 식으로라도 소문나서 잘 팔리기나 하면 딱 좋겠구만 뭐.”
    “그게 위로야, 비난이야? 그리고 그 인간은 어쩌라고?”
    “됐고. 열차시간 다 됐는데, 열차나 타러 갑시다. 근데 열차역이 저쪽이었던가? 우리 어느 방향으로 왔지? 나 가이드북 좀.”
   
    근심에 싸여 한국으로 돌아왔다. 아내는 쓸데없는 고민이라며 위로조차 해 주지 않았지만 나에게 그 일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었다.
    ‘편집자한테 말해서 지금이라도 고쳐야 하는 걸까. 아니야. 그래 봐야 이제 와서 고칠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역시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기를 바라는 편이 나을 거야.’
    다시 책을 펼쳐들었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기를 바라기에는 내가 그 소재를 들이미는 방식이 너무 요란했다는 문제가 있었다. 자랑하고 싶었던 소재이니만큼 되도록 첫 등장이 화려하게 보이게 연출해 둔 탓이었다.
    ‘그래. 두 달 정도만 버텨보자. 어차피 신간 나오고 두 달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리뷰 같은 것도 별로 안 올라오고 관심 밖으로 사라지니까. 문제는 그 인간인데.’
    역시 그게 문제였다. 그 인간이 그걸 놓칠 리 없었다. 그는 내 글을 굉장히 꼼꼼하게 읽었다. 소설만이 아니라 논쟁을 위해 쓴 글들까지, 토씨 하나하나, 운율 하나하나 트집 잡지 않은 게 하나도 없었다. 어찌나 악독한 인간이었던지 남들은 잘 보지도 않는 각주 사이사이에도 이런 식의 비난을 끼워 넣을 정도였다.
   
    ……, ○○ 출판사. 이렇게 훌륭한 출판사에서 왜 이따위 지저분한 책을 출간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물론 내 책을 인용한 부분에 붙어있는 각주였고, 거기에 언급된 ‘이 따위 지저분한 책’이란 당연히 내 책을 지칭하는 표현이었다. 그러니 나 역시 밀린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면 적절한 보복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세페라와 자도마치의 병력 운용 방식이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라는 그의 주장은 전략이론에 관한 무지를 드러내는 것 말고는 아무 가치가 없는 지면 낭비다. 그는 세페라의 군대와 자도마치의 군대 모두 좌익과 우익, 중견으로 구분되어 있었으니 “좌익으로 우회기동을 시도하든 우익으로 우회기동을 시도하든 본질은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 주장은 마치, 개도 다리가 네 개고 돼지도 다리가 네 개이므로 개와 돼지는 본질적으로 같은 종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모든 군대에는 좌익과 우익, 그리고 중견이 있기 때문이다.
    그의 다리가 몇 개인지가 궁금하다. 다행히도 나는 아직 그를 직접 만나본 적이 없다.
   
    그에 대한 그의 복수 역시 악독하기 이를 데 없었다.
   
    …… 다시 말해서 여성 화자 뒤에 숨었다기보다는 아예 여장을 했다고 봐야 할 정도다. 본인이 자기 입으로도 밝힌 것과 같이 그는 이런 식의 서술 방식을 굉장히 좋아하는 듯하다. 여장이 꽤나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의 어두침침한 골방에는 소매 없는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걸어 둘 옷장은 있어도 그걸 입었을 때 민망한 부분으로 삐져나올 털을 비춰 줄 거울까지는 아직 없는 모양이다.
   
    그런 인간이, 이렇게 좋은 시빗거리를 그냥 흘려보낼 리 없었다. 내 팬들은 혹시 놓칠 수 있을지 몰라도 그라면 절대 놓치지 않을 게 분명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인터넷을 검색했다. 열흘만이었다. 다행히 아직은 조용했다.
    ‘아직 못 찾은 건가? 아니면 제대로 터뜨리려고 일을 꾸미는 건가?’
    아무래도 후자 쪽에 힘이 실렸다. 마침 그 달은 그가 반박문을 실을 차례였으니 그 지면을 빌어서 터뜨리려는 속셈일 게 분명했다. 아, 어찌하여 나에게 이런 시련이.
    하루도 편히 잠드는 날이 없었다. 입맛도 없고 살맛도 안 났다. “천상열차999” 하는 소리가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렇게 서서히 날짜가 다가왔다. SFJ 6월호가 서점에 깔리는 날. 그런데도 나는 도무지 손 쓸 방법이 없었다. 완전히 무기력해진 느낌이었다. 그런 완벽한 패배감을 느껴본 건 난생 처음이었다. 
    나는 방 안에 조용히 틀어박힌 채 뭔가 소식이 들려오기만을 기다렸다. 아니 아무 소리도 안 들려오기를 기다린 건지도 모르겠다. 전화도 안 받고 인터넷도 끊어 놨으니까. 나조차도 기다리는 건지 안 기다리는 건지 헷갈릴 때쯤, 아내가 방 문을 열고 뭔가를 쓱 들이밀었다. 잡지였다. 나는 화들짝 놀라 뒤로 세 걸음이나 물러났다.
    “뭐하는 짓이야!”
    “당신이야말로 뭐하는 짓이야? 마누라님이 퇴근하셨으면 얼굴이라도 내밀어야지.”
    나는 방바닥에 놓인 잡지를 빤히 내려다보았다. 어쩐지 혐오스러운 표지 디자인이었다.
    “펴 봤어?”
    아내에게 물었다. 아내는 옷을 갈아입으면서 건성으로 대답했다.
    “아니.”
    “자기가 보고 말해 주면 안 될까?”
    “언제는 무슨 욕이 적혀있을지 모른다고 자기가 먼저 검열하고 난 다음에 보라더니.”
    맞는 말이었다. 지난달까지는 분명 그랬다. 그 씹어 먹어도 시원찮을 놈이 혹시나 아내에 관한 험담 같은 걸 꺼내지나 않을까 걱정스러워서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달랐다. 다른 사람 욕을 할 리가 없었다. 매달 한국에서 가장 심하게 욕먹을 사람 순위를 매긴다면 6월에는 단연 내가 1위일 것 같았다.
    “한번 봐 주지. 역시 내가 안 보는 게 좋을 것 같으면 그렇게 말해 주고.”
    “그렇다고 계속 안 볼 거야? 당신이 안 본다고 다른 사람들도 안 봐? 꿩이니, 타조니? 땅바닥에 머리만 쑤셔 박는다고 쫓아올 놈이 안 쫓아오는 것도 아니잖아.”
    물론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나는 마음의 준비가 안 돼 있었다. 내가 한 일의 결과를 직시할 마음의 준비가, 탄로난 나의 무식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그걸 들춰낸 놈을 욕해 줄 마음의 준비가.
    “마음의 준비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자. 봐요. 어디냐. 여기 있네. 179페이지. 일단 읽어나 보고 뭘 어쩌든지 해야 될 거 아니야.”
    눈앞에 글자들이 다가왔다. 처음에는 희미하게만 보였는데 잠깐 그러고 있자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저절로 초점이 맞춰지면서 글자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왔다. 맨 먼저 그 인간의 이름이 보였다. 본문 가운데 언뜻언뜻 내 이름이 섞여있는 것도 같았다.
    “그렇게 멍하게 있지 말고 똑바로 봐. 읽어보란 말이야.”
    다그치지 않아도 이미 그러고 있었다. 일단 펴 보기까지가 어렵지 한번 눈에 들어오고 나면 담겨있는 내용을 확인할 때까지 좀처럼 눈을 떼기가 어려운 게 글이라는 놈이다. 나는 어느새 본문 전체를 슥 한번 훑은 다음 다시 맨 처음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그의 이름, 내 이름, 그리고 우리 둘의 이름이 같이 들어간 칼럼 제목.
    그의 차례였다. 내가 욕을 먹을 차례였다. 둘 중 하나가 꼬리를 내릴 때까지 계속될 싸움. 그러나 나도 그 인간도 먼저 꼬리를 내릴 입장은 아니었다. 그랬다가는 매장되고 말 테니까. 판결은 구경꾼들이 대신 해 줄 것이다. 마치 배심원이라도 되는 듯. 판결의 결과가 어떤 식으로 패자에게 전해질지는 알 수 없다. 아무튼 전해지기는 할 것이다. 그것도 꽤 충격적인 방식으로.
    나는 침을 꼴깍 삼켰다. 무식이 탄로난 죄. 그는 이미 결정적인 증거를 손에 넣었다. 배심원이고 뭐고 필요도 없을 만큼 결정적인 증거. 어느 한 쪽이 양보할 리가 절대 없는 논쟁이었지만 이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다. 세상 어느 심판대였대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무조건 내가 항복하는 수밖에 없었다. 내 목숨은 이미 그의 손에……, 아, 그런데 이건…….
    “은수야.”
    “응?”
    “당신도 이 이야기 들은 적 있어?”
    “뭔데? 찾아냈대? 그렇게 심하게 써 놨어?”
    나는 본문 위쪽에 굵은 글씨로 인쇄된 담당 에디터의 공지문을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 내려갔다.
    “뭐래?”
    아내가 물었다. 나는 멍하게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죽었대.”
    “누가?”
    “그 인간. 돼지독감으로 갑자기 죽었대.”
    “뭐? 그럼 그건 뭔데?”
    거기에 실려 있는 글은 지난호가 나오기도 전에 보낸 원고라고 했다. 그러니까 그는 내 반박문을 보기도 전에 그에 대한 재반박을 미리 써 놓은 다음 유리한 위치에서 의기양양하게 나를 놀려줄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나는 거의 그가 예언한대로 반박문을 썼고, 그는 보지도 않고 내 말에 반박하는 데 성공하고 말았다. 그의 예견이 너무나 적절하게 맞아떨어져서 나는 그만 할 말을 잃어버렸다.
    “돼지독감이면, 신종플루 말하는 거야? 언제?”
    “우리 스페인에 있을 때 그랬대나 봐.”
    그러니까 그는 나의 신작을 아예 보지도 못하고 간 셈이었다. 그 바람에 나의 天象列車는 그렇게 간신히 첫 번째 죽을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사실 그때는 그 고비가 다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 고비 따위 있지도 않을 거라고 믿었다. 따지고 보면 그 고비라는 것도 사실은 天象列車의 고비가 아니라 내 고비일 뿐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게 아니었다.
    그냥 절판돼 버릴 줄로만 알았던 나의 신작 《석기창비록: 오래된 우주의 기억》은 의외로 좋은 반응을 얻어 곧 재쇄에 들어갔다. 그때가 바로 두 번째 고비였다. 天象列車의 존재를 완전히 지워버릴 아주 좋은 기회. 그런데 그 무렵에 편집자가 회사를 그만두고 말았다. 워낙 자주 겪는 일이라 이유조차 묻지 않았다. 다만 후임자가 누군가 하고 알아봤더니, 이미 만들어진 책은 담당 편집자라는 걸 굳이 따로 두지 않아서 전화하는 데마다 자기 일이 아니라고 했다.
    “그럼 재쇄는 누가 찍는데요? 책이 지가 알아서 지 몸에다가 글자를 새기나? 인공지능인가요? 누군가가 시켰으니까 책이 나오는 거 아닙니까.”
    “아, 그건 마케팅 담당이 알아서 하세요.”
    나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출판사 마케팅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그만 무식을 탄로내고 말았으니 이 기회에 그 허물을 말끔하게 덮어주지 않겠냐고 부탁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입을 닫고 말았다.
    “잘 했어요. 그냥 있어요. 그게 뭐 그렇게 잘 팔릴 것도 아니고.”
    아내가 말했다.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웬걸. 책이 다시 3쇄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아내가 서점에 갔다가 스테디셀러 서가에 놓여있는 책을 발견하고는 우연히 몇 장을 들춰보다가 그 사실을 발견했다. 이미 찍혀있는 3쇄를.
    “진짜야? 책이 누워있었다고?”
    “응. 표지를 떡 하니 내 놓고 누워있던데.”
    당황스러웠다. 처음 나올 때만 해도 다른 책들 사이에 비좁게 서 있는 걸로 만족해야 했던 책이 나온 지 한참이나 지난 마당에 다시 배를 내 놓고 누워 있다니.
    인세가 들어오고 약간의 수입이 생겼다. 물론 좋은 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찝찝한 일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곧 4쇄가 나오고 5쇄가 나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당황스러웠다. 기대하지 않았던 수입이 생기는 건 언제나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책이 그렇게나 많이 깔렸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벌써 다 잊은 줄 알았던 안 좋은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게 아닌가.
    “그나저나 천상열차는 어쩌지? 생각보다 많이 봤겠는데.”
    “그러게. 아직 아무 말 없대요? 출판사로 오타 신고 같은 거 안 들어오나?”
    “응. 물어봤는데, 그런 건 재쇄 찍을 때 알아서 다 반영했대.”
    “아직 아무도 모르는 건가? 그럼 된 거 아니에요?”
    “글쎄.”
    일단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럴지는 알 수 없었다. 한 명이라도 많은 사람이 보고 난 뒤에 탄로가 나 버리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될 테니까.
    “수습해야 되는 거 아닐까?”
    아내가 물었다. 나는 그저 이 말밖에는 해 줄 말이 없었다.
    “무슨 수로.”
    그게 세 번째 고비였다. 박멸할 방법이 없다고 믿어버린 순간. 사실 그때만 해도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그리고 얼마 후에 天象列車는 아예 내 손을 떠나 버리고 말았다.
    《석기창비록: 오래된 우주의 기억》이 일본에 번역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그만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아니 왜 그런 짓을?”
    “왜는요. 작품이 좋으니까 그렇죠. 시장은 언제나 이런 지적인 작품에 열광하거든요. 번역자분이 아주 극찬을 하셨어요. 재일교포 분이신데, 대학에서 문학 강의도……”
    낭패였다. 일본어로 번역된다면 한글로 천상열차분야지도라고 쓴 부분도 전부 한자로 옮겨 쓸 게 아닌가. 그 책 전체로 따지면 적어도 수십 번은 언급이 됐을 텐데, 한자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이 그걸 그냥 보고 넘길 리가 없었다. 아니, 당장 번역자가 문제였다. 수십 번씩 그 말을 반복해서 쓰다 보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리가 없었다. 낭패였다. 낭패도 그런 낭패가 없었다. 그 시점에서 내 실수가 발견된다면 집안 망신 정도로 끝날 일이 아니라 잘못하면 나라 망신이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나는 다시 방 안에 틀어박히고 말았다. 한편으로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딱 한 번밖에 하지 않은 실수인데, 괜히 일본어로 번역하는 바람에 그 한 번의 실수가 수십 번의 실수로 복재될 판이었다. 생명체로 치자면 아주 획기적인 번식 방법이 아닐 수 없었다.
    “재앙이야. 어째서 이런 일이.”
    다시 불면증이 시작됐다. 식욕이 떨어지고 살도 빠졌다. 그 모습을 보고, 날이 갈수록 지적인 멋이 더해진다는 해괴한 소리를 하는 기자도 있었다. 나는 점점 더 말라갔다. “시대의 아픔” 따위 상관없었다. 나는 그런 걸 고민하느라 야위어가는 게 아니었다. 사람들이 나를 떠받들기 위해 하는 소리들이 내 귀에는 그저 부담스럽게만 들렸다. 높이 올라갈수록 더 비참하게 추락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가 쌓여갔다. 도무지 어떻게 해 볼 방법이 없었다. 어찌나 답답했던지 그 ‘씹어 먹어도 시원찮을 놈’이 원혼이 돼서 돌아온 게 아닌가 하는 망상이 들 정도였다.
    “내가 죽인 것도 아닌데 왜 계속 내 주변을 맴도는 거야?”
    내가 그러고 있는 동안에도 책은 계속해서 잘 팔려나갔다.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에서 잘 팔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오히려 한국에서의 반응이 더 좋아질 정도였다. 다시 말해서 네 번째 고비도 무사히 넘겼다는 뜻이었다.
    “일본어 번역자가 아무 말 안 했대?”
    天象列車가 버젓이 살아있는 일본어 번역본을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아내가 물었다.
    “그러게 아무 말 안 했다네. 복사해서 붙이기 했나. 아니면 지네 말로 써 놨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찾아 고치기 같은 걸 한 건가.”
    “문학박사도 그 짓 해?”
    “글쎄. 나야 안 해 봐서 모르지. 외교학 석사는 확실히 그 짓 하는데…….”
    다섯 번째 고비는 수십만 명이나 되는 일본 독자들의 눈을 거치는 일이었다. 결과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天象列車의 존재에 대해 시비를 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니, 있었더라도 그 이야기가 내 귀에까지 들어오지는 않았다. 아무튼 그게 그거였다. 天象列車가 제거되지 않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어쩌다 그렇게 된 거지?”
    “글쎄. 가상 국가를 배경으로 해서 그런가.”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하잖아.”
    그런데 3년 뒤에 그보다 더 심한 일이 일어났다.
    “완전 대재앙이야.”
    “왜?”
    “석기창비록 있잖아, 그거 중국어로 번역된대.”
    나는 너무 해쓱해져서, 아내에게 안 맞는 바지가 내 허리에는 맞을 정도가 돼 있었다. 내가 채식주의자가 되었다는 소리도 간간히 들려올 무렵이었다. 나는 그만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망신도 그런 망신이 없었다. 중국이라니. 그러면 북경에서 싱가포르까지, 온 세상 어린이를 다 만나고 오겠다는 게 아닌가. 꺄! 저러다 혹시 영어나 스페인어로까지 번역되기라도 한다면 온 세상 어린이들의 비웃음소리가 달나라까지 다다를 판이었다.
    “나 이제 그냥 얼굴 없는 작가 할래. 그래도 될까?”
    “그래. 그러자. 어디 잠적이라도 할래?”
   
    인간성이 탄로났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고 오로지 나와 내 아내에게만 알려진 인간성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무식이 탄로나는 걸 덮으려는 생각뿐이었는데, 일이 커지다보니 결국 드러나는 건 인간성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 인간성이 뭐 어쨌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사실 이만하면 뭐, 그다지 나쁜 편도 아니고. 하여간 그만큼 괴로웠다는 소리다. 그 모습을 보고 아내는 나에게 이런 말을 하곤 했다.
    “그게 그렇게 신경 쓰여? 하여간 모진 인간은 못 돼요.”
    아무튼 중요한 건 내가 아니라 내가 창조한 피조물의 번식 과정이다.
    天象列車의 정체가 탄로난 것은 결국 중국에서였다. 그런데 그때는 이미 그 책이 처음 출간된 지 15년이나 지난 뒤인 데다, 내가 아니라 중국어판 번역자가 잠깐 욕을 먹고 끝난 정도로 가볍게 지나간 사건이라 내 무식이 세계만방에 알려지는 사태까지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뒤로도 쭉 그런 식일 게 분명했다. 그러니 아마도 그게 마지막 고비였을 것이다.
    몇 차례의 고비를 무사히 넘긴 天象列車는 그 후로도 쭉 번성하는가 싶더니, 결국 아브라함의 자손들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자손들을 세상에 남기고 말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어느 파키스탄인 친구가 갖고 있던 한국 가이드북에서 우연히 천상열차분야지도가 소장된 박물관을 소개한 부분을 보게 됐는데, 놀라운 것은 영어로 씌어진 그 가이드북에 정말 뜬금없게도 천상열차분야지도의 이름이 한자까지 나란히 병기되어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눈을 크게 뜨고 거기에 표기된 한자를 한참동안이나 멍하니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다. 거기에도 그 놈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天象列車分野之圖.
    아, 젠장.
    그 이야기를 듣고는 아내가 말했다.
    “누가 그랬다면서요. 당신 글은 아마 당신보다도 수명이 더 길 거라고. 당신 손으로 썼다고 그게 전부 당신 재산은 아니라면서.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이 하고 싶어 하는 말을 그대로 받아 적은 거에 불과한 부분도 꽤 많을 거라고 그랬잖아.”
    그 말 한 마디에 나는 봉인에서 풀려나듯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 모든 일이 애초부터 한 개인의 힘으로는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어느 변종 생명체의 장구한 운명에 관한 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랬지. 근데 저 정도일 줄은 몰랐는걸. 저거 저러다 한 만 년쯤 살겠다.”
    “완전 만세네.”
    “완전 만세지.”
    그렇다. 여기까지가 바로 내가 지구상에서 본 것 중 가장 기이한 생명체이자 내가 내 손으로 직접 창조한 최초의 존재인 天象列車分野之圖의 창조와 번영에 관한 첫 번째 기록이다. 내 짧은 수명으로는 절대 완성하지 못할 기나긴 연대기의 첫 번째 장.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이야기가 진짜로 어느 생명체의 생존에 관한 일이라면, 그 ‘씹어 먹어도 시원찮을 놈’의 죽음은 살인이란 말인가. 방해하는 사람은 누구든 가만 두지 않겠다는.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이날 이때까지 나는 아내를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절대로 이 비밀을 누설한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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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da 10.05.29 01:00 댓글 수정 삭제
    꺄하하하하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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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nigin 10.05.30 00:14 댓글 수정 삭제
    우와~ 작가님 팬인데 오랜만에 새글이네요. 반갑습니다. 역시나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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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s 10.05.30 01:59 댓글 수정 삭제
    크크크크크큭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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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5.30 14:40 댓글 수정 삭제
    밈이라는 녀석은 무섭죠. 그렇고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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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명훈 10.05.30 23:13 댓글 수정 삭제
    늘 단편을 올리고 싶었으나 계속 못 올리고 있다가 오랜만에 새로 썼어요.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소설의 아이디어는 ida님과 대화 중에 튀어나왔습니다. [멀리가는 이야기]와 [진화신화]의 의도하지 않은 부산물이랄까요.. ida님이 고민하고 있던 건 "쉼표"였어요. 없앴다가 살렸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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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랑 10.05.31 15:42 댓글 수정 삭제
    유부남 간지를 정말 잘 살리시는 거 같아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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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명훈 10.05.31 16:05 댓글 수정 삭제
    아하하하하. (저는 미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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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efanet 10.05.31 17:22 댓글 수정 삭제
    아아 얼마만의 새 단편이란 말입니까! 바로 전 작품이 무려 11개월 전이라는...흑흑
    워낙에 생생해서 경험담 쓰신거 같습니다~ ㅋㅋ 뭔가 자전적이랄까 원하는 아내상 서술인것 같달까...ㅎㅎㅎ
    글이란게 일단 세상에 나오면 작가의 손을 떠난 물건이라는게 확 와닿게 되는 작품이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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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명훈 10.05.31 19:20 댓글 수정 삭제
    음... 예전보다 더 많이 쓰고는 있는데 주로 장편이고, 단편이나 중편도 쓰고 있지만 다들 여기저기 뿌려져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시간이 가면 슬슬 모일 거예요.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다른 소재들이 빨리 뭉쳐진 글의 경우에는 제 주변에 있던 것들이 빨려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자전적이라고 하기에는 마구잡이로 잡다하게 흘러 들어간 것들이 많아서 좀 그렇고요, 그래도 그만큼 뭔가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느낌은 덜 드는 것 같아요. 익숙한 것들을 붙여놓다 보니..
    세상에 나가버린 글이 작가를 부끄럽게 하는 순간들이 있어요. 참 여러가지 방식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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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적인 개드립 이군요 (....) 팬으로서 꽤 유의미하고 자조적인 위트에 재미나게는 읽었지만, 싱겁게 처리된 결말도 그렇고 이번에도 글이 프로토타입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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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명훈 10.06.01 00:00 댓글 수정 삭제
    욕인가요? 아니면 제가 모르는 단어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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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개 10.06.01 01:47 댓글 수정 삭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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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쑤우 10.06.01 11:21 댓글 수정 삭제
    개드립은 욕은 아니고 '애드립'의 부정적인 표현 정도 인것 같아요.
    6월에 단편선 나오는 군요.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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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이쿠 10.06.01 22:01 댓글 수정 삭제
    ㅋㅋㅋㅋㅋㅋ 너무 재밌었습니다
    저 학부 졸업논문 천상열차분야지도로 썼어요 ㅋㅋㅋㅋㅋㅋ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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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명훈 10.06.01 22:24 댓글 수정 삭제
    헛!
    이런!
    어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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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속어를 쓰고 말았군요. 죄송합니다. 그냥 애드립으로 읽으셔도 무방합니다.
  • No Profile
    배명훈 10.06.01 23:30 댓글 수정 삭제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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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상희 10.06.02 10:27 댓글 수정 삭제
    저도 이글을 읽으면서, 아 작가님이 유부남이구나 -_-; 라고 생각했어요. ㅎㅎ 작가가 결혼하면 저렇게 사는건가? 란 생각을 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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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명훈 10.06.02 10:59 댓글 수정 삭제
    아이고.. 그런 외부효과가 있군요. 하지만 결혼 유무는 저에게 그렇게 의미있는 정체성 구분 지표는 아니니까 그냥 하던대로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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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10.06.03 17:49 댓글 수정 삭제
    요즘 소설 읽는 것 자제하고 있었는데.. 즐겁게 읽었습니다. ^^ 배○○ 작가님은 점점 완전체에 근접해가시는군요~_~ 1인 3역이세요. 좋은 시기에 쓰인 재미있는 글이에요. 촌철살인이기도 하고요..

    저는 작가가 아니니까, '작가의 손을 떠난 글'로서 갖는 글의 객관적(이라고 쓰고 다수의 주관이라고 읽는) 의미보다는 독자가 글을 이해할 때 필요한 지식의 깊이, 글을 대하는 독자의 이해력 쪽에 좀 더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제가 늘 생각하는 오독의 위험이라는 화두도 좀 연결되는 것 같고요... 오독을 줄이려면 작가 속에 들어갔다 나오던지, 책을 놓고 다수와 대화하고 토론하는 게 제일 좋다는 생각이 최근 들기 시작했는데요, 그게, 양쪽 다 쉽지 않아서요..

    조금 비약이 있는 것 같은데(그래도 그 과장된 것도 매력적이네요) 십 년 전에 봤던 소설이나 짤방, ○○○어록,"제 친구 이야기입니다 도와주세요, 많이 퍼뜨려주세요" 하는 글들이 초기 의도와 상관없이 넷상에서 자기복제되고 변성해 나가는 것을 보면 이게 절대 일어나지 않을(않는) 일이라고 단정 지을 수가 없네요.. 언어(기호라고 봐도 될 것 같은데요;)의 생명력이란,;; 좀 무섭기도 해요.; 지금도 말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네요.;;

    (그런데 마지막 문단이요, 생명체라는거 비유 아니었어요?;; 아.. 아닌가보다;;)

    아, 그래도 저 오타 여부 불문하고 석가창비록 읽어보고 싶어요. ㅋ 만세하는 글이라니! (아니 이런 로망이..) 배명훈님 글도 작가의 의도와 상관 없이 좀 많이 널리 퍼져 읽혔으면 하고요+__+ 가능하면 세계로 우주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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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명훈 10.06.04 13:45 댓글 수정 삭제
    완전체...는 과찬이시고요, 저도 당연히 모든 글이 다 좋은 평을 받지는 못합니다. 평이 들쑥날쑥한데, 좋은 것만 기억하려고 애쓰는 편이에요. 이 평은 기억하게 될 것 같아요.
    작가의 손을 떠난 글은 여러가지 방식으로 작가를 괴롭혀요. 방법은 다양하지만, 아무튼 문자화된 말이기 때문에 잘 사라지지 않는다는 게 제일 큰 문제 같아요. 잘 쓴 글이든 못 쓴 글이든 글이라는 게 수명이 굉장히 길어서, 작가가 스타일을 완전히 바꾸거나 아예 절필을 한 뒤에도 글은 그대로 남으니까요.
    오타도 수명이 꽤 길어서 운명을 지닌 생명체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요.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는 오타는 늘 있더라고요.
    오독 문제도 작가가 통제하기가 참 어렵더라고요. 요즘은 어디에 갖다 놓느냐에 따라서 글이 전혀 다른 의미로 경우를 워낙 많이 봐서... 의미라는 건 역시 텍스트 안에 들어있는 게 아니라 그보다 훨씬 넓은 어항 속에 들어있는 물고기인가봐요. 다른 어항에 갖다놓는 순간 완전히 다르게 읽히더라고요. 그러니까 오독을 줄이려면 작가가 서식하고 있는 어항을 이해할 필요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건 무지하게 귀찮은 일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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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자들 10.06.08 01:12 댓글 수정 삭제
    내 손을 떠나버린 생명체라.
    말과 글이 곧 그 사람이라는데
    정말 징글징글하지요.
    ㅋㅋㅋㅋ

    잘 읽었습니다.
    우울한 일이 많은 요즘인데
    유쾌하게 웃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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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명훈 10.06.08 15:03 댓글 수정 삭제
    감사합니다. 제 모니터 요원 하나는, 이 글은 저나 제 글을 잘 아는 사람들한테만 웃길 거라고 그러던데, 생각보다 흥행이 잘 되네요.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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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즈나라 10.06.08 15:19 댓글 수정 삭제
    하하하하~ 재밌어요! 잘 읽었습니다^^
    참, 새 소설집 나오셨던데 축하드려요!ㅎㅎ
  • No Profile
    배명훈 10.06.08 23:41 댓글 수정 삭제
    감사합니다. 감사.
  • No Profile
    탈화 10.06.10 15:02 댓글 수정 삭제
    아무래도 배작가님은 자유 대신 빵을, 빵 대신 개그를 달라고 외칠 분.
    읽을 때마다 즐거운 기분이네요.
    흠 잡을 곳을 설령 억지부려 발견한다 해도 눈감고 싶어질만큼 매력적인 소설입니다.
    아무쪼록 건필하시길!
  • No Profile
    배명훈 10.06.10 21:51 댓글 수정 삭제
    즐거우셨다니 다행이네요. 감사합니다.
    저는 자유도 좋아해요.
    하지만 역시 빵도...
    개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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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inna 10.06.13 16:45 댓글 수정 삭제
    외람되지만, 씹어먹어도 시원찮은 느낌이 어떤 강도의 느낌일지 다른 바꿈 문장으로 묘사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빵, 개그에 고명으로 얹은 위트를 발휘하신다면.
    잘 읽었습니다.
  • No Profile
    배명훈 10.06.13 18:40 댓글 수정 삭제
    네?
    의도를 정확히 이해를 못 해서요.
  • No Profile
    zinna 10.06.13 23:29 댓글 수정 삭제
    意圖(의도)는 없고요, 뜬금없이 그 표현이 주는 마음의 儀刀(의도)가 얼마나 날카로운지 그 감이 궁금했을 따름이었습니다. 誤導(오도)된 질문이었다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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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명훈 10.06.14 20:57 댓글 수정 삭제
    음... 뭐라 대답해야 할지...
  • No Profile
    입자들 10.06.15 01:33 댓글 수정 삭제
    덧글에 냉큼 달아주시는 답글, 늘 감동하는 1인입니다.

    알라딘에 <안녕, 인공존재> 깔렸네요.
    축하합니다. 배작가님.

    인공존재, 라니 어감이 무지 좋은데요.

    <마리오의 침대>때도 주인공 이름이
    마리오,랑 마리아 로사, 였던가 그랬지요.
    반복해서 읽다보니, 리듬감이 생겨서
    더 달콤하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 효과도 다 염두에 두고 쓰신 건지요?

    문득 궁금해서 질문합니다.
  • No Profile
    배명훈 10.06.15 10:34 댓글 수정 삭제
    냉큼 덧글 안 달면 안 될 덧글이네요.
    감사합니다.
    마리오와 마리아 로사는 단짝이라는 의미로 비슷한 이름을 줬어요. 마리오는 남자 이름이고 마리아는 여자 이름이니까 사실 같은 이름인데, 헷갈리지 않도록 마리아 로사라고 덧붙였고요.
    스페인어도 그렇지만 모음조화가 되는 말들은 크게 신경 안 써도 저절로 운율이 생기고 단어들이 서로 어울리는 경향이 있어요. 거기에 묻어 간 것 같아요.

    스켈미르 행성 게르기르족 이름을 지을 때는 모음조화+특유의 반복 운율을 넣어서 지어요. 예를 들면 마사나마르나, 고마노고마노처럼. ("냉방노조 진압작전"의 배경도 스켈미르 행성 게르기르족 제국이기는 하지만 약간 스핀오프 같은 글이었고요, 이 게시판에 소개한 "모" 나 "영웅" 같은 글은 본편에도 들어있는 에피소드들이에요. 본편을 공개 안해서 무슨 소린지 아리송하시겠지만...)
  • No Profile
    레이 10.06.19 22:38 댓글 수정 삭제
    잘 읽었습니다. 역시 재밌군요. >_<

    천상열차~라면 만원짜리 뒷면에 찍힌 그거군요. 근데 그 도안이 좀 잘못됐다는 주장이 있었죠. 저는 '진실 혹은 거짓, 서프라이즈'를 보고 알았지만. 읽다보니 그게 생각나네요.
  • No Profile
    배명훈 10.06.21 06:26 댓글 수정 삭제
    감사합니다. 안 그래도 리플 중에 천상열차분야지도로 졸업논문 쓰셨다는 분이 있으세요.
    작년에 소백산 천문대에서 SF작가 워크샵을 했었는데, 그때 천문학 박사님들이 꽤 자부심을 갖고 말씀하시는 걸 봤어요. 그 분들이 자부심을 가질만한 근거는 충분히 있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 No Profile
    레이 10.06.23 23:04 댓글 수정 삭제
    어이쿠! 논문 쓰신 분이 계셨군요. ㅋㅋ
    제 말은 만원짜리에 넣은 도안이 잘못됐다는 주장이 있다는 말이었어요. 천상열차~자체가 아니라요. 도안 앞에 만원짜리라고 쓸 걸, 오해를 불려일으켰네요.;;
  • No Profile
    흠.. 10.06.28 02:23 댓글 수정 삭제
    배명훈 작가님이 쓰신 『타워』에서도 "亦君恩"을 "易君恩"으로 쓰는 오타가 있었죠. 웹에 연재할 때부터 있던 오류가 출판사 인쇄버전에서도 고쳐지지 않더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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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식 10.07.02 09:51 댓글 수정 삭제
    신작.. 단숨에 읽히네요. 참 좋습니다 ^^ 석사때 논문오타수정하면서 느낀 그 지긋지긋함이 갑자기 확 떠오르네요. 당연히 인쇄후에 오타 수준이 아니라 아예 삭제되지 않은 한문장이 떡하니 생존한걸 보고 식겁을 했지만. 파일 전송하는 당일까지 체크를 했건만.. 그때 느꼈던 심정이 딱 첫문장이네요. 무덤덤해지기까지 한참걸렸는데.. 작가님들의 마음이 새삼 느껴집니다. 오래 전의 기억을 유쾌하게 일깨워주시니 읽으면서 즐겁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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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mm 10.12.12 12:27 댓글 수정 삭제
    깐다. 나도 그랬다니까. 위로의말. 낚시. 속주제 까고 싶지. 되려 까주는군.
    정말 고비를 느끼고 싶어. 누가 제발 좀그래봐. 철학이 유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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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손 12.06.23 10:34 댓글 수정 삭제
    ㅋㅋㅋㅋ 하이고 너무 재밌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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