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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 셜록GPT

2023.03.21 16:1403.21

셜록GPT

 

경찰서에서 한 형사가 반장을 다급히 찾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반장님, 큰일 났습니다.”
“왜 그래? 망국동 사건 피해자가 또 생겼어? 아니면 종한동 사건이야?”
“아니오. 전혀 다른 차원의 일입니다. 행안부 직접 지시가 위에서 내려왔는데요.”
“뭐 행안부 지시? 진짜 큰일이네. 위에서 직접 내려왔다고?”

행안부 지시라는 말을 듣자 반장의 얼굴색이 변했다. 그는 긴장했다.

“뭔데, 그래?”
“이겁니다. K-GPT를 항상 수사 중에 최대한 활용하라는 윗선의 지시입니다.”
“뭐라고? K-GPT가 뭔데?”
“인공지능이 사람하고 대화를 해 주는 건데요. 그걸 설치해서 계속 대화를 하면서 수사를 하라는 겁니다. 사용실적을 평가에 반영한데요. 많이 사용해야 평가가 높아지고요. 안 사용하면 평가를 깎는답니다.”
“평가에 반영해?”
“K-GPT가 한국형 GPT 형태의 인공지능 챗봇이라고 하거든요. 그 한국형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얼른 다들 써서 실적을 만들라는 겁니다.”
“윗선에서는 그런 한국형을 또 왜 하라고 하는 건데?”
“윗선도 그 윗선에서 지시를 받은 것 같습니다. 뭐든지 다 인공지능하고 엮여야 멋있어 보이는 시대니까요. 행안부 사람들도 질수 없다고 뭘 하려나 봐요. 그 사람들 사정도 아시잖습니까.”
“아, 그러면 절대 안 바뀌고 그대로 계속 하겠네.”

반장은 한숨을 쉬었다. 일단 프로그램 설치하는 방법부터 긴급히 알아 봐야 했다. 옆에 있는 형사는 마치 인공지능 비서처럼 날렵하게 반장을 도와 주었다.

“K-GPT라니 도대체 뭘 하는 프로그램이야?”
“약자가 뭐라더라, Goverment Purpose Tool 이라던가 그렇습니다. 정부 목적 인공지능 도구라는 뜻이죠.”

반장은 GPT라는 약자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뜻은 살짝 다른 단어로 사용해서 만든 그 이름을 지었을 때, 이름 지은 그 양반이 얼마나 뿌듯해 했을 지 상상해 보았다. K-GPT라니. 더군다나 GPT라는 약자는 같지만 뜻은 다르다니. 이름에서만은 차가운 인공지능 반도체가 아니라 한국의 어느 공무원 아저씨의 인간성이 확실히 물씬 느껴지는 것 같았다.

“K-GPT의 장점은 뭔데?”
“세계 최초로 HWP와 연동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
"보안 프로그램도 네 개인가, 다섯 개인가를 설치하도록 되어 있고요.”

경찰서 내부의 공기는 한 동안 모든 경찰들의 투덜거리는 소리가 진동시키게 되었다. 모든 업무에서 오직 쓸데 없는 말만 해주는 K-GPT를 끼고 살아야 했으니까. 그런데 그런 쓸데 없는 일을 하면 할 수록 오히려 더 좋은 평가를 받는다니, 사람이라면 어찌 투덜거리고 싶지 않겠는가?

“K-GPT야, 이 사건의 용의자는 누구일까?” 

한 경찰이 자신의 전화기에게 물었다.

“용의자를 찾으려면 단서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합니다.”  (* 작가 주석: 이 글에서 인공지능이 말하는 모든 대사는 실제 BingAI 채팅 서비스를 통해 작성 된 내용에서 발췌하였습니다.)

K-GPT는 그렇게 대답했다.

“그건 알고 있지. 단서가 뭐냐고?”
“단서는 범행 현장에서 발견되거나 용의자와 관련된 사람이나 사물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럼 이 현장에서 단서는 어디 있어?” 

경찰의 목소리는 짜증스러워졌다.

“단서는 여러 곳에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해자의 몸에 남은 상처나 흔적, 피해자와 용의자 사이의 관계나 동기, 현장에서 발견된 지문이나 DNA 등입니다.” 

K-GPT는 변함 없이 설명했다. 경찰은 얼굴을 찌푸렸다.

“그건 다 알아보고 있는 거야.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줘.”
“구체적으로 말하려면 좀 더 정보가 필요합니다.”

경찰은 한숨을 내쉬며 전화기를 꺼버렸다. “쓸모 없는 거야, 정말.” 그는 동료들에게 투덜거리며 말했다. K-GPT가 해 주는 수사 조언이라는 것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너무나 무난한 말들 뿐이야. 그런 이야기가 전국 경찰들 점심 시간, 저녁 시간, 야식 시간, 다음날 아침 시간의 대화 주제로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런데 고평택 수사관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몸이 조금 불편했다. 크게 눈에 뜨이지는 않았지만 현장에 나가는 경찰들 사이에는 그를 평소 좀 무시하며 탐탁찮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없잖아 있었다. 고평택 수사관 스스로도 어느 정도는 그러려니 하는 문제였다.

고평택의 몸이 불편했던 것은 어릴 때 큰 사고를 당해 뇌를 비롯해 몸 곳곳을 다쳤기 때문이다. 특히나 그는 뇌의 언어중추에 마이크로칩 반도체를 이식해서 삶을 유지해야 했다. 그래서 그는 말을 조금 더듬는 편이었고 말투에 확연히 어눌하다는 느낌도 있었다. 혹시 그 때문이었을까? 기묘하게도 그는 극히 효율적인 프롬프트를 K-GPT에게 척척 던질 줄 아는 재능이 있었다. 나중에 사람들은 “K-GPT에게는 마음이 없지만, 그 마음을 이해하는 마이크로칩 뇌 수사관이 있다”고 그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런 지 어떤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지만.

고평택 수사관은 자신의 컴퓨터와 전화기에 연결된 K-GPT와 항상 호흡하듯 대화하며 사건을 처리했다. K-GPT는 고평택의 프롬프트에 따라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분석하거나 제안하는 말을 해 주었다. 재미난 것은 K-GPT를 잘 사용하는 법을 물으면, 고평택은 항상 이렇게 대답했다는 사실이다.

“자주, 항상, 언제나 호흡을 같이하며 대화하는 거에요. 그렇지만 절대 호흡이 잘 맞는 파트너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그냥 프로그램이고 말을 잘 만들어 주는 기계라는 생각을 계속 품고 있어야 돼요. 그걸 잊으면 안 돼요. 그러면서도 동시에 애정을 품고 있는 친구나 가족을 대하는 것 보다 더 자주, 더 많은 상황에서 말을 나눠 봐야 해요.”

그리고 어느 날 사건이 발생했다. 

변호사 둘이 룸메이트를 이루어 사는 집이 있었다. 그 중 한 사람이 살해 당했다. 다른 룸메이트가 바로 유력한 용의자였다. 그러나 용의자는 사망 추정시간에 집에 없었다는 알리바이를 대어 범행을 부인했다. 결정적인 증거가 없었고, 용의자가 법에 밝아 아무래도 기소하기 어려워 보이는 사건이었다. 무슨 색다른 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K-GPT야,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고평택이 전화기에 대고 말했다.

“이 사건은 복잡한 것 같습니다. 용의자가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으니 범인으로 지목하기 어렵습니다.” 

K-GPT가 답했다.

“그렇다면 알리바이를 흔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평택이 다시 물었다.

“알리바이를 흔들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용의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그 거짓말을 드러낼 수 있는 증거나 목격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혹은 용의자가 범행을 계획하고 준비한 흔적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K-GPT의 소리가 들려 왔다.

“그런데 이 경우에는 그런 것들이 없어 보여.”
“그렇다면 다른 가능성은 없을까요?”
“다른 가능성… 음…” 

고평택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갑자기 무슨 생각이 떠올랐다.

“K-GPT야, 요즘 독자들이 많이 볼법한 굉장히 흔한 추리소설 줄거리를 써줘.”
“추리소설 줄거리를 원하시면 장르와 스타일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셔야 합니다.” 

K-GPT가 답했다.

“좋아. 어느 정도 정보는 찾아 볼 수 있지.”

얼마 후, K-GPT는 화면에 다음과 같은 문장들을 출력했다.

- 한 명의 부유한 상속녀가 자신의 저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다.
- 경찰은 상속녀와 관계된 모든 인물들을 조사한다.
- 상속녀의 남편, 친구, 변호사, 하인 등 모두 범인일 가능
- 상속녀의 남편, 친구, 변호사, 하인 등 모두 범인일 가능성이 있으나 각자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다.
- 범인은 상속녀를 살해한 후 따뜻한 욕조 속에 담가 두었다
- 살해 시간을 추정할 때, 사망한 후 체온이 얼마나 식었는 지를 계산해 목숨을 잃은 지 지난 시간을 추정하는데, 따뜻한 욕조 속에 시신을 담가 두면 시간을 속일 수 있다
- 그리고 범인은 자신은 그 시각에 다른 곳에 가 있어서 알리바이를 만든다
- 그러나 명탐정은 알리바이를 흔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
- 명탐정은 범인의 실수나 모순을 발견하고 그것을 드러내며 범인을 체포한다

“어떻습니까?”

K-GPT가 물었다.

“응, 이런 거야. 잘 했어.”

고평택이 말했다.

“저는 단지 추리소설 줄거리를 만들어 준 것뿐입니다. 실제 사건에 직접 적용 가능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괜찮아. 내가 알아서 할게. 이 정도면 좋아.”

고평택은 전화기를 들고 용의자와 대면할 준비를 했다. 

용의자는 박은영이라고 하는 변호사였다. 박은영은 자신의 룸메이트인 최유진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었으나, 끈질기게 알리바이를 내세우며 범죄를 부인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전략은 거의 맞아 든 것 같았다.

“저하고 더 얘기할 건 없습니다. 제가 여기 있을 이유가 없네요.” 

박은영이 말했다.

“그럼 왜 최유진씨를 살해하셨어요?” 

고평택이 물었다.

“제가 그랬다는 증거가 있나요? 저는 그 날 밤에 친구들과 술을 마시러 나갔습니다. CCTV도 있고 목격자도 있어요.”
“그렇다면 최유진씨의 시신은 어떻게 설명하시나요? 최유진씨는 당신과 같은 집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룸메이트잖아요. 제가 돌아왔을 때 벌써 경찰이 와 있었어요. 아마도 제가 나간 사이에 누군가 들어와서 살해한 거 겠죠.”
“그런데 그 누군가는 왜 최유진씨를 살해하고 박 변호사님이 제일 범인처럼 보이게 만들려고 했을까요?”
“저는 모른다고요. 저랑 최유진은 그냥 룸메이트예요. 특별한 관계도 없었고요, 갈등도 없었고.”

박은영이 말했다.

고평택은 전화기를 확인했다. K-GPT가 화면에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보내왔다.

- 용의자의 말에 거짓이나 모순은 없어 보입니다.
- 용의자의 알리바이를 흔들 수 있는 증거나 목격자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 용의자와 피해자 사이에 범행 동기가 될 만한 것은 없어 보입니다.
- 용의자를 범인으로 지목하기 어렵습니다.

역시 굉장히 뻔한 누구나 할 수 있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이야기였다. 그렇지만 고평택이 낙심하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그는 빠른 손놀림으로 전화기를 조작했다.

잠시 후, 그는 다시 박은영에게 물었다.

“박 변호사님, 혹시 LLM이나 GPT 기반의 챗봇에 대해서 들어 보셨어요?”
“GPT요? 네, 알아요. 왜요?”
“그럼 이걸 한번 보세요.”

고평택은 전화기를 박진영에게 건네주었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게 바로 지금 도입된 최첨단 인공지능 수사 기법의 결과입니다. 저희는 이 인공지능과 협력하여 이 사건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게누스 포르코룸 트루쿨렌토룸 비슷한 건데요. 시험적으로 도입해서 사용해 보는 프로그램이지요. 한국 정부에서 바로 도입해서 사용하기에는 도저히 절차가 너무 복잡할 수도 있어서, 전면 사용은 못하고 있는 것 같지만, 일단 시범적으로 이렇게 사용하고 있는 겁니다.”

박은영은 전화기에 나와 있는 결과를 보았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 인공지능 분석 보고서 -

조사 결과, 용의자는 피해자를 따뜻한 욕조 속에 담가 체온을 조작하여 사망 추정 시간을 조작하는 수법을 사용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알리바이 조작에 대한 의심을 풀기 위해 저지른 범죄로 판단됩니다.

첫째, 피해자를 욕조에 담가 체온을 인위적으로 높이는 것은 시신의 실제 사망시간을 조작하는 것과 동일합니다. 이는 범죄자가 범행 후 남아있는 시간을 가리기 위한 목적이 있으며, 범행 당시 용의자가 혼자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알리바이 조작의 일환으로 판단됩니다.

둘째, 피해자가 욕조에 담겨 있었다는 것은 용의자가 이를 준비한 것임을 시사합니다. 이는 사전에 범행을 계획하고 철저하게 준비한 것으로, 범행이 고의적이고 계획된 것임을 시사합니다.

셋째, 이러한 수법은 범죄자의 심리적 특성과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범죄자는 범행 후 범행과 관련된 증거를 파멸시키기 위해 범행의 추적을 어렵게 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이러한 행동은 이를 증명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알리바이 조작의 수법을 사용한 용의자의 범죄 행위는 적극적으로 추궁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수법이 공식적으로 적발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수사와 추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고평택은 박은영의 표정이 바뀌는 것을 관찰했다. 그는 박은영에게 말했다.

“이건 당신의 범행 수법을 정확하게 파악한 것입니다. 당신은 최유진씨를 살해한 후 시신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사망 추정 시간을 조작하는 수법을 사용 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러 나갔다는 거짓 알리바이를 만들었습니다. 이게 최신 인공지능 추리의 결론입니다. 아직 제 추리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요.”

결국 그때부터 박은영은 태도가 달라지게 되었다. 박은영은 비록 인공지능 수사의 결과 자신이 범인이라고 지목 된 상태이지만, 실제 사람의 수사에서 정말로 지목되었다는 말을 들은 것은 아니었다. 인공지능이 아닌 사람, 고평택이 자신을 진범이라고 밝히면서 지목하기 전에 먼저 범행을 인정하면 수사관이 확신하기 전에 먼저 협조해서 자백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최대한 자신이 자발적으로 죄를 인정했다는 사실과 반성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작될 거라고 생각했다. 법에 밝은 변호사다운 최적의 판단이었다.

박은영 사건은 그렇게 해결 되었다.

반장을 비롯한 동료들은 고평택에게 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 K-GPT에 수사기록도 다 입력 되어 있나? 그걸 확률적으로 분석해서 가장 범인일 확률이 높은 사람을 찍어 주는 거야? 증거도 찍어 주고, 용의자랑 대화할 때 압박하기 위해서 어떤 대사를 써야 하는 지도 인공지능이 알려 주고?”

고평택은 소리내어 잠깐 웃었다. 그리고 나서 대답했다.

“그런 것은 전혀 아니고요. K-GPT가 뻔한 말 지어내는 건 굉장히 잘 하잖아요. 그래서 그냥 요즘에 알리바이 속이기 위해서 가장 뻔하게 쓸만한 이야기를 하나 상황에 맞게 지어내 보라고 했죠. 그러면 가장 뻔하게 사용할 만한 별 재미 없는 추리소설 줄거리지만 추리소설 거의 안 보던 사람들에게는 괜찮아 보일 법한 줄거리 같은 게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아마 범죄 수법 궁리하는 법인도 딱 그 정도 수법을 떠올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 거였어요. 그게 제일 뻔하니까.”

동료들은 여전히 알듯말듯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고평택은 사건에 대한 서류처리 프로그램을 켜면서 말했다.

“범인이 전문직 종사자였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원래 좀 자신감이 과도하죠. 누구나 좀 생각하면 떠올릴 만한 그 뻔한 범죄 수법이 아주 대단한 속임수라고 믿은 겁니다. 애초에 정말 똑똑한 사람이었으면 살인 같은 짓을 할 리가 없는 것이고. 그리고 엄청난 인공지능을 이용했으니 뭐든 놀라운 일을 할 수 있다고 바람을 잡은 거죠. 그리고 나서 K-GPT를 이용해서 별것도 아닌 이야기이지만 장황하게 전문가 보고서처럼 글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내밀었어요. 그런 건 잘 하잖아요? 그럴 듯해 보이죠. 인공지능이 세상을 다 뒤엎는다는 이야기에 겁먹는 거야 요즘 세상 분위기고. 그러니까 움찔하지 않겠어요.”
“용케 맞아 떨어졌네.”
“별 다른 방법이 없었으니까요.”

고평택 주위의 동료들은 아직도 질문할 것이 많은 듯 보였다. 그러나 고평택은 그들에게 물러가 달라고 부탁했다.

“수사 서류 입력하는 시스템에서 서류작업하는 게 정말 귀찮은데 정작 이런 잡일하는 데에는 K-GPT를 못 쓰는 것 아시죠? 특수 보안 프로그램이랑 K-GPT 자체 보안 프로그램이 충돌을 일으켜서 컴퓨터가 바로 꺼졌다가 다시 켜지거든요. 저도 끝내고 좀 쉬려면 이제부터는 저 혼자 바짝 일해야 하니까, 일할 시간 좀 주십시오. 형사님.”

 


- 2023년, 익선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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