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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모터사이클을 타고 내려오다

곽재식

 

천사가 모터사이클을 타고 내려오다


1.
1949년 1월, 거리에는 보궐 선거 벽보가 붙어 있었다. 밤이 되자 길거리는 한결 더 추워졌지만, 길 가다 멈춰 서서 벽보를 쳐다 보는 사람들은 많았다. 차가운 한 손을 지폐 한 장 없는 빈 주머니에 집어 넣고 헤진 옷을 여물며 덜덜 떨던 사람도 포스터 앞에서는 멈춰 섰다.

서 있는 몸 구석구석으로는 냉기는 비린내처럼 스며들 것이다. 그러나 선거의 환상은 추위를 잠시 잊게 만든다. 바로 여러분이 이 사람이 벼슬아치가 될 지 말 지 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거창한 어르신들이 여러분 마음에 들고자 어릿광대짓을 할 겁니다. 세상이 바뀌어 여러분이 이런 걸 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길 위에 쌓인 흰 눈이 가로등 빛을 반사하면 벽보 속 얼굴들은 꼭 서커스단의 광고판처럼 보였다. 한참 그것들을 구경하던 행인은 녹은 눈이 신발 안으로 스며 들어서야, 갈 길이 얼마나 멀고 오늘 밤이 얼마나 추운 지 깨닫고 그 앞을 떠났다.

나도 창가 쪽에 서 있었다. 창 밖으로 벽보가 잘 보이는 쪽이었다. 하지만 선거 포스터를 보려고 서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서울 시내에 또 전기가 끊겼기 때문에 나는 그나마 전기가 들어 오는 가로등 불빛에 가까운 쪽에 있고 싶었다. 거리 가로등 빛이 사무실 창문으로 들어 오면서 창틀과 바닥과 내 얼굴 위에 네모 그림자를 드리웠다. 십자 모양의 그림자가 내 얼굴 위에 생기자, 내 모습은 탈락자의 얼굴에 가위표를 한 노래자랑 대회 광고판 모양이 되었다. 국회의원 후보들 중에는 평양에 말을 잘 해서 전기를 보내 달라고 할 거라는 자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는 것이 기억 났다. 그런 자들 중에 인기 있다는 사람 198명을 뽑아 두었지만 손님 없는 탐정 사무실에서 저녁을 버틸 전기는 아직도 모자랐다.

이래서야 아무도 사무실에 찾아 올 것 같지 않았다. 이미 문 밖 복도는 무덤 속처럼 캄캄해 보였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나 고개를 돌렸을 때 또 다른 몇몇 행인들이 선거 벽보 앞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러자 또 한 번 선거철은 탐정들의 크리스마스라는 오래된 격언이 떠올랐다.

선거에 나온 후보들은 다른 후보들이 옛날에 도적은 아니었는지, 사기꾼 전력은 없는 지, 그 집 자식이 망나니는 아닌지 알아 내서 흠을 잡고 싶어 한다. 하다 못해 상대 후보의 머리가 가발이라거나 상대 후보의 할아버지가 누구네 집 노비였다든가 하는 소식이라도 캐내 보려고 한다. 거느리고 있는 똘마니의 숫자가 많지 않은 후보라면, 그런 조사는 탐정들에게 맡길 것이다. 선거가 치열해 지면 불 꺼진 사무실 앞에 떨어질 일거리라도 한 둘 쯤은 있을 지도 모른다.

나는 벽보 앞에 멈춰 서는 사람이 셋 만 더 지나갈 때까지만 기다리기로 했다. 술 취한 중년 남자 떼들이 거리에 몰려 오고 있었고, 단숨에 벽보 앞에 멈춰 서는 사람이 셋이 되었다. 멀리서 트럼펫 소리가 들려 왔다. 근처 술집에서 연주하는 영감이 새로운 곡을 연습하는 소리였다. 나는 너무 빨리 세 사람을 채웠으니, 무효라고 마음 속으로 중얼거렸다. 다시 저 트럼펫 곡이 끝날 때까지만 기다리기로 했다. 나는 트럼펫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영감의 연주는 같이 울어 주는 것 같았고, 실력이 모자라서 어려운 부분은 한 없이 반복 되었다.

그러고 있는데, 어둠 속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들어 오시라고 말하면서 내 얼굴이 잘 보이도록 창 옆으로 섰다. 그리고 들어 온 사람의 얼굴을 보려고 했다.

문이 열리고 걸어 들어온 사람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회사의 제복을 입고 있었다. 어둠이라든가, 소리 없는 복도라든가, 일거리가 없는 탐정이라든가 하는 따위는 조금도 두려울 것이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여자였다. 제복을 자세히 보니 제법 번듯한 회사의 사무실에서 온 사람인 것 같아 보였다. 걸어 오면서 희미한 빛에 그 얼굴이 점점 더 뚜렷히 보였다. 왼쪽 얼굴에 더 짙은 화장이 앉아 있었다. 뒷골목 사기꾼들과 매시간 부딪히며 야박한 세상 위를 언제까지나 뛰어다닌 것 같은 눈빛이었는데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깊은 산골에서 자라난 사람 같은 억세고 강한 느낌도 있었다.

그녀는 인사도 없이 나에게 물었다. 목소리는 여기에 오게 되었다는 것 자체가 진절머리 나는 일이라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런 데서도 사람을 따라 다니면서 지켜 봐 주는 일을 할 수 있나요?”
“그 사람이 열 두 살 이상이라면 할 수 있습니다. 열 두 살이 안 된다면, 아래층 국수 가게에서 일하는 할머니에게 부탁하시면 될 겁니다.”

내가 대답하자 그녀는 나에게 웃어 보였다. 빙판에 나자빠진 사람을 보고 킥킥거리는 것 같이 들렸다.

“열 두 살이 넘기야 했지.”

나는 그녀에게 다시 물었다.

“보호해야 할 사람이 선거에 나온 후보입니까?”

격렬한 선거에서는 상대방 후보 쪽의 지지자들이 후보의 드잡이를 하자고 몰려 드는 때가 있기도 하고, 손쉽게 선거를 이기기 원하는 사람들은 권총과 납 총알로 가장 확실한 선거운동을 원할 때도 있었으니까.

“반대.”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기 명함을 나에게 내밀었다.

“거기 뒤에 적혀 있는 주소에 가 보면 서른 살 좀 더 된 남자 둘이 있을 거에요.”
“그 두 사람이 선거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입니까?”
“뭐 대충 그런 셈이지요.”
“어떤 식으로 그런 셈입니까?”
“걔네들이 다른 후보를 몽둥이로 때리려고 하거나 총질을 하려고 하지는 않는 지 봐주면 돼요.”
“선거에 이기기 위해 한 후보에 고용 되어서 상대 후보를 해치려고 하는 사람들이란 말입니까?”
“정말 그럴 지 어떨 지는 확실히 몰라요. 그래서 감시해 달라고 하는 거에요. 그 둘이 정말로 무슨 짓을 할 것 같거든 명함에 있는 전화번호로 연락해 주면 되고.”

명함에는 아래 쪽에 여자 이름과 경리 및 비서라는 직함이 전화 번호와 함께 인쇄 되어 있었고, 그 중앙에는 찬란한 명필의 글자체로 농기계 유통 회사의 상호가 거대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이 회사의 사장이 선거에 나오셨는데 총을 맞을까 걱정을 하고 계신 겁니까? 아니면 회사 중역 중 한 분과 친한 어떤 양반이 선거에 나오셨는데 도와 드리려고 하는 겁니까?”

그녀는 내가 묻는 말에 답하지 않았다. 대신 다른 이야기로 대답했다.

“지켜 봐야 한다는 그 둘은 광복 전에 독립운동을 한답시고 여기저기 내내 떠돌던 사람들이라서, 젊은 시절 동안 다른 일 하는것 없이 권총에 폭탄만 붙들고 살았던 사람들이에요.”
“그것이 문제입니까?”
“독립운동 한다면서 열심히 좇아 다니던 시절에, 무슨무슨 선생이다, 무슨무슨 장군이다 하는 굵직한 분들이 열심히 도망치시는 동안 망을 봐주고, 쏘라면 총쏘고 던지라면 수류탄 던지는 게 걔네들 일이었지. 광복이 되고 민주주의 세상이라니까 한 십년 그러고 다닌 재주가 무슨 쓸모가 있나? 따라다니던 선생님이란 양반의 일이 잘 풀렸으면 그 줄로 따라 가서 벼슬자리라도 하나 하는 건데, 걔네들이 따라 다니던 선생님이란 사람은 원래 반공파였다가 막판에 돈이 없어서 공산당 쪽에 또 잠깐 붙었었거든. 그러니 남쪽에서는 공산당 취급이지, 북쪽에서는 원래 반공파였던 가짜 공산당 취급이지. 아주 끔찍스럽게 인기가 없어졌어요. 그래 저래 할 일이 없다 보니, 그 선생님이란 사람은 이제 소식도 끊겼고, 따라다니던 둘은 이상한 짓이라도 하려는 지 모르겠다고 하니까.”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그래서 그 두 사람이 먹고 살 길이 없어서 이번 선거에서 후보에게 총질해 달라는 일거리라도 받았다는 겁니까? 어디서 그런 일을 알게 된 겁니까?”

그녀는 대답을 하지 않고 잠깐 두 눈을 감았다. 더 이상 입을 열어 자세히 말할 수 없는데, 입은 이미 닫고 있으니 눈꺼풀도 닫아 주자는 것 같아 보였다. 마침 트럼펫 영감이 드디어 어려운 부분을 부드럽게 연주해내는 데 성공한 소리가 들렸다. 곡조는 그가 연주한 것 중에 가장 구슬프게 들렸다. 그런데 그 슬픈 소리에 그녀의 얼굴은 아주 조금도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나는 그녀에게 다시 물었다.

“제가 따라 다녀야 할 그 두 사람에게 이름이 있습니까?”
“하나는 봉천 곰 콧구멍이라고 하고, 다른 하나는 하얼빈 모기 다리.”

나는 다시 그녀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었으나 더욱 더 진절머리 난다는 얼굴이었다. 우연의 일치로 사실 오늘 점심때까지 나도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으므로, 괜히 호감이 생겼다.

“할 수는 있습니다만,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는 지 좀 더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왜라니. 민주국가 대한민국에서 선거에 총질하는 놈들 없게 하면 좋은 것은 당연하지 않아요?”

그러면서 그녀는 얼마나 돈을 내면 되는 지나 대답하라고 채근했다. 내 말을 듣더니 그녀는 들고 있던 가방을 챙겨서 일어 나려고 했다. 그러면서 말했다.

“선금은 못 드리고. 값은 부르신 대로 쳐드릴 거고. 그 둘을 일 없이 잘 잡아 두시면 선금만큼 보너스를 드리지요.”
“선금을 못 받으면 곤란합니다.”

나는 명함의 상호를 다시 쳐다 보았다.

“이 정도면 제법 넉넉한 회사 아닙니까? 고작 몇 푼 안 되는 선금을 아끼실 이유가 있으십니까?”

그러나 그녀는 나를 쳐다 보지 않고 걸어 나갔다. 문을 닫기 직전에 나를 다시 돌아 보았다.

“하기 싫으면 마시던가. 나도 이제 이런 짓 더는 안 하려고.”

그녀는 캄캄한 복도 속으로 사라졌다. 추운 사무실에 나는 혼자 남게 되었다.

곰곰히 생각 해 보니, 아무래도 이 어두운 사무실에 다시 걸어 들어 올 사람이 또 있을 것 같지는 않았고, 하기 싫은 일은 아니라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고 싶었다. 나는 그녀가 명함 뒤편에 써 준 주소로 찾아 가 보기로 했다.

“언제부터 일을 하면 됩니까?”

복도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돌아 왔다.

“지금부터.”


2.
주소를 따라 가 보니 그곳은 소를 잡는 도축장 근처였다. 그곳에 선술집이 하나 있었는데, 나무를 덕지덕지 갖다 대어 몇 차례 억지로 넓힌 모양을 하고 있었다. 나무 판자 몇은 썩어 있었고, 그 이상한 나무 판자 냄새와 함께 바깥까지 기름 냄새와 술 냄새가 섞여 나왔다. 석유등으로 빛나고 있는 선술집 내부는 추위를 피해 걸어 들어온 사람들 모두를 찐득한 쇠기름과 독한 술 냄새에 빠뜨릴 수 있는 늪처럼 보였다. 내가 걸어 들어가야 할 곳이었다.

안을 들여다 보니 무엇이 즐거운 지 히히 거리며 웃는 늙은이가 둘, 서로 술 마시는 모습이 익숙하다는 척 겨루고 있는 애송이가 셋이 있었고, 그녀가 말해 준 대로 서른 살이 좀 더 되어 보이는 남자 둘도 앉아 있었다. 술집 안의 사람들은 대체로 소 내장 요리를 불에 구우며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얼핏 보아도 두 남자 앞에 놓여 있는 음식의 양은 매우 적었다. 그런데도 둘은 그것을 집어 먹지 않고 꺼멓게 타도록 끝없이 뒤적거리고만 있었다.

나는 두 사람의 말을 듣기 위해 근처 자리에 앉았다. 내 앞에 나타난 가게 주인은 그 대가로 돈을 짭짤하게 벌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즐거운 태도로 굽신거리며 주문을 받았다. 두 사람의 근처에 앉기 위해 나는 문 앞 자리에 앉아야 했으므로, 바람이 불 때마다 콧잔등이 얼음망치로 두들겨 맞는 것 같았다.

그에 비해 일은 어렵지 않게 풀렸다. 곁눈질로 둘의 얼굴을 보자마자 나는 누가 봉천 곰 콧구멍이고 누가 하얼빈 모기 다리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기가 막히게도 그 둘은, 곰 콧구멍과 모기 다리가 백일 동안 동굴에 들어 가 사람이 되기 위해 기도해서 변신한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 될 것이다라고 할 만한 모습이었다.

“동지, 참으로 통탄할 일이 아닌가 이 말이야. 대한의 독립을 위해서 밤낮을 잊고 목숨을 걸었던 우리 같은 지사들은 추운 밤, 탁주 한 사발에 나라 걱정을 달래며 떨어야 하는데. 어찌, 선거에 나오는 작자들은 죄다 돈 밖에 없는 멍청이 아니면, 책만 읽은 학자 따위냐 이 말이야. 정치학자, 경제학자, 수학자, 과학자 따위가 무슨 나라를 세우고 지키는 큰 일을 알겠는가 이 말이야.”

곰 콧구멍은 술에 취했는지 큰 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술집 안의 사람들은 비슷한 정도로 취해가고 있었기 때문에 다들 그만한 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안 쪽 자리에 앉아서 떠들고 있는 사람이나, 뒷자리에 앉아서 뭔가를 끊임 없이 욕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곰 콧구멍의 말소리가 멀리서 환청처럼 들려 오는 죽어 가는 소 울음소리와 별반 다르지 않게 들리는 듯 보였다.

화로의 온기에서 나오는 연기처럼 그 많은 시끄러운 말소리들이 술집 안을 휘돌며 탁하게 가득차고 있었다. 나는 그 사이에서 곰 콧구멍의 말에 답하는 모기 다리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다시 귀를 그쪽으로 향해 보았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를 알아 주는 그 어른을 위해 거사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일세. 우리가 세상을 뒤엎으면 그 어른이 선거에 이길 걸세.”

곰 콧구멍은 거사라든가 뒤엎는다는 말의 어감이 즐거운 지, 그 운율에 맞춰 술잔을 들이켰다. 안타깝게도 술잔은 이미 비어 있었다.

둘은 잠깐 말 없이 숯덩이가 된 소 창자를 보았다. 곰 콧구멍이 다시 먼저 말했다.

“그런데 이 보시게 동지. 그 어른은 작년까지만 해도 우리가 모시던 선생님을 욕하던 사람 아니었는가? 그런 자가 정말로 동포를 위하고 대한을 위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나도 그 때문에 사실 이번 일을 받아 오기까지 고민이 많았다네. 동지.”

모기 다리는 그렇게 말하며 심각한 얼굴을 했다. 그 표정은 대단히 우스워서 그대로 영화를 찍어 극장에 걸으면 2분 동안은 관객들이 자지러질만 해 보였다.

“그러나 생각해 보시게, 동지. 이미 우리 선생님께서는 뜻이 꺾이어 세상사에 미련을 두지 않고 숨어 지내시기로 하지 않았는가. 이러한 마당에 이 어른과 우리 선생님이 비록 옛 일에 작은 원한이 있다 한들, 그것이 큰 일을 따지는 데에 무슨 큰 상관이겠는가? 소련이나 미국에 댈 연줄이 없고, 돈 떨어지면 찾아 주는 이가 없는 이 세상에서 우리에게 일을 맡기고 싶어 하신다는 자체가 우리를 믿고 있다는 뜻 아니겠는가?”
“그 말은 맞는 말일세, 동지. 그 어른이 우리를 찾아 주기 전까지 우리를 찾는 사람은 오래토록 없었으니.”
“그렇다네, 동지. 그렇게 우리를 믿는다는 것은 또 우리와 뜻이 같다는 뜻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그렇다면 그것은 바로 나라를 위하고 동포를 위하는 우리의 뜻과 같다는 것 아니겠는가? 그 어른이 비록 우리 선생님과 작은 옛 원한은 있다고 하나 지금은 오히려 큰 그림에서 우리의 애국충정과 같은 뜻이란 말 아니겠는가?”
“과연 그렇구만. 자네의 말이 참으로 명쾌하네 동지.”

곰 콧구멍과 모기 다리는 다시 껄껄 웃으며 술잔을 부딪혔다. 여전히 두 술 잔 안에는 술이 없었다. 두 사람은 다시 말이 없어졌다. 나는 내 술이라도 좀 나눠 주고 싶었다.

곰 콧구멍은 부질 없이 불탄 소 창자를 한 번 뒤적였다. 그러다가 다시 말을 했다.

“그러면 우리가 거사를 치를 장소와 목표가 될 사람은 정해졌는가?”
“그렇다네, 동지.”

그리고 모기 다리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는 연극에서 두리번거리는 연기를 하는 것처럼 눈을 굴리며 좌우를 돌아볼 뿐이어서, 바로 자기 등 뒤쪽에서 대화를 다 엿듣고 있는 나는 전혀 알아 보지 못했다. 그런데도 그는 조심스러운 지, 고개를 곰 콧구멍 쪽으로 가까이 해서 한결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했다.

나는 그 소리를 듣기 위해 집중했다. 그런데 마침 그때, 술집 안 쪽의 세 사람이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발길을 돌리려고-” 무엇이 그리 기쁜지 노래 소리는 우렁찼고, 술 취한 사람들 중에는 옆 자리에서 들리는 그 노래 소리에 같이 장단을 맞추는 사람도 있었다. 그 때문에 곰 콧구멍과 모기 다리의 대화는 들리지 않았다.

노래가 다 끝나고 나서야 나는 이어지는 둘의 대화를 들을 수 있었다.

“선거 연설회가 내일이니, 그 전에 거사를 해야 깨끗하게 적을 막을 수 있다네.”
“그렇다면, 당장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하지 않겠는가? 동지.”
“그렇다네, 동지.”
“그럼 어서 발길을 옮기세. 눈 길을 밟는 취한 청년들의 가난한 한 발걸음이지만, 이 걸음이 세상을 바꾸는 길로 가는 걸음이 될 걸세.”

곰 콧구멍과 모기 다리는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먼저 곰 콧구멍이 외투를 입었는데, 그의 외투는 대단히 낡아서 어디가 팔을 넣는 곳인지, 어디가 단추를 잠그는 곳인지도 제대로 구분할 수 없을 것 같은 모양이었다. 곰 콧구멍이 그 외투를 입는 모양은 거대한 굴 같은 곳 속에 들어 가는 모습처럼 보였다. 그 외투를 입고 옷깃을 여민 채 걷는 모습은 항아리를 묻어 놓은 구덩이가 땅 위에서 걸어다니고 있는 것 같았다. 뒤따라 모기 다리도 외투를 입었는데, 그의 옷은 어떻게 세탁을 했는지 색이 기이한 모습으로 바래 있었다. 그의 옷은 곰 콧구멍의 옷 못지 않게 낡아 있었는데, 크기가 작으니 더 초라해 보였다. 보고 있으면 건강한 사람이라도 어째 코가 막힌 느낌을 들게 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두 사람은 술값을 치르러 일어서서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온 몸의 주머니를 바닥까지 긁었다. 이상하게도 요란하게 쩔그렁거리며 쇠 부딛히는 소리는 크게 났지만, 둘이 꺼내 놓은 것을 합쳐도 주인이 오래 헤아려야 하는 액수 밖에 되지 않았다. 결코 돈의 액수가 많아서 헤아리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주인은 끈기가 있었고 둘의 술값을 마지막 한 푼까지 정확하게 받아내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세상을 뒤엎는 거사를 떠들던 두 남자를 언제나 친절한 얼굴로 웃으며 하얀 차이를 드러내는 주인이 간단히 위압하고 있었다.

나는 그 사이에 다른 직원에게 먼저 돈을 내고 일어 났다. 뒤따라 가는 것이 들키지 않으려면 먼저 가게에서 나서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는 가게 밖으로 멀리 걸어 나가는 듯이 했다가 옆 골목으로 들어 가서 서성이기로 했다. 하는 일 없이 기다리고 있을 때, 등잔에 쓰는 석유를 팔고 다니는 사람과 마주쳤고, 나는 그와 깡통에 담은 기름 값을 흥정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기름 파는 사람은 욕심이 많았다. 하지만 밀매꾼다운 조바심도 많은 사람이어서 지루하게 숫자를 주고 받는 것을 오래 버티지 못했다.

기름 파는 사람이 나와 거래를 마치고 투덜거리며 골목을 벗어날 때 까지도 곰 콧구멍과 모기 다리는 술값 계산을 끝내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그 둘은 내놓은 돈 중에 옛날 엽전까지 더 해 계산을 마치고 나서야 가게를 나설 수 있었다.

그들은 거의 같이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좁은 길을 통해 어두운 공간으로 걸었다. 지금 서울 어두운 길거리마다 낡은 옷을 입고 빈 주머니로 걷고 있는 지친 사람들을 헤아려 보면 대략 천이백명 쯤은 될 것이다. 두 사람은 그 무리에 이제 합류한 것이다.

처음에는 두 사람을 몰래 따라 가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곰 콧구멍과 모기 다리는 걷다 말고 이상하게 고개를 좌우와 앞뒤로 움직이곤 했다. 정말로 주위를 살펴 보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버릇인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어디서 배운 재주인지도 알 수 없었지만, 몰래 뒤따라 가는 사람이 있다면 시선의 방향에 걸릴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게 할 수 있는 솜씨였다. 둘은 항상 그런 식으로 걸었다. 그렇게 걸으면서 어색해하지도 않았다. 주절주절 술 취한 말을 중얼거리며 밤길을 걷다가, 문득 고개를 돌리는데 그러면서도 중얼거리는 잡담은 부드럽게 이어졌다.

하는 수 없이 나는 점점 더 멀리 떨어져 걷기로 했다. 만약 곰 콧구멍이나 모기 다리가 나를 유심히 살펴 보는 것 같다면 그때부터 방향을 바꾸어 다른 길로 걸어도 이상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리를 띄우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이번에는 보이지도 않는 밤길에서 앞서 가는 둘을 놓칠 것이 걱정되었다.

그리고 있는데, 멀지 않은 곳에서 사람 때리는 소리가 났다. 소리만으로도 때리는 사람 쪽이 적극적이고 의욕적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통행금지 시간이 지난 것을 모르나?” “이 놈들아, 내가 누구인지 알고 이러느냐?” “법을 지키는 시민이라면 모두 통행금지 시간을 지켜야 하는데, 통행금지 시간을 어기고 걷는 자라면 그 자는 도적인가 강도인가?” 술 취한 흥에 빠져 있던 어느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들리고, 그를 다그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다그치는 목소리는 길가는 사람을 붙잡아 윽박지를 수 있다는 사실에 분명히 뿌듯해 하고 있었다. 민보단 단원이겠지 싶었다. 아마도 어제 오후 쯤에 처음 단원에 가입하게 됐고, 그래서 이제 자기도 다른 사람을 겁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마음 속으로 기뻐 견딜 수 없어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곰 콧구멍과 모기 다리가 민보단 단원과 싸우게 되면 어떻게 될 지 상상했다. 곰 콧구멍은 벌컥 소리를 지르다가 먼저 민보단 단원에게 한 대 얻어 맞을 것이다. 그러면 모기 다리는 웃고 있는 민보단 단원의 눈을 찌르려고 하겠지. 아마 술에 취한 그 손은 빗나갈 것이고 그러면 그냥 다리를 붙잡고 늘어지며 뒹굴어 보려고 할 것이다. 눈밭에서 셋이 엉켜 뒹굴면서 때리고 맞는 소리를 내면, 깊은 밤 멀리 울려 퍼지는 그 소리에 먼 동네의 개들이 놀라 같이 짖어 응답해 주겠지.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질 지 어떨 지 주의 깊게 쳐다 보면서 나는 계속 둘을 뒤따라 걸었다. 한편으로 통행금지 단속에 걸렸을 때 뭐라고 핑계를 댈 지 궁리하는 일도 시작했다. 내가 탐정 사무소를 처음 열면서 했던 일이 통행금지 단속에 걸리면 뭐라고 대답할 지 미리 짜두는 일이었다. 나는 열 여섯 가지 핑계거리를 만들어 두었다. 첫번째 의뢰인이 찾아 오기까지 시간이 더 걸렸다면 열 일곱가지나 열 여덟 가지, 이백가지가 될 지도 몰랐다. 그 중에서 나는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장소, 내 행색과 오늘 날씨에 가장 잘 어울리는 핑계를 골랐다. 그러고 보니, 곰 콧구멍과 모기 다리는 그런 핑계를 준비하고는 있을 지 궁금했다.

그런데 곰 콧구멍이 말 없이 외투 주머니에서 뭔가 새카만 것을 꺼내는 것이 보였다. 새카만 것이지만 희미하게 빛을 반사하는 광택이 있었다. 그것은 잘 닦아 놓은 권총이었다.

그러자 모기 다리는 곰 콧구멍의 팔을 붙잡고 두 번 정도 가볍게 툭툭쳤다. 그리고 다른 손을 허공에 들어 옆쪽 방향을 가리켰다. 내 생각에는 곰 콧구멍이 통행금지 단속반과 싸울 준비를 하고 있는데, 모기 다리가 그것을 말리고, 다른 골목길로 숨어 들자고 이야기하는 듯 싶었다.

곰 콧구멍은 잠깐 멈칫거렸다. 그러는 사이에 모기 다리가 먼저 샛길로 빠졌다. 곰 콧구멍은 잠시 서서 권총을 매만졌다. 권총은 곰 콧구멍의 손에 들려 있으니 아주 작아 보였다. 결국 그는 권총을 다시 주머니 안에 집어 넣었다. 그리고 모기 다리가 손짓하고 있던 샛길로 방향을 돌렸다.

나는 두 사람을 놓칠까 싶어 뛰어 갔다. 내 뛰는 발소리와 아직도 사람을 때리고 있는 누구인지 모를 민보단원의 소리가 뒤섞여 들렸다. 샛길에 들어서 보니, 길이 구불구불해서 이미 모기 다리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곰 콧구멍의 커다란 등만 보였다.

나는 다시 발걸음을 늦춰 곰 콧구멍이 뒤따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모르게 하려고 했다. 좁게 이어지는 길은 어느 수풀 옆을 지나고 있었다. 무너진 성벽 돌 같은 것이 널브러져 있는 가파른 내리막길을 지나자, 거리의 건물과 인적이 몇 발자국 만에 드물어졌다.

그리고 그 앞에는 제법 넓은 개천이 흐르고 있었다. 두 사람은 그 물가를 따라 걷고 있었다. 나는 두 사람이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물가로 들어서지 않고 조금 더 기다리면서 거리를 벌렸다.

썩은 냄새가 희미하게 풍겨왔다. 온갖 더러운 것이 얼마나 떠다니는 개천인지 알 수가 없었지만, 밤에 보기에는 어느 맑은 물과 다를 바 없이 그저 검기만 했다. 그 썩은 물에 새하얀 달이 잘 다듬은 보석처럼 비치고 있었다. 새벽이 다가 오도록 걷는 길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허옇게 빛나던 눈 길은 우리가 지날 때 마다 발에 밟혀 진흙탕으로 변해 갔다. 하룻밤 사이에 그런 진흙탕에 닿은 발자국이 몇 천 개씩 생겨났다. 그 옆으로 끊임 없이 찰랑이는 작은 물결은 자기들끼리만 빠져 있는 연인들이 지겹게 사랑을 속삭이는 소리 같았다. 

그렇게 걸어서 서울을 벗어나 인근의 어느 소도시로 접어 들어섰고, 그러고 나서도 적지 않은 시간을 걸어 갔을 무렵이었다. 곰 콧구멍인지, 모기 다리인지, 누구 하나가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 왔다. 물소리 말고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밤이라서 그 소리는 멀리까지 퍼졌다. 나는 그 가사를 들어 볼 수 있었다. 무슨 군가나 행진곡에 붙여 부르는 노래 같았다.

얼마 후 노래에 다시 흥이 올랐는지, 두 사람이 취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듯이 나누는 대화가 다시 들려 왔다.

“동지, 우리 옛날 동지들이 다시 또 보고 싶네.”
“샹하이에서 도망쳐서 양자강 강변을 따라 말을 타고 달릴 때가 꼭 이런 밤이었던 것 같네. 동지”
“그럴리가 있겠는가. 이렇게 춥지는 않았지.”
“그러나 동지, 뒤쫓아 오는 놈들의 총알이 쏟아져서 머리통 위의 머리카락을 쑥쑥 스치고 지나가는데, 오히려 이보다 더 서늘하지 않았겠는가?”
“동지, 그러나 나는 오히려 그때 우리와 함께 싸웠던 동지들의 뛰는 가슴을 생각할 제 그렇게 온몸이 뜨거웠다네.”

그리고나서 둘은 끝도 없이 무슨무슨 산에서 있었던 총격전이라든가, 무슨무슨 성에서 목숨을 잃을 뻔 했던 이야기 등을 계속 떠들었다.

귀를 틀어 막고 싶을 정도로 그런 이야기를 길게 하다가, 곰 콧구멍이 목소리를 한결 낮추어 다른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그래도 곰 콧구멍의 목소리는 여전히 보통 보다 컸고, 밤은 보통 보다 훨씬 고요했다. 때문에 내 귀에는 그 대화가 그대로 다 들려 왔다. 대화에서 조금이라도 알아 듣기 어려운 부분은 술에 취한 발음이었기 때문이지, 목소리가 작은 것 때문은 아니었다.

“그래서 이번에 우리가 잡을 놈은 그 흉악한 적의 자식이란 말인가?”
“그렇네, 동지. 자식을 우리가 붙잡고 선거에서 물러나라고 한다면, 자식의 목숨이 아까울테니 선거를 그만두지 않을 도리가 있겠는가? 그러면 우리를 믿어주시는 그 어른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게 되는 거라네. 어디에서 어떤 아이를 붙잡아서 어디에다 가두어 놓아야 하는 지는 정확하게 알고 왔으니, 찾기는 어렵지 않을 걸세.”

그 대목은 재미 없는 이야기만 들으면서 추운 밤을 새며 걸었던 값을 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나는 날이 밝고 전화가 있는 곳을 찾아 내기만 하면 바로 의뢰인에게 연락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곰 콧구멍의 질문은 계속 되었다.

“동지, 이 선거가 이렇게 해서라도 이겨야 할 만큼 중요한 선거인가?”
“지금 세상 돌아 가는 정세를 보면, 지방자치단체 선거 제도를 지금 거진 다 만들어 놓고도, 당파 간에 다툼이 심해서 시행을 못하고 있다고 하네. 그래서 정식 시행 전에 시범으로 도시 몇 군데에서 먼저 시장을 뽑아 보면서 시험을 하게 되었네. 그게 바로 이번 선거일세. 그러니 이 선거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앞으로 천년만년 이어질 대한민국의 지방자치단체 제도가 바뀌는 것이나 다름 없단 말일세.”
“역시 자네의 세상 꿰뚫어 보는 안목은 참으로 놀랍네. 놀라서 감탄하고, 또 감탄할만 하네.”
“동지, 그 무슨 말인가. 하늘도 울리게 하고 땅도 떨게 하는 자네의 의기와 비할 바겠는가.”

그리고 둘은 웃기 시작했는데, 웃음이 이십분은 지속되는 것 같았다.

달이 지고 새벽별이 떠오를 때 즘, 둘은 물가에서 벗어나 언덕배기를 오르는 쪽으로 길을 바꾸었다. 장터가 있는 소도시의 읍내 방향이었다.


3.
두 사람은 읍내의 소학교 앞에 도착했다. 그들의 걸음이 눈에 뜨이게 느려지는 것이 보였다. 나는 그들이 오려고 했던 곳이 이 학교라고 짐작했다. 그렇다면 혹시라도 의심을 받기 전에 내가 그들 옆을 지나서 다른 곳으로 간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는 약간 술 취한 걸음을 흉내내어 학교 담장 옆을 걸었다. 그리고 두 사람과 마주칠 뻔 하다가 옆으로 돌아 지나갔다. 두 사람이 이야기할 때마다 입에서 하얀 입김이 나오고 그 작은 온기가 차가운 공기에 삭아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항상 학교에 맨 먼저 온다는데. 또래보다는 키가 조금 크고, 하얀 털이 달린 귀마개를 하고 있다고 하네, 동지.”

나는 모기 다리가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두 사람이 노리고 있는 상대방 후보의 자식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었다.

둘은 학교 담장 옆에서 날이 밝고 어린이들이 몰려들 때까지 기다리려는 것 같았다. 그러니 그들은 술에 취해 눈 쌓인 길 옆 담장에 기대어 서 있어도 얼어 죽지 않는 재주를 오늘도 열심히 연습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재주를 익히는 데는 아무 관심이 없었다. 어딘가 따뜻한 곳에 앉아 있으면서도 두 사람을 멀리서 지켜볼 수 있는 장소를 찾아야 했다.

마침 오르막길을 조금 더 올라간 곳에 국수 가게가 한 군데 있었다. 부지런한 가게 주인이 막 가게 문을 열고 이른 새벽 장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국수를 삼는 따뜻한 물의 훈기가 길 옆까지 퍼져 나왔다.

“안녕하십니까?”

나는 인사를 하고 가게 안으로 들어 갔다. 밤새도록 술 취한 유괴범 뒤를 따라 진창길을 걸었던 것 치고는 친근하게 인사하려고 노력했지만, 나를 보는 가게 주인의 표정은 바닥에 엎어진 국수처럼 보였다.

“아직 장사 안 합니다.”
“날이 추워서 난로 불에 몸이라도 녹이려고 합니다. 국수 값은 드릴테니, 국수는 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래도 장사 안 합니다. 좀 있다 여섯시 반이나 되거든 다시 오시오.”

나는 가게 주인과 몇 마디 말을 더 나누며 그의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비틀거리는 주정뱅이 몇을 새벽에 가게에 앉게 해 주었다가 주정뱅이들이 몇 번 행패를 부리거나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자빠진 통에 아침 장사를 망친 경험이 그 얼굴 속에 있었다. 나는 좀 더 좋은 말로 설득하려고 애를 쓰다가, 밀매꾼에게 구한 등잔 기름을 값 대신 그에게 치르겠다고 제안 했다.

역시 좋은 말 보다 나쁜 기름이 더 효과가 좋았다. 가게 주인은 나를 길가 쪽 자리에 앉게 해 주었다.

앉아서 학교 쪽을 보니 건물 윤곽이 희미하게 보였다. 먼동이 터오는 시각이 가까워 오고 있었다. 학교는 구식 벽돌 건물이었고, 엎드린 채 잠들어 있는 거대한 짐승처럼 보였다. 겨울방학 중이라 아이들이 드나들지 않기 때문에 더 생기가 없어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그래도 가만 보니 아주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닌 듯 싶었다. 운동장에는 눈을 치운 흔적이 있었고, 눈을 치우지 않은 곳에는 오가던 작은 발자국들이 보였다. 아마도 중학교 입시를 위해 시험 공부를 하는 아이들이 드나드는 것이거나, 그 아이들을 부러워하며 따라 다니는 아이들의 발이 남긴 자국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학교 담장 쪽에는 그 아이들이 남긴 쓰레기를 태우는 곳이 있었다. 아직도 불이 다 꺼지지 않고 남아 있는지 담장 위로 연기가 피어 올랐다.

모기 다리는 더러운 것이 타 없어지고 있는 그 연기를 바라 보았다. 그는 곰 콧구멍에게 손짓을 했다. 곰 콧구멍은 모기 다리를 따라 갔고, 둘은 쓰레기 태우는 곳과 붙어 있는 담벽 아래에 서게 되었다. “동지, 이쪽 벽은 따뜻한 온기가 있다네” “그렇구만. 참으로 따뜻하기가 황제의 침실이나 다를바 없네.” 그 둘은 다시 껄껄 웃더니 그들이 황제의 침실이라고 부르는 쓰레기 태우는 곳 옆 담벽에 등을 딱 붙였다.

그들은 거기에 붙어서 날이 샐 때까지 가만 있었다. 처음에는 또 동포와 겨레에 대해서 떠드는가 싶더니, 또 만리장성을 넘고 초원을 달리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그 모든 말들은 점차 흩어지는 것 같았고, 대화는 차츰 느려졌다. 해가 뜰 때 쯤이 되자, 두 사람은 벽에 기댄 채 주저앉아 쿨쿨 잠이 들어버렸다.

국수 가게 주인은 자리를 차지 하고 앉아 가만히 학교 쪽을 보는 나를 가끔 곁눈으로 보았다. 그러다 텅 비어 있는 탁자 위가 보기 싫은 지 사발 하나를 내어 왔다.

“국수 삶은 물이오. 숭늉처럼 마시면 되오.”

그리고 국수를 주문하려면 값이 얼마라고 묻지도 않은 이야기를 내게 해 주었다. 나는 두 손으로 따뜻한 사발을 잡았다. 마시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러고 있는데, 아이 하나가 학교 쪽으로 걸어 오는 것이 보였다. 아이는 짐작되는 나이보다 키는 커 보였고, 귀마개를 하고 있었는데 그 색깔은 하얀 색이었다. 졸린 모습이나 지친 모습은 조금도 없는 야무진 표정이었다. 아이는 학교 정문을 통과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러다 담벼락에 기대어 자고 있던 곰 콧구멍과 모기 다리를 보게 되었다.

아이는 두 사람이 주저 앉아 있는 곳으로 걸어 갔다. 얼굴 표정은 그대로 였다. 아이는 두 사람 앞에 다가가 섰다. 나는 국수가게 문 옆에 차양을 칠 때 사용하는 긴 나무 막대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나무 막대를 들어 무게와 단단한 정도를 가늠해 보았다. 나는 그것을 무기처럼 한 손으로 들고 두 사람 곁에 가까이 간 아이 쪽을 향해 빠르게 움직였다.

그런데 아이는 두 사람의 어깨를 흔들어 둘을 깨웠다. 모기 다리가 먼저 눈을 떴다. 아침의 햇빛에 눈이 부셔 그는 눈을 찌푸렸다. 아직 잠이 덜 깬 두 사람에게 아이가 말했다.

“선생님들, 이런 곳에서 주무시면 동상 걸리십니다. 일어 나십시오.”

아이의 목소리는 밝았고 예상보다 훨씬 컸다. 곰 콧구멍도 일어나 아이를 보게 되었다.

“이제 아침이니 몸을 녹일 곳을 찾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곰 콧구멍은 아직도 꿈을 꾸는 것 같은 목소리로, “고맙소, 동지”라고 말했다. 그러다 앞에 서 있는 것이 아이인 것을 깨닫고 눈을 더 크게 떠 보려고 했다.

곰 콧구멍의 안색이 바뀐 것을 보고 모기 다리는 자기도 아이를 똑바로 쳐다 보았다. 그 눈에는 핏줄이 벌겋게 보였지만 재빠르게 움직였다. 그 눈은 아이의 키를 가늠하고 아이의 귀마개와 색깔을 확인했다. 그는 오른손을 뻗어 주머니에 넣었다. 손에는 권총 손잡이가 붙잡혔을 것이다.

그런데 그때 곰 콧구멍이 모기 다리의 오른손을 붙잡았다. 그리고 모기 다리의 얼굴을 말 없이 쳐다 보았다. 곰 콧구멍은 그리고 다시 아이를 쳐다 보고, 한 번 더 고맙다고 말했다. 그러자 아이는 고개를 까딱해서 인사를 하고는 둘을 떠나 학교 안으로 들어 갔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들고 있던 나무 막대를 등 뒤로 숨기고 그대로 물러나서 다시 가게 쪽으로 되돌아갔다.

모기 다리와 곰 콧구멍의 말 소리가 들렸다.

“저 아이가 그 흉악한 후보의 자식이 틀림 없지 않은가? 저 아이를 잡아야 그 흉악한 후보가 선거를 포기하게 만들 수 있단 말일세.”
“그러나 동지, 아무래도 어찌 우리가 고작 저런 어린 아이를 겁주는 일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지금 저 야비한 적들은 온갖 비열한 수법으로 동포들을 괴롭히고 애국지사들의 피를 빨아 먹고 있는데, 그 적들과 싸우는 우리로서 이 정도는 할 수 있는 일 아닌가?”
“우리는 옛날 백만 적병의 기관총 앞에서도 헝겊 조각 군복 한 장을 방패처럼 내세우고 맨몸으로 뛰어 들었고, 폭탄을 매단 적의 전투기가 나타날 때에도 권총을 들어 그 조종사를 맞히겠다고 창공을 조준하겠다는 기개가 있었네. 그럴진데, 아무리 그래도 어찌 저런 어린 아이를 상대하겠는가? 동지. 하물며, 저 아이는 우리가 자신을 잡아 가려는 것도 모르고 도리어 우리가 얼어 죽지 않을까 걱정하고 깨워주었으니 이는 곧 생명의 은인인 셈 아닌가? 우리가 어찌 생명의 은인을 배반할 수 있겠는가?”

곰 콧구멍의 말이 끝나자 모기 다리는 하늘을 올려다 보며 탄식했다. 그 입에서는 꼭 술 취해서 우는 사람 같은 소리가 흘러나왔다.

“가슴이 찢어지는 한이로구나. 큰 뜻을 위해 동포의 적을 무찌르자니 비겁한 짓을 해야 하고, 당당하고 의롭게 살고자 하니 큰 뜻을 놓쳐야 하는가.”

그런 등등의 말을 둘은 몇 차례 더 주고 받았다. 하나 둘 학교로 걸어 들어 오는 아이들이 늘어 나고, 그 아이들이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는 어른 둘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 보게 되었을 때, 겨우 모기 다리가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했다.

“우리가 세상을 뒤엎으려면 반드시 그 흉악한 후보를 선거에서 패배하게 해야 하네. 그렇다면, 꼭 그 자식을 괴롭힐 필요가 있는가? 당당하게 그 후보를 찾아 가 그 놈을 직접 만나 해결하도록 하세.”
“그런데 우리는 그 후보가 어떻게 생겼고 어디에 사는지 모르지 않는가?”
“그 자식은 이미 찾았으니, 그 아이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갈 때 몰래 따라가면 반드시 그 후보를 찾을 수 있을 걸세, 동지.”
“과연, 동지의 지략은 삼봉(*각주처리-조선의 개국공신인 정도전을 말함)이 놀랄 만하구만.”

그때부터, 그 둘은 한 나절 내내 학교 옆을 맴돌며 아이가 학교를 마칠 때까지 마냥 기다렸다.

음악 수업을 하는 교실에서 노랫소리가 들려올 때가 되면 그들은 그 옆에서 곡조가 흥겨운지 발을 까닥까닥 움직이며 장단을 맞추기도 했고, 담장 너머 보이는 교실에서 국어 시간이 되어 시를 배울 때에는 멋진 구절이 들릴 때 마다 “옳거니”라거나 “좋구나”라고 감탄하기도 했다. 점심 때가 가까운 수업 시간에 교사가 이순신이 싸운 이야기와 그 최후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둘은 넋을 읽고 거기에 빠져들었는데, 이야기를 잘 듣기 위해 담벽에 매달리듯이 붙어 있을 정도였다. 그러다 이순신이 죽는 대목에 이르자 거진 눈물을 흘릴 듯이 안타까워하며 쿵쿵 소리가 나도록 주먹으로 담을 때리기도 하는 것이었다.

나는 두 사람이 목표를 후보의 자식에서 후보 본인으로 바꾸었다는 사실을 의뢰인에게 알리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둘이 학교 가까이에 머물고 있는 동안 나는 근처 가게를 모조리 돌아 다니며 전화가 있는 집을 알아 보았지만, 전화가 있는 집은 두 집 밖에 없었으며, 그나마 한 곳은 전화가 고장이 났고, 한 곳은 전화선이 고장이 났다고 했다.

나는 전화선이 고장난 집의 전화를 떼어다가 전화가 고장난 집으로 들고 가서 전화를 해보려고 두 가게 주인을 설득하려 했다. 동시에 그러는 사이에 갑자기 두 사람이 마음이 바뀌어 벌컥 학교 안으로 아이를 붙잡으러 쳐들어 가지는 않는 지도 지켜 봐야 했다.

“전화선은 전화선 주인 것을 쓰고 전화기는 전화 주인 것을 써서 내가 통화를 할테니, 전화요금 만큼은 전화선 주인에게 드리고, 그 절반 만큼을 전화기 주인에게 드리면 어떻겠습니까? 전화선이 있는 곳으로 가서 통화를 할 테니 제가 그 자리를 차지 하는 값으로 전화선 주인에게는 2할을 더 얹어 드릴 것이고, 전화기를 제가 잠깐 옮겨 다른 곳으로 가져 가야 하니 그 위험 부담금으로 전화기 주인에게도 2할을 더 얹어 드릴 것입니다.”
“그런데 원래대로 다시 되돌려 놓았을 때, 우리 전화선과 전화기가 망가지지 않고 그대로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소? 원래 전화기와 전화선은 고장 나 있으니 전화 통화가 잘 된다는 것으로 증명할 수는 없는 것 아니오?”

전화 주인들을 설득하며 배배 꼬인 대화를 나누는 도중에, 나는 아이들이 학교 밖으로 와르르 뛰어 나오는 것을 보았다. 반대편에서 같은 모습을 본 곰 콧구멍과 모기 다리는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결국 아이를 따라 가서 후보 본인을 찾아 내 해친다는 계획을 실행하려는 것이었다.

갑자기 졸음이 몰려 왔다. 이제 어린애를 몰래 따라 가는 총잡이 둘을 몰래 따라 가는 것이 내 역할이었다. 명배우들이 서로 맡겠다고 다툴만한 역할과는 거리가 멀었다.


4.
두 사람은 어린이가 집에 들어 가는 모습을 숨어서 지켜 보았다.

“아버지, 다녀왔어요.”

둘은 어린이가 인사한 사람을 쳐다 보았다.

어린이의 아버지라는 사람은 턱수염을 길게 기른 모습으로, 백범이 신문에 실릴 사진을 찍을 때 입는 것과 꼭 같아 보이는 두루마기를 입고 있었다. 왜정 시절에 어떤 사람이 나라를 잃은 분개에 반드시 나라를 되찾는 호걸이 되겠다고 결심하고 깊은 산에 들어 가서 30년 동안 무예와 도술을 갈고 닦았는데, 마침내 자신의 무예와 도술이 완성되었다고 믿고 산에서 내려왔더니 그 사이에 일본제국은 원자폭탄을 맞고 이미 패망했더라는 이야기를 나는 알고 있었다. 턱수염 기른 남자는 바로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면 썩 어울릴 법한 모습이었다.

그곳에 있는 사람 중에 완력이 정말로 강한 사람은 곰 콧구멍이었다. 어린이가 집 안으로 들어 가고 그 아버지인 턱수염 난 남자가 눈을 쓸겠다고 마당 앞쪽으로 나오자, 곰 콧구멍은 뛰어 들어가 턱수염의 팔을 꺾고 입을 틀어 막았다. 고장난 트럭이 내리막길로 미끄러져 덮쳐 오는 듯한 기세였다. 모기 다리는 그를 뒤따라 가서 턱수염의 얼굴 앞에 권총을 꺼내 들었다.

“겨레와 동포의 이름으로 흉적을 처단하는 것이니, 선생은 오늘 이렇게 된 것이 다 선생의 죄악 때문임을 생각하고 자신의 행적을 조금이라도 후회하기 바라오.”

마침 눈이 내리기 시작해서 주변에서는 더욱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느낌이었다. 모기 다리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메아리쳤다.

턱수염은 뭐라고 소리를 지르거나 대답하려는 것 같았다. 그러나 곰 콧구멍이 그의 입을 틀어 막은 더러운 헝겊 조각은 단단히 조여 있어서, 행주로 탁자 얼룩을 지울 때 나는 소리 정도 밖에 나지 않았다. 가만 보니, 어쨌건 제발 그 더러운 헝겊 조각만은 빼달라고 애원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곰 콧구멍이 모기 다리가 들고 있는 권총을 붙잡았다.

“동지, 굳이 이 자를 저승으로 배달해 줄 필요야 있겠는가? 선거에서 지게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오늘 아침 우리 생명을 구해 준 은인의 아버지인데, 정오도 되기 전에 부고를 듣게 하는 것은 영웅다운 행동이 아니지 않은가?”

모기 다리는 그 말을 듣고 고민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미 총을 빼어 들 때부터 곰 콧구멍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것 같았다.

“자네의 말이 참으로 호걸답다 할 만하네, 동지. 그렇다면 원래 아이를 잡아 두려고 했던 곳으로 이 흉적을 잡아 가는 것이 어떻겠는가?”

곰 콧구멍은 고개를 끄덕여 대답하고는 품 속에서 커다란 자루 하나를 꺼냈다. 자루를 꺼내고 나니 곰 콧구멍 외투의 이상하게 부풀었던 모양이 조금은 정상으로 돌아와 보였다. 그 자루 안에는 굵은 끈이 몇 개 있었는데, 곰 콧구멍은 그 끈으로 턱수염의 몸과 사지를 단단히 묶고 그를 통째로 자루 안에 집어 넣었다. 끈을 묶는 곰 콧구멍의 손은 날렵했는데, 그 손이 그렇게 재빠르게 움직일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기에 나는 서커스를 구경하는 기분이었다.

묶인 채 자루로 들어 가는 턱수염 얼굴 앞에 모기 다리는 다시 권총을 바짝 들이댔다.

“선생은 우리가 알아서 잘 모시고 갈 테니, 조용하고 얌전히 계시오. 만약 소리를 내면, 이 총을 써서 납덩어리로 된 팝콘을 입 속에 쳐넣어 주겠소.”

두 사람이 나오는 기색이 보이기에 나는 길 모퉁이로 걸어 나가 숨었다. 눈발이 굵어져, 길가에 나와 있던 사람도 다들 어딘가로 들어 가고 있었다. 검은 발자국으로 더러워진 눈길에 다시 하얀 눈이 덮이기 시작했다. 그 위를 곰 콧구멍과 모기 다리는 빠른 걸음으로 달리듯이 걸었다. 곰 콧구멍은 턱수염 기른 남자가 든 커다란 자루를 짊어지고 있었다.

제법 먼 거리를 걸어 두 사람은 옆 동네 뒤편의 산기슭으로 갔다. 인적 없는 길은 오르막이기는 했지만 많이 가파르지도 않고 의외로 아주 좁지도 않아서 다른 사람을 붙들고 가는 유괴범들에게 유용했다. 그들은 탱자나무 가시가 우거진 울타리 뒤편을 따라 산을 올랐는데, 눈에 미끄러져 곰 콧구멍이 자루를 떨어 뜨리자 그 안에서 신음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모기 다리는 다시 권총을 자루에 들이 대며 뭐라고 떠들며 조용히 하라고 말했다. 썩은 낙엽과 더러워진 눈이 곰 콧구멍에게 잔뜩 묻었지만, 그는 그것을 털지도 않고 다시 빨리 걸으려고만 했다.

걷고 있는 두 사람과 붙들려 있는 한 사람이 가는 길 끝에는 무당이 신령에게 기도를 하는 조그만 당집이 있었다. 영험이라고는 없다는 사실이 진작에 완전히 증명이 되었는지, 족히 20년은 아무 무당도 찾아오지 않은 형편으로 보였다. 지붕에는 시든 풀꽃이 군데군데 자라나 있고, 반이 넘게 썩은 기둥 옆에는 무릎 높이까지 눈이 가득 쌓여 있었다. 모기 다리가 그 당집으로 들어 가자고 손을 들어 가리켰다.

거기까지 보고 나는 걸음을 돌려 반대로 내려왔다. 이제는 의뢰인에게 알려야 했다. 나는 두 사람을 제압하고 한 사람을 구해 내려면 경찰에게도 연락하는 편이 좋겠다고도 생각했다.

나는 산에서 가장 가까운 집을 찾아 대문을 두드리며 전화가 있냐고 물었다. 그 집에 사는 영감은 전화라는 말을 들어 본 적도 몇 번 없던 사람이어서 한 번에 말을 알아 듣지도 못했다. 나는 그 다음 집으로 가서 다시 전화를 찾았는데, 그 집 주인은 전화가 어떤 용도의 기계인지에 대해 좀 더 깊은 이해를 갖고 있었을 뿐 전화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였다.

전화를 찾아 돌아 다니는 동안, 나는 모자에 쌓이는 눈을 세 번 털어냈다. 눈은 곧 그칠 듯 했지만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농기계 도매 회사의 명함을 꺼내서 그녀와 연결되는 번호를 확인할 때, 명함 위에도 눈이 내려 앉았다. 햇빛 아래 그 명함을 다시 보니 명함이 반듯하고 보기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직장은 적어도 밤 새 술 취한 총잡이들을 좇는 일은 하지 않아도 되는 곳일 것이다.

그러나 곧 나는 그런 감상에 빠져 딴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을 후회했다. 겨우 전화기를 찾아 통화를 마치고 나올 때. 그때는 이제 아무도 나에게 더는 말을 걸 필요가 없는 때였는데, 누군가 나에게 말 거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아무 소리내지 말고 내가 가자는 쪽으로만 가시오.”

돌아 보니 내 앞에는 소리 없는 걸음으로 나를 따라 온 모기 다리가 서 있었다. 그렇게 해서, 나는 어린애를 몰래 따라 가는 총잡이 둘을 몰래 따라 가는 나를 몰래 따라 온 총잡이에게 걸려든 셈이 되었다.

총구가 등을 찌르고 있는 채로 걸으면서, 나는 이제 눈이 그쳤고 하늘이 파랗게 열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5.
허물어져 가는 당집 안은 비좁았다. 모기 다리, 곰 콧구멍, 턱수염 기른 남자와 내가 들어 앉아 있고 원래부터 그곳에 머무르고 있었던 들쥐 몇 마리까지 모여 있자니 천장까지 무엇인가로 꽉 채우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도 찬바람이 불때마다 온 집이 덜컹거려서 온몸이 오들거렸다. 무슨 생각을 할 수 있는 지, 무슨 말을 하는 지는 저마다 다른 네 사람과 들쥐 몇 마리가 모여 있었지만, 바람 불 때마다 모두가 같이 달달 떠는 모양은 합창을 하는 것 같았다.

“선생이 선거에서 물러나는 것이야말로 도리를 따르는 일이오. 사람으로 태어나서 도리를 따르는 일을 하고 살아야 하지 않겠소?”

모기 다리가 턱수염에게 말했다. 턱수염은 눈을 지그시 감더니 무슨 경전을 외는 듯한 목소리를 냈다. 말소리는 이상하게도 매우 느렸다.

“나는 선거에서 물러날 수가 없소.”

이번에는 곰 콧구멍이 말했다.

“이보시오, 선생. 우리는 선생을 해칠 생각이 지금은 없소. 선생이 선거 후보를 포기해 주기만 하면 된단 말이오.”
“나는 선거에서 물러날 수 없소.”
“선생이 끝까지 도리에 맞지 않은 길을 걷는다면, 그때는 우리도 어쩔 수가 없지 않겠소? 그것은 내가 바라는 바가 아니고, 내 동지가 바라는 바도 아니오. 선생 또한 그것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오.”
“무슨 말을 해도 선거에서 물러날 수가 없소.”

모기 다리가 끼어 들었다.

“나날이 학식을 키우며 의로운 인재로 자라고 있는 선생의 훌륭한 자식을 생각해 보시오. 비록 선생이 지금은 흉악한 자라고는 하나 개관천선하여 오래 오래 그 자식 곁에 있어 줘야 하지 않겠소?”
“그래도 나는 선거에서 물러날 수가 없소.”

턱수염은 주문처럼 한마디 대답을 반복했다. 무병장수를 비는 주문이라기 보다는 천당에 가기를 바라는 주문에 가까운 셈이었다.

곰 콧구멍과 모기 다리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총을 만지작거리는 것이 보였다. 턱수염은 한쪽 눈을 살짝 뜨고 주위를 살펴 보더니, 다시 짐짓 평온하면서도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눈을 감았다. 무엇인가를 마음 속으로 가만히 계속 끌어 모으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모기 다리가 턱수염을 마주 보고 앉았다. 모기 다리가 다시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한층 커져 있었다.

“그래도 상관 없소. 이제 곧 연설회가 시작될 거요. 지금 여기 선생이 우리에게 붙들려 있으면 선생은 연설회에서 연설을 할 수가 없소. 그러면 사람들은 선생이 선거를 포기했다고 생각할 것이오. 그러면, 선생은 어쨌거나 선거에서 질거요.”

모기 다리의 말에도 턱수염의 얼굴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턱수염은 아까와 똑같은 말투로 대답했다.

“당신들은 연설을 막을 수 없소.”

모기 다리는 혀를 찼다.

“유럽이나 미국과 같이 선거를 많이 치러 본 나라에서는 홍보 팸플릿을 나눠 주고, 라디오 방송으로 자기 뜻을 전파하는 것만으로도 선거 운동이 되어 좋은 글을 쓰고 좋은 방송을 한 사람이 선거에 당선되는 수도 있다고 들었소. 그러나 선생. 대한민국에는 이제 고작 첫번째 두번째 선거를 치르는 사람들 밖에 없단 말이오. 게다가 라디오를 갖고 방송을 들을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은 편이니, 연설회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선생이 선거를 치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요. 연설회에 못 나가면 선생은 어차피 선거에 질 것은 뻔한 일이오. 연설회에 나가서 소리지르는 함성과 박수 소리에 맞춰서, 연단 위에 올라서서는 허공에 주먹을 휘두르고 탁자를 내려치면서 한 바탕 소리를 지르는 공연을 해야, 그게 선거라고 생각한단 말이오.”

모기 다리는 정치인들이 연설하는 흉내를 냈다. 몇 번 쯤은 연습해 본 솜씨였다. 그러나 턱수염의 태도는 그대로였다.

“당신들은 이번 연설회를 막을 수 없소.”

그 말을 듣자 곰 콧구멍은 갑자기 내 쪽으로 오더니 내 팔목을 비틀어 시계를 보았다.

“선생, 이미 시간이 늦었소. 연설회 시간까지는 3분도 남지 않았소.”

모기 다리도 다가와 시계를 보았다.

“그렇구만, 동지. 선생, 지금 여기에서 연설회가 열리는 학교까지 기찻길이 뚫려 있고 선생이 기관차에 탄다고 해도 연설회장까지는 도착할 수 없소. 그런데 어떻게 연설회에 가겠단 말이오?”

턱수염은 눈을 뜨고 잠시 두 사람을 쳐다 보았다. 그리고 깊게 호흡을 하면서 주위를 둘러 보았다. 지루할 정도로 긴 시간 동안 그런 행동을 반복하더니, 다시 천천히 눈을 감았다. 턱수염은 눈을 감은 채로 말했다.

“연설회 일정을 늦출 필요는 없소.”

그러자 곰 콧구멍이 성을 냈다.

“그게 무슨 소리요? 선생이 축지법이라도 쓸 수 있단 말이오? 아니면 분신의 도술을 써서 몸을 둘로 만들어서 숨겨둔 몸 하나를 연설회에 대신 내 보낼 수라도 있단 말이오?”

그 말에 턱수염은 더 느린 소리로 대답을 했다. 그것은 다 죽어가는 사람이 온 힘을 다해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들렸다.

“당신들은 연설을 막을 수 없소.”

턱수염은 정신을 집중하는 듯이 눈썹에 힘을 주고 있었다. 곰 콧구멍이 다시 소리쳤다.

“그게 아니면 무슨 다른 도술로 이곳에서 소리를 내지만 다른 곳에 말을 할 수 있는 수법이라도 있단 말이오? 무선 통신 장치 같은 것을 숨겨왔소? 그런 것은 없지 않소? 단숨에 연기와 함께 사라졌다가 구름을 타고 학교로 날아갈 수 있는 도술을 익혔단 말이오?”

곰 콧구멍은 그리고 아주 짧지만 아주 큰 소리로 웃었다. 한편 모기 다리는 점차 말이 없어져 가만히 턱수염을 쳐다 보고 있었다. 곰 콧구멍도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모기 다리는 내 시계와 눈을 감고 있는 턱수염을 번갈아 쳐다 보며 시간을 보냈다. 정말로 갑자기 턱수염이 자리에서 사라져 버리거나, 하늘로 붕 떠오르지는 않을 지 조마조마하게 기다리는 것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초침이 움직이고 연설 시각을 향해 시각이 조금씩 다가가는 것에 맞춰서 점점 둘은 말이 없어졌다. 연설 시각이 거의 다 되어서는, 집 안에 조금도 온기가 생기지 않았는데도, 모기 다리와 곰 콧구멍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둘은 한 동안 그렇게 턱수염을 노려 보고만 있었다. 이 집에 있는 사람들은 묶여 있는 사람이나 풀려 있는 사람이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들쥐 소리만 들렸다.

“이제 당신이 연설할 시간이오. 그런데 당신은 여기 그대로 있지 않소? 어떻게 연설을 하며, 어떻게 선거에 이기겠다는 거요?”

모기 다리는 말을 하며 웃는 소리를 냈다. 그 웃는 소리는 악을 쓰는 소리이기도 했다. 턱수염이 대답했다.

“당신들이 나에게 총을 쏜다고 해도 선거를 막을 수는 없소.”

그 말을 듣자, 모기 다리는 정말로 권총을 꺼내서 턱수염에게 겨누었다. 문틈으로 들어 오는 한 줄기의 한낮 햇살을 받아 권총 가늠쇠가 번쩍거렸다.

“죽으면 무슨 선거를 한단 말이오? 귀신이 표를 받아 시장이 되고 국회의원이 되는 수가 있소?”

아무도 대답하지 않고 있는데, 마침 멀리서 귀신 우는 울음 소리 비슷한 것이 들렸다. 나는 전에 귀신 우는 울음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었으므로, 곧 다른 소리라고 짐작했다. 다시 가만 들어 보니, 그것은 이곳으로 다가 오고 있는 경찰의 사이렌 소리였다.

모기 다리는 황급히 나를 돌아 보았다. 나는 케케묵은 수수께끼에서 헤메고 있는 두 사람을 이제 도와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부탁 받은 대로 선생들이 어린애를 유괴해서 협박 편지를 보냈다면 일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거요. 선생들이 아는 것은 그 어린애가 다니는 학교와 어린애의 모습 뿐이었지 않소? 그런데 선생들은 무슨 마음을 먹었는지 계획을 바꿔서 어린애의 부모인 후보를 직접 공격하기로 했소. 그러다 이 꼴이 된 거요. 저 사람은 정말로 선거에서 물러나려고 해야 물러날 수가 없는 사람이란 말이오.”
“그게 무슨 소리인가?”

곰 콧구멍이 나를 보고 물었다. 그러나 모기 다리는 이제 무슨 일인지 알았다는 얼굴이 되었다. 모기 다리는 얼굴이 질려 벽에 기댔다. 나는 이어서 말했다.

“선거에 나선 후보는 여기 있는 그 어린이의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란 말이오. 선생들은 엉뚱한 사람을 붙잡아 왔소. 지금 학교의 연단에는 아이의 어머니가 예정대로 올라 서서 한창 연설을 하고 있다는 거요.”

그 말을 듣고 곰 콧구멍은 “뭐?” “다시 한번?” 같은 소리를 몇 번 하다가 결국 모기 다리와 같은 모양이 되어 벽에 기댔다.

나는 두 사람에게 말했다.

“경찰은 최소한 네 명은 올 것이고, 그 중에 둘 이상은 카빈 소총을 들고 올 거요. 권총을 버리고 바짝 엎드려서 빈 손부터 보여주며 살금살금 기어나가면 경찰도 죽이지는 않을 거요.”

그러나 둘 중 누구도 내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모기 다리는 곰 콧구멍에게 물었다.

“동지, 동지는 총알이 몇 발이나 있나?”
“두 발이 있다네.”

모기 다리는 권총 탄창을 뽑아 들었다. 질렸던 그의 얼굴은 그 사이에 이상한 미소가 감돌고 있었다.

“나는 사실 한 발도 총알이 없네. 동지, 총알을 나눠 줄 수 있겠는가?”
“같이 싸우는 동지에게 무기를 나눠주는 것을 아낄 수 있겠는가? 내가 갖고 있는 모든 화력의 절반을 동지에게 나눠 주겠네.”

곰 콧구멍의 얼굴은 벌겋게 변해 있었다. 그런데 그도 모기 다리와 비슷한 미소를 지었다. 곰 콧구멍은 한 발의 총알을 자기 총에서 꺼내어 차갑게 얼어 있는 모기 다리의 손에 쥐어 주었다.

“동지, 또 언제 다시 만날 수 있겠는가?”
“걱정 말게. 우리는 항상 헤어지면 만나고, 헤어지면 또 만나지 않았는가? 동지.”

둘은 서로 웃어 보였다. 그리고 권총을 세워 들고 경찰이 쳐들어 올 문 앞에 양쪽으로 섰다. 경찰 사이렌 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려왔다.

그런데 빠른 속도로 높고 날카로운 엔진소리가 다른 방향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하늘에서 번개가 꽂히는 소리 같았다. 그리고 뒷문 너머에서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쪽이다!”

곰 콧구멍과 모기 다리는 동시에 달려가 뒷문을 활짝 열었다.

흰 눈이 덮힌 길은 맑은 오후 하늘이 비쳐서 눈이 아플 정도로 빛을 내뿜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는 농기계 부품을 배달하던 모터사이클이 있었다. 모터사이클을 타고 있는 사람은 바로 나의 의뢰인이었다.

“백두산 기관총 천사!”

곰 콧구멍과 모기 다리가 그녀를 보고 소리쳤다. 둘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러나 의뢰인의 표정은 조금도 즐거운 것이 아니었다. 그녀의 옷깃과 머리칼은 찬 겨울 바람에 온통 휘날리고 있었다. 화장을 하지 않은 그녀의 왼쪽 뺨에는 선명하게 탄환이 스친 흉터가 있었다.

“이 놈들아, 세상이 바뀌었으면 바뀐 세상에 맞춰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 도대체 언제까지 내가 네 놈들을 건져 주러 다녀야 하느냐? 이게 정말로, 정말로 마지막이다.”
“동지, 동지, 이게 얼마만이오!”
“동지, 그 동안 무사하셨소!”

눈의 색깔만큼 밝아진 두 사람의 얼굴에는 눈물이 흐르려고 하고 있었다. 사이렌 소리 사이로 의뢰인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가리는 나중에 벌리고 얼른 뛰어 와서 타란 말이다.”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세 사람을 태운 모터사이클은 눈밭 먼 곳으로 사라졌다. 옛 동지가 엉뚱한 짓을 하고 다니는 것 같아 사비를 털어서 나에게 사건을 의뢰했던 농기구 도매회사 경리이자, 왕년의 독립운동가를 본 것은 그때가 마지막이었다.

1949년 1월 보궐선거에서는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여성 국회의원이 당선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 나는 그 학교에 일찍 오던 어린이의 어머니가 시장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의뢰인이 보내 준 수고비가 우편으로 도착했다.

- 2017년, 역삼동에서
 

(* 이 글은 2018년 미스테리아 18호에 실렸던 글을 아주 조금 수정하여 공개하는 것입니다.)

댓글 8
  • 심너울 20.01.31 10:23 댓글

    오랜만에 읽는 연작이네요. 작가님의 다른 작품과는 묘사의 결이 조금 다른 면이 있는 거 같아서 더 흥미로웠어요.

  • 심너울님께
    No Profile
    글쓴이 곽재식 20.01.31 13:18 댓글

    이 시리즈는 옛날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 흑백 시절 고전 느와르 영화 분위기 비슷하게 일부러 휘몰아 가 보고 있습니다. 언제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No Profile
    윤새턴 20.02.05 20:27 댓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선금은 못 주는데 일이 잘 끝나면 선금만큼 더 주겠다는 말이 떼먹겠다는 말을 고상하게 하는 것인가, 했는데 그런 것은 아니었군요.

  • 윤새턴님께
    No Profile
    글쓴이 곽재식 20.02.10 12:11 댓글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No Profile
    작은초 20.02.21 02:32 댓글

    미스테리아에 실렸던 작가님 다른 글(이 이야기와 비슷한 시대 탐정물!)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뢰인은 곰, 모기 두 사람에게 큰 믿음을 얻고 있는 것 같은데 왜 위험한 일을 하게 방치하고 큰 돈까지 들여가며 몰래 감시하다가 목숨이 위태로울 지경이 되어서야 나타났을까요? 역시 매우 답답한 사람인 거겠죠.

  • 작은초님께
    No Profile
    글쓴이 곽재식 20.02.29 15:27 댓글

    천사는 곰, 모기가 설마 일을 벌일까 싶어 반신반의 하다가 결국 일을 벌이자 진절머리를 내며 마지막으로 한번 도와 준 것이라고 저는 생각해 봤습니다. 그러나 작은초님 말씀처럼 상상할 수도 있겠습니다. 드러나지 않은 부분은 적당히 각자 상상해 볼 수 있는 영역으로 두어도 좋겠지요.

  • No Profile
    midnight 20.05.11 09:46 댓글

    총선 끝난지 얼마 안되서 이 소설을 읽으니 왠지 더 생생하고 재미있게 다가오네요. 저도 미스테리아에서 연재하시는 해방이후 탐정이야기 잘 읽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 midnight님께
    No Profile
    글쓴이 곽재식 20.05.31 00:27 댓글

    감사합니다. 미스테리아에서는 기회 있을 때 마다 그 시리즈로 꾸준해 가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미스테리아 30호에도 또 하나 더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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