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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충격 사건

한송(韩松)

1. 미묘한 낭패감

젊은 여자는 저우싱에게 바싹 달라붙어 있었다. 풍선처럼 부푼 가슴에서는 마치 꿀과 같은 끈적거림이 전해져 왔다. 그러나 여자는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다른 장소였다면 저우싱도 운이 좋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붐비는 지하철에서는 그저 빨리 역에 도착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여자의 몸에서 싸구려 화장품 냄새가 진하게 풍겨오는 지금 같은 경우라면 더더욱.

 그러니 저우싱이 지금 이 순간 느끼는 감정을 미묘한 낭패감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것이다.

 월요일 아침 출근 시간의 지하철은 언제나 이런 상태였다. 사람들을 비집고 가까스로 열차에 올라탄 것만으로도 인생에서 얻을 수 있는 거대한 성공의 일부를 이미 나누어 받은 것만 같았다. 열차 안은 옴짝달싹할 수 없을 정도로 붐비고 있었지만, 동시에 사람들 모두 자신만의 영역을 꿋꿋하게 지키고 있었다.

 어쨌든 일고여덟 역만 가면 저우싱이 내릴 역이었다. 목적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기에 저우싱은 자신 앞에 펼쳐진 상황에 대한 인내심을 유지할 수 있었다.

 열차가 다시 한번 멈췄다. 더 많은 승객이 쏟아져 들어왔고, 저우싱은 안쪽으로 자리를 옮기려 했으나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이미 비교적 편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승객들은 적의를 숨기지 않고 그를 사납게 노려보았다. 저우싱은 돈이 모이면 반드시 차부터 한 대 뽑겠다고 다시 한번 결심했다.

 그러나 곧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분명히 다음 역에 멈춰야 할 때인데, 지하철은 멈추지 않고 질주하고 있었다. 열차 안의 혼잡함은 마치 종양이 자라고 있는 것처럼 도저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국면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승객들도 계속 지하철에 타고 있던 관성 때문인지 바로 이 상황을 인식하지는 못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확실했다. 창밖으로 승강장은 하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저 깊은 바다와 같은 어둠만이 열차를 빠른 속도로 스쳐 가고 있었다.

 승객들은 더 이상 신문을 읽지 않았다. 워크맨의 스위치도 꺼버렸다. 모두의 얼굴에 놀라움과 두려움의 표정이 떠올랐고, 서로 아는 사람들끼리는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저우싱은 자신이 지금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황급히 팔을 꼬집어 보니 꿈이 아니었다! 저우싱 곁에 있는 남자의 이마에서도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열차 칸 끄트머리에서 여인의 날카로운 비명이 들려왔다.

 미묘한 낭패감은 이제야 정말로 시작인 모양이라고 저우싱은 생각했다.

2. 벗어날 희망이 없어

어느덧 열차는 이미 반 시간 째 달리고 있었다. 멈출 기미는 없었고, 차창 밖으로 승강장이 나타날 조짐 역시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저우싱 앞의 여자는 뱀이라도 된 것처럼 괴이하게 몸을 비비 꼬았다. 저우싱은 두려운 나머지 온몸이 움츠러들었다. 그러나 여자는 그저 가방에서 물건을 꺼내려는 것뿐이었다. 여자는 가방에서 꺼낸 휴대폰의 신호가 잡히지 않는 것을 보고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다른 사람들도 휴대폰으로 통화를 시도했지만, 모두 연결되지 않았다.

 “귀신에 홀린 거야!”

 여인은 보랏빛으로 변한 혀를 내민 채 낮게 포효했고, 저우싱은 그런 그녀를 보며 <요재지이>[1]에 나오는 여우 요괴를 떠올렸다. 당혹스러운 와중에도 은근히 타인의 불행을 즐기는 마음이 생겨났다. 또한, 의자에 앉아있거나 벽에 기대고 있는 승객들에게도 어느 정도 복수한 듯한 쾌감이 폭발했다.

 누군가가 흐느끼며 외쳤다.

 “어떻게 된 거지? 어떻게 해야 하지?”

 “걱정하지 말아요, 다 해결될 테니까. 아마 무슨 사고라도 난 거겠지. 브레이크가 고장이 났다든가. 거기에 불행이 겹쳐 밖이 정전이라도 된 모양이고. 그래서 우리가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거야.”

 누군가는 위로하듯 말했다.

 열차 안은 여전히 매우 환한 상태였고, 환풍기도 온 힘을 다해 소리 내며 돌아가고 있었다. 통풍과 산소 공급 모두 양호한 상황이었으니 아직 답답해 죽을 지경까지는 아니었다. 다만 사람들은 불안한 나머지, 마치 목이 매달리기라도 한 것처럼 벗어날 희망이 없는 상태로 더욱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

 그때 한 남자가 외쳤다.

 “나는 경찰이오! 모두 진정하고, 자신의 물건을 잘 지키시오!”

3. 먹을 것 있습니까

이렇게 한 시간 반이 흘러갔다. 차창 밖으로는 여전히 끝없는 어둠만이 펼쳐지고 있었다. 저우싱은 이제 다리에 힘이 다 풀리고 있었다. 아직 아침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뱃속에서 계속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나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평생 겪어보지 못한 극도의 기아 상태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거기에 공포와 경악, 그리고 분노까지 더해지니 갑자기 눈앞의 여자를 목 졸라 죽이고 싶은 충동이 생겨났다. 마치 이 기이한 일이 전부 다 그녀 때문에 벌어진 것만 같았다.

 여자의 얼굴은 흡사 악귀의 그것과 같아 보였다. 피처럼 붉은 두툼한 입술을 꽉 다문 채 딱딱하게 굳은 얼굴은 금방이라도 저우싱의 가슴팍으로 쓰러질 것만 같았다. 저우싱은 이런 비현실적인 현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동시에 오늘의 목적지가 자신에게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만은 절망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일단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과 달라붙어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개인적인 공간이 전혀 없었고, 지하철 안에 있는 사람들은 생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모두 거대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반쯤 미쳐가는 중이었다. 이렇게 힘든 것을, 예전에는 어떻게 하루하루 버텨냈던 것일까? 그야말로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어쨌든 지금 이 순간, 사람들의 인내심만은 서로의 감탄을 자아낼 만 했다.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고, 남자들도 제 의견을 발표하려 하지 않았으며, 그저 몇몇 여성만이 낮게 흐느끼고 있었다.

 다시 한 시간이 흐른 후, 누군가가 히스테릭하게 소리쳤다.

 “나는 심장병이 있어, 견딜 수가 없다고!”

 다시 귀청이 찢어질 듯 날카로운 외침이 들렸다.

 “사람이 쓰러졌어!”

 쓰러진 승객의 병명은 알 수 없었지만, 입가에 흰 거품을 물고 있었다. 사람이 너무 많았기에 그를 눕힐 공간은 아예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열차 내에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누구 구급약 있어요?”

 “어서 인중을 지압해봐!”

 저우싱은 당황스러운 와중에도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건 바로 쓸데없이 힘만 들이는, 그런 우스꽝스러운 짓 아닌가. 그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곧추세우고, 손잡이를 더욱 꽉 잡았다. 앞에 있는 여자의 얼굴은 자줏빛으로 어두워져 있었다. 여자의 가슴은 부들부채처럼 불안정하게 오르락내리락했고, 코에서는 악취가 계속 뿜어져 나왔다. 저우싱은 그녀에게도 곧 비슷한 문제가 생길 것이고, 자신이 바로 그 재난의 첫번째 피해자가 되리라는 생각이 들어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 보았다.

 “저기, 괜찮으신가요?”

 “괜찮아요. 그저 조금 숨이, 숨이 조금 막힐 뿐이에요.”

 “심호흡을 두어 번 하고,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해보세요. 곧 어느 정도는 나아질 겁니다.”

 “알려주어서 고마워요!”

 “그래, 어디에서 내릴 예정이었나요?”

 “박물관이요. 이미 지나쳤죠. 당신은요?”

 “유원지입니다. 하지만 유원지가 지금 어디 있는지 누가 알겠습니까?”

 두 사람은 어색하게 웃음을 교환한 후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저우싱의 마음속은 본래 이 여인에 대한 혐오감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뜻밖에도 부드럽고 상냥한 애정 같은 것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남자의 위선적인 본능일 것이다. 이럴 때조차 관성처럼 나타나 버리고 마는 본능.

 그러나 그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자신이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의 내용이었다.

 “하지만 유원지가 지금 어디 있는지 누가 알겠습니까?”

 그렇다. 바깥의 세계는 아직 정말로 존재하고 있는 걸까?

 저우싱은 여자를 자세히 뜯어 보았다. 여자가 입은 푸른 치마는 명품의 짝퉁으로 잔뜩 구겨져 있었다. 천의 재질이 조악한 것으로 보아 어디 마트 같은 데서 산 싸구려 같았다. 그는 여자에 대해 상상하기 시작했다. 이 여자는 어디에서 일하고 있을까? 어째서 아직 일을 그만두지 않았지? 이 여자도 나와 같이, 온종일 생계를 위해 온 힘을 다해 싸우고 있는 걸까? 역에 도착할 수 없는 지금의 위기란, 그녀 자신뿐 아니라 그녀의 가정에도 거대한 재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누가 그녀의 상황을 책임질 수 있을까?

 저우싱의 생각은 갑자기 또 다른 곳으로 튀어 올랐다. 만약 이 지하철 안에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치는 자가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그자는 단숨에 감옥에 갇힐 걱정을 덜면서, 오히려 영원히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은 해방감을 느낄 것이다. 그렇다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일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그러나 저우싱의 생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이 열차 칸에 있는 것은 새장에 갇혀 있는 것과 같은데 기분이 좋을 일이 뭐 있겠는가? 게다가 이 열차 칸에는 경찰도 있지 않은가.

 어찌 되었건, 철갑을 두른 열차는 지각을 상실하기라도 한 것처럼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여전히 질주하고 있었다. 이제 이 지하철에게 목적지 따위는 아무 상관 없는 것 같았다. 그러나 수명이 정해져 있는 승객 입장에서는 운명의 거대한 낙차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것, 어쩌면 이야말로 한길만을 가는 인생의 진실한 투영인 것은 아닐까. 사람들이 하나의 집합체가 되어,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거대한 사물에 말려든 채 동일한 속도로 앞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영원히, 숨을 돌릴 잠시의 여유조차 없이.

 바로 이때였다. 열차 칸 내의 어디선가 뭔가를 먹고 마시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주 리드미컬한 그 소리는 저우싱에게 그 어떤 소리보다도 우렁차게 들렸다. 내내 사람을 고통스럽게 만들던 열차 바퀴가 회전하는 소음조차 잠시 동안은 대수롭지 않은 배경음처럼 들릴 정도로, 주변의 모든 소리를 압도하는 소리였다. 저우싱은 도저히 참지 못하고 여자에게 물었다.

 “혹시 먹을 것 가진 것 없습니까?”

 “가방에 비스킷이 있어요.”

 “진짜 이상하네요, 대체 왜 이렇게 배가 고픈 것인지……”

 “저도 마찬가지예요. 너무 배가 고파 참기 힘들 정도예요. 다만 사람들 앞에서 뭔가를 먹기가 좀 민망하네요.”

 “이런 상황에서 민망하게 여길 것이 뭐 있겠습니까!”

 여자는 그제야 간신히 가죽 가방에서 과자를 꺼냈다. 주변에 있던 몇 사람이 바로 침을 흘리며 말했다.

 “우리도 좀 주시지요.”

 여자는 화가 난 듯 그들을 노려보았지만, 결국은 과자를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저우싱은 유쾌한 심정으로 비스킷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임무를 맡았고, 자신도 몇 조각 가졌다. 이때, 저우싱은 여자의 화장품 냄새가 이미 어느 정도는 사람을 달뜨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4. 앞으로 나가 봅시다

이변이 일어난 후로 네 시간이 흘렀다. 저우싱의 배고픔은 점점 더 심해져,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방금 뱃속으로 밀어 넣은 과자는 아무 소용 없었고, 갈증도 심했다.

 더 난감한 것은 한참 전부터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점이었다.

 물론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 해도 정말 별일은 아니다. 그저 여자의 말이 옳았을 뿐이다. 귀신에 홀린 것이다.

 심장이나 혈압이 좋지 않은 사람 몇몇이 병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중 한 사람은 빠르게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해 보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미 누군가를 배려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있잖아요, 지상에서는 우리에게 사고가 일어난 것을 알고 있을까요?”

 이번에는 여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어쩌면 자기 자신을 진정시키기 위해 아무 말이나 하는 것 같기도 했다.

 “분명히 알고 있을 겁니다. 어쨌든 지하철공사는 이 일에 책임이 있지요. 그들은 지금 우리를 구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과연 시간에 맞출 수 있을지는 모르겠군요.”

 “시간에 맞출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요?”

 저우싱은 대답하지 않았다. 눈앞에 구조대원들이 지하철 문을 여는 장면이 떠올랐다. 열차의 문이 열리고, 그들은 채 쓰러지지 못하고 꼿꼿하게 서있는, 온 몸에 푸른 곰팡이가 잔뜩 핀 채 굳어 있는 시체들을 발견한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정말로 브레이크가 고장 난 걸까요? 이 열차는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바깥은 어째서 이렇게 어두운 걸까?”

 여자가 다시 울부짖었다.

 저우싱은 생각했다. 열차가 혹시 납치당한 것은 아닐까? 그러나 그 말을 입 밖에 내지는 않았다. 별안간 다른 가능성을 한가지 더 생각해냈는데, 바로 사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었다. 어쩌면 지금 겪고 있는 이 순간이 바로 진실이며 정상적인 상황인지도 모른다. 그래, 어둠 속에 파묻힌 채 영원히, 정말로 끝없이 지속되는 이 상황이야 말로 진정한 현실인 것이다. 예전에 지하철에 타고 내렸던 것은 그저 어떤 시뮬레이션 중에 거짓으로 일종의 훈련 같은 것을 반복했음에 지나지 않았다. 지하철을 탈 때마다 몇 분에 한 번씩 나타나던 승강장도 우담화처럼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며 사람을 유혹하는 환각이었다.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교묘하게 설치된 미끼와 같은 그런 것, 사람들이 기쁜 마음으로 한 방향을 향해 기운차게 질주하게 만드는 그런 것 말이다. 모든 목적지는 사실 꿈 속의 어떤 단계에 불과하고, 그저 저 위에 고고하게 버티는 허황되고 웅장한 전당을 빛나게 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어째서 이 점을 좀 더 일찍 눈치채고, 평상심을 유지하며 상황에 대처하지 못했을까? 그러나 생활의 속임수가 보통은 이성(異性)에 대한 더 높은 추구로 나타나는 것을 모른다면, 이러한 가설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저우싱이 고뇌에 빠져 있는 동안, 젊은 남자 하나가 힘찬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을 앞쪽으로 보내 보지요. 가서 기관사의 상황을 살펴봐야 할 것 같아요. 아마도 기관실에 문제가 생긴 모양입니다.”

 매우 참신한 의견이었다. 모두 긴장하여 귀를 바짝 세운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객차의 문은 모두 폐쇄되어 있고, 객차끼리 서로 연결되어 있지도 않아요. 객차의 양 끝에 문짝조차 없다고요. 대체 어떻게 가자는 거죠?”

 잠시 후 누군가가 의심스럽게 물었다.

 젊은 남자가 대답했다.

 “지하철이 어떻게 설계되어 있는지는 신경 쓰지 마세요. 옆면의 창의 유리를 깨고, 열차의 벽을 따라 기어가면 되니까요.”

 “카산드라 크로싱[2], 그건 서양 영화지. 여긴 중국이라고.”

 누군가가 비웃듯이 외쳤다.

 “기관사를 방해할 방법은 없다고. 누가 감히 기관사에게 가서 말할 수 있지? 누가 기관사를 대신할 건데?”

 또 누군가가 마치 사정을 아주 잘 안다는 듯 말했다.

 “그래서는 아니 되오. 그건 사회의 안정을 파괴하는 행위이니. 공공질서를 지키지 않는 것은 위법이오.”

 경찰도 말하고 있었다.

 경찰의 말을 듣자 모두 더 이상은 입을 열지 않았다.

 “다들 이미 이렇게 급박한 상황인데도 그러시는군요. 모두 가지 않겠다면 내가 가겠습니다. 나는 예전에 암벽등반을 연습한 적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나도 실수할 가능성이 있으니, 만약 그렇게 된다면 모두 내 이름을 기억해주면 좋겠군요. 내 이름은 샤오지입니다.”

 샤오지라는 청년은 말을 끝낸 후 빠르게 열차 내의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저우싱은 그 눈빛에서 깊은 경멸이 쏟아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샤오지는 열차 안의 사람들이 모두 게으르고 비겁하다고 여기는 것 같았다.

 이 대담한 등반가는 좌우로 두 팔을 흔들더니, 양쪽에 장애물처럼 서 있는 사람들을 제치고 걷기 시작했다. 그는 바람 한 점 통하지 않을 것처럼 빽빽하게 뒤엉켜 있는 사람들의 무리 속을 헤엄치듯 빠져나가 창가에 도착했다. 단 한 사람도 그를 제지하러 나서지 않았다. 저우싱은 저 암벽 등반가가 바로 이 과정에서 필생의 에너지를 쓰고 있다고 생각했다. 암벽 등반가는 자신의 휴대폰을 들더니 정말로 창을 부수기 시작했다.

 쾅쾅쾅, 저우싱은 전율했다. 저우싱은 속으로 외쳤다. “잘됐군!” 그리고 모든 승객들이 자신처럼 마음 속으로 “잘됐군!”고 외치고 있으리라 생각했다. 물론 모두 그저 눈을 크게 뜨고 계속 방관자로 남아있으면서 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창의 유리가 깨지고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샤오지가 밖으로 빠져나갔는데, 그 몸놀림은 튼튼하고 건장한 고대 인류를 연상시켰다. 마치 마그마와 같이 요동치는 그의 젊은 뒷모습을 바라보며, 저우싱은 흠모까지는 아니지만, 질투를 느꼈다. 저우싱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편안한 죽음을 맞지는 못할, 행복한 도망자로군.”

 그때 차가운 바람이 강하게 밀려들어왔다. 누군가가 재채기를 했고, 모두 옷깃을 여미며 암벽 등반가가 곧 레일 위로 떨어져 고깃덩어리가 될 거로 생각했다. 열차 안의 사람들은 빠르게 평온함을 회복했고, 몇몇 사람은 심지어 눈을 감고 정신을 수양하는 척했다. 이때, 저우싱의 소변은 이미 바지를 축축하게 적시고 있었다.

 동시에, 그는 근처에서 풍겨오는 똥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5. 바깥에서

열차 밖으로 나온 샤오지는 도마뱀처럼 열차의 외벽에 찰싹 달라붙었다. 그는 순간적으로 몸서리를 치며 아비지옥에 들어온 것 같다고 생각했다.

 열차의 바퀴가 내는 거대한 굉음이 귀를 가득 채웠다. 마치 최대한으로 가동하는, 아주 좁은 인쇄작업장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었다. 열차 밖의 기온은 상상보다 훨씬 낮았는데, 꼭 열차의 양옆으로 끝이 없는 빙벽이 펼쳐져 있는 것만 같았다. 코를 킁킁거려 보니 액체질소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터널 안은 극한의 저온 상태로 냉각되고 있는 듯했고, 열차는 마치 고에너지 입자가 가속기 속으로 질주해 들어가는 것 같았다. 샤오지는 바로 앞으로 가지 않고 잠시 멈춘 채 기다렸지만, 승강장 불빛은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대단한 희망을 품고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는 열차가 예전에 들어본 적 없는 예비 터널에 들어섰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아마 전부 폐쇄된 순환선일 것이다. 최초에 지하철을 설계할 때,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기능을 부여한 것이 틀림없었다. 의외의 사고가 벌어지기라도 하면 시기적절하게 도망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기능 말이다. 혹시 지상에 어떤 재난이나 전쟁이 발생한 것은 아닐까? 그것도 아니라면, 비록 어떤 조짐도 없긴 했지만, 지구가 우주전이라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열차는 또 다른 기이한 시공 속으로 이미 빠져들었고, 이 시공 속의 물리 법칙은 인류가 이해하고 있는 것과 완전히 다른 것일지도 모른다.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엄습해왔다. 실제로 열차는 앞으로 나가고 있지 않고, 대신 열차가 존재하는 세계가 빠른 속도로 뒤로 물러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쩌면 예전에도, 아니 지하철이라는 것이 존재한 이래 이 열차는 아주 조금이라도 움직인 적이 없는 것은 아닐까. 차에 올라타고 내리던 모든 이들이며 때맞춰 나타나던 승강장들은 모두 마술사가 만들어낸 속임수에 지나지 않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 마술사는 승객들을 속여 정신을 마비시키고, 결국은 승객들의 돈주머니를 모두 비우고 그들의 청춘을 갈취하려는 것이고 말이다. 그도 아니라면, 혹시 이 터널 자체가 어떤 거대한 생물의 창자인 것은 아닐까? 인간들은 그저 알약 한 알이면 깨끗하게 사라져버릴 수 있는 기생충 한 무리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마술사가 아직 알약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인간들에게 이 창자의 연동 운동을 돕도록 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열차에서 벗어나 관찰자가 되고 나니 자꾸 이런 생각이 들어 두려웠다. 샤오지는 다시 자신을 다잡았다. 어떻게든 이 열차가 앞을 향해 나가고 있다고 상상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샤오지 자신이 더 이상 앞으로 나갈 동력을 잃어버릴 터였으니까. 진상을 알기 전에는 방금까지 머물고 있던 그 열차 칸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그는 조금씩 탐색하며 앞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열차의 꼭대기로 올라 가볼 엄두는 내지 못했다. 터널 위쪽에 있을지도 모르는 무엇에 자신의 머리나 몸이 부딪치기라도 할까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또한, 이 터널은 결코 보통의 터널이 아니니 살인을 위한 어떤 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고 단언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단단히 대비하기로 했다.

 그는 격자창 구조물을 잡고, 조심스럽게 앞을 향해 나아갔다. 15분 정도의 시간이 지나 겨우 사람들이 복잡한 표정으로 주시하는 가운데 원래 있던 열차 칸을 넘어설 수 있었다.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음 열차 칸의 상황도 별 차이가 없어 보였다. 승객들은 모두 불안정한 상태로 보였고, 이미 탈수 증상을 일으킨 사람도 있는 듯했다.

 사람들은 갑자기 남자 하나가 차창 밖 외벽에 달라붙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모두 귀신이라도 본 듯 비명을 질렀다. 샤오지는 큰 소리로 승객들에게 사정을 설명했지만, 그들 사이 유리 때문에 모두 샤오지의 말을 듣지 못했다.

 암벽 등반가는 곧 색연필을 한 자루 꺼내 유리 위에 쓰기 시작했다.

 “열차 앞쪽으로 갈 것이오. 나와 함께 하실 분이 있소?”

 모두 대답하지 않았다. 몇몇 사람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경멸하듯 머리를 흔들기도 했다.

 샤오지는 매우 실망했지만, 곧 다시 앞을 향해 기어가기 시작했다.

 그는 연속해서 열차 칸 두 개를 지났다. 그러나 그와 함께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었다.

 열차의 맨 앞에 도착하기까지, 열차 칸은 몇 칸이나 남아있을까?

6. 균형적인 승리

“이봐요, 혹시 먹을 것 더 있습니까?”

 저우싱은 도저히 참지 못하고 여자에게 물었다. 그리고 자신이 이미 이 여자에게 평범한 친분을 넘어 아주 친근한 마음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심지어 눈앞에 있는 이 생물이, 사실 동류 중에서 상당히 예쁘게 생긴 편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없어요.”

 여자가 고개를 저으며 미안한 듯 웃어 보였다. 그녀의 몸에서도 오줌을 지린 듯한 냄새가 풍겼는데, 덕분에 저우싱의 마음이 아주 편해지는 동시에 균형적인 승리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열차 안에 누가 먹을 것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겠네요.”

 여자는 침을 꼴깍 삼키며 다시 말했다.

 “사람은 반드시 뭔가를 먹어야 하지요. 먹을 것을 찾아내면 레이디 퍼스트니, 당신에게 먼저 양보하겠습니다.”

 “고마워요! 만약 살아서 나갈 수 있다면 아들에게 지하철에서의 이 경험을 꼭 이야기해줄 거예요. 그 애는 지금 세 살인데, 밥을 먹을 때면 항상 남기곤 하거든요.”

 여자의 눈가가 붉어졌다.

 “울지 마세요, 울지 마. 모두 살아서 나갈 수 있을 거예요.”

 저우싱은 뜻밖에도 마음이 약간 아파졌다.

 여자가 눈물을 훔쳤다.

 “그 사람, 열차를 멈출 수 있을까요?”

 “그러길 바랄 뿐이죠.”

 이렇게 대답했지만, 저우싱의 마음에는 모순이 존재했다. 그는 그 암벽 등반가가 모두를 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동시에, 실족하여 떨어져 죽었기를 바라고 있기도 했다. 단지 그 암벽 등반가가 모두 감히 엄두도 내지 못 하는 일을 해냈기에 느끼는 바람이었다.

 “주변 사람들 표정을 보세요. 그 사람이 한 일과는 다들 아무 상관 없다는 듯,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어쨌든 우리는 암벽 등반을 하지 못하니까요. 그 일은 암벽 등반을 할 줄 아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말입니다.”

 “정말 피곤해요. 앉아서 좀 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여자가 갑자기 한 곳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큰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이봐요, 경찰 양반, 공공질서를 유지하는 경찰 나으리, 지금 대체 어디 있는 거죠? 모두에게 돌아가며 자리에 앉도록 해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저우싱은 여자의 실태에 놀라다가, 갑자기 자신이 사실은 여자에게 아무것도 양보할 생각이 없음을 깨달았다. 이 생각이 들자 약간 미안했지만, 또 자못 들뜨기도 했다.

 그의 몸에 닿아 있는 여자의 가슴은 사람을 극도로 흥분시키는 신호를 보내오고 있었다. 저우싱은 비스킷의 맛을 떠올렸다. 그가 먹은 것이 단순히 과자가 아니라 여자 몸의 한 부분이라고 상상하면서. 갑자기 십여 년 정도 여자를 가까이 한 적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 감각은 무엇과도 비할 바 없는 진실이었다. 소위 여인의 맛이라고 하는 것은, 어린 시절 모친의 품에서 맛보던 젖과 같은 것이다. 찬란하면서도 저 멀리 있고, 또한 어떤 충동을 인도하는 그런 것. 신비롭고도 달콤한 비린내를 잔뜩 품고 있는 그런 것 말이다.

 이야말로 정말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지하철에서의 경험이다. 이곳에서 나가게 되면, 반드시 아내에게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 주리라.

7. 미쳤군

암벽 등반가는 다시 새로운 열차 칸의 외벽에 도착했다.

 이 열차 칸의 사람들은 모두 머리를 다른 이의 어깨에 기댄 채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

 뭔가 이상했다. 승객들의 안색은 모두 잿빛이었고, 몸은 물에 젖은 솜뭉치처럼 축 늘어져 있었다. 그리고 모두 노인이었다.

 또한, 그들 중 누군가는 이미 죽은 것처럼 보였다. 아니, 아니다. 동면 중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들은 이미 모든 것을 완전히 포기한 것 같았다. 샤오지의 심장이 거칠게 뛰기 시작했다. 샤오지는 더 빠른 속도로 이 열차 칸을 통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음 열차 칸도 매우 이상했다. 일단 이 칸은 그렇게까지 붐비지 않았고, 뜻밖에도 사람들이 움직일 만한 공간이 꽤 있었다. 승객들은 고개를 들고 목을 쭉 내민 채 큰 소리로 울부짖으며, 마치 동물원의 우리 속에 갇힌 늑대처럼 빠른 속도로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차창을 통해 샤오지의 모습을 발견한 중년 남자 두 사람이 맹렬하게 다리를 디디고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발톱과 이빨을 드러낸 맹수처럼 달려들었지만, 결과적으로 두 사람 모두 유리에 부딪혀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혼절해 버리고 말았다.

 미쳤군. 샤오지는 생각했다.

8. 만족을 모르는 욕망

마침내 몰래 음식을 먹던 누군가가 곁에 있는 사람에게 들키고 말았다.

 그는 원래 농민으로 마대 자루 가득 옥수수를 가지고 있었다.

 이 비밀을 드러낼 생각이 없었지만, 정말로 견딜 수 없이 배가 고팠다. 그는 멀미 때문에 괴로운 척 몸을 마대 자루 위로 둥글게 말아 굽혔다. 그리고 고슴도치처럼 머리를 마대 자루 속에 파묻고 옥수수 알을 몰래 먹었다.

 그러나 누군가가 그 냄새를 맡았고, 그의 이기적인 행동을 사정없이 폭로했다.

 “토하게 하시오!”

 열차 안 유일한 경찰이 엄격한 목소리로 지시를 내렸다.

 폭우라도 쏟아지듯, 무수한 주먹질이 그 농민의 몸 위로 떨어졌다. 마치 빈대라도 때려잡으려는 것 같았지만, 뜻밖에도 농민은 바로 숨이 끊어지고 말았다.

 '살인!'

 저우싱은 경악하여 속으로 외치면서도, 참지 못하고 신속하게 열리는 마대 자루에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층층이 쌓인 옥수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순간, 이미 오랜 시간 음울하게 억눌려 있던 열차 안에 낯설고도 우아한 황금빛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화려한 몽환, 그러나 평소에는 사람들에게 쉬이 무시당하는 것이었다. 옥수수는 죽어버린 시골 남자의 곁에서 모든 이들의 손으로 빠르게 전달되었다. 공평함이 신속히 나타났고, 여자들은 결코 특별한 배려를 받지 못했다. 모든 이가 한 무리의 괴물이 된 것처럼 조용히 옥수수를 깨물어 먹기 시작했다. 온 열차 칸에 이와 혀가 서로 부딪치는 날카로운 소리가 가득 찼다. 마치 주문처럼 매우 질서정연하게 울려 퍼지는 그 소리가, 열차 바퀴의 굉음과 함께 결코 평범하지 않은 리듬의 협주를 만들어 냈다.

 뭔가를 먹고 나니 저우싱도 한결 나아진 기분이 들었다. 시계를 보니 이미 오후 다섯 시, 지하철에 탄 후 열 시간이나 지난 후였다. 평소라면 퇴근할 시간이었다. 그러나 출근이라는 것은 지금 시점에서 보면 이 세상에서 가장 우스운 일이 아닌가!

 극도의 피곤함이 몰려왔다. 마치 몇 날 몇 밤을 눈을 붙이지 못한 것 같았다. 그러나 지금 여자 앞에서 깊은 잠에 빠진다면 이 최후의 어색함이 여전히 남아있을 것만 같았다. 그는 어떻게든 버티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은 잠이 들고 말았다.

 꿈속에서 그의 손은 더 이상 고지식하게 굴지 않았다. 그는 손을 뻗어 여자의 유방을 쓰다듬었고, 슬며시 여자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천천히, 왼손이 그녀의 치마를 들어 올렸고 오른손이 그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여자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지만, 딱히 제지하지 않았다. 그녀는 전신의 신경과 근육을 긴장한 상태로, 뻣뻣하게 굳은 채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마치 온몸과 마음을 다해 이 생에서 먹어본 적 없는 훌륭한 미식의 맛을 보려는 태도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자신의 치마 안에서 어지럽게 움직이고 있는 커다란 손을 잡더니, 안쪽 더 깊숙한 곳으로 밀어 넣었다.

 꿈속의 저우싱은 갑자기 사정했다. 그는 즉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깨닫고 멈추려 했지만, 이미 늦은 다음이었다.

 그가 깨어났을 때, 여자는 두 눈을 꽉 감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마치 주홍빛 백합처럼 달아오르고, 마치 바닷물이 밀려왔다 밀려가듯 숨을 쉬고 있었다. 따뜻하고도 촉촉한 그녀의 숨은 마치 물보라처럼 그의 얼굴 위로 쏟아지며 그를 녹여버리고 있었다. 저우싱의 손은 여전히 여자의 치마 아래 깊은 곳에 있었고, 이미 한 점 목화솜처럼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이 순간, 저우싱의 눈앞에 있는 이 여자는 그야말로 아찔할 정도로 완전무결하게 아름다워 보였다. 그의 몸은 여전히 최후의 여파로 가벼운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고, 뜻밖에도 진짜로 사랑을 나눌 때보다 더 흥분한 상태였다. 그의 얼굴 역시 붉게 달아올랐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고는 참지 못하고 키득거리기 시작했다.

 남녀 여러 쌍이 옷을 벗어 던지고 똑바로 선 채로, 아주 정확한 자세를 취하면서 성교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동물처럼 헐떡거렸고, 그들이 내는 소리는 마치 교회에서 부르는 찬송가처럼 아름답게 들렸다.

 일고여덟 살 되어 보이는 소녀가 사람들 틈에서 머리를 내밀고 호기심 서린 눈으로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소녀의 여리고 작은 얼굴에는, 곧 사라져 버릴 듯 반짝이는 씩씩하고도 성숙한 아름다움이 서려 있었다.

 저우싱은 다시 한번 극도의 배고픔을 느꼈다. 그는 이 배고픔이 선 채로 사정한 후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낙담과 같은 것이라고 이해하기로 했다.

9. 운명의 낭떠러지

여섯 번째 열차 칸에 도착했다. 이곳은 매우 이상했다. 열차 칸 전체가 텅 비어 있었다. 승객들이 모두 증발해 버린 것 같았다.

 아마 열차가 출발할 때 사람들이 이 열차 칸에 타지 못하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역시 이해할 수 없었다. 대체 무슨 의도로 열차에 빈칸을 남겨 두었다는 말인가?

 샤오지는 다시 한번 완전히 비어 있는 열차 칸을 바라보았다. 이런 종류의 비어 있음은 보통의 인식을 초월한 의미가 담긴 진정한 공(空)이었다. 샤오지는 더욱 긴장했다.

 열차 칸 안에 푸른 안개 덩어리가 흐르는 것처럼 보였다. 그 푸른 안개의 움직임은 공(空)이 무성하게 퍼져 있음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일부가 해탈하고 있는 가운데 무한한 어둠이 함몰하고 있었다. 이때 차창의 유리가 드르륵 떨리는 소리를 냈고, 그것은 마치 긴장한 이가 맞부딪치는 소리처럼 들렸다. 그리고 다시 희미하게,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는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이 쇠로 만든 우리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 발버둥 치는 것 같았다.

 샤오지는 이 상황을 명백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열차 안의 공(空)이 점차 강해져 외부를 압박해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불운하게도 이 순간 생각하지 말아야 할 진부한 괴담들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열차 칸은 새로운 경지에 들어서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고, 나와 같은 속인은 열차 칸에 다시 들어갈 자격이 없는 것은 아닐까, 그는 낙담했다.

 망연한 나머지 두피까지 모두 뻣뻣하게 굳을 정도였다. 손에 힘이 빠져 하마터면 달리는 열차에서 떨어질 뻔했다.

 다행히도 암벽등반가 특유의 안정적인 심리와 민첩한 몸놀림 덕에, 죽음으로 떨어지려는 순간 재빠르게 구조물을 움켜잡을 수 있었다. 다시 한번 운명의 낭떠러지로 되돌아온 그는 더욱 빠른 속도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제 약간 피곤했고, 기갈도 생겨났다. 그러나 이 두 가지는 아직 참을 만 했다. 가장 무서운 것은 계속 심해지고 있는 한기였다. 수많은 은침 같은 못이, 모든 모공을 찌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다음 열차 칸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방금 느꼈던 좌절감은 더 이상 떠올리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편안한 마음으로 열차 안을 자세히 살펴보던 그는 경악하여 덜덜 떨기 시작했다. 열차 안의 승객들은 뭔가를 먹고 있었다.

 사람의 손, 사람의 다리, 사람의 간과 같은 것들을. 모두 입가에 선혈이 낭자한 채로 먹고 있었다.

10. 늙어버렸다

저우싱은 눈앞의 여자와 이미 두 번의 성교를 끝냈다. 이제 더 이상은 부끄럽지 않았다. 주변의 모든 이가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으니까. 그 일고여덟 살 먹은 작은 소녀조차도, 편안한 태도로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여자는 두 손으로 부드럽게 저우싱의 뺨을 감싸 쥐었다. 마치 저우싱이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맛있는 과일 젤리라도 되는 것처럼, 그녀는 느긋한 표정으로 그의 젖은 눈동자를 동경하듯 바라보았다. 그러던 중 갑자기 뭔가를 발견했는지, 안색이 변해 실성한 것처럼 소리쳤다.

 “당신 얼굴을 좀 봐, 어쩌면 이렇게 보기 싫지!”

 저우싱은 자신의 얼굴을 만져 보았다. 수염이 밀림처럼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오늘 아침 문을 나서기 직전 면도를 했는데 말이다. 그는 예전에 수염을 기르려 시도한 적이 있었다. 두 달이나 면도하지 않고 버텼지만, 그때도 수염이 이렇게 엄청나게 자라나지는 않았다. 경악에 가득 찬 눈으로 바라보는 여자를 마주 보며, 저우싱 자신도 낭패스럽고 당혹스러웠다.

 그는 여자를 응시했다. 여자의 머리카락 사이사이에도 마침내 은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여자의 눈가에 갈라진 계곡만큼이나 깊고 검은 주름이 생겨났다. 여자의 입술에 발린 립스틱이며 화장도 마치 눈사태가 일어난 것처럼 얼굴에서 떨어져 내렸고, 그녀의 얼굴은 군인들이 위장한 얼굴처럼 얼룩덜룩하게 변해 있었다. 얼음의 빛깔과 땅의 빛깔이 뒤섞인 그녀의 얼굴은 흡사 도깨비의 그것이었다.

 저우싱은 마음속 호감을 버린 채 킬킬거리기 시작했다. 인생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복수를 이룬 기분이었다.

 시계를 보니 이미 저녁 여덟시 경이었다. 지하철에 탄 지 열두시간이 지난 셈이었다.

 열애의 시간이란 정말이지 문틈으로 백마가 달려가는 것을 보는 것과 같다.[3] 여자에게 혐오감이 생긴 저우싱은 더는 여자를 보고 싶지 않아 아예 눈길을 돌렸다. 곁에 있는 사람들 모두 늙어가고 있었다. 그는 속으로 경악하고 또 궁금해했다. 지금의 일 분이 한 시간, 한 달, 일 년에 상응하기라도 하는 것일까? 하지만 대체 어떤 물리 법칙이 시간의 흐름을 이렇게까지 빠르게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어쩌면 이 열차에 탄 모든 승객은 흉포한 시간이 먹어 치운 후 내뱉은 쓰레기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 비밀스러운 소각장으로 옮겨지고 있는 것이다.

 “쓸데없이 뭘 보고 있는 거야! 나 또 배가 고파요. 여보, 먹을 것을 찾아줘!”

 여자가 사납게 저우싱의 팔뚝을 꼬집기 시작했다.

 이 여자는 미쳐버렸다! 천하에서 가장 어리석은 자라는 것이, 설마 여인은 아니겠지? 저우싱은 겁에 질려 여자를 밀어내려 했지만,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열차에 올랐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가 옮겨갈 만한 다른 장소가 없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열차 칸이 드러내고자 하는 진실이었다. 저우싱은 발버둥을 멈추고, 자신이 열차의 나사못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고 열심히 상상하기 시작했다.

 “너무 무서워요. 우리는 곧 모두 죽고 말 거야.”

 머리가 모두 빠져버린 노인이 말했다. 열차에 오를 때 그는 검은 머리카락이 풍성하던 중년이었다.

 “누구든 도와줘요.”

 십여 분 전에 성교를 마친 여인이 외쳤다.

 “아이, 아이가 태어나려 해요!”

 눈 깜짝할 사이에, 열차 구석에서 신생아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저우싱 앞에 있던 여자가 갑자기 눈을 크게 뜨더니, 저우싱을 통제하려던 것을 멈추고 아이 울음소리를 쫓아 눈길을 돌렸다. 여자의 눈에는 온정과 선량함, 배려 등이 가득 차 있었다. 저우싱은 기적이라도 발생할 것 같은 예감에 온몸을 떨었다.

 그러나 누군가가 제안했다.

 “빨리 저 아이를 죽여서 먹어 치우자! 고기 냄새를 못 맡아 본지 너무 오래라고!”

 또 누군가가 말했다.

 “사람이 너무 많은 것이 제일 큰 문제야. 사람을 좀 죽이면, 모두 조금은 편해지지 않을까?”

 그 이야기를 들은 경찰이 외쳤다.

 “누가 그런 말을 하는 거요? 살고 싶지 않은 건가?”

 말을 마친 경찰은 권총을 꺼냈다.

11. 더 많은 변화

샤오지는 다시 다음 열차 칸 외벽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바닥에는 부러진 뼈며 더러운 피가 질퍽했고, 늙은 여인 몇은 가슴을 풀어헤친 채 의자에 앉아 즐거운 표정으로 신생아에게 젖을 먹이고 있었다. 몇몇 노인이 죽을 힘을 다해 유리창을 깨려고 시도 중이었지만, 유리창은 깨지지 않았다.

 “보아하니 마침내 누군가가 바깥세상과 연락할 생각이 든 모양이군!”

 샤오지는 진심으로 기뻤다.

 그는 기어가기를 멈추고, 그들에게 큰소리로 외치며 밖에서 유리창을 깨는 것을 돕기 시작했다. 그러나 유리창에는 조금의 흠집도 생기지 않았다. 그동안 겨우 몇 시진이 지났을 뿐인데, 유리는 마치 강철처럼 단단하게 굳어버린 것 같았다.

 갇혀 있던 새장을 탈출하려던 승객들의 얼굴에 절망이 서렸다. 누군가가 힘들게 분필을 꺼내더니, 유리 위에 글씨를 썼다. 네모난 모양의 글자였는데, 샤오지는 단 한 글자도 알아볼 수 없었다. 다른 노인 하나가 조급했는지 글자를 쓰던 사람을 한 편으로 밀어내고 자신이 글자를 쓰기 시작했는데, 역시 마찬가지로 기괴해 보였다.

 마치 서하[4] 문자처럼 생긴 문자였다. 샤오지는 이곳 사람들이 새로운 문자 체계를 만들어 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이유는 정확하게 알 수 없었지만, 그는 갑자기 영어로 쓰인 글을 무척 읽고 싶었다.

 그간 느껴본 적 없는 공포가 밀려왔다. 너무 늦었다. 그들은 이미 스스로를 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바깥 세계에서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그들이 있는 이곳에는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어떤 의문도 없었다. 모든 것이 명백했다. 열차는 지금 모종의 변화를 겪고 있었다. 아니, 열차의 변화가 아니라 열차 안 인류 사회의 변화였다. 모든 물질세계며 환경이 모두 변화하고 있었다.

 무력해진 샤오지는 이 무력한 사람들을 떠나 계속 전진했다. 언제부터인지 열차의 꼭대기에 한 척보다 두툼한 흰 안개가 층을 이루고 있었다. 유령 같은, 어두운 숲과 같은 안개였다. 그 속에서 작은 무엇인가가 유유히 움직이고 있었는데, 마치 거미처럼 보였다.

 그 흰 안개가 뿌리는 옅은 빛 덕분에, 샤오지는 처음으로 제대로 앞을 볼 수 있었다. 열차의 끝이 보이지 않았다. 원래 생각했던 것과 대체 얼마나 차이가 나는 건지!

12. 기술이 가져온 희망

먹을 수 있는 것은 모두 먹어 치웠다. 다들 간신히 사람을 먹지 않고 버티고 있었는데, 이 공은 같은 열차 칸에 타고 있는 경찰에게 돌려야 할 것이다. 농민을 죽음에 이르게 한 폭력 사건은 이미 경찰을 매우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아무리 경찰이라 해도 사람들이 빠르게 늙어가는 것을 막을 도리는 없었고, 사람들이 무절제하게 성교하는 것도 제지할 수 없었다. 시간의 리듬은 점점 더 빨라졌고, 점점 더 많은 아이가 태어나며 열차 안의 인구는 그야말로 폭발했다. 열차 안의 공간은 점점 더 비좁아졌고, 이대로 두면 사람들이 공간을 꽉 채우며 부풀어 올라 터져 버릴 것만 같았다. 모든 이들이 초조해진 나머지 잇달아 의견을 내놓았다.

 “그 암벽 등반가 녀석은 어째서 아직도 열차를 멈추지 못하고 있는 거지.”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미 떨어져 버렸겠지.”

 “아마, 기관사에게 살해당했을 거야.”

 “무슨, 벌써 굶어 죽었겠지.”

 “그렇게 빈정거리지 말아요. 우리는 지금 열차 안에서라도 스스로를 구할 방법을 생각해야만 해요. 계속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있으면, 곧 정말로 늦어 버릴 거예요.”

 마지막 사람의 말이 사람들을 진정시켰다. 승객들은 조용히 마음속에 담아둔 일들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마치 예전의 시간으로 돌아간 것처럼. 그것은 아득히 멀고도 행복했던 때였다. 열차 밖에 승강장들이 계속하여 나타나던 때. 사람들은 진열대가 텅텅 빈 대신 도둑은 없는 상점과 같은, 비록 씻은 듯이 가난하더라도 은혜와 사랑이 한없이 넘쳐 흐르는 가정과 같은 기억 속으로 유혹당해 들어갔다.

 이변이 일어난 후로 계속 구석에서 흐느끼던 노인이 하나 있었다. 마지막 말을 들은 노인의 눈에 평생 거의 내보인 적 없는 빛이 떠올랐다. 노인은 덜덜 떨면서 입을 열었다.

 “나에게 방법이 하나 있는데 시험해 보겠나.”

 “무슨 방법인가요, 어째서 일찍 이야기하지 않고?”

 노인이 말했다.

 “나는 과학원에서 일하고 있네. 우리 연구소는 최근 소형 에너지 변환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어. 한 종류의 에너지를 다른 한 종류로 변화시키는 장치지. 예를 들자면, 밀물과 썰물의 운동 에너지를 변화시켜 인체가 직접 흡수할 수 있는 열량으로 만들 수 있네. 이건 원래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연구였지만, 연구가 성공하고 나니 사회에서는 아무도 흥미를 느끼지 않더군. 누군가는 황당하다고 하고, 또 누군가는 쓸모없는 연구라고 했네. 그도 그럴 것이, 의식주 문제야 예전에 이미 해결되지 않았나? 아무튼, 공교롭게도 나는 오늘 그걸 한 대 가지고 있네. 원래는 한 부서에 가서 투자를 얻어내기 위해 준비한 거였지만, 사실 나 자신도 이걸 믿을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였지. 그래서 다음 역에 도착하면 이걸 그냥 쓰레기통에 던져 넣으려고 했었다네. 하지만 지금 쓰기에는, 혹시 알맞을지도 모르겠구먼.”

 노인이 다리미처럼 생긴 회색의 금속 기계를 꺼냈다. 열차 안에서는 즉시 소동이 일어났다.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목을 길게 빼고 이 첨단 기술이 가져온 마지막 희망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걸 어떻게 쓴다는 거죠?”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이런 거라네. 이 열차가 멈추지 않고 있지 않은가? 그게 바로 좋은 점이지. 이 열차가 쉼 없이 전진하는 에너지를, 우리 개개인이 필요로 하는 열량으로 바꾸려는 것이야!”

 큰 목소리로 설명하는 노인은 마치 막 꿈에서 깬 것 같은 태도였다.

 열량 에너지가 아직 생산된 것도 아니건만, 열차 내에는 이미 다시 열정이 넘치기 시작했다. 모두 말했다.

 “아주 잘 되었군요, 이 열차 칸에 탄 것이 다행이었어, 진짜로 복 받은 일이야! 우리가 살 수 있겠군요. 우리의 아이들도 살 수 있고 말이에요.”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일을 시작하지. 이 기계를 연결하고 전송할 장치를 설계해야 하니.”

 노인이 말했다.

 “정말이지 얻기 어려운 기회로군. 서두르시오.”

 한 편에서는 경찰이 기고만장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러나 저우싱은 모든 사람이 살아남아도 문제라고 생각했다. 인구는 점점 늘어나고 있었고, 이것은 기술이 해결해줄 수 없는 문제였다. 또한, 온 열차의 동력을 열량으로 바꿔 개개인의 몸으로 옮긴다면, 오히려 열차가 멈추게 되는 것은 아닐까? 비록 모든 이가 열차가 멈추는 순간만을 고대하고 있지만, 열차가 정말로 멈춘다면 도리어 적응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승강장이 여전히 예상조차 힘든 먼 곳에 있는 상황에서 열차가 거대한 파충류 같은 어두운 터널 중간에 멈춰버린다면, 이 열차 안에 있는 오합지졸의 무리를 통제하는 것이 가능할까? 단언할 수 없는 문제였다. 분명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또한 앞으로 나갈 동력을 잃은 열차는 결국 승객들에게 열량을 제공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래, 살아있는 것은 대체 무엇을 위해서일까? 열차에서 태어난 아이들, 그 아이들은 이 완전히 새롭고 낯선 세계를 어떻게 맞이할까?

 눈앞의 여자는 벌써 늙어 마치 구겨진 종이 뭉치처럼 보였다. 그녀는 이미 버티지 못할 것처럼 보였다. 여자의 몸은 바싹 마른 나머지 눈물조차 흘리지 못했는데, 마치 천 년 묵은 나무가 더는 나무진조차 분비하지 못하는 것과 같았다. 늙은 여자는 백골정[5]처럼 저우싱의 두 어깨를 죽어라 잡고, 시큼하게 구린내가 나는 정수리를 저우싱의 가슴에 기댄 채, 이도 다 빠지고 고름도 흐르는 입속으로 뭔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저우싱은 그녀의 말을 단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문득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는 죽음을 목전에 둔 여자라면 마땅히 할 법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미 말라 비틀어진 샘에서 겨우 피어오르는 물거품처럼, 이미 지나가 버린 청춘에 대한 절망과 추모를 마지막으로 터뜨리고 있는 것이다.

 저우싱은 곧바로 자신의 최후를 떠올렸다. 그 순간 든 감정은 아내와 아이를 더 이상 볼 수 없는 데서 오는 살을 찢는 듯한 슬픔 같은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진정한 의미에서 모든 정념이 다 비어 버린 듯한 그런 감정이었다. 그의 목구멍에 왈칵, 비린내가 올라왔다. 그는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이때, 누군가가 외쳤다.

 “성공했다! 연결 되었어!”

 저우싱의 머릿속으로, 좍좍하는 소리와 함께 복잡한 신호들이 번쩍이며 밀려 들어왔다. 저우싱의 대뇌피질은 뚝뚝 소리를 내며 해동 중인 거대한 얼음으로 변해버린 것만 같았다. 갑작스러웠지만, 저우싱은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이제 주변의 모든 이와 생각을 나눌 수 있었다. 대화는 열량을 많이 소모하지만, 독심술은 간편할뿐더러 힘도 적게 든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인류에게서 퇴화되었던 본능이 저절로 회복되고 있었다.

13. 새로운 생태

샤오지는 계속 전진했다. 애초에 열차의 꼭대기에 올라가지 않은 것은 참 다행한 일이었다. 열차의 위에는 어디서 온 것인지 알 수 없는 거미 무리가 가득 했다.

 매우 기괴했다. 거미의 크기는 지프의 타이어 만큼이나 컸고, 길고 긴 더듬이는 열차의 벽을 따라 쉬지 않고 흔들거렸다. 하마터면 샤오지의 두 손이 그 더듬이에 스칠 뻔 했다. 샤오지는 재빠르게 몸을 숨겼다.

 거미는 인류가 아는 생물과는 철저하게 다른 모습이었다. 거미들은 질서정연하게 가지런한 대형으로 끼익끼익하는 기계음을 내며 샤오지가 향하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즉 열차의 꼬리를 향해 이동하고 있었다. 샤오지는 이 거미들이 어떤 열차 칸에서 도망쳐 나왔으리라 추측했다. 아마도 힘을 합쳐 열차 꼭대기의 외벽을 뜯어먹고 나온 것이리라. 그런데 거미들은 무엇 때문에 인류와 반대되는 방향을 택한 것일까? 혹시 저 거미들이 이 이변을 처음으로 만든 것은 아닐까?

 샤오지는 거미들을 보고 흥분한 상태였다. 같은 길을 가는 이를 만난 기분이 들었다. 폐쇄된 열차 내에, 이렇게 반역의 기질을 품은 생물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기관사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난 일이겠지. 그러나 샤오지에게는 이 놀라운 신비를 탐구할 시간이 없었다. 샤오지에게 남은 유일한 수단은 오로지 도박과도 같은 행동뿐이었다.

 거미들이 지나간 후 터널 안은 조금 따뜻해진 것 같았다. 샤오지는 정신을 집중하며 다시 열차의 외벽을 타고 오르다가 깜짝 놀랐다.

 승객 수백 명이 겹겹이 동심원을 만들고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고, 뒤에서 앞으로 두 손을 뻗어 제 앞에 있는 사람의 양쪽 태양혈을 세게 누르고 있었다. 모두 똑같은 자세로 서로 안은 채 커다란 원을 만들고 있는 셈이었는데 그들의 결합은 아주 견고해 보였고, 전체적인 형태는 마치 천 년 묵은 거대한 나무의 뿌리처럼 보였다.

 지금까지 겪어온 긴 여정 동안에도 보지 못했던 기이한 풍경이었다. 샤오지는 한참 들여다보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았다. 그러나 승객들은 마치 식물인간이라도 된 것처럼 미동도 하지 않았다. 눈동자가 구르는 것 외에는 어떤 표정의 변화도 없었다.

 샤오지는 열차 안의 비상등이 있던 곳이 비틀린 채 열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안에 있던 전선은 밖으로 나와 있었고, 그 가까이에 있는 남자 승객 하나가 왼팔을 높이 들고 그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남자의 다섯 손가락 끝은 전선과 연결되어 있었는데, 보기에 따라 전선이 남자의 다섯 손가락에서 나온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남자의 다섯 손가락이 전선의 연장으로 보이기도 했다. 어쨌든 외관만 보아서는 도저히 구분할 수 없었다. 남자는 이미 죽은 상태였지만, 전류는 남자를 통해 열차 안의 모든 이들에게 퍼지고 있는 것 같았다. 남자는 뭔가 기묘한 방법을 통해 일종의 변압기로 개조당한 것 같았다.

 열차 칸 안의 사람들은 전류를 통해 이미 열차와 단단하게 연결되어 한몸이 되었다고 할 수 있었다. 이들은 열차라는 이 거대한 덩어리에서 물질세계의 보잘것없는 양분을 흡수하고 있었다.

 샤오지는 이곳의 인류가 새로운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들은 이 열차의 고유한 규칙을 깨트린 것이다. 한참 양보해서 말한다 해도, 그래, 규칙이 깨어진 적 없다 해도, 저들은 규칙의 빈틈을 찾아내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어떻게 이런 일을 벌였는지 샤오지로서는 알 수 없었지만, 결정적인 위기의 순간에 나타나는 인류의 잠재능력은 확실히 대단하고 또한 매우 무서운 것이었다.

 그러나, 만약 전기가 갑자기 끊긴다면 어떻게 될까?

14. 각 세계의 상황

기온이 계속 오르고 있었다. 샤오지는 다시 몇 개의 열차 칸을 지나갔다. 어떤 열차 칸은 승객들이 모두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 어떤 열차 칸의 사람들은 뜻밖에도 아주 생기발랄하고 질서정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은 열차 안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이라면 모두, 그러니까 의자와 종이, 광고용의 안료 등을 포함해서 모조리 먹어 치우고 있었다. 또한 어떤 이들은 열차 안에서 죽은 사람들의 뼈로 기묘한 형태의 작은 집을 만들고 제 몸을 그 안에 눕히고 있었다. 그들의 신체 구조 역시 변화하는 중이었는데, 전반적으로 크기가 작아지면서 원초적인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어떤 이는 양서류로 변한 것처럼 보였고, 또 어떤 이는 어류가 된 것 같았다. 어떤 열차 칸에서는 새로운 사회 조직이 태어나고 있었다. 그들은 수령을 뽑고, 옛 왕조의 조정과 같은 정부를 만들어 냈다. 또 어떤 곳에서는 열차 칸 안의 중앙선을 분계선으로 하여, 막 싸움을 시작하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샤오지는 그들의 상황에 맞춰 사람들에게 인사하기도 하고 손짓을 하기도 했지만, 더 이상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명백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열차 칸 안의 사람들을 볼 수 있었지만, 그들은 더 이상 그를 볼 수 없었다.

 이제 샤오지는 승객들의 상황을 명확하게 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는 고독을 느꼈다. 아주 깊고 거대한 고독이었다. 그가 예전에 경험했던, 예를 들자면 주택과 직위 문제로 불공정한 대우를 받거나 아니면 상사에게 이유 없이 질책을 받거나, 그도 아니면 실연당했던 일 같은 것들은, 지금 이 순간 그가 느끼는 것과 비교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샤오지는 자신이 달라붙어 있는 이 단단한 열차가 매우 증오스러웠다. 계속하여 앞으로 나갈 용기를 거의 잃을 지경이었다. 차라리 손을 놓아 떨어져 죽어버리고 싶었다. 그렇게 이 세계와 철저하게 분리되고 싶었다. 죽어버리면 모든 일이 끝날 것이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그는 이를 악물었다.

 사흘 밤낮을 기어온 끝에, 마침내 열차의 맨 앞부분에 도착했기 때문이었다. 샤오지는 놀란 눈으로 눈 앞에 펼쳐진 상황을 바라보았다.

15. 원점으로 되돌아오다.

대체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샤오지는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그가 출발한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그는 이제 마음속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아무리 멀리 왔더라도 결국은 돌아가야 했다. 이것이 바로 승객으로서의 그의 숙명이었다.

 그가 원래 있던 열차 칸의 승객들은 모두 벌거벗고 인간의 형태를 잃은 채, 기괴하고 낯선 생물로 변해 있었다. 그들 모두는 벌거벗은 유인원처럼 보였다. 앵두 빛의 얇은 피부에 피골이 상접할 정도로 허약하고 무력한 몸으로, 사지를 땅에 붙이고 기어 다니고 있었다.

 이 장면을 처음 목도한 샤오지는 전율하며 외계 생물이 침입했다고 생각했다- 그것만이 유일하게 실현 가능성이 있는 답안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많은 수는 아니었지만- 곧 경찰을 포함하여 몇몇 익숙한 얼굴을 알아볼 수 있었고, 그들이 원래의 승객이라는 사실을 겨우 깨달을 수 있었다. 그들은 뜻밖에도 꿋꿋하게 살아있었다. 다만 샤오지처럼 차창 밖으로 나가 여러 경험을 하고 돌아온 사람만이, 그 안이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을 터였다.

 경찰도 여전히 낡고 더러운 경찰모를 쓰고 있었기에 어렴풋하게나마 알아볼 수 있는 상태였다. 경찰의 수염과 머리카락은 반백으로 변해 있었고, 노화로 인해 행동도 부자유스러워 보였다. 그는 몸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였는데, 성기는 너무 과도하게 사용한 나머지 완전히 쪼그라들어 아예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다. 경찰은 의자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고, 한 무리의 “벌거벗은 유인원들”이 공손하게 그의 시중을 들고 있었다.

 샤오지는 이 기묘한 광경을 바라보며, 자신의 존재에 의심을 품게 되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제 몸을 살펴본 후 여전히 정상적인 인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고 겨우 안심했다. 그러나 이제 상대적으로 그가 오히려 소수에 속하는 이종이 되어버린 셈이니, 근심을 완전히 내려놓을 수는 없었다. 만약 어떤 유산 같은 것을 쟁탈하는 일이 벌어지면, 그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을까?

 샤오지는 대담하게 창문의 깨진 부분을 통해 열차 칸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발 아래에서 참혹한 비명이 들려 고개를 숙여 보니, “벌거벗은 유인원”보다 더 작은 생물이 기어 다니고 있었다. 그것은 아직 인간의 형태를 갖추고 있었지만, 크기는 겨우 곤충 정도였다. 그 외에 “벌거벗은 유인원”보다 작고 “곤충”보다 큰 녀석들도 있었다. 샤오지는 이들이 모두 인류의 후예임을 직감했다.

 비교적 작은 인류의 출현으로 인해, 열차 안의 공간은 상대적으로 넓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에너지의 소비 역시 상대적으로 감소한 모양이었다. 승객들은 샤오지로서는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한 것임에 틀림없었다. 인류의 후예들은 샤오지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자기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소곤거렸다. 그러나 샤오지는 그들의 대화를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놀랍기도 하고 당혹스럽기도 한 마음으로, 샤오지는 경찰에게 다가갔다. 경찰은 이곳에서 가장 거대한 생명체였다.

 샤오지는 손짓 발짓을 섞어 격동적으로 경찰에게 말했다.

 “열차의 제일 앞까지 가봤습니다. 그곳까지 가고 나서야 알 수 있었어요. 이 열차는 별로 가득 찬 구부러진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 겁니다. 바로 우리 앞에 말입니다, 무수한 항성계가 탄생하면서 꽃처럼 피워내는 노을의 빛이 만 갈래로 비치고 있어요! 아름다움의 극치입니다! 우리는 그곳을 향해 가고 있는 겁니다!”

 경찰은 눈곱이 가득 낀 두 눈으로 샤오지를 멍하니 바라보더니, 귀찮다는 듯 길고 긴 말을 토해냈다. 샤오지는 단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러나 직관적으로 경찰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이미 늦었다. 그런 대가는 치를 가치가 없다.

 이때, 경찰의 귀와 코, 눈에서 사람의 머리가 달린 개미처럼 작은 녀석들이 기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들은 아주 작은 고깃덩이를 밖으로 운반하고 있었다. 경찰의 모든 구멍에서 조금씩 핏줄기가 배어 나왔지만, 노인은 거의 의식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샤오지는 갑자기 자신의 간과 폐에 극심한 고통을 느꼈다. 피부 아래와 혈관 속으로 무엇인가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공포에 질린 채 몸을 돌려 창을 향해 힘겹게 걸어갔다. 그러나 창에 도착하기도 전에 무엇엔가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사방에서 기어 다니던 생물들이 빠른 속도로 그를 덮쳐왔고, 꿈틀거리는 것들이 순식간에 머리며 몸을 빽빽하게 뒤덮었다.

16. 새로운 기점

마침내 승강장이 나타났다. 수많은 광년 동안 달려온 열차가 갑자기 멈춰 섰다.

 매우 밝고, 또 시끄러운 승강장이었다. 열차를 기다리던 수많은 생물의 형태는 각각 달랐지만, 열차의 문이 열리자 모두 뒤질세라 앞을 다투어 열차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열차에 아직 남아있던 인류의 후예들이 잇달아 열차에서 내렸다.

 그들은 개미의 형태로, 벌레의 모습으로, 또 물고기와 나무의 형상으로 무리를 이룬 채 희희낙락하며 각기 다른 환승구로 벌떼처럼 달려갔다. 수많은 승강장에 각각의 열차가 행장을 꾸리고 각기 다른 세계로 출발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이러한 세계들은, 모두 도저히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하나의 대뇌 안에서 구상되어 나온 것이다.


*원문은 <과환세계> 2003년 9기에 발표되었다.

*작가 : 한송(韩松)
낮에는 신화통신사의 저널리스트, 밤에는 SF 작가로 활동하는 한송은 중국의 매우 중요한 작가이자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작가이다. 독특한 스타일, 의도적인 모호함과 역겨움을 담고 있는 과도하게 어두운 분위기, 폭력적이며 유혈이 낭자한 내용은 중국 SF를 새로운 경지로 이끌어 올렸다는 찬사를 들어왔다. 「Red Ocean」, 「Mars Shines on America」, 「Subway」, 「High-Speed Rail」를 비롯한 많은 단편을 발표해 왔다. 중국 은하상(Galaxy Award)를 7회, 중국 성운상(Nebula Award)을 6회 수상했다.
*번역 : 이소정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북경대에서 중국고대사로 석사를 받은 뒤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중국어 사전실 연구원을 역임했다. 《증허락》을 번역했고, 현재 《장상사》, 《특공황비 초교전》을 번역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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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 청나라 초기 포송령의 소설집으로, 귀신이나 신선, 요괴와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이다.
[2] 1977년 개봉한 조지 P. 코스마토스 감독의 스릴러 액션 영화.
[3] 중국의 속담으로 시간이 나는 듯 빨리 흐른다는 의미
[4] 11~13세기 탕구트 족이 중국 서북부 지역에 세웠던 나라
[5] 서유기에 나오는 여자 요괴
댓글 3
  • 글쓴이 mirror 17.09.30 01:11 댓글

    이번호부터 두 편씩 올라갑니다.

  • No Profile
    SFan 17.10.14 23:44 댓글 수정 삭제

    감각적인 작품을 선호하는 한국 독자들이 이 단편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상당히 궁금해집니다. 한편으로 이토록 추상적인 작품의 가치를 알아보는 중국 SF 독자들의 수준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군요. 상징과 모호한 은유, 그리고 사변이 씨실과 날실로 멋들어지게 엮어진  단편입니다. 정말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 No Profile
    MadHatter 17.10.18 00:16 댓글

    개인적으로는 공(空)이랑 식인종이 불교적 상징으로 느껴지기에 각 칸 별로 육도윤회하며 나아가는 해탈급행열차 같은 느낌으로 읽었습니다. 육도윤회에 과학기술이나 인간의 기계화, 진화의 개념도 융합되어 있는 것 같아서 흥미롭다는 생각도 들고요. 물론 제가 받은 인상이 그렇다는 것뿐이라서, 작품의 원래 의도가 무척 궁금하네요.

    그리고 소설에서 느껴지는 이미지가 굉장히 압도적이고 강렬했습니다. 그냥 검은 공간을 달리는 지하철이라는 단순한 배경에서 이 정도로 장구한 감각을 그려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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