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
헌팅턴 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
이어령, 열림원
믿음으로 충만한 삶을 살아가는 노학자가 실을 잣듯이 만들어 낸 글. 학자의 에세이의 정갈함을 잘 알고 있지만 시로 만나는 학자의 모습은 마지막을 인정하고 삶을 정리하는 사람의 모습이다. (갈원경)
무죄의 여름
후카미도리 노와키, RHK
2차대전 후 소비에트와 미국 점령군 치하에 있던 독일을 배경으로 2차대전 후의 상황으로부터 일본을 비판하는 소설이라고 좋겠다. 선량한 독일인은 무해한가. 유대인에 대한 유언비어에 휘둘리고 공산주의에 대한 두려움에 군국주의에 스스로의 생각을 내맡기고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품위를 잃어버린 독일인과 점령군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인간을 이용하는 데 하나의 부끄러움도 없는 이들의 모습이 생생하다. 작가가 서두에 쓴 것처럼 일본이 침략자임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양심의 기록이기도 하다. (갈원경)
제비심장
김숨, 문학과지성사
조선소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작가 특유의 상징적이고 비서사적인 서술로 흘러간다. 대화로만 이루어진 페이지가 있고 시공간이 다른 지점에서 이루어진 대화인듯 폰트가 서로 다르게 구성된 페이지가 있다. 중심이 되는 서사나 서술이 없음에도 조선소의 가장 힘든 곳에서 일하는 이들의 생생한 대화가 주는 이미지가 강렬하다. (갈원경)
논픽션
캐릭터 아크 만들기
K.M. 웨일랜드, 경당
캐릭터 작법을 새로운 면에서 보게 해줄 수 있는 책이다. 스스로가 완성된 캐릭터를 다루는 법이라든가, 조력자 대적자를 가리지 않고 주인공의 변화에 계기를 주는 임팩트 캐릭터 등. 기존의 소설 작법들도 인물을 중시하거나 앞세우는 경우가 많지만 특히 이 책이 초장편이나 군상극에도 도움이 될 듯하다. (pena)
세계의 문화와 풍속 이야기
신동흔, 북코리아
한국에 온 외국인 이민자들이 직접 구술한 설화와 문화 이야기를 모은 "다문화 구비문학 대계"의 일부이다. 체계적으로 정리했다기보단 현지인 증언 채록의 형식이라 산만하지만 동시에 생동감이 넘치고 신뢰가 간다. 총 21권이 나왔는데(끝인지는 모르겠다) 세트로 다 사고 싶어 큰일이다… (pena)
박순애, 기록, 집
김혜미, 이매진
간첩조작사건으로 억울하게 징역을 산 박순애를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한 김혜미가 인터뷰하면서 둘의 이야기를 수필인듯 에세이인듯 써나간다. 둘의 삶은 가부장제 사회가 만든 비극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닮았다. 돈으로 보상받았으나 삶을 돌려받을 수 없는 박순애와 사과를 받아도 용서할 수 없고 가정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는 김혜미의 교류가 담담하고 먹먹하다. (갈원경)
나는 휴먼
쥬디스 휴먼, 사계절
태어나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모두 투쟁이었던 사람. 장애인이 당연히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게 가져야 하는 권리에 대해 싸워 온 사람. 보이지 않게 되어 모르지만 얼마나 많은 이들이 우리 시선에서 지워져있는지 장애인 이동권 시위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는 책. (갈원경)
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
미야구치 코치, 인플루엔셜
문제아라고 낙인찍히고 소년범죄를 일으켜 소년원에 있는 아이들의 상당수가 인지능력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다는, 초기에 인지검사를 통해 적절한 학습이 이루어지지 못한 아동들이 결국 사회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보고서. 인지 수준에 맞춘 교화의 필요성, 미성년자 범죄 문제를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게 만들어주는 책. (갈원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