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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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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궤도

배명훈, 북하우스

출간되었을 때 바로 다 읽지를 못하고 이제야 다 읽었다. 배명훈 작가가 단편마다 탐색하고 연습했던 주제들과 소재들이 몽땅 다 들어가 있어서 밀도가 엄청 높은데, 누군가에게는 이 높은 밀도가 모조리 헐거움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싶다. 세계를 편집하여 새롭게 창조해내는 작가의 능력이 야심만만하게 펼쳐진, 실질적인 장편 데뷔작이다. 이 작품 이후로 같은 소재와 주제라도 더 여유롭게 독자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방면의 내공을 쌓아 원숙해졌지만, 이 작품에서만 느낄 수 있는 배명훈 월드의 묘한 맛이 있다. (p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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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숨

배명훈, 문학과지성사

그 떠들썩했던 SF 어워드 3회에서 좋지 않은 일들에 회자되었던 작품이다. 그런 이야기들과 연관되어 있다는 게 아까운, 아름다운 작품이라 이번에 읽은 많은 배명훈 소설 중에서 골라서 여기 쓴다. 이제는 고전적 클리셰처럼 보이는 원통형 우주 식민지 이야기에 작가의 특기인 정치적 지형을 우주로 확장시킨 갈등 라인, 지구와 달과 화성의 중력을 과학적으로 문학적으로 정치적으로 승화한 해석, 미래의 예술을 상상한 독창성 등이 꽉 차 있다. 그리고 회의적인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굉장히 긍정적이고 영웅적인 시선까지. 이런저런 세력도나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며 읽어야 해서 쉽지 않지만, 바로 그 점에서 즐거움과 기쁨을 주는 독서였다. (pena)

논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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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 혼자에게 다정한 봄빛의 도시에서

이소정, 위즈덤하우스

여행을 다녀온 뒤 한참 시간이 지나 문득 그곳을 소개한 책을 읽고 싶어질 때가 있다. 대지진 전에 청두를 다녀온 기억으로 읽었고 다시 그 거리를 밟고 싶어졌다. 늘 촉촉하고 조용한 곳. 사람들의 얼굴이 편안했고 잠시 머물러도 오래 있어온 곳처럼 푸근했던 곳. 그 기억을 되새긴다. (갈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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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 인간 역사의 가장 위대한 상상력과 창의력

윌트 아이작슨, 아르테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전기. 대량의 그림자료와 720쪽에 달하는 양장본은 무게가 1.1kg에 달한다. 다빈치라는 거인의 생애를 그리기에 그 정도의 분량이 필요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예술가로서의 다빈치의 생애 뿐 아니라 정규교육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끊임없이 배움의 욕구를 충족시켜가면서 연구를 진행한 과학자로서의 삶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갈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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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의 추리 책방

홍윤(물만두), 바다출판사

알라딘에서 정말 엄청나게 많은 리뷰를 썼던, 알고 보니 삶이 순탄치 않았고 일찍 세상을 떠난 리뷰어 물만두의 글 중 추리소설 관련된 것으로 추린 책이다. 2011년에 발간된 책이고 리뷰는 그전에 쓴 것들이라 지금은 절판된 책이나, 저자의 바람대로 후속편이 더 나온 책들이 섞여 있다. 리뷰 자체를 읽는 맛은 평범한 편이지만 매일매일 책에서 삶을 살았던 사람에 대한 여운이 남는다. (p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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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선언

텍스트릿, 요다

온라인 장르 비평팀 텍스트릿에서 ‘장르의 눈으로 본 사회’와 ‘비평의 눈으로 본 장르’라는 주제로 쓴 글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각 장르에 할당된 지면이 적다 보니 갈증이 느껴지긴 하지만, 이렇게 소위 서브컬처라고 일컬어지며 비평적인 정리가 가시화되지 못한 부분들을 책으로 정리해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반갑다. 분야는 더 다양해지고, 다루는 범위와 논의는 더 깊은 후속작들을 기대한다. (p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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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

로버트 D. 퍼트넘, 페이퍼로드

한 지역에서 ‘자본’이 있는 아이와 없는 아이가 어떻게 성장하는 지를 성장의 굴곡에 따라 추적한 책. 부익부 빈익빈은 단순히 자본 그 자체로만 형성되지 않는다. 하필이면 이 책을 다 읽었을 무렵 조국 사태가 터졌다. (앤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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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딸로 태어나고 싶지는 않았지만

리세터 스하위테마커르, 비스 엔트호번, 갈매나무

태어난 순서에 따라 분석을 하는 심리학적 방법은 오랫동안 사용된 것이다. 맏딸의 특성에만 집중해서 다룬 그 책은, 맏딸이 어떤 사회적 관계에 놓이게 되고, 어떤 기대를 받게 되며, 어떤 상황을 주의하고 치유해야 하는지를 다루고 있다. 맏딸로서는 많은 치유를 받은 느낌이다. (앤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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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로서의 인류학자

클리퍼드 기어츠, 문학동네

‘민속지’의 시작점이라고도 할 수 있을 클리퍼드 기어츠가 다룬 인류학 ‘글쓰기’. 민속지는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개입없이 글을 쓰는 것만으로 완성된다고 여겨지기 쉽지만, 거기에 개입하는 저자, 무엇보다도 글을 쓰는 존재로서의 저자가 과연 무엇인가를 다룬 책이다. 글을 쓰는 이는 글을 쓰는 ‘자신’이 무엇인지 고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앤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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