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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작 안내 4월 심사평

2022.05.15 19:2805.15

안녕하세요. 독자우수단편 선정단입니다.

 

우수작으로 2차례 이상 선정되시거나 연말에 최종 우수작으로 선정되신 분께는 거울 필진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번 호 독자우수단편은 2022년 4월 1일부터 2022년 4월 30일 사이에 창작 게시판 단편 카테고리로 올라온 작품들 가운데 심사 기준을 만족한 작품 8편을 심사하였습니다.

 

2022년 4월의 독자우수단편 후보작은 없습니다. 다음 달을 기대하겠습니다.

 

버그센터(Business Grievance CENTER) - 희야아범
음악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백화점 매대 알바를 할 뿐인 마르스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작은 삐걱거림에서 버그센터를 찾습니다. 자신에게 냉동딸기를 권하는 직원의 이름에서 힌트를 받고 찾아간 버그센터에서 목격하는 것은 자신이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해답이네요. 버그센터의 직원이 해설해주는 방식 외에 적절한 방식으로 반전을 보여줄 수는 없었을까요. 주인공이 느끼듯이 너무나 노골적이고 쉬운 길을 따라간 건 아닌지 고민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 별엔 닿을 수 없을지도 몰라 - 이준혁
연기 경험이 많지 않은 배우 지수는 ‘코스모스’가 제작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어하지만 ‘코스모스’에서는 시청자 개인 맞춤형 AI 제작 프로그램 서비스를 발표합니다. 배우도 제작진도 필요없는 인공지능이 제작하는 영상물. 종이책도 이미 사람들에게서 멀어진 시대의 이야기는 오싹한 느낌을 남깁니다. 지수가 동경하던 배우도 어이없이 대기업의 자본에 굴복하는데 이야기의 결말에서는 긴장을 고조시키던 여러 설정과는 관계없이 급하게 막을 내리는 느낌이 드네요. 중편 이상으로 계획된 글을 도중에 끊어낸 것 같습니다. 이런 설정을 바탕으로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지, 그 주제를 충분히 담아냈는지 한 번 더 생각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세 아이 - 우주안에책
폭력 장면으로 강렬하게 시작된 이야기입니다. 세 아이 무진, 민화, 우석은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에서 어긋나 있지요. 이들이 죽음과 상처와 아픔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독특하고 새롭습니다. 성인이 되어서 세 아이가 택하는 길은 서로 다르지만 이들 모두가 각자의 방법으로 자신이 있을 곳을 만들어내는 것은 인상적입니다. 세 사람이 무엇 때문에 이렇게 감정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세 사람이 서로 돈독한 계기가 있는지 등 궁금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세 사이의 이야기를 통해서 무슨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지 보다 분명해지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연세대학교를 가는 법 - 김성호
아버지가 떠난 뒤에도 아버지의 흔적에 짓눌리는, 정신과 약을 먹고 잠을 청하는 화자의 1인칭이 사실적이고 무겁습니다. 가해자인 아버지를 상징하는 연세를 증오하지만 연세대에서 만든 음식만 섭취할 수 있을 정도로 아버지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인공의 마음이 강렬하게 이어집니다. 아버지의 건물에서 걸어 나오는데는 성공했지만 주인공은 언제쯤 아버지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무거운 글에 마음이 더 무거워지는 느낌입니다.

미팅 - 김성호
좋아했던 사람의 장례식 장면과, 예쁜 발에 대한 집착.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은 떠난 사람에 대한 것이고 엄마에 대한 것이고 자신의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대한 것이네요. 반복되는 암울한 마음이 무겁게 글에 짓눌립니다. 주인공은 마지막 고백은 죽은 사람에 대한 부채감 때문이겠지만, 독자의 표정은 어쩌면 방범대의 표정과 같을 것 같습니다.

호두과자를 먹는 트로트가수 - 김성호
휴게소에 호두과지를 파는 젊은 사람과 트로트 가수로 대성하기를 꿈꾸며 전국을 누비는 버스킹 가수와의 일화입니다. 사람들이 호두과자를 전처럼 좋아하지 않는다는 현실과 그래도 휴게소에서는 호두과자라고 믿으며 묵묵히 호두과자를 굽는 주인공의 모습은 별 인기가 없어도 얼굴을 고쳐가며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꿈을 접지 않는 가수의 모습과 오버랩됩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관심을 떨치지는 못하는 주인이 가수에게서 보는 건 연애감정일까요, 자신이 묵혀둔 꿈에 대한 그리움일까요. 이중적으로 해석되는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지옥탈출 - orshad
열시 이후에는 영업하면 안 되는 법을 어기고 창문을 가려 숨어서 심야까지 운영하는 학원에서 다른 사람들을 남겨두고 혼자 먼저 학원을 떠나는 건 확실히 탈출처럼 느껴지겠지요. 비극적인 사건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로 부러움을 느끼는 주인공의 모습은 사교육에 시달리는 10대의 모습일 수 있겠습니다. 다만 계단을 내려오는 끝없는 공포의 장면이 생생함을 넘어서 장황함을 주기도 합니다. 계단의 장면보다 그 장면이 일어나는 이유가 되는, 학생이 정시적으로 약해지는 배경적인 상황이 조금 더 보충되면 어떨까요.

랍다코스 가문의 마지막 사람 - orshad
그리스 신화속의 랍다코스 가문의 설화(오이디푸스 설화를 포함한)를 소설로 만들었습니다. 매들린 밀러의 그리스 신화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네요. 자연법과 인륜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 안티고네와 현실과 실정법을 생각하라고 한 이스메네의 이야기는 법의 본질에 대한 질문으로 종종 다루어지는 이야기지요. 성문화된 법과 마땅한 도덕률과 양심 무엇을 따라야 하느냐에 대한 질문으로 여겨지는 안티고네 이야기를, 모든 것을 뺏아간 언니를 원망하는 이스메네의 관점에서 다룬 것이 독특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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