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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작 안내 10월 심사평

2021.11.17 09:1311.17

안녕하세요. 독자우수단편 선정단입니다.

우수작으로 2차례 이상 선정되시거나 연말에 최종 우수작으로 선정되신 분께는 거울 필진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번 호 독자우수단편은 2021년 10월 1일부터 2021년 10월 31일 사이에 창작 게시판 단편 카테고리로 올라온 작품들을 심사하였습니다.

이달의 독자우수단편 후보작으로 Sagak-Sagak 님의 「V(브이)」를 선정하였습니다.

 

쾌몽, 「최후의 인간
라이카는 SF를 떠나서도 인류에게 큰 고통과 영감을 준 상징입니다. 가장 똑똑하고 인간을 사랑했던 개를 골라서 우주에서 사망하게 한 인류는, 그 개를 기리는 박물관을 만들고, 그 개의 굿즈를 팔면서 ‘미래’로 나아갔지요. 작가는 점점 뜨거워지는 우주선 안에서 죽어갔을 라이카에 대한 공감에서 인류의 마지막을 ‘쪄 죽는’ 상황으로 만들었습니다. 라이카의 복수 이야기지만, 인류를 몰살시켜버리고자 하는 작가의 상상은 오히려 다정스럽기까지 합니다. 이야기를 한 호흡에 가져가는 추진력이 굉장하지만, 엘이 갑자기 라이카라는 게 드러나는 과정은 복선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 부분에서 요소를 좀 더 깔아주면 마지막의 폭발이 더욱 강렬할 수 있겠습니다.

한켠, 「하얀 저승 검은 이승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솜씨가 빼어난 작품입니다. 나를 옥죄고 있다고 생각했던 ‘팀장’이라는 시스템이 ‘이사’라는 시스템으로, 심지어는 ‘회사’라는 시스템으로 확장해 가는 과정이 섬뜩합니다. 무엇보다 실제로 날 괴롭게 만든 존재가 나를 대표하게 되는 상황에 대한 분개와 억울함, 복잡다단한 심경의 변화 과정을 아주 섬세하게 묘사했습니다. 마지막의 환상적 결말이 아쉽습니다.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결말을 의도하였으나, 너무 길이 많아서 도리어 어떻게 된 건지 독자가 이해할 수 없는 결말이 되었습니다. 해석할 여지를 두세 개 정도로 줄여주면 좀 더 매력적인 결말이 될 듯합니다.

Sagak-Sagak, 「V(브이)
뇌과학자 제임스 팰런은 <괴물의 심연>에서 자신의 뇌 사진을 보고 자신이 ‘사이코패스’라는 사실을 발견한 이야기를 서술한 바가 있지요. 도파민 결합을 약화함으로써 사람들을 사이코패스로 만드는 바이러스라는 흥미로운 상황을 설정했습니다. 그리고 이 설정 자체가 가장 중요한 서사이자 주인공으로 기능하는, SF소설로서의 기본기에 충실한 소설입니다. 사람들의 혐오와 두려움, 이면의 선망을 매끄럽게 그려냈습니다. 이야기를 촘촘하게 쌓아가다가 마지막의 섬뜩함에서 폭발시키는 솜씨가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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