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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작 안내 5월 심사평

2021.06.15 00:0006.15

안녕하세요. 독자우수단편 선정단입니다.

여름이 가까워오고 있어서인지 환상을 다룬 소설들이 유독 많은 한 달이었네요. 우수작으로 2차례 이상 선정되시거나 연말에 최종 우수작으로 선정되신 분께는 거울 필진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2021년 5월 1일부터 2021년 5월 31일 사이에 창작 게시판 단편 카테고리로 올라온 작품들을 심사하였습니다.

독자우수단편 후보작으로 김청귤님의 「하얀색 음모」를 선정합니다.

킥더드림 님의 「메이의 마음
인공지능을 친구로 받아들이게 된 사람과 인공지능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흔한 소재에 단순한 이야기인데, 심리묘사도 치밀하지 않고 파장도 크지 않습니다. 캐릭터도 평면적이고요. 이야기를 좀 더 세련되게 직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메이의 선택이 생각지 못한 부분이다보니 마지막 선물이 무엇일지 두렵네요.

빗물 님의 「델릭타 그라위오라
동양풍의 무속적 배경과 기독교 기반의 시설이라는 현대적 상황이 묘하게 아름다운 분위기를 만들며 맞물려 들어갑니다. 아동 성폭력 문제를 엮어내어서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회고발 소설이 되었네요. 분위기의 풍성함에 비해 서사가 단선적인 점이 아쉽습니다.

니그라토 님의 「디스커넥트
가상현실 속에서 죽은 어머니를 되살리겠다는 설정이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설정만 있고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았네요. 이제 죽은 어머니를 되살리기 위한 여정을 시작합시다.

kongkongs 님의 「속보: 새벽 네 시, 달이 추락합니다
달이 추락한다는 설정 속에서 지구의 사람들이 제각기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그리고 있습니다. 죽음을 앞에 두고서도 어떻게든 삶의 한 순간을 부여잡고 있는 모습들, 특히 동물과의 연대는 슬프고 따스합니다. 하지만 서사가 너무 부족하네요. 소설보다는 차라리 시에 가까운 글이었습니다.

오메르타 님의 「한 걸음에 삼백리
무속인인 할머니와 그 피를 이어받은 손녀가 삶의 고비를 도리어 그 역경을 통해 이겨내는 이야기입니다. 마이너스와 마이너스가 곱해져서 플러스가 되는 이야기들은 언제나 마음에 깊이 남게 마련이지요. 가을이가 할머니의 피를 안고 단단하게 살았으면 좋겠네요.

ㄱㅎㅇ 님의 「마가 꼈다
까마귀를 등장시켜서 공포소설적 분위기를 만들려고 하신 듯 합니다만 에피소드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한 채 따로 놀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갈수록 심도가 깊어집니다만, 에피소드들이 연결되지 못하는 바람에 깊어지는 심도가 정서적 충격을 만들지 못하네요. 이야기들의 접점을 단단하게 매어주실 필요가 있습니다.

김청귤 님의 「하얀색 음모
우리의 삶은 온갖 우연으로 가득하고, 그 사이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선택을 하고 살지요. 타임리프물은 그런 삶의 측면을 보여주기에 아주 적합한 장르입니다. 주인공이 당황하고 난감해하는 전형적인 장면조차 없이 익숙하게 타임리프의 상황을 살아가고, 그 안에서 다양한 선택을 실험하는 게 아니라 꾸준하게 ‘누군가를 살리는’ 선택을 하는 이야기라는 점이 올곧고 멋집니다. 그리고 타자를 자기 삶에 받아들임으로써 다음 시간대로 발을 내딛을 수 있게 된다는 알레고리가 뻔하지만 아름답네요. 다만 이 알레고리가 너무 얇게 드러나서 동화처럼 느껴지는 점이 아쉽습니다. 주인공의 배경을 더 풍성하게 볼 수 있었으면 더 매력적인 소설이었을 듯 합니다.

소울샘플 님의 「힙과 뽕의 싱커페이션: 우스개 오누이와 아인슈페너 듀오의 사례를 중심으로
2000년대 중반 정도에 실험적으로 많이 등장했던 논문 형태의 소설이, 심지어 2000년대 중반 정도에 많았던 음악씬을 배경으로 하고 있네요. 한 편의 다정한 농담같은 소설입니다. ‘가상계’를 등장시키긴 했지만, 설정이 꼼꼼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그렇다고 이 소설에서 그게 전혀 중요하진 않네요. 그리운 일들을 많이 생각할 수 있어서 소설을 읽으며 행복했습니다. 여전히 홍대에는 막걸리 아저씨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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