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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작 안내 9월 심사평

2020.10.15 00:0010.15

독자우수단편 선정단입니다. 이달의 후보작을 선정합니다. 우수작으로 2차례 이상 선정되시거나 연말에 최종 우수작으로 선정되신 분께는 거울 필진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번 호 독자우수단편은 2020년 9월 1일부터 2020년 9월 30일 사이에 창작 게시판 단편 카테고리로 올라온 작품들 가운데 심사 기준을 만족한 작품을 추려 심사, 후보작을 추천하였습니다.

독자우수단편 후보작으로는 아메리카흰꼬리사슴 님의 「샌드위치 맨」이 선정되었습니다.

계수 「인생서점」
깔끔하고 흥미진진한 단편이었습니다, 우산과 반전의 계기가 연결되는 부분이 자연스러우면서도 즐거웠어요. 한밤의 두렵지만 피하고 싶은 독서회라는 소재와 잃어버린 자신의 소유물이라는 소재를 엮어가는 솜씨가 깔끔해서 감탄하였습니다. 단지 제목이 단편의 매력을 다 표현하지 못하는 듯해서 아쉽습니다.

소울샘플 「코로나 세이브 어쓰 - 2020년생을 위한 스마트 혁명 가이드」
설정이 많지만 서사를 전개하는 부분에 필요한 설정은 헐거워서 완성도가 낮아보입니다. 낙서에 3차원 코드를 삽입하여 사람들을 몸캠 노예로 만들 정도로 치밀했던 마룬의 일원들이 막상 드론으로 인한 테러 계획을 실행할 때에는 이미 존재를 아는 재밍드론에 대한 대비를 전혀 하지 않은 채 실패해버렸다는 상황은, 낙서에 대한 설정은 충실하지만 서사에서 중요한 부분에 대한 설정은 미비하다는 인상을 줍니다. 소설이 전개되는 사회 배경에 대한 설정보다 먼저 사건의 전개에 대한 설정에 집중해보기를 권합니다.

빅토리아 「슈베르트 바이러스」
도입부에 해당하는 대화 형식이 지나치게 길어서 작품의 힘을 상당량 빼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친구가 사적인 기록을 찾아내는 엔딩은 수미상관의 형식을 취할 수 있었지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연경과 친구의 관계, 작품의 절반 가량을 친구에게 대화하는 형식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액자로서의 형식적 의미라면 액자가 너무 크고, 작품 안에서의 의미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연경의 이야기에만 집중한다면 단편이 좀더 강력해지리라 생각합니다.

땀샘 「불통」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로 시작한 단편은 천천히 고조되면서 파국으로 치달아갑니다만, 파국으로 치달아가게되는 주된 원인이 화자가 아니라 언니인데도 언니라는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알 수가 없어서 파국이 납득되지 않는 느낌입니다. 어릴 때부터 소동물을 묻어왔던 행동은 언니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아버지와 오를 보이기 싫었다면 언니는 왜 굳이 화자를 이 곳까지 오도록 초대했는지...? 화자만큼이나 소설에서 언니의 존재는 필수불가결인데 이 인물이 좀더 잘 드러나야할 것 같습니다.

갈아만든 배 「소나무 숲에서」
소설의 주제의식을 잘 모르겠습니다, 작가는 이 소설을 읽은 독자가 어떤 감상을 받고, 어떤 의미를 느끼길 바랐을까요? 연쇄살인마가 초월적 존재를 만나 주제를 모르고 다시 살인을 저지르려다가 처벌을 받는 서사에서는 우연성 외에는 다른 감상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땀샘 「사원소학교」
단편이 아니라 장편의 도입부 같습니다, 단편이라는 점을 제외시켜보면 인물들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이 인물들이 모여서 이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어떤 일을 할 수가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글의 목적이 단편으로서가 아니라 장편을 구상하기 위해서라는 쪽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샤프위의포뇨 「갇히거나, 뺏기거나」
자극적인 장면이 이어지지만, 그 장면이 하나의 서사를 갖고 이어지는 것 같지 않습니다. 구성이 산만해서 다음 장면으로 이어질 때 계속해서 의문점이 남습니다. 숨어있는 설정들이 많은데 그 설정들이 서사로 충분히 풀어내어야 소설로서 완성도를 갖추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샤프위의 포뇨 「난춘」
아이디어를 좀더 밀어붙여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지연의 앞에, 원래 그 몸이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난 사건이 생겼습니다. 이 사건은 단편의 핵심 사건이 되는데, 이 사건 이후의 전개가 없습니다.

스몽스몽 「3층집」
등장하는 인물들이 좋아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인물이 바로 옆에서 말해주는 것만 같은 구어체 문장이 생동감 넘칩니다. 짧게 등장하는 학급 친구들의 괴롭힘에서도 각각 그 인물들이 어떤 인물인지 개성이 강렬하게 드러나서 인상깊었습니다.

스몽스몽 「과자공장 아가씨」
작품 이면에 흐르는 시니컬한 시선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가난해서 자신의 고향행성을 떠나온 주인공과 주인공을 비웃거나 감시하는 동족, 혹독한 지구환경에 이르기까지 이민자에 대한 비유로 읽을 수 있습니다. 작가의 시선은 과연 무엇을 시니컬하게 바라보고 있는 걸까요?

아메리카흰꼬리사슴 「샌드위치 맨」
지금, 여기 우리 사회의 시의성을 날카롭게 관통하는 작품입니다. 기업과 대중, 개인의 불합리가 톱니바퀴처럼 딱 맞물리는 지점이 묘사됩니다. 문제의식의 예리함도, 소설로서의 완성도도 모두 갖춰낸 작품에 찬사를 보냅니다.

투인 「속박」
중반까지는 차곡차곡 전개되던 플롯이 절정을 맞이하면서 급격하게 혼란스러워집니다. 저택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까지 쌓아올렸던 위기감이 절정을 향해 제대로 폭발하려면 좀더 절정에서 필요한 정보들이 앞에서 제대로 주어졌는지, 갈등은 제대로 쌓아올렸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장마 「잘 지내고 있나요」
소설의 주제의식이 궁금합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현우가 잠들기 전 연달아 떠올리는 첫사랑, 동창, 아버지, 이웃집의 여자들은 하나의 의미로 연결되지 않는 듯합니다.

 

 

이번 달은 2020년 3분기 독자우수단편 우수작을 선정하는 달입니다. 우수작으로 2차례 이상 선정되시거나 최종 우수작으로 선정되신 분께는 거울 필진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드립니다.

3분기 후보작은 모두 셋입니다.

7월 후보작 히로 님의 「조라는 밤바다에 있지」, 8월 후보작 kangbomb 님의 「디어 브리타」, 9월 후보작 아메리카흰꼬리사슴 님의 「샌드위치 맨」 중에서 아메리카흰꼬리사슴 님의 「샌드위치 맨」 을 3분기 우수작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축하드립니다.

A : 아메리카흰꼬리사슴 님의 「샌드위치 맨」은 현대 사회를 관통하는 주제의식이 잘 담긴 좋은 SF입니다. 주제의식이 탄탄한데 심지어 플롯도 재밌어요. 사회 속에서 으깨지는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는 데 조금의 어려움도 없는 능숙한 솜씨가 돋보였습니다.

B : 우리의 신체는 이제 더 이상 우리의 신체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이미 충분히 확장되었고, 앞으로 더 확장될 계획이죠. 노동하는 인간의 삶과 자본주의가 어떻게으로 이 신체 확장을 활용하게 될 것인지 예리한 시선으로 짚어낸 작품입니다. 주목경제가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 방식, 체제 앞의 개인이 얼굴 없는 악 앞에 얼마나 무력한지를 묘사하는 방식도 매우 뛰어납니다. 그런 무력감과 공포를 인물의 형태로 구체화한 부분도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매력적인 소설이었습니다.

C : 20대 대학생들의 현재의 삶을 미래의 상황 속에서 그려내면서, 이런 상황이 오지 않거나 오더라도 아주 가까운 미래였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됩니다. 적어도 조금 먼 미래에는 이 상황이 좋은 쪽으로 변화되어 있기를 바라게 되는 마음이지요. 사생활이 없어지는 대가로 받게 되는 고수익 알바. SNS에서 포장되는 허영.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현재를 희생하지 않으면 안되는, 청춘이라는 말로 포장되기에는 너무나 힘든 삶의 모습들이 그려집니다. 대기업은 자본을 바탕으로 약자인 아르바이트생 뒤에 숨어있고, 대기업으로 향해야 할 비난을 받아내는 것은 아르바이트생들입니다. 개인방송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 이슈를 만들기 위해서, 알바생인 주인공을 협박하고 강제로 촬영하고 신분을 노출시키는 ‘정의구현TV’의 행동도 의미심장합니다. 직접적으로 충돌하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되는 개인들 너머의 힘있는 존재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D : 지금, 여기 우리 사회의 시의성을 날카롭게 관통하는 작품입니다. 기업과 대중, 개인의 불합리가 톱니바퀴처럼 딱 맞물리는 지점이 묘사됩니다. 문제의식의 예리함도, 소설로서의 완성도도 모두 이뤄낸 작품에 찬사를 보냅니다.

E : 샌드위치맨이라는 20세기 이미지, 반 세기쯤 전이 제일 잘 어울릴 것 같은 '몸 하나로 하는 일'이 지극히도 바로 지금의 이야기가 됩니다. 20세기에 상상했던 21세기는 육체성 따위는 아무데도 없을 것 같고, 그야말로 '광대한 네트'의 영험한 비육체성이 처음과 끝을 차지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들이닥친 2020년과 그 이후의 세계는, 여전히 육신을 이끌고 살아가야 하는 이들의 생활로 이루어지겠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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