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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작 안내 4월 심사평

2020.05.15 00:0005.15

안녕하세요. 독자우수단편 선정단입니다. 이달의 후보작을 선정합니다. 우수작으로 2차례 이상 선정되시거나 연말에 최종 우수작으로 선정되신 분께는 거울 필진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번 호 독자우수단편은 2020년 4월 1일부터 2020년 4월 30일 사이에 창작 게시판 단편 카테고리로 올라온 작품들 가운데 심사 기준을 만족한 작품을 추려 심사, 후보작을 추천하였습니다.

독자우수단편 후보작으로는 아메리카흰꼬리사슴 님의 「아웃백」이 선정되었습니다. 

아메리카흰꼬리사슴 님의 「아웃백」은 좀비 아포칼립스 사회에서 각자의 자식을 잃은 한 여성 정치인과 남성 엔지니어의 이야기를 교차하면서 진행합니다. 화자, 시점이 자주 바뀌어 독해가 어려운 면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담담한 필치로 그려낸 사회상, 인물의 내면 묘사, 그들의 선택이 대단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각몽 님의 「리얼리티 체크」는 묘사와 문장에서 작가의 고뇌를 엿볼 수 있는, 아름다운 괴담이었습니다. 하지만 서사적 완성도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네요.

거우리 님의 「단비」와 「무두부」는 난해하고 그로테스크합니다. 전반적으로 훨씬 긴 희곡의 한 장면만 뚝 잘라낸 것 같습니다. 「死연편지」는 괜찮은 구성의 섬뜩한 괴담으로, 거우리 님이 지금까지 올렸던 작품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김달영 님의 「꽃다발」은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은 미래고, 거기다 화자는 그 미래보다 더 먼 미래에 사건을 회상하고 있죠. 아주 초월적으로 느껴지는 기술도 나오고요. 그런데 전반적인 문체와 사회적 분위기는 PC 통신 시절 같습니다. <좋은 생각> 잡지의 2002년 7월판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 결맞지 않음이 의도적인 것일지요?

김성호 님의 「취기 어린 사랑」과 「람쥐와 함께 춤을」은 언제나 그랬듯이 소설의 완성도가 높았고, 특히 반짝이는 문장을 여럿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물과 서사가 김성호 작가님이 지금까지 투고했던 다른 작품들과의 차이점을 찾기 힘듭니다. 김성호 작가님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항상 비슷하고 예측 가능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니그라토 님의 「요나가 온 니느웨」, 「트랜스 게임 휴머니즘」, 「마지막 공포」, 「생명의 오메가」, 「마약의 오메가」는 자연과학에 대한 지극히 자의적인 해석과 깊은 사유가 전무하고 폭력적인 개인 철학의 불쾌한 만남입니다. 이런 글은 읽고 싶지 않아요.

다른이의꿈 님의 「샤워 중 사라지는 시간」은 서사가 있지만 전체적인 완성도가 부족합니다. 특히 대사에 대한 고민이 더 있으면 좋겠습니다.

리내 님의 「A3008-2036-5-3-confused」는 도입부에 리콜의 설정을 독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인식시킬 수 있는 사건들이 충분히 추가된다면 훨씬 재미있고 수긍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입니다.

아나킨 님의 「최초의 인형」은 새로운 피노키오 괴담이군요. 인형의 회상은 재미있습니다. 역사에 실존했던 여러 인물들을 가상의 환상적인 존재와 엮는 이야기는 클리셰지만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교차로 전개되는 이선주의 이야기는 크게 와닿지 않습니다.

양윤영 님의 「타차라와 늙은 개」는 개의 신 타차라가 죽은 개의 영혼과 이야기를 통해 이야기의 신 루를 위로하는 구성입니다. '유전자가 시키는 대로 살아간다면 우리 생명에게는 자유의지가 없는가'라는 주제에 대한 나름의 대답입니다만, 타차라가 전하는 이야기에서 개가 내린 선택이 정말 개의 무리지음을 선호하는 유전자로 환원할 수 있는 결정인지 독자는 소설의 내용만으로 알 수 없습니다. 결말은 반전을 의도한 것인지 애매모호합니다. 신도 사실 유전자의 명을 받는 생물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싶었던 것일까요요?

창능 님의 「광고 버전」은 만화에서 대사와 나레이션만을 떠낸 것 같습니다. 필요한 텍스트가 많이 빠진 느낌입니다.

최의택 님의 「우리에게 균열이 필요한 이유」에는 작가가 많이 고민한 티가 나지만, 분량에 비해서 보여주고 싶은 바가 너무 많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수많은 설정들이 좁은 분량 속에서 버겁게 자기 몸을 뽐내는 와중 서사와 인물은 힘을 잃고 독자는 갈 길을 잃습니다.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더 많은 분량으로 풀어낼 필요가 있겠습니다.

댓글 1
  • 마음의풍경 20.05.16 00:36 댓글

    '합평'이라는 것이 그렇게 무섭다고 하던데, 조금이나마 그 말의 뜻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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