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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독자우수단편 선정단입니다.

이달의 후보작을 선정합니다.
우수작으로 2차례 이상 선정되시거나 연말에 최종 우수작으로 선정되신 분께는 거울 필진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번 호 독자우수단편 후보작으로는 김성호 님의 「자기에 담은」이 선정되었습니다.
이번 호 독자우수단편은 2018년 6월 1일부터 2018년 6월 30일까지 올라온 작품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 자기에 담은(김성호)

연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남은 '나'의 시선과 감정을 통해 상실감과 비애가 짙은 감수성으로 호소력 있게 표현되었습니다. 연인이 성소수자였던 사실을 드러내며 목숨을 끓기까지 그를 철저하게 소외시켰던 사회를 담담히 더듬는 시각이 '나'의 감정과 대비되며 비극이 훨씬 더 깊어진 느낌입니다. 더불어 성소수자의 현재를 되돌아 보게 만드는 주제 역시 이야기 속에 잘 녹아들어 선명하게 표현된 점이 인상 깊습니다. 다만, 성소수자를 하나의 소재로 하여 성애와 폭발적인 감정을 특징으로 하는 장르가 있음을 고려하면, 감수성보다는 조금 더 주제 표현에 치우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 장판 밑의 걔(후안)

앞부분에서 잔뜩 고조시킨 긴장에 비해 이성과 본능으로 맺어지는 결말이 다소 맥빠지는 것이 단점입니다. 끈에 묶이고 풀린 이성과 본능의 비유는 반전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그 비유가 가지는 전형성이 오히려 반전의 충격을 희석시키는 것이 아쉽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소재로 이야기의 구조를 완성하고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며 흡입력 있게 끝까지 달려가는 훌륭한 기세를 여전히 보여주는 작가입니다.


이번 달은 2분기 독자우수단편 우수작을 선정하는 달입니다. 우수작으로 2차례 이상 선정되시거나 최종 우수작으로 선정되신 분께는 거울 필진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드립니다.

1분기 우수작으로는 김성호 님의 「자기에 담은」이 선정되었습니다.

A :‘자기’라는 단어에는 ‘자기 자신’과 ‘연인으로서의 타인’을 동시에 가리킨다는 점에서 독특하게 로맨틱한 파장이 있습니다. 비극적인 로맨스를 다루고 있는 이 소설은 한국사회에서 흔히 결혼식을 은유하는 ‘국수’를 통해 연인의 삶을 자연스럽게 직조해나가는 솜씨가 돋보입니다. 음식을 받아들이지 않는 편식이라는 특수한 습성을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회적 존재라는 결까지 연결하는 과정이 지극히 매끄럽습니다. ‘연인’과 같은 궤적을 따라가 결국 ‘자기’가 되는 결말의 감정선도 매끄럽게 연결됩니다. 조금 아쉬운 것은 단정하고 매끄러운 딱 그 부분에서 마침표가 찍혀있다는 점입니다. 화자가 고통스러움에도 불구하고 단정한 애티튜드를 취하는 서사는, 고통을 객관적으로 보게 하며 동시에 그것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의 고통인지 드러냅니다. 그러나 이 소설 속에서 주인공의 감정은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오히려 정서적 뿌리에 독자를 완전히 밀착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입니다. 조금 더 감정선에 천착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처지는 부분 없이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소설이었습니다.

B :1인칭의 독백 서사로 이루어지는 소설이면서도 전체적인 스토리를 끌고 가는 균형이 좋습니다. '자기'라는 지칭이 반복되어 사용되면서 서술이 모호해지는 느낌이 글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듭니다. 1인칭 서술은 서술자의 감정에 가깝다보니 감정에 동조하지 못할 경우에 글의 몰입감을 떨어뜨리는 단점이 있습니다만 그런 거리감조차도 이 글에서는 세상에서 소외된 화자의 느낌을 더 강렬하게 살리고 있네요. 연인에 대한 부채감과 세상에서 끊임없이 부정당하는 연인들의 소외감이 뒤섞이면서 더욱 아픈 상실의 감정을 그려냅니다.

C :'자기'라는 지칭으로 이성애적 문법을 우회하면서, 한편으로는 독자에게 죽은 연인의 존재를 더욱 가깝게, 한편으로는 더욱 낯설게 느끼게 하는 방식이 돋보였습니다. 곳곳에서 번뜩이는 비유들, 국수와 식사의 심상들을 통해 이야기를 하나의 줄기로 관통하는 것도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그러나 정작 이 문학적 장치들을 사용하고 있는 스토리도, 사회적 문제의식도 지나치게 느슨하거나 평면적인 경향이 있어서 아쉬웠습니다. 주인공의 감정은 생생한 반면 주인공과 자기의 관계는 흐릿하고 손에 잘 잡히지 않습니다. 어쩌면 그 흐릿함 자체가 주인공이 처한 곤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댓글 4
  • No Profile
    김성호 18.07.15 16:48 댓글

    좋은 평 정말 고맙습니다!

  • No Profile
    후안 18.07.15 17:02 댓글

    평가 감사합니다! 너무 급한 결말이 아니었는지 모르겠네요. 분량을 좀 조절하고 여운이 남는 결말을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No Profile
    무한상상 18.07.17 22:28 댓글

    김성호님 축하드립니다

  • 무한상상님께
    No Profile
    김성호 18.07.18 02:01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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