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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필진 홍지운 작가님의 SF경장편 『우주 달 별 사랑 』이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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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15 SF어워드 장편 대상 수상 작가 홍지운이 펼쳐내는 가슴 뛰는 레트로 SF 모험담.

스타일리시한 유머 감각과 컬트적 상상력으로 독자들을 즐겁게 해왔던 작가 홍지운. 그가 이번에는 달의 등대지기 소년과 우주전함에서 실험체로 자란 소녀가 만나 펼치는 가슴 뛰는 모험담으로 돌아왔다.

『우주 달 별 사랑』은 <2020 우주의 원더키디> <미래소년 코난> <은하철도 999>와 같은 아이들의 모험과 성장을 다룬 옛 SF 애니메이션에 대한 노스텔지어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2022년 시각으로 재해석된 레트로 감성을 느끼게 해줄 로-파이 사이언스 픽션(Lo-fi Si-fi)이다. 어린 시절 SF 애니메이션을 보며 모험에 대한 동경을 키운 독자들에게는 다시 한번 그 두근거리는 감정을 느끼게 해줄 선물이, 새로운 컨텐츠에 목말라 있는 독자들에게는 ‘뉴트로 SF’의 진정한 감동을 선사해줄 멋진 소설이다.

달의 도시를 둘러싼 다툼과 혼란을 서로 의지하며 헤쳐나가는 소년 소녀의 이야기.
과연 두 사람은 달그림자 너머, 지구의 바다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달의 등대를 떠나자 소리가 사라진다. 달의 바다에서는 그저 미약한 중력과 가속도만이 우주복 안에 갇힌 사람을 끌어안는다. 핀은 등대 안에 있을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신체감각을 경계하면서 조심스레 키를 움직이고 페달을 밟아 목적지로 향했다. 보트는 곧 물방울 앞에 도달했다. 가까이서 바라본 물방울과 그 안에 잠긴 소녀의 모습은 여전히 초현실적이었다.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물방울은 소형 컨테이너 하나는 가득 채울 정도로 컸다. 물방울은 소녀가 달의 가혹한 환경으로부터 상처받지 않도록 지켜주고 있었다.
-19~20쪽

‘핀’은 달의 등대지기의 손자다. 핀은 언젠가 생길지 모를 조난자를 구하기 위해 고요한 달의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등대에서 바라본 메마른 달의 바다는 황무나 다름없는데…. 무료한 일상이 계속되던 어느 날, 핀은 달의 바다 한가운데서 정체불명의 물체를 포착한다. 쌍안경을 통해 들여다본 그곳에는 말도 안 되는 광경이 펼쳐져 있다. 한 소녀가 정신을 잃은 채 물방울 속에 둥둥 떠 있었던 것이다.

핀은 소녀를 구출해 달의 등대로 데려온다. 정신을 차린 소녀 메아는 자신이 태곳적 달의 깊숙한 호수에 살고 있었던 월인月人이며, 이들은 ‘그림자의 힘’을 다룰 수 있다고 한다. 고대에 달에서 벌어진 전쟁으로 월인은 소수만 살아남았다. 그중 몇몇은 달의 거대사업을 주관하는 ‘성산중공’의 음모에 휘말려, ‘그림자의 힘’의 원인이 무엇인지 찾기 위한 실험체가 되어버렸다.

메아는 성산중공의 실험이 진행되는 우주 전함에서 실험체로 자란다. 어느 날 메아의 할머니가 그림자의 힘을 이용해 메아를 우주 전함에서 탈출시키기 전까지는. 어쩌면 월인들이 기거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곳을 찾고 싶다고 털어놓는 메아. 핀은 고민 끝에, 빈민가로 불리는 지하도시를 넘어 ‘월면도시’로 메아를 데려다주는 험난한 모험을 결심한다. 수많은 사람이 어울려 사는 대도시에는 월인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한편. 성산중공의 실장 ‘요안’은 사라진 메아를 붙잡고자 한다. 요안은 동료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는 유능한 남자다. 프로젝트가 잘못되자 부하직원 대신 자신의 봉급 삭감을 자처한 적도 있다. 요안의 목적은 단 하나, 성산중공에 부를 안겨다 주는 것이다. 그러기에는 월인의 힘이 필요하다. 월인들이 가진 그림자의 힘은, 현시대 최고의 에너지 자원 ‘월장석’의 비밀과 얽혀 있기 때문이다. 요안은 수많은 전투 드론을 대동하고 ‘메아’를 뒤쫓아 지하도시로 향한다.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

『우주 달 별 사랑』은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한가득 모아놓은 사탕주머니 같은 소설이 되어버렸습니다.
-「작가의 말」에서

『우주 달 별 사랑』은 그저 옛 시절의 소년 소녀의 모험에 대한 동경을 그저 불러일으키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물론 그 시절의 모험과 감성을 다시 느끼게 해주거나, 그 시대를 지나오지 않은 젊은 독자층에게 옛 시절의 두근거리는 감정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것만으로 이미 근사한 소설이다. 중요한 건 ‘추억팔이’라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 애초에 옛것이 최고다, 와 같은 형식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추억팔이라는 말을 쓰는 건 틀렸다. 특히 소설이 내포하는 인간상에 대한 표현들은 2020년대, 동시대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놓쳐서는 안 될 메시지를 전달해준다.

우리 사회 도처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혹독한 성과 시스템에 희생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럼에도 커다란 이익을 보전하기 위한 선택으로 벌어진 희생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비록 냉담할지는 몰라도 우리가 세계에서 받아들여야져 할 규범이라고 설명하고는 한다. 심지어 커다란 이익만을 좇는 사람을 유능한 존재로 치켜세우는 풍경을 마주하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소설은 과감하게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나아가 소설은 인간 세계에 대한 가능성까지 함축하고자 한다. 소설 속 소년 소녀가 서로에 대해 경험하며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유대의 세계가 바로 그것이다. 이 소설은 어떤 가치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지, 사람의 희생이 마치 일상의 풍경처럼 녹아든 우리 세계의 풍경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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